Description
드러난 외관과 숨겨진 내면이 은밀하게 감촉하는 과정
박주택 시인의 시선집『감촉』.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현대시작품상, 이형기문학상, 소월문학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이번 시선집에는 25년 동안 집필해 온 저자의 대표 시 45편과 함께 신작 시 53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시적 운명에 처해 있는 삶의 고통과 환멸을 증언하고 견뎌가는 힘에서 발원하고 완성된 저자의 시에는 소멸의 시간 속에 깃들이는 존재론적 고통과 환멸이 깊이 새겨져있다. 이처럼 저자의 시에 드러난 외관과 묻힌 내면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얼음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미래라는 종교’, ‘구렁이 우는 집’, ‘아침나무 그림자가 나의 오른손 부위를 지날 무렵’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물의 생애
산벚꽃 피는 날 맑는 날
천지간 푸르러 물소리 환한 날
운명은 우리에게 베푼 것을 끝내
자신의 힘으로 돌리고
스스로 일생을 이끄는 자들의 눈에 질투를 보탠다
더듬더듬 산벚꽃 읽는 날
저수지의 물들이 하늘을 점령한 뒤
구름의 그림자를 환히 세상에 되비치는 날
잘못이 남의 탓인 듯 운명이 또한 남의 탓인 듯
저 환한 봄날에 숨어 기억의 나로부터 도망친
숨은 기록과 자취를 남기는 생애가 환한 꽃을 받들어
낮은 귀로 물소리를 듣는 날
운명이 나를 불러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하는 날
물의 생애
산벚꽃 피는 날 맑는 날
천지간 푸르러 물소리 환한 날
운명은 우리에게 베푼 것을 끝내
자신의 힘으로 돌리고
스스로 일생을 이끄는 자들의 눈에 질투를 보탠다
더듬더듬 산벚꽃 읽는 날
저수지의 물들이 하늘을 점령한 뒤
구름의 그림자를 환히 세상에 되비치는 날
잘못이 남의 탓인 듯 운명이 또한 남의 탓인 듯
저 환한 봄날에 숨어 기억의 나로부터 도망친
숨은 기록과 자취를 남기는 생애가 환한 꽃을 받들어
낮은 귀로 물소리를 듣는 날
운명이 나를 불러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하는 날
감촉 (박주택 시선집)
$1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