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엔 원년의 풋볼 -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4

만엔 원년의 풋볼 -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4

$18.00
저자

오에겐자부로

일본소설가.1994년노벨문학상수상.1935년일본에히메현의유서깊은무사집안에서태어났다.1954년도쿄대학불문과에입학했고,논문「사르트르소설의이미지에관하여」로졸업했다.대학재학중발표한단편소설「기묘한아르바이트」(1957)가[마이니치신문]에언급되면서주목받고평론가들의좋은평을받으며작가로데뷔했다.이듬해에단편「사육」으로일본최고권위의아쿠타가와상을최연소수...

목차

제1장.망자(亡者)에게이끌리다
제2장.가족의재회
제3장.숲의힘
제4장.보거나보이거나했던모든것은
꿈속의꿈에지나지않았던걸까?_에드거앨런포
제5장.슈퍼마켓천황
제6장.백년후의풋볼
제7장.되살아난염불춤
제8장.진실을말할까?_다니가와?타로《토바(鳥羽)》
제9장.추방당한자의자유
제10장.상상력의폭동
제11장.파리의힘.파리는우리영혼의활동을방해하며,
우리의육체를먹고,그리하여싸움에서이긴다._블레즈파스칼
제12장.절망속에서죽는다.제군들은지금도이말의의미를이해할수있을까.
결코그냥죽는것이아니다.그것은태어난것을후회하면서,
치욕과증오와공포속에서죽는일이라고말해야하지않을까._장폴사르트르
제13장.재심(再審)
작품해설?회생을위한진혼곡
연보

출판사 서평

1994년노벨문학상수상작!
전후일본문학의포문을연거장오에겐자부로,
폭력과고통으로점철된근대일본을성찰하다

『만엔원년의풋볼』은일본문학을대표하는거장오에겐자부로의대표작이다.소설이발표되자마자일본내최고의권위를자랑하는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으며,탐미문학의대가미시마유키오가“전후일본문학의새로운정점이나타났다”라고평했을만큼근대일본이낳은최고작으로손꼽혔다.1971년에는영문번역을거쳐‘침묵의외침(TheSilentCry)’이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해외에서도통한작품의인기와그진가를반증하듯,1994년오에겐자부로는아시아인으로는세번째로노벨문학상을수상한다.스웨덴한림원은“탁월한문학적상상력으로인간이근본적으로안고있는불안과실존의문제를섬세하게다뤄왔다”라며극찬했고,시상연설3분의1이상을『만엔원년의풋볼』에대해언급하면서다른어떤저작보다도높이평가했다.

일본뿐아니라세계적인명작으로이작품이인정받은데에는,폭력이나고통,인간의상처와치유의문제가개인에머물지않고공동체차원에서다뤄졌다는점이크게작용했다.극중다카시의상처와폭력성은그가어렸을때아버지와큰형의부재속에서S형의처절한죽음과마주한결과였다.다카시가성장한후누군가에게폭력을가하거나스스로를단죄하게끔이끌었던것도그의내부에서영웅화되고있는그의조상과S형에대한기억이다.돌이켜보면그런영웅의탄생은메이지유신이라는근대혁명과전세계를상대로한태평양전쟁으로만들어진사회적구조의산물인셈이다.작은골짜기마을이다카시를비롯해혈기왕성한젊은청년들을폭력배로내몰았다면,국가적차원에서전쟁이라는폭력으로내몰았던것이근대일본의모습이었다.

만2년동안우울한준비기간을거치고나서그동안써두었던노트와초고를모두태워버리는것으로일을시작했다.그러고나서도내게들러붙어있는이미지들을모두구겨넣다시피하여『만엔원년의풋볼』을썼던것이다.학생작가로일한지이미10년이지났고정치적과제로서이른바안보투쟁을경험하고있었다.그렇게써낸『만엔원년의풋볼』은작가로서나에게하나의전환점이었다.
-『만엔원년의풋볼』〈후기〉

오에겐자부로는전쟁의황폐함을직접목격하고경험한전형적인전후세대로,국가나공동체보다개인의권리와자유가중요하다는교육을받으며성장했다.그래서인지줄곧‘전후민주주의자’를자처하며,일본의무장을제한하는평화헌법제9조를옹호하고미국의병참기지였던오키나와나원폭피해지역인히로시마에대해소신있는발언을이어오기도했다.그는구조화된폭력과그로인한고통의실체를깊이천착했고,그고민들은『만엔원년의풋볼』이라는작품으로집대성된다.이를입증하듯『만엔원년의풋볼』에는구조화된폭력속에갇혀살았던일본인그리고그런시대를직간접적으로관통해온인간의고뇌가적나라하게그려져있다.가와바타야스나리나미시마유키오처럼서양에알려진일본문인들은많지만,그중에서도오에겐자부로의문학이보다보편적으로전세계독자들에게다가갈수있던이유는여기에있다.

“오에겐자부로가빚어내는희망과절망의다양한모습을볼때마다,
그가도스토옙스키의필치를지닌것처럼느껴진다.”_헨리밀러

‘기대’라는이름의‘풀로만든집’을찾아서……
이시대최후의휴머니스트가남긴회생을위한진혼곡

휴머니즘(Humanism),오에겐자부로의문학에서반드시빼놓을수없는것이바로인간에대한긍정이다.그는글쓰기를통해삶과인간의어두운이면을심층적으로파고들기로유명하지만,궁극적으로는상처받고고통스러워하는인간을이해하고희망이라는위안을건넨다는점에서‘휴머니스트’로서의면모도지니고있다.실제로1994년오에겐자부로는노벨문학상수상연설에서유년시절『닐스의모험』에푹빠졌던일화를소개하며이런말을덧붙였다.“나도언젠가새의언어를이해하게될것을예감한다.”여기서‘새의언어’란같은언어를공유하지않는완벽한타자의언어를의미한다.그에게‘새와의소통’은언어가통하지않는절대적타자뿐아니라온전히알기어려운자신의고통을이해하려는행위인셈이다.그러한갈망은오에겐자부로가60년이넘는집필기간동안인간의실존에대해끊임없이이야기하고,여든이넘은지금까지도글쓰기를지속하는원동력으로작용하고있다.

오에겐자부로의수많은작품중에서도휴머니스트로서그의면모가가장돋보이는것은단연『만엔원년의풋볼』이다.사람이라면누구나자기자신을용서하지못하는순간에직면한다.많은경우죄책감과고통스러운나날을견디기어려워,미쓰사부로처럼곳간채에갇혀지내며자신을남들과격리하거나다카시처럼악인을자처하거나자살같은극단적인상황으로몰고가기도한다.‘과연죄의식과고통에휩싸인인간에게구원이란없는것일까?’하는물음에작가는‘기대’라는이름의‘풀로만든집’을찾아다시살기를결심하는미쓰사부로의모습으로희망의여지를남겨둔다.살면서늘행복이라는결말을기대할수는없다.하지만다카시처럼자신의지옥을정면에서받아들이고극복하는사람과미쓰사부로처럼막연히불안하게살아가는존재모두를포용하며,‘쥐새끼같은’인간이라도얼마든지회생할수있다는것을이작품은보여준다.독보적인서사와공동체에대한문제의식그리고인간을긍정하는휴머니즘으로전후일본문학의포문을연『만엔원년의풋볼』.출간된지반세기가지난지금까지도전세계독자들을공명하며의미있는시사를던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