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소소하였으나세계가주목해버린
아주특별한프로젝트!
“세상에서가장이상한레스토랑에어서오세요”
초여름의도쿄,좌석열두개짜리작은공간에한레스토랑이오픈했다.간판에적힌이름은'주문을틀리는요리점'.접객을하는사람들은모두치매증상을앓고있어,어쩌면주문한음식이제대로나오지않을지도모른다.하지만화를내는손님은아무도없고,실수를이해하며오히려즐기는분위기다.
고령화시대를넘어초고령화사회라는말이더이상낯설지않은시대.NHK방송국PD인저자는,어쩌다취재를가게된간병시설에서예정된메뉴가아닌엉뚱한음식을대접받는경험을한후,치매어르신들로스태프를꾸려레스토랑을운영하는본프로젝트를기획하게되었다.조금불편하고당황스럽더라도상대방의상황을이해하고받아들이는새로운가치관이퍼져나간다면우리사회가조금은바뀌지않을까,하는마음에서다.
전세계150여개매체에서인터뷰요청이쇄도하고,개인과기업,단체로부터참여와기부문의가쏟아지는등뜨거운관심을불러일으킨‘주문을틀리는요리점’은지금도다음프로젝트를향한여정을계속하고있다.사회문제의답은결국구성원이만들어가는과정속에있을것이다.우리모두가겪게될미래에대해,한번쯤생각해볼거리를던져주는책.
“포기해야한다.
마음을접어야한다.
사람들은이따금그런생각을하고있는지도모릅니다.
하지만나는오늘가장좋아하는옷을입고,가장친한친구와,너무나멋진레스토랑에서
최고의식사를즐겼습니다.”_손님의이야기중에서
뒤죽박죽그곳에서
우리는어쩐지너그러워집니다
우리가‘치매’라는단어를듣고떠올리는것은보통부정적인이미지다.기억장애,가출,폭력적성향,폭언,힘든간병,무엇보다스스로를잃어버리는무서운병......2025년,우리나라는전체인구의20%이상이65세가되는초고령화사회에접어든다.지금의젊은이들이머지않아곧수십명,수백명의노인을부양하게될것이라는경고성기사도이젠낯설지않다.우리보다진작에앞서초고령화사회에진입한이웃나라일본의경우,현재약460만명이치매로고통받고있다고한다.일본정부는치매노인의간병책임을국가가떠안는정책을실시했지만,사회문제는계속해서발생하고있다.그렇다면어디에서그답을찾아야할것인가,고민은더이상남의일이아니다.
저자는생각했다.법률이나제도를만들거나바꾸는것도중요하지만우리스스로가아주조금관대해지는것만으로해결되는문제도있지않을까.치매노인들을멀리떼어놓고행동을제한하기보다는편안하게,눈치보지말고일하라고한다면어떨까.우리역시깜빡잊어도,틀리더라도본의아닌실수에눈치주거나화내지않고함께웃어준다면어떨까.‘주문을틀리는요리점’의기획은그렇게시작되었다.
주문을틀려도괜찮아요,
맛은틀리지않습니다
‘주문을틀리는요리점’에는두가지규칙이있다.최고의질과품격을유지하기위해노력할것,
그리고일부러실수를조장하지는말것.막연했던아이디어를실행으로옮기는과정에서요식업브랜드,간병전문가,디자이너,미디어,크라우드펀딩업체등이기획에공감한각분야의전문가들이도움을주겠다고나섰다.하지만긍정적인반응만있었던것은아니다.치매노인을웃음거리로만들작정이냐는반대의견도만만치않았다.호기심과흥미본위로찾아오는사람들도있을것이고,가십거리로끝나버릴위험성도존재한다.그런사태를방지하기위해저자와실행위원들은최소한의그러나양보할수없는룰을정한것이다.다행히도이곳을찾은손님들은어르신들과함께웃고,때론울고,적극적으로소통하며가슴따뜻해지는에피소드를함께만들어냈다.
"치매환자이기전에,사람이잖아요."실행위원중한사람이자치매간병전문가와다유키오씨가저자에게건넨말이다.저자가이프로젝트를기획하고또실행하며가슴속으로매우소중히여긴한마디이기도했다.실수는누구에게나괴롭다.가끔깜빡한다해서아픔을느끼지못하는것은아니다.머리로는잘기억하지못해도,그사람의감정이나인생의스토리가갑자기사라져버리는것도아니다.
천천히닿는따뜻한빛,
아직할수있는일이있습니다
결과적으로,프로젝트는긍정적인반향을일으켰다.한국의KBS를비롯하여미국,중국,프랑스,싱가포르그리고중동에이르기까지150여개국다양한미디어의취재열기속에전세계로그이름이퍼져나간것이다.그야말로인종과국경,종교와사상을넘나드는가히열광적인반응이었다.물론일본내에서의반응도여전히뜨겁다.많은사람들과다양한업계,그리고지역사회에서참여와지원의손길을내민것이다.이후롯폰기에서‘주문을틀리는요리점’두번째가게가오픈했고,마치다시에서는글로벌커피전문점스타벅스와함께지역어르신들이참여하는‘주문을틀리는카페’를기획해성황리에이벤트를마쳤다.
물론이기획이고령화나치매로인한다양한사회문제를해결해주지는못할것이다.그러나많은이들이,취지에공감하고분위기를즐기는동안마음이여유로워지는것을느꼈다고고백했다.저자는이야기한다.이솝우화인<바람과해님>의바람처럼‘이문제가너무심각해’라고계속주지시키는것도중요하지만태양처럼따스하면서도천천히사람들의마음에닿는편이,가려져있던문제에빛이스며들게할수있지않을까,라고.크게문제될것없는실수는가벼운마음으로수용하고함께즐기는분위기,심각하지않은정도의문제와갈등은대화로충분히해결할수있다는긍정적마인드.그런개인의가치관이점차확산되어사회적가치관으로자리잡는나라라면그야말로강력한힘을갖게되지않겠느냐고.
늙고병드는것이더이상불행하거나외롭지않은곳,‘주문을틀리는요리점’의그너그러운공기,따뜻한관용과소통의빛이널리퍼져우리삶곳곳에비칠수있기를고대하는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