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일기 (리커버 에디션)

애도 일기 (리커버 에디션)

$14.00
Description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어버린 슬픔을 기록한 롤랑 바르트의 에세이 『애도 일기』가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텍스트를 재해석한 판형과 아름답고 처절한 슬픔의 감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표지로 명저의 소장 가치를 높여 선보인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의 지성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일기이다. 인문학과 문학 독자들이 꾸준히 읽고 해석하는 롤랑 바르트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진입장벽이 높은 바르트의 저작들과 다르게 가장 폭넓은 층의 독자를 아우르는 명저로 알려져 있다.
저자

롤랑바르트

프랑스북부쉐르부르태생.출생과성장과정에서다양성에대해열린태도를체득했다.청년시절폐결핵으로고등사범학교진학과교수자격시험을포기한바르트는소르본느에서고전문학을전공한후젊은시절루마니아와이집트의대학에서프랑스어교수로활동하기도했다.바르트가프랑스지성계의주목을받기시작한것은1953년『글쓰기의영도』와1957년『현대의신화』를잇달아발표하면서.문학비평에서가장큰...

목차

서문/나탈리레제
애도일기:1977년10월26일~1978년6월21일
후속일기:1978년6월24일~1978년10월25일
이후에쓴일기:1978년11월4일~1979년9월15일
날짜없이남아있는단장들
마망에대한몇개의메모
해설/김진영

출판사 서평

『애도일기』2018년리커버에디션출간
롤랑바르트가어머니를잃은이후2년간써내려간
지독하리만치집요한상실의슬픔


『애도일기』는비평가롤랑바르트의가장훌륭한업적은아닐것이다.그러나바르트의가장뜨거운감정이녹아있는글이자가장쉽게접근할수있는작품이다-뉴욕타임스

현대비평에가장강력한영향력을행사한비평가이자사상가이면서뛰어난에세이스트인롤랑바르트.『애도일기』는바르트의책가운데그의가장뜨거운감정을읽을수있는에세이로평가받는다.사랑하는사람을떠나보낸슬픔을정면으로응시하는롤랑바르트의처절하고집요한기록으로,롤랑바르트를사랑하는이들에게꾸준히회자되며스테디셀러로자리매김했다.『애도일기』는출간이후소설가와평론가는물론수많은독자들이‘애도’에관해말할때빼놓지않고언급하는레퍼런스가되었으며,‘죽음’에대해말하기를꺼리는문화에‘애도’라는화두를던지고애도의윤리에대한질문을던지는텍스트가되었다.

롤랑바르트후기스타일을엿볼수있는중요한발견

1977년10월25일,바르트의어머니앙리에트벵제가사망했다.그다음날부터바르트는일기를쓰기시작했다.노트를사등분해서만든쪽지위에주로잉크로,때로는연필로.그는이쪽지들을세상에내놓지않고책상위의작은상자에모아두었다.1980년2월25일,바르트는길을건너다세탁물운반트럭에치는사고를당했다.병원으로옮겨졌으나치료를거부했고,한달뒤인3월26일에사망했다.그의죽음은공식적으로는사고사였지만어떤이들은자살이라부른다.쪽지가세상에나온건30년이흐른2009년이다.현대저작물기록보존소(IMEC)에보관되어있던원고는책으로만들어지면서분리된쪽지의모습그대로,생략되는내용없이편집되어쇠유출판사에서출간되었다.

어머니에대한바르트의애착은특별했다.일찍이아버지를잃은그는평생을어머니와함께살았다.어머니와의특별한결속은바르트가콜레주드프랑스의교수로취임하면서어머니를불러와맨앞자리에앉혀놓고취임강연을한일화로도유명하다.그래서바르트의인생은어머니의죽음전과후로나뉜다.달라진인생에따라서그의지적궤적도전혀다른방향을그린다.생의즐거움을노래하던그가어머니의죽음이후에는‘죽음’에대해이야기한다.『애도일기』는어머니의죽음을하나의중요한기호로받아들인바르트의후기스타일을엿볼수있는중요한텍스트다.

격렬한슬픔이습격해올때마다써내려간언어이자비명
상실을숙명으로살아가는인간을위한철학자의에세이


롤랑바르트는『애도일기』와같은해에출간된『밝은방』을통해‘나자신만을위해서어머니에대한작은단장집을쓰고싶다’고말한적이있다.그러나『애도일기』에서가장두드러지는것은롤랑바르트도,그의엄마앙리에트벵제도아니다.이책의주인공은그가처한‘슬픔’그자체이다.그무엇도대체할수없고,마지막까지해소될수없는순수한슬픔의감정이모든문장을에워싸고있다.홀어머니밑에서자란소년은세계적인석학이되었지만어머니와의이별이주는고통에서헤어나오지못했다.

울적한오후.잠깐장을보러가다.제과점에서(별생각도없이)피낭시에하나를산다.작은여점원이손님을도와주다가말한다:부알라(Voila).마망을돌볼때그녀에게필요한걸가져다줄때면내가늘말했던단어.여점원이무심코흘린이단어가결국눈물을참을수없게만든다.나는오랫동안혼자운다(아무소리도들리지않는집으로돌아와서).-47p

거의모든페이지에서‘마망(엄마)’을그리워하는바르트의문장들은눈물로얼룩져있지만그럼에도통속적이거나신파적이지않다.토해내듯쏟아낸날것의문장을읽다보면오히려슬픔을정면으로응시할수있는용기를얻는다.애도를멈추고일상으로빨리돌아오라고재촉하는사람들,슬픔을인정하지않는사회에서충분히슬퍼할수있도록만들어준다.바르트는‘애도의슬픔을억지로누르려하지말라’고이야기한다.

자기만의고유한슬픔을지시할수있는기호는없다.이슬픔은절대적내면성이완결된것이다.그러나모든현명한사회들은슬픔이어떻게밖으로드러나야하는지를미리정해서코드화했다.우리의사회가안고있는패악은그사회가슬픔을인정하지않는다는것이다.-165p

우리는늘누군가를떠나보내며산다.우리는이미누군가를잃었거나,잃는중이거나,잃어야하는사람들이다.상실을숙명으로삼아살아갈수밖에없는인간들에게‘애도’는끊임없이이야기되어야할주제이다.우리는바르트의슬픔으로직조된단문을통해타인의지극한슬픔을간접적으로나마경험한다.그리고슬픔과고통이우리안에서‘서서히자리잡아가는것’을지켜본다.바르트는자신의쪽지가결국‘문학이되고말까봐’우려했지만,『애도일기』는우리에게와서슬프고아름다운문학이되었다.

나는이일들에대해서말하고싶지않다.그러면결국문학이되고말까봐두렵기때문에.혹은내말들이문학이되지는않을거라는사실에대한자신이없기때문에.그런데다름아닌문학이야말로이런진실들에뿌리를내리고태어나는것임에도불구하고.-3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