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기의 여행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빼기의 여행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13.50
Description
낯선 시공간을 오롯이 즐기는 빼기의 마음!
쉬려고 떠났다 피로만 떠안고 돌아오는 여행자에게 건네는 홀가분한 여행기이자 여행을 닮은 가뿐한 일상의 안내서 『빼기의 여행』. 방송작가로, 출판사와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면서도 틈만 나면 여행 가방을 쌌던 저자는 여행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직장을 그만두고 ‘일단멈춤’이라는 여행책방을 차리기도 했다. 그렇게 여행을 거듭하며 저자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여행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극히 사소한 순간들이었음을.

여행지에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에겐 설렘과 함께 조급함이 찾아온다. 간신히 얻어낸 휴가를 최대한 알뜰살뜰히 써야 한다는 바쁜 마음에 수백 개의 해시태그를 뒤지며 맛집, 관광지, 쇼핑리스트를 빼곡하게 표로 정리하고, 여행지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획대로 다니고 먹고 산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오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여행을 온 걸까. 미션 수행을 하러 온 걸까?”

저자 역시 그랬다. 그러나 여행은 매번 보기 좋게 예상을 빗나갔다. 스마트폰이 고장 나 길을 잃는가 하면, 때 아닌 강풍 탓에 벚꽃은 모두 떨어져버렸다. 숙소에서 정전이 되는 바람에 오븐에서 굽다 만 새우를 까먹어야 했던 어느 날 밤, “뭐, 어쩌겠어” 하는 헐렁한 안도감이 찾아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어쩌면 여행자에게 가장 필요한 건 더 많이 보고 느끼려는 강박을 내려놓는 것임을. 이처럼 저자는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한 여행, 그리고 여행을 닮은 가뿐한 일상으로 우리를 이끈다.
저자

송은정

‘어쩌다’로시작되는우연한이야기를좋아한다.그래서일까.한때는출판사와잡지사에디터였다가어느날은여행책방‘일단멈춤’을운영하는사장님으로살았다.지금은부엌식탁과소파를오가며글을쓴다.머뭇거리는걸음과망설이는눈빛을가진사람이되고싶다.일상과여행어느자리에서든.에세이《천국은아니지만살만한》《일단멈춤,교토》《오늘,책방을닫았습니다》를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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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빼기의여행
가장느리게목적지에도착하는기술
나무를위한여행
조금의기대도없이행복해졌다
오늘하루치의볕과바다와긍정
엄마와먹은첫당고
아이슬란드미식일지
스노우베케이션
고양이의산책법

2.빼기의마음
파리에서혼자가되는법
우리의여행이멈추지않도록
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
좋아하는걸좋아하기
간직하는마음

3.빼기의하루
나에게서온엽서
서울의탓이아니라는걸
뜸을들이는동안
짚고넘어가는자세
행복의냄새
여행이라는자발적고립
언제나처럼,조금은다른기분으로

출판사 서평

쉬려고떠났다피로만떠안고돌아오는
여행자에게건네는작은휴식

출근길에질러버린항공권.항공권이내것이된순간기나긴여행준비의서막이오른다.수백개의해시태그를뒤지며맛집,관광지,쇼핑리스트를빼곡하게표로정리한다.여행지에서한치의오차도없이계획대로다니고먹고산후,지친몸을이끌고숙소로돌아오면문득이런생각이든다.“내가여행을온걸까.미션수행을하러온걸까?”
《빼기의여행》은이런고민에빠진여행자들을위한책이다.저자송은정은방송작가로,출판사와잡지사에디터로일하면서도틈만나면여행가방을쌌다.여행을너무좋아한나머지,직장을그만두고‘일단멈춤’이라는여행책방을차리기도했다.
저자는여행을거듭하며어렴풋이알게되었다.여행후가장기억에남는순간은지극히사소한순간들이었음을.길을잃은골목에서,버스를놓친틈에우연히마주한여행지의풍경은깊은인상을남겼다.어쩌면여행자에게가장필요한건더많이보고느끼려는강박을내려놓고,낯선시공간을오롯이즐기는‘빼기’의마음이아닐까.
야자수아래서늘어지게늦잠을자고,근사한레스토랑대신차안에서빗소리를들으며컵라면을먹는순간.그런순간의기억은초콜릿처럼강력해서도시의연이은회의와교통체증사이에하나씩꺼내보면기운이났다.저자의말처럼여행은“목적지에닿기까지가능한한우회하려는시도”일지도모른다.이책은쉬려고떠났다피로만떠안고돌아오는여행자에게건네는홀가분한여행기이자,여행을닮은가뿐한일상의안내서다.

어떤포기는
자신과사이좋게지내기위한지름길이다.

여행지에발을내딛었을때설렘과함께우리를찾아오는건조급함이다.간신히얻어낸휴가를최대한알뜰살뜰히써야한다는바쁜마음.저자역시그랬다.여행전‘핫플레이스’를추려구글맵에표시해놓고최적의동선을짰다.벚꽃성수기에도쿄행비행기표를예약해두고는SNS에서실시간으로개화상황을확인하며마음을졸였다.엄마와의첫해외여행에서는식사메뉴부터잠자리까지엄마를만족시켜야한다는부담감에시달리기도했다.
그러나여행은매번보기좋게예상을빗나갔다.스마트폰이고장나길을잃는가하면,때아닌강풍탓에벚꽃은모두떨어져버렸다.숙소에서정전이되는바람에오븐에서굽다만새우를까먹어야했던어느날밤,저자는어딘가‘덜’완성된하루를향해크게웃고말았다.걱정을걱정하고앞당겨불안해하던그때“뭐,어쩌겠어”하는헐렁한안도감이찾아왔다.그리고깨달았다.어떤포기는자신과사이좋게지내기위한지름길이라는사실을.

어디로가야할지모르지만
어디로가도좋을것이다.

여행이뜻대로흘러가지않을때는‘카버의법칙’을떠올리며여유를부려본다.카버의법칙이란“날마다자신이가진가장좋은것을다써버리고서더좋은것이생기리라”믿은소설가레이먼드카버의일상습관이다.
덴마크코펜하겐에서주어진하루반나절의시간을오직나무만을위해쓰기로다짐한건그래서였다.한정된시간의일부를온전히나무에게내어주는넉넉함이좋았다.공원에서유유자적나무를보고,시내중심가를하릴없이걸었다.
2박4일동안의사이판여행에서는‘해수욕이라도즐겨야하는게아닐까’하는생각을뒤로하고야자수아래누워낮잠을즐겼다.나무한그루를소유한듯한호사스러움은뜻밖의덤.
빠듯하게돈을모아떠난파리에서는아끼는책을대하듯좁은골목을읽고또읽었다.어디로가야할지모르지만,어디로가도좋을것이라는확신이등을떠밀었다.일단걸음을떼면자연스레목적지가정해졌다.막다른골목에서가느다란첼로선율이들려오던순간,알수없는어딘가로홀리듯이끌리는신비로운현상을여행이라믿게됐다.

어제와같은길을걷는오늘새로운무언가를발견했다면
그래서일상의시야가한뼘쯤넓어졌다면
그것을여행이라부를수있지않을까.

여행의유효기간은얼마나될까.한번의여행이끝날때마다저자는혹독한후유증을앓는다.언제든그날을회상할수있게끔매일쓰는노트북과스마트폰의배경화면을여행사진으로바꾸고,정신없이일을하다가도사진첩을열어사진속자신을들여다본다.하지만떠나고싶다고매일떠날수는없는노릇이다.
그럴땐30분쯤동네를산책한다.오늘은첫번째골목에서우회전,내일은두번째골목에서우회전.이런소소한변주가매일같은일상을새롭게한다.같지만같지않다.어쩌면여행하는삶또한그런것일지도.
어제와같은길을걷는오늘새로운무언가를발견했다면,그래서일상의시야가한뼘쯤더넓어졌다면그것을여행이라부를수있지않을까.스마트폰앱의최저가항공권소식이뜨면무심코검지를움직여미래의어느날짜를넣어보는우리.이책은대책없이느긋하고홀가분한여행,그리고여행을닮은가뿐한일상으로우리를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