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우리 아빠 - 웅진 세계그림책 192 (양장)

$13.00
Description
시대의 규범에 따라 읽을 수 없던 것을 새롭게 읽어 내는 감동,
국내 출간 18년 만에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는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아빠>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그림책 <우리 아빠>가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2000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되며 “아버지가 아이들의 육아와 성장에 관여하는 보기 드문 작품”(2001년, 북페이지)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그 이듬해인 2001년 국내에서 전집 및 단행본(<우리 아빠가 최고야>, 킨더랜드)으로 번역 출간되어 소개된 바 있다. <우리 아빠>가 출간되기 14년 전인 1986년, 일찍이 <돼지책>을 통해 독자들과 페미니즘에 대한 사유를 나눈 적 있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우리 아빠> 출간 직후 영국 가디언 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출간하기 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버지’에 대한 긍정적인 책도 짓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알맞은 방법을 찾지 못했죠.”(2000년, 가디언) 작가는 <우리 아빠>가 또 하나의 남성 영웅담으로 읽힐 가능성에 대하여 우려했지만, 2000년대를 살아 내고 있던 한국 독자들에게 이 작품은 “힘든 생활에 찌든 아빠의 피곤에 겨운 모습”을 보여 주고 (그런) “아빠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보도록”(2009년, 부산일보) 하는 작품으로 읽힐 수밖에 없었다. 출간 당시인 2000년대 초반 한국 사회는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IMF 외환 위기를 거치며 믿을 건 가족밖에 없다는 생각이 사회 전체를 휩쓸었고, 그 시기의 서민들을 위로해 준 노래가 동요 <아빠 힘내세요>(작사 권연순, 작곡 한수성)일 만큼 가족 부양은 곧 아버지의 역할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민의 옷을 입고 살아남은 가부장제를 등에 업고 인고의 세월을 겪어 낸 어머니를 둔 오늘날의 3, 40대 여성 세대가 2000년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한 덕분에 그 견고한 성벽에도 균열이 일었다.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는 <우리 아빠>를 구석구석 살펴보자. 아빠가 늑대를 혼내는 장면 귀퉁이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빨간 모자와 춤을 추는 아빠 곁에서 박자를 맞추는 하나의 성별로 규정지을 수 없는 개인의 모습 등 이전 시대의 규범에 가려져 읽히지 않았던 의미들을 독자들은 하나둘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앤서니브라운

간결하면서도유머러스한표현속에담은깊은주제의식과세밀하면서도이색적인그림으로사랑받는그림책작가이다.1976년『거울속으로』를발표하면서그림책작가의길을걷게된그는『고릴라』와『동물원』으로케이트그린어웨이상을두번수상하고,2000년에는전세계어린이책작가들에게최고의영예인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상을받으며그의작품성을세계에알리게되었다.2009년에는영국도서관협회...

출판사 서평

어느날,돌아가신아버지의잠옷을보았습니다.
아버지의냄새가남아있는그잠옷은단숨에저를작은아이로만들었습니다.
<우리아빠>는그렇게시작된이야기입니다.
-앤서니브라운

"우리아빠는대단해요."라는말로시작해아빠는언제까지나나를사랑할것이라는믿음으로마무리되는<우리아빠>는글만따로떼어읽으면또하나의남성영웅담으로읽힌다.그러나완벽에가까운아빠를향한찬사가담긴글과다소우스꽝스러우면서도현실적인아빠의모습을묘사한그림의간극에서잠시멈춰사유하다보면사회의기대뒤에숨은아빠의진짜모습과마주하게된다.돌아가신아버지의목욕가운에서작품의영감을받은작가는아버지의옷에서풍겨나온아버지의냄새를통해자신의어린시절에접속했다.그리고가장개인적인이야기로가장보편적인이야기를하려했다.그러면서도아버지의입장을대변하거나꾸며아버지의우상화를시도하지않고,아버지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아버지의진짜모습을사려깊게그려냈다.조금부족한사람이었어도,다소유약했어도곁에있어주는것만으로힘이되었던아버지를향한그의사랑고백을통해진정한사랑의의미를되새길수있는작품이다.

어린이가바라는진짜사랑
아이들은종종보호자인어른에게'날좀봐요'라고간청한다.어른들은그런아이들의말을'나를돌보아달라'는뜻으로오해하기쉽지만,아이들이'내가할거야!'라는말을입에달고다니는데에서알수있듯이아이들은애당초자신의힘으로할수있는일들을어른에게부탁하고자하는마음이없다.따라서아이들의'날좀봐요'는말그대로나를'보아달라'는뜻인것이다.<우리아빠>속화자인어린이는한시도아빠로부터눈을떼지않는다.장난기가심하고허풍이좀있을뿐제대로해내는것하나없는데도아빠에게서놀라움과감동을찾아낸다.내가바라는것을상대에게주듯이,아이는아빠를바라보는행위로아빠에게사랑을구하고있는것이다.이책은어른들에게위로로다가올터이지만,아이들에겐내마음을알아주는공감의작품일것이틀림없다.아이들은아빠를부지런히좇는화자의눈과목소리에서화자가진짜바라는게무엇인지단박에알아차릴것이기때문이다.아빠가화자인어린이와눈을맞추고두팔을벌리는이책의대단원에서아이들은열렬히환호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