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친구 -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풀친구 -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12.75
저자

사이다

두딸의엄마로서날이면날마다엄청나게위대한일을아무도모르게하고있습니다.지극히작고연약한것들에게도나름의힘이있다고믿으며,보이지않는것을보이게하고자그림책작가의길을걷게되었습니다.그동안펴낸책으로『가래떡』『고구마구마』『너와나』등이있고『풀친구』로제2회웅진주니어그림책공모전대상을수상했습니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여기에산다.”
우리가외면해온것들의자기선언서
이야기는탁트인잔디밭에서시작된다.“우리는잔디,여기에산다.”잔디가말한다.작품의화자인잔디들이사는곳은도입에서스프링클러가콸콸물을뿜어내는데에서알수있듯이인공적으로조성된골프장이다.목마를일없는그곳에서잔디들은쑥쑥자란다.골프장조경에쓰이는다량의물과농약그리고제초제때문에벌어지는그주변의피해는알길이없다.그런잔디들에게자연거름의맛을선사하는작은개와고양이,그리고알록달록한풀의아름다움을알려주는민들레,방동사니,까마중,소루쟁이등이하나둘찾아온다.갖가지풀과동물이한데엉켜자연스레어울리려는찰나,골프장노동자들이나타난다.그들은삐쭉빼쭉웃자란잔디들을서로똑같은길이로다듬고제초제를뿌려잔디와‘잡초’를구별해가른다.뜬금없는단발령에머리를잘리고,시원한주스(제초제)를마셨을뿐인데친구들과헤어지게된잔디들은자신에게일어난모든일이어리둥절하다.난생처음만나는골프장잔디의이야기를통해우리는익숙한기억을불러오게된다.언젠가분명히겪었으나제대로이해하지못해서상처로남은폭력들,자본이건설하고조성하는인공낙원을위해사라져야만했던수많은삶들,그리고그들을외면하느라가리고숨겼던감정들이다시금풀썩일어난다.이윽고그들은“우리는여기에산다”고,우리마음속에서줄곧내오던목소리의볼륨을높일것이다.

“독창적인것은낯선것과달라서처음보는것이라도
친숙한무엇을갖고있다.바로그런작품을찾고자했다.”
_제2회웅진주니어그림책공모전심사평중


제초된땅에싹을틔우는작고여린것들의힘
선명한색감과시원한여백이빚어내는자유롭고도평화로운분위기,곳곳에배치된유머러스한장치들과과감한전개덕분에독자는작품속존재들과춤추듯어울리며쉼없이달려나간다.때로는바로눈앞에서벌어지는일인양가까이,때로는아득한먼곳에서벌어지는일처럼멀리,이쪽저쪽을활달하게오가며그려낸장면들과감정을배제한담백한글의조화덕분에우리는작품에등장하는여러삶을다양한관점에서바라보게된다.그러다마침내마주하게되는것은충격적인시련이지만,작가는작품의마지막에‘삶은쉽게스러지지않는다’는희망을남겨놓았다.그리고말끔하게제초된잔디밭에어김없이훌훌날아오는무수한홀씨들을통해미결된감정과외면해온진실은언젠가다시우리를찾아온다는것을,다소고통스러울지라도그들과마주보는것이진정한치유의시작이라는것을이야기해준다.‘보이지않는것을보이게만들기위해그림을그리기시작했다’는작가사이다이기에전할수있는독보적인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