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쾌변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오늘도 쾌변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15.05
Description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괴상하게도, 오늘은 판사가 날 보고 웃더라니...”
승진 없는 로펌, 82년생 늙은 막내
어느 현직 변호사의 ‘운수 좋은 날’

‘대한민국 법조 1번지’라는, 몹시 거창하고 유난스러운 별칭을 가진 서초동. 365일 우울하고 시끌벅적한 이곳에 의뢰인들과 매일 지지고 볶고 옥신각신, 이 법원 저 법원 기웃거리면서 재판 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수만 명에 달하는 이 땅의 변호사 중 하찮은 1인으로서 냉혹한 바닥의 생존 경쟁에 치여 살다 보니 어느새 원활한 생계 유지가 인생 제1목표이자 제1관심사가 되어버린 자칭 ‘생계형 변호사’. 이 책은 ‘오늘도 별 탈 없이 수습해서 다행이야’를 되뇌며 나름의 유쾌함과 해학으로 매일을 존버하는, 그저 그런 변호사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단상을 담은 에세이다.
친절한 생활 법률 상식이나 법조인의 심오한 철학, 혹은 드라마에서처럼 멋진 대사를 읊는 변호사의 모습은 이 책에 없다. 다만 어쩐지 정의롭고 잘나갈 것 같은 삶 대신, 심드렁한 표정의 고객님과 상대하다 마법 같은 정신승리에 함께 안도하곤 하는, 그러니까 나와 별다를 것 없는 타인의 일과 일상을 들여다봄으로써 느끼는 어떤 생면부지의 동병상련 같은 느낌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가 주최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출품된 2,500여 편 중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저자

박준형

1982년생,낼모레마흔이되는별볼일없는아재다.대학을졸업할때까지특별한꿈이나장래희망없이살았고변호사가되겠다는생각역시한번도해본적이없었지만,어째서인지365일시끌벅적한서초동주변을9년째맴돌며이법원저법원기웃거리고있다.
모태아웃사이더인데다가주야장천삽질에바쁜지라,‘정의를바로세우고봉사와희생속에고고하게피어나는한송이꽃같은삶’에는별관심이없다.그저원활한생계유지가인생제1목표이자제1관심사.어차피지키지도못할약속,이루지도못할포부를당
연한것인양떠벌리며허세부리는것도못한다.다만함께지지고볶고옥신각신하던의뢰인들이조금이나마만족을얻길바라고,다시는같은송사로나를만나지않길바라는소소한희망이나품고살뿐.
수만명에달하는이땅의변호사중하찮은1인으로서냉혹한바닥의생존경쟁에치여살다보니이러쿵저러쿵하고픈이야기가제법쌓였고,“사실사정은이렇습니다”를전하고싶은마음에이책을썼다.
brunch.co.kr/@junpanic

목차

#프롤로그_여기그저그런직장인하나추가요5

I생계형변호사의노동하는시간

대체누구편이냐물으신다면15
변호사불러주세요27
‘우리사이’의함정37
청솔거사가옥분씨몰래맡겨둔재산44
사고뭉치우식이의장래희망57
변호사가한일이뭐가있어요?68
걷는사람,뛰는사람,나는사람78
누구를위한진실게임인가89
어느노동자의마지막유산100

II생계형변호사의현타오는순간

변호사놈,변호사님113
어쩌다변호사가되었나요119
변호사배지의쓸모128
재판노잼133
로펌,한지붕수십가족139
복이는언제나스마일145
주로무슨일하세요?159
세일즈왕변호사172

III생계형변호사의반복되는일상

줄간격좀맞춰주세요181
인텔리빌딩막내의점심시간190
옷장안루틴196
운수좋은날203
내이래살아도한국사람아이됩니까212
한솥밥식구의가족같은회식222
일이란기도같은것228
취미가꼭있어야하나요235
승진없는회사를다니고있습니다242

#에필로그_생면부지의동병상련253

출판사 서평

히어로도빌런도아닌,
그저그런변호사의변(辯)
특별한포부나장래희망없이살았고,변호사가되겠다는꿈역시한번도꿔본적없다.하지만어째서인지‘대한민국법조1번지’서초동을9년째맴돌고사는저자,그는그런스스로를가리켜‘모태아웃사이더’,‘생계형변호사’라칭한다.
드라마나영화에서종종멋지고흥미진진하게그려지는변호사들의일과삶,하지만2만7,880명에달하는이땅의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통계,2020년4월1일기준)중1인에불과한저자의존재는먼지같이가볍고도하찮기만하다.누군가는‘사(士)’자들어간철밥통직업아니냐고할테지만,장사가안되면접어야하는건마찬가지.오전내내세상억울한사연을들고찾아오는고객들과입씨름을하고임박한재판시간에화들짝놀라허둥지둥달려가지만어쩐지판사는상대방편만들고,화려한언변과논리로정의를구현할새도없이보통10분안에끝나는재판은드라마와는달리‘노잼’이다.카리스마여사님과퇴임을앞둔공무원,노동자유족에서부터약쟁이와사기꾼,동네불량배,추방위기의불법체류자등그를찾아오는고객들의면면도매우다양한데,“뭐저런인간을변호하냐”며맹비난을받는일도,‘한것도없으면서돈돈거리는변호사놈’으로후려침을당하는일도비일비재하다.

그는쥐방울만한회의실이쩌렁쩌렁울릴정도로책상을탕탕치더니“그럼대체할수있는게뭐예요?”라거나,“그렇게얘기할거같으면제가변호사안샀죠.안되는걸되게해주는게변호사아니에요?”라며내역할에근본적인의문을제기했다.
네,아닌데요.
_본문중에서



먹고사니즘의기쁨과슬픔,
존버는무죄입니다
생존을위해각자도생하는시대.변호사의세계도예외는아니어서,저자는인생최대관심사이자제1목표인‘원활한생계유지’를위해주야장천삽질에바쁘다.이땅에최초의변호사가탄생했던1906년이래변호사의수가1만명을넘어서기까지는딱100년이걸렸고,2014년과2019년각각2만,3만명을돌파하며그수의증가속도는점점빨라지고있다.늘어나는수임경쟁과불황속가격경쟁에수임료는10년새반토막이났고,변호사도움없이도척척재판하는‘셀프소송’도확산되는추세다.대형로펌은몸집을더욱불리고,청년변호사들은인터넷에서상담을하며고객을끌어모은다.

30년전에는이름석자커다랗게적은간판을걸어놓은채그저사무실에서고상하게난이나닦고있어도세상억울한사람들이줄지어찾아왔을지모르지만요즘같은때에개업변호사가그러고있다면?그는30일뒤자기가키운난처럼빼빼마른채사무실바닥을기어다니게될거다._본문중에서

매일같이앞으로살아갈날들을걱정하지만,어쨌거나생계인으로서해야할일을하며나름의해학으로똑같은일상을견디고사는저자의모습은여느30~40대직장인과다르지않다.직장인과자영업자사이,승진없는직장이라다행이라며정신승리하고,특유의아웃사이더근성으로회식자리를‘갑분싸’로만들기도하며,월요일이면그저아프고싶고,한편으론‘남의일’에하나하나분개하다가는이일못한다는선배의말을비타민처럼삼키는나날들.
저자는변호사로서수임한각종사건이야기를풀어낸1장‘생계형변호사의일하는시간’부터직장인으로서겪는현실자각의순간들을털어놓은2장‘생계형변호사의현타오는순간’,소름돋게반복되는매일중문득문득느끼는단상을그러모은3장‘생계형변호사의반복되는일상’을통해,드라마만큼이나단내짠내나는변호사의세계를특유의유쾌함과더불어현실감있게또한입체적으로전한다.


오늘을쏙빼닮은내일은
어김없이찾아오니까
‘이렇게사는게맞나?’,‘앞으로도계속이렇게살면되나?’마흔을앞둔나이에도우리는왜여전히불안정하며같은고민을계속하는걸까.이번생에는갑갑한현실이획기적으로바뀌지않을것같고,다음생이라고이보다나으리라는보장도없다.평균이하의사명감과정의감으로정말어쩌다보니변호사가되었다는저자역시그렇다.

오늘은내가변호사가된지2,812일째되는날이었고‘앞으로뭐해먹고살지?’라는생각을2,812번째한날이었으며온라인변호사커뮤니티의취업게시판을2,812번째방문해또한번의의미없는클릭을마친날이기도했다._본문중에서

서초동사람들이입만열면뿜어대는‘법대로’,‘원칙대로’에느끼는깊은회의감,소위‘잘나가는변호사’와는지구열두바퀴쯤의거리가있는현실,그리고철저히속물스러운욕심들.
겉으로는점잖은척,세상돌아가는일다아는척번듯한변호사행세를하고있지만결국에는오늘치수습에안도하고내일치수습을걱정해야하는몸.누군가변호사란‘고도의공공성과윤리성이강조되는직무를수행하는사람’이라펄쩍뛴다해도,현실생계를꾸려나가야하는생활인의관점에서‘변호사는법률서비스라는상품을팔아서먹고사는자영업자’일뿐이다.
분명지쳐가는중이었지만,적극적으로현실을바꿀용기나의지는없었다.대신나름의우회로로서‘재미’를찾기시작했다.그렇게쓰게된것이바로이책이다.해우소에서질러버리는외마디,읽고내려놓기무섭게뇌리에서휘발될잡담,‘아,나만공들여삽질하며사는게아니라다행이야’하는마법같은정신승리면충분하다.이긴것도진것도아닐지라도,결국에는존버하는자가평화를찾는법.어지간한청춘보다내가더아프지만그렇다고영못해먹을정도는아닌것같고,크게낭패보는일없이살아온날들에안도하는우리모두에게,저자가에필로그에서밝혔듯이책이그저‘생면부지의동병상련’처럼읽혔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