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16.00
Description
오늘도 절망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
『살고 싶다는 농담』은 작가 허지웅이 2018년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이라는 큰 시련을 겪은 뒤, 인생에 대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시각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 쓴 신작 에세이다. 저마다 자신만의 무거운 천장을 어깨에 이고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 기대어 쉴 곳 없이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25편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전작 『나의 친애하는 적』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이번 신작에서 작가 허지웅의 삶의 해석은 더 예리해지고, 사람을 향한 애정은 더 깊어졌다.

고통과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쳐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불행을 탓하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자칫 더 큰 피해의식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불행한 현실 탓에 나만 이렇게 억울한 상황에 놓였고, 불행하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날 수도 없다는 절망감의 악순환이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불행이란 설국열차 머리칸의 악당들이 아니라 열차 밖에 늘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껴안고 공생하며 함께 인생을 버텨나가야 하는 감정으로서 불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은 죽음과의 사투 끝에 삶으로 돌아온 작가 허지웅이 힘겨운 현실에 시름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조언이자 결국 오늘도 버티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위로다.
불행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기에 각자의 불행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본인만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섣부르게 이야기하지 않는 대신, 불행을 감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만 한번 더 버텨볼 것, 살기로 결심할 것을 당부한다. 이 책은 작가 허지웅이 힘겨운 현실에 시름하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조언이자 결국 오늘도 버티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위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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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허지웅

[필름2.0]과[프리미어],[GQ]에서기자로일했다.에세이『버티는삶에관하여』,『나의친애하는적』,소설『개포동김갑수씨의사정』,60~80년대한국공포영화를다룬『망령의기억』을썼다.

목차

들어가는글

Part1.망하려면아직멀었다
망하려면아직멀었다
우리에게필요한건결론이아니라결심이다
다시시작한다는것
천장과바닥
불행에대처하는방법
만약에
당신인생의일곱가지장면
8층으로돌아가다
기억1―존허트,나는사람입니다

Part2.삶의바닥에서괜찮다는말이필요할때
믿지않고,기대하지않던나의셈은틀렸다
미시마유키오와다자이오사무의전쟁
선한자들이거짓말을할때
우리는언제나우리끼리싸운다
악마는당신을망치기위해피해의식을발명했다
스스로구제할방법을찾는사람들에게
삶의바닥에서괜찮다는말이필요할때
기억2―김영애,그녀는아름답고위태로웠다

Part3.다시시작한다는것
바꿀수있는용기와바꿀수없는것에대한평정
기억3―조지로메로,절대멈추지않았던사람
가면을벗어야하냐는질문
누구나알지만누구도모르는이름
보통사람최은희
순백의피해자는없다
불행을동기로바꾼다는것
포스가당신과함께하기를바란다는말

출판사 서평

오늘도버티는삶을살아내고있는
모든이들에게바치는위로

작가로,또방송인으로다양한매체에서활발히활동하고있는작가허지웅이4년만에새책으로돌아왔다.2019년8월,항암치료를끝내고건강해졌다는소식을알려온것이불과1년전인데그새책한권을엮을만큼의글을완성했다.그는여전히부지런히글을쓰는,글로써살아있음을증명하는사람이다.

생사를오가는큰시련을겪고난뒤여서일까.신작『살고싶다는농담』을읽다보면저자의필력도말투도여전한데어딘가달라졌다는느낌을받게된다.어딘가모르게따뜻하고간절하다.전작들을통해줄곧나와세계사이의거리,각자의인생을버티는일에대해이야기해오던저자는그러나이번책에서한걸음더앞으로나아가이야기를이어간다.나혹은나를둘러싼세계가아닌,저기있는당신을향해말을건넨다.저마다자신만의무거운천장을어깨에이고무너지지않으려애쓰는사람들,기대어쉴곳없이지쳐있는사람들에게들려주고싶은이야기들을이번신작에담았다.

“사람들은아프기전과후의내가다르다고말한다.나는뭐가달라졌다는것인지조금도모르겠다.하지만글로써서말하고싶은주제가달라진것만큼은사실이다.나는언제재발할지모르고,재발하면치료받을생각이전혀없다.항암은한번으로족하다.그래서아직쓸수있을때옳은이야기를하기보다청년들에게실질적인도움이될수있는말을남기고싶다.회복한이후에쓴모든글이그랬다.나와같은시행착오를하지않기를바라고불행하거나외롭지않기를바란다.안그래도상처받을일투성인세상에적어도자초하는부분은없기를바란다.”(217쪽)


망했다고생각하고있을오늘밤의당신들에게
“망하려면아직멀었다”

저자는1부‘망하려면아직멀었다’에서인생의큰전환점이라고할수있을투병경험이후로달라진자신의생각들을솔직하게써내려간다.그동안혼자힘으로고아처럼살아남아버텼다는것에자부심을느껴왔으나,돌이켜보니“누구에게도도와달라는말을할수없는멍청이가되고말았다”는것.“너무오랫동안혼자힘으로살아남은탓에,타인의도움을받는방법을잊은것”이라는고백.저자는절망에빠진사람들,도움을기대할곳없는가난한청년들이자신과같은시행착오를겪지않도록돕는일에집중하기로결심했다고말한다.

그래서저자가시작한것이삶이힘겹고아픈사람들이보내온고민사연메일에일일이답장을보내는것이었다.그러다답장을보내기엔메일의양이너무많아지자고민사연을들어주는음성사서함을열어사람들의이야기를듣고소통하기시작했다.그중일부는저자가진행하고있는유튜브채널<허지웅답기>를통해소개되기도했고,또일부는이책에담았다.수많은사람들의고민사연을들으며저자가가장중요한해법으로찾은것은바로‘불행을인정하는것’이다.

고통없는삶은없듯이,불행하지않은사람도없다.그러나불행을탓하는일에만몰두하다보면자칫더큰피해의식의수렁에빠지고만다.불행한현실탓에나만이렇게억울한상황에놓였고,불행하기때문에여기서벗어날수도없다는절망감의악순환이다.이에대하여저자는“불행은설국열차머리칸의악당들이아니라열차밖에늘내리고있는눈과같은것”이라고말하며,껴안고공생하며함께인생을버텨나가야하는감정으로서불행을인정하고자신의삶을주체적으로바라보자고제안한다.

“불행이란설국열차머리칸의악당들이아니라열차밖에늘내리고있는눈과같은것이다.치명적이지만언제나함께할수밖에없다.불행을바라보는이와같은태도는낙심이나자조,수동적인비관과다르다.오히려삶을주체적으로수용하고주도하겠다는의지다.이는불행을겪고있는사람으로하여금상황과자신을분리할수있는공간을확보해준다.당장의감정에파묻혀스스로를영원한피해자로낙인찍는대신최소한의공간적,시간적거리를두고사건을바라볼수있게한다.요컨대객관적으로불행의인과관계를바라볼수있게돕는다는것이다.(…)정말무슨일이벌어진건지,내가무엇을했고무엇을당했는지,어떻게대처할것인지생각하려면객관화가필요하다.”(257~258쪽)


불행이있다면,거기반드시희망도함께있다
언젠가빛을발할당신의그날을기원하며

저자는2부와3부에서다양한영화속인물과실존인물들의사례를들어‘불행을탓하는일’에몰두하는인생이얼마나안타까운결말로흘러가는지를보여준다.미국대통령자리에까지올랐지만피해의식을극복하지못하고불법행위들을자행하다탄핵직전사임한닉슨,1890년대아일랜드의천재작가로최고의인기를누렸지만동성애혐의로피소되어몰락한뒤연인에대한원망과후회로몸부림치다쓸쓸히생을마감한오스카와일드,뛰어난재능에도인정받지못하고있다는피해의식에결국다스베이더로흑화한아나킨스카이워커.저자가들려주는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불행과피해의식이어떻게우리인생을또다른불행으로밀어넣는지생생하게느낄수있다.요컨대우리는불행한일들때문에불행해지는것이아니라,불행하다는생각때문에불행해진다는것이다.

“매우운이좋은소수를제외하면여러분은노력한만큼인정받지못할것이고가치를부정당할것이다.억울할것이다.내가치를누군가알아봐주길갈망할것이다.나를제외한다른사람들은모두가치를인정받는것처럼보인다.행복해보인다.적어도SNS에서는그렇게보인다.절망이커져간다.하지만절망에먹혀서는안된다.절망이여러분을휘두르게내버려둬서는안된다.피해의식에점령당해객관성을잃는순간괴물이되는건시간문제다.
평가에잠식되어서는안된다.평가와스스로를분리시켜야한다.마음에평정심을회복하고객관성을유지하자.그것이포스가말하는균형이다.언젠가반드시여러분의노력을알아보고고맙다고말할사람이나타날것이다.끊임없이가다듬고정진하고버틴다면반드시그날이온다.”(273쪽)

이에대한반대사례로저자는니체의이야기를들려준다.사랑했던여인과친구로부터처참히버려진뒤우울증과불면증에시달리며아편에빠지는등지옥같은시간을보냈지만,그참혹한밑바닥에서기어코올라와필생의역작인『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를쓴니체.저자는삶의모든괴로움을불행의탓으로돌리는대신,있는그대로의불행을직시하고객관화하는데에서극복의실마리를찾을수있다고조언한다.

“과거는변수일뿐영원히벗어날수없는저주같은것이아니다.앞으로의삶을결정짓는것도아니다.자기객관화를통해불행을다스린다면,그리고그걸가능한오래유지할수있다면나는당신이얼마든지불행을동기로바꿀수있다고확신한다.보다단단하고건강한사람이될수있는발판이되리라생각한다.희망이없다,운이없다,는식의말로희망과운을하루하루점치지말라.희망은불행에대한반사작용과같은것이다.불행이있다면,거기반드시희망도함께있다.부디나보다훨씬따뜻하고성숙한방식으로타인의불행에공감하며함께내일을모색해나갈수있는어른이되길.그리고행복하길.”(261쪽)


그럼에도불구하고,
다시한번삶을버텨내는용기에대하여

저자가전작에서부터줄곧강조해온화두는‘버티는삶’이다.이번책에서는거기에서한걸음더나아가,버티고버티는삶의끝자락에서있는이들에게이한마디를전한다.

“여러분의고통에관해알고있다고말하고싶지않다.이해하고있다고말하고싶지도않다.그건기만이다.고통이란계량화되지않고비교할수없으며천명에게천가지의천장과바닥이있기때문이다.
그러나살기로결정하라고말하고싶다.죽지못해관성과비탄으로사는게아니라자신의의지에따라살기로결정하라고말이다.
만약당신이살기로결정한다면,천장과바닥사이의삶을감당하고살아내기로결정한다면,더이상천장에맺힌피해의식과바닥에깔린현실이전과같은무게로당신을짓누르거나얼굴을짓이기지않을거라고약속할수있다.적어도전처럼속수무책으로당하지는않을거라고약속할수있다.그밤은여지껏많은사람들을삼켜왔다.그러나살기로결정한사람을그밤은결코집어삼킬수없다.이건나와여러분사이의약속이다.그러니까,살아라.”(45~46쪽)

불행은저마다다른얼굴을하고나타나기에각자의불행을해결할수있는열쇠는본인만이발견할수있을것이다.저자는다른사람들의불행을섣부르게이야기하지않는대신,불행을감당하고있는이들에게다만한번더버텨볼것,살기로결심할것을당부한다.이책은작가허지웅이힘겨운현실에시름하는이들에게들려주는단단한조언이자결국오늘도버티는삶을살아내고있는모든이들에게바치는따뜻한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