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연
고려대학교에서미술교육을전공하고디자이너겸컬러리스트로활동했다.쓰고그린책으로는『낙엽스낵』,『벚꽃팝콘』,『풀잎국수』,『사탕트리』,『엄마하길잘했어』등이있다. “동물친구들과봄,여름,가을을지나어느새겨울이되었습니다.함께한사계절이소중했고즐거웠습니다.날씨가추울수록따뜻한마음은더욱더귀하게쓰이겠지요.힘든계절을보내고있을생명들에게다정한눈길과손길을...
청량하고싱그러운여름한조각맛보실래요?동물친구들이하나둘지쳐가는무더운여름날,멧돼지가더위에지쳐쓰러졌다는소식이전해진다.아파서아무것도못먹은멧돼지를위해동물친구들은영양가높고시원한음식을만들어주기로한다.기다란풀잎을한가닥한가닥찢어면으로만들고,과일로즙을내어상큼한국물을부은뒤그위에알록달록꽃고명과고소한씨앗을올리면완성!친구들의마음을모아만든풀잎국수는싱그럽고청량한여름의맛을담았다.호로록귓가에경쾌하게울리는소리와얼음장처럼차가운국물은축처져있던멧돼지의몸을두둥실가볍게만든다.작가는숲속친구들이여름날더위에지치지않고행복한계절을즐겼으면하는마음을담아함께시원한음식을만들어먹는다는귀여운상상력으로표현했다.풀잎국수로한층더건강해진동물친구들의여름나기를만나보자.점점깊어가는초록으로물든여름의생명력넘치는기운을느낄수있을것이다.입으로한번,마음으로또한번즐기는아주특별한만찬음식을먹는다는것은단순히허기진배를채우는것이상으로마음과영혼을위로하는의미까지담고있다.지친어느날,누군가의정성스러운손길로만든음식을먹으면힘든하루도거뜬히이겨낼것만같은기운을얻고,좋은날사랑하는이들과함께나누는밥한끼로더큰기쁨을나눌수있게하는것처럼말이다.이번에는더위에지친멧돼지를위해숲속친구들이나섰다.이들은누구하나빠지지않고저마다할수있는만큼도움이필요한친구를돕는다.물을기르고,꽃을말리고,열매를따는작은손길들이더해져커다란마음의만찬이완성된다.이렇게완성된국수한그릇속에는숲속친구들의정성스러운마음한스푼까지더해져그어떤음식보다특별하게다가온다.그래서일까이들의무더위는거뜬하게물러날것같다.감각을자극하는여름날의하모니짙어진초록과시원한물줄기가흐르는여름날의풍경,촉촉하고짙은풀냄새,호로록호로록풀잎국수먹는소리,강물의시원한촉감,가슴까지상쾌해지는풀잎국수의맛.동물친구들이풀잎국수를만드는과정을따라가다보면마치감각이되살아나는경험을하게된다.여기에나팔꽃,해바라기,능소화,수레국화,돌양지꽃등우리주변에볼수있는여름꽃을빼곡하게수놓고,작가가직접천을물들여바느질한풀잎으로생동감을더해점점깊어가는여름을물씬느껴지도록했다.눈으로만보는것이아닌모든감각이하나의하모니처럼어우러져아이들에게더욱풍성한책읽기경험을선사하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