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양장본 Hardcover)

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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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0,000시간을 치열하게 살아 온 모두에게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루 세 시간을 꾸준히 투자했을 때 대략 10년이 걸린다는 셈이 나오는데, 온갖 희비로 찐득찐득하게 더께 앉은 이 1만 시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의 큰 토막에 스스로 채운 족쇄의 무게를 겪어 내고 오래도록 허우적대며 쌓아 온 애증의 파노라마는 또 얼마나 드라마틱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그만두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지?’

저자는 초심자가 베테랑으로 빚어지는 1만 시간의 소용돌이, 혹은 그 태풍이 수차례 지나고 난 어느 시점에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되물었을 질문을 매개로, 무언가를 전공하고 어떤 일에 종사하는 길에서 필연적으로 생각하고 겪어야 했던 경험들을 펼쳐 놓았다. 발레를 전공하고 발레 무용수로 살았으니, 이 보편적인 경험들의 소재는 물론 발레다. 핑크빛 포인트 슈즈와 반짝이는 튀튀로 대변되는, ‘발레리나라서 우아하네요, 아름답네요.’ 식의 눈먼 찬사를 걷어 내니, 성실한 군무 무용수의 낡은 레오타드, 헐거워진 발레 스타킹, 필연적인 다이어트 잔혹사, 파스와 땀 냄새로 후텁지근한 연습실, 무대 뒤의 기약 없는 대기 시간, 엄마 발레리나에게 주어진 비장한 육아의 풍경들 사이에서 업을 향해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 온 우리가 보인다.
저자

정옥희

춤과춤이아닌것,무용수와무용수가아닌이의경계에대해탐구한다.이화여자대학교무용학과에서학사와석사학위를,미국템플대학교에서무용학박사학위를받았다.유니버설발레단과중국광저우시립발레단의정단원으로활동했으며,현재성균관대학교무용학과초빙교수로강의하고있다.지은책으로『이춤의운명은』이,공역서로『발레페다고지』『미디어시대의춤』등이있고,과‘일사일언’코너등의매체에기고했다.

목차

Prologue
나는발레를전공했다

Chapter011만시간을견딘다는것

말하지않아도◇12
발레리나이름이이게뭐야◇18
이거꼭사야하나요?◇24
그런지룩◇31
Showmustgoon!◇35
숨쉬듯춤추기◇42
글로벌인재vs외국인노동자◇49
다이어트잔혹사◇56
무용수의기억력◇64
코르드발레의은퇴◇70

Chapter02먼저춤추라

레베랑스◇78
줄맞추기의미학◇83
정상에서버티는힘◇90
아이고,발레는시키지마세요◇95
잘하고싶은일,잘할수있는일◇103
춤은사치스럽다◇109
죽기전에춤추고노래하라고?◇115
괜찮아,충분히잘하고있어◇124
발레피플의루트◇132
애는누가봐주나◇138
벨린다는어쩌다우리엄마가되었을까◇146
프로가된다는것◇152
진짜고민은이제시작◇157

Chapter03나를매료시킨,좌절시킨,때론낡고우스꽝스러워보이는,그러나

발레의스웨그◇168
레오타르씨는왜!◇174
러시아발레와포도두관◇180
발끝으로서는로망◇188
이토록낭만적인일상용품◇194
나이키포인트슈즈와갈색파운데이션◇202
발레리나룩에대한단상◇208
오른쪽다음엔왼쪽을◇214
노예제도,인신매매,폭정의발레◇220
외모지상주의세계에서살아남기◇229
왕자가발레라니,풉!◇236
왕의춤,노동자의춤◇242
기득권의언어◇246
잭슨이남긴것◇253

출판사 서평

결코홀가분할수없는프로의무게추를견디는힘
매년크리스마스시즌이되면발레단은‘호두까기인형’체계에돌입한다.모든발레무용수들이쥐와병정,과자의나라로대동단결하게되고,사람들은이마법의커튼을활짝열어축제의시간을즐긴다.자,여기까지는관람객의눈으로바라보는‘호두까기인형’의모습이다.
다른한쪽에서발레리나들이기억하는‘호두까기인형’은코로돌진하는종이가루,쥐탈을쓴무용수들의땀범벅,매년연말이면두어달을매일같이반복하면서도그어느때보다초심을요구받는,가장나태해지기쉬우면서가장어려운무대다.
한켤레에몇만원이나하지만고작열몇시간연습에닳아버리는포인트슈즈,평생을지독하게이어온다이어트,박수갈채를받았어도다음날또다시연습실에서첫블록부터차근차근쌓아가야하는연습의시간들…….무라카미하루키가소설가라는직업에대해‘명석함보다지구력을갖춘이가소설가의유통기한을뛰어넘어살아남는다’고했듯,무대에오를때마다변치않으려는노력,‘너무떨거나너무큰의미를부여하거나쉽사리나태해지지않으면서매번최선을다하는’일상이정상에서단단하게버티고서게하는발끝힘을만든다.

‘이공연을하다가죽어도좋아.’는아마추어다.프로에겐이번공연이끝이아니다.무대에서크게실수하여울면서집에걸어갔더라도,다음날엔여느날과같은모습으로연습실에들어온다.계속하여나아가야할길이멀다는걸알고있기때문이다.
-본문중에서

발레의스웨그
갈색타이츠를신은발레리나가무대에서는걸본적이있는가?포인트슈즈를신은만삭의발레리나사진에대한감상은?발레는유독튀튀의풍성한주름과비즈의반짝임에둘러싸여사람들의머릿속에다소편협하게아름다움에대한강박,‘환상의세계’로치환되어머물러있다.그런데정말발레가존재하는방법과양상이비단이런환상뿐일까?
발레가쥐고있는기득권,줄맞추기의미학으로완성되는군무의언어,친정어머니없이도무대복귀를꿈꾸는발레리나엄마를향한사회의포용력과한계,남성무용수들의레오타드를향한왜곡된시선들,유색인무용수가무대에설때마다체감해야하는백인주류의문화양상들,시대에뒤떨어진인권감수성과예술성을사이에둔양가적해석에이르기까지,〈난어쩌다그만두지않았을까〉는피상적인동화적거품뒤에숨은발레의이슈들을꺼내어인문학적인환기를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