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 (죽기로 결심한 의사가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순간들)

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 (죽기로 결심한 의사가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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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왜 이토록 당신을 살리고 싶은가?”
지독한 우울증을 앓던 의사가 세상 끝에서 만난 아픔과 그럼에도 또다시 빛나는 삶에 대하여
지독한 우울증을 앓던 한 의사가 세상의 밑바닥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살리고자 고군분투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 돈 잘 버는 의사보다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자 치열하고 굳건하게 살아가던 의사 정상훈,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우울증이라는 병이 찾아왔다. 2년에 걸친 치료로 우울증에서 점차 회복되었지만 그의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질문은 허공을 헤맸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죽음에 이끌리던 그는 국경없는의사회 해외구호활동가가 되어 지구 반대편 죽음이 만연한 나라들로 향했다. 서아시아 빈곤국인 아르메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레바논, 치사율이 50~90%까지 치솟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까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다 ‘한국인 최초의 에볼라 의사’가 되어 돌아온 그가 세상의 온갖 아픔을 문자 안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이국종 교수가 “한 의사가 생명의 최전선에서 버텨내며 남긴 치대치”라고 극찬한 이 에세이는 밑바닥 삶의 황량함, 미화할 수 없는 죽음의 민낯을 절제된 문체로 일관되게 그리며, 한 의사가 비로소 자기 내면의 아픔과 타인의 아픔을 껴안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았다. 죽음 속에서 분투한 시간을 지나 저자는 스스로 떠올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이제 우리 각자가 삶의 의미를 물을 시간이다.
저자

정상훈

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서울대병원의료관리학교실전공의로재직했다.돈잘버는의사보다세상을고치는의사가되고자의료인단체‘행동하는의사회’를창립해남다른의사의길을걸었다.그러던어느날,그에게믿을수없는일이찾아왔다.‘우울증’이라는병이었다.그는운명앞에좌절했고세상을피해자기안으로깊이침잠했다.2년에걸쳐우울증에서회복한후,삶의의미를되찾기위해‘국경없는의사회’해외구호활동가가되어지구반대편가난한나라들로향했다.서아시아빈곤국인아르메니아에서에이즈보다무섭다는‘다재내성결핵’환자들을치료했고,내전이한창이던레바논에서시리아난민을위한진료소에서근무했다.그리고더멀리서아프리카시에라리온에‘죽음의병’이라불리며치사율이50~90%까지치솟은에볼라바이러스가창궐하자또다시죽음이만연한그곳으로가긴급구호활동을펼쳤다.이일로‘한국인최초의에볼라의사’라는이름을얻었지만그는자주부끄럽다고말한다.자신은시에라리온에파견된700번째의료인일뿐이라고,살린사람보다살리지못한환자가더많다고.이긴여정을마치고세계의가장밑바닥삶과죽음을껴안은그가집으로돌아와삶의이유와존재의의미를문자안에담았다.지금은자신을필요로하는방방곡곡의료현장에서‘동네의사’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동네의사의기본소득』(2020)이있다.

목차

추천의말-아픔이손잡는세계
아들에게보내는편지-세상을일찍알게된아이에게

Chapter1.어느날갑자기,죽음이만나고싶어졌다
오직시간만이알려주는것
무엇이존엄을지키는길인가
아픔과함께할준비
살고싶다는욕망은어디까지허락되는가
혼자남겨지다
때로는목숨이가난보다가볍다
기젤라이야기
차별은인간을병들게한다
성당가는길
협력이공포를이긴다
다만그가누워서잠들수있기를
눈물을이해하는데걸린시간


Chapter2.갈라진세계,침묵의벽앞에서
죽음을건조하게기록하는도시
갈라진세계
나는과연살리고있는가
총을든‘보통사람’들
모래해변
선행에도반성이필요하다
침묵하는밤
무엇이우리를만드는가
왜희망은절망과함께오는가


Chapter3.그래도당신이살아야하는이유
“Evolaisreal”
아픔속으로나는사라졌다
하나의생명,두가지선택
우리에겐얼마나더많은기적이필요할까
‘엉클’을찾는아이
아프리카의크리스마스
우리는운명보다강해져야한다

아들에게보내는편지-죽음이라는거울앞에선사람
에필로그-살아있는모든것들아,부디…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국종,홍세화,남궁인강력추천★

“한의사가생명의최전선에서버텨내며남긴최대치!”-이국종
“읽는내내긴장의끈을놓을수없었다.”-홍세화
“그처럼선의로피가끓는사람이존재한다는사실이경이롭다.”-남궁인

인생은살만한가치가있는가?
이유도모른채산다면우리는사는것일까?

난죽음을만나나를부른이유를물어야했다!
죽어가는생명들앞에서던진생(生)의질문들

의사도우울증에걸릴까?잠시머뭇거리게된다.‘의사도사람일까?’처럼어리석은질문인줄안다.하지만의사가우울증에걸릴일이무엇이란말인가.이것이의사정상훈에게쏟아진질문이었다.“서울대나온의사가우울할일이뭐가있니?”(13쪽)날카로우면서도강직한눈매,단호하면서도분명한발음과중후한목소리,꼿꼿한자세와절제된몸짓,그는우울증환자의이미지와어느하나닮은구석이없다.그런그가어느순간부터‘죽음’을떠올리게되었다고고백한다.이유도모른채살고싶지않았던그는어느날문득죽음의부름에응답하기로했다.그렇게세상에서가장가난하고죽음이만연한아르메니아,레바논,시에라리온의세나라로이어지는긴여정이시작된다.

죽기로결심한의사가세상의밑바닥아픔들을만나
내면의아픔과타인의아픔을껴안는감동적인휴먼에세이

의사가처음도착한나라는에이즈보다도무섭다는다재내성결핵이들끓는아르메니아였다.환자를구하러간그곳에서그가처음맡은임무는아이러니하게도환자에게‘치료실패’를통보하는것이었다.치료실패란암같은위중한질병을앓고있어서치료효과가없는환자들의치료를중지하는것이다.의료자원이부족한가난한나라의의료진앞에놓인불가피한현실이었다.그는이렇게세상밑바닥죽음들을마주한다.생계때문에결핵을치료하지못한채이주노동을떠나는노동자,가부장사회의시선이두려워치료를포기한아기엄마,돈벌러떠난아들을기다리다끝내죽음을맞이한아버지,국가에평생헌신한군인의임종전고통조차방치하는나라….치료중단,치료실패와싸우며삶과죽음의경계를넘나드는환자들을살리고자고군분투하는동안그가마주한것은죽음이라는가면을쓴불평등한세계의민낯이었다.
이어서그는시리아난민이흘러들고내전의화염에휩싸인전쟁터한복판으로향한다.총알이떨어질때까지총격전을벌이는이곳레바논을그는“갈라진세계”라고표현한다.지독한위생상태로굶주리는난민들,고작20킬로그램인열두살아이,총탄이몸을관통한환자들….갈라진틈새로서로에게비난과침묵을쏘아대는세계에서,저자는때로무력감을느끼고때로분노하며스스로에게묻는다.‘내가무엇을할수있나.나는정말살리고있는가.’타인을진정으로돕는다는것은무엇일까?그들을어떻게도와야할까?죽음속을뛰어다니는저자의고민이묵직하게다가온다.

‘나는왜이토록당신을살리고싶은가’
연민의온당함을물으며연대의희망을찾아가는이야기
한편의다큐멘터리필름을보는듯하다!

마지막으로그가향한곳은‘죽음의병’이라불리는에볼라바이러스가창궐한아프리카의서쪽끝시에라리온이었다.치사율이90%까지치솟았던이전염병은백신도치료약도없었다.식구모두가한방살이를하고천막을세워병원으로쓰는이곳에서는‘거리두기’조차요원했다.환자격리와수액처방이의료행위의전부인현실속에서저자는죽음을목전에둔사람들앞에무거운마음으로선다.자신을‘엉클’이라고부르며애타게찾는소년과에볼라에걸린두살배기아이를치료하는동안,그는단하나만떠올렸다.바로‘살리고싶다’는간절한외침이었다.한때죽음으로가득했던그의마음은이제끊임없이환자가살아야만하는이유를외치고있었다.
아르메니아와레바논,시에라리온에서저자는개인이어찌할수없는문제로신음하는세계의반쪽과마주한다.살리고싶다는간절한마음만으로는살릴수없는애타는현실앞에서그는각각의환자들이가진아픔과가난을쉽게연민하지않는다.그대신그들이가진아픔의다양한얼굴을현미경을들여다보듯자세히살피고,그아픔이어디에서비롯되었는지예민하고집요하게살펴나간다.저자의깊은고민과성찰은타인을향한피상적인연민이얼마나위험한지,과연쉬이연민하는마음으로무엇을바꿀수있는지우리에게날카로운물음을던진다.

“우리는운명보다강해져야한다”
분노와슬픔을지나,비로소아픔이손잡는세계로

우울증을앓던때저자는‘분노’와‘슬픔’의감정에휩싸여있었다고고백한다.그리하여사회구조적문제로치료를포기하고거부한환자들,의료시스템과자원의부족으로치료에실패한환자를맞닥뜨리며쉽게분노하고깊은무력감을느끼고눈물을흘린다.그러나다양한아픔의얼굴들을가슴에묻고난후,그는비로소쉬이분노에빠지거나무기력해지지않게되었다.태어난지고작두해지나숨을거둔아이의명패앞에서그는이렇게말한다.그럼에도우리는“운명보다강해져야한다”(240쪽)고.의사한명이환자를,그리고세상을구하지못한다는자책감때문에죽음앞에서약해져서는안된다고.지구반대편에서혈혈단신이라여겼던그자신도이미혼자가아니었다.동료의료진을믿고의지하는뜨거운동료애,내면의아픔을들여다볼수있는차가운의연함,애증의대상이었던엄마의아픔조차껴안을수있는강인한용기가자신안에서피어나고있었다.
“꽤오랫동안‘인생은살만한가치가있는가?’라고묻지않았다.질문에해답을얻어서가아니었다.그럴필요를느끼지못했기때문이었다.(…)개인은무기력한것처럼보인다.하지만우리가만들어진다면더넓은우리도가능하다.너무늦기전에그방법을찾아야한다.”(184쪽)그의말처럼,살리고자하는뜻이모이면‘우리’를이룰수있지않을까?그러면언젠가더많은기적이일어날수도있지않을까?그는절망과무기력에서자신을끌어올려세계를껴안는다.
이책에는아들인한인간과,친밀한적(敵)으로서의어머니이야기가저자의긴급구호활동경험과평행우주처럼장면을교차하며그려진다.홍세화장발장은행장이추천사에서“한인간이자신의아픈속살을여과없이드러낸고백록에가깝다”고할정도로,저자는누구도쉽게꺼내지못할법한내밀한가족이야기를담담하게써내려간다.부모의갈등으로인해상처받았던어린시절,엄마의기대로부터도망치고감정을피했던청년시절,그리고성장을거부하며지내온마음속어린아이가변화해나가는‘가족로망스’가빈곤과내전과바이러스와의전투를배경으로펼쳐진다.저자는자신의아픔(우울증)에서시작해세계의수많은아픔을만난뒤,마침내엄마의아픔을껴안게되는내면의변화를섬세하게그려내며리얼리티를더한다.

아픔이공기처럼공존하는의료사각지대에대한깊은통찰,
바이러스와공존하는오늘날우리에게건네는날카롭고묵직한질문!

멀고먼나라에서일어나는불행이과연우리와무슨관련이있을까?저자가비추는세계의아픔은우리곁에공기처럼떠도는수많은아픔을그대로비추고있다.아파도병원에갈수없는이주노동자들,코로나바이러스에제일먼저노출된쪽방촌주민들,숫자로만존재하는전염병사망자들은왜우리눈에보이지않는것일까,아니면우리가눈감고있어서보지못하는것일까.“아르메니아,레바논,시에라리온,그리고대한민국의쪽방촌.엄마의몸과내마음.그렇게아픔은어디에나있었다.”(257쪽)그는그아픔을분노와두려움없이마주하고깊게들여다보라고말한다.그래야만비로소아픔이길이될테니.
그의말대로아픔은우울증을앓으며살아갈이유를찾지못하던한의사에게길을비춰주었다.에볼라에걸려‘엉클’을찾던소년앞에서그는고백한다.“나는살아야했다.살아서이곳에와야만했다.오마르가엉클을찾을때,그앞에있어야했다.기꺼이그의엉클이되어야했다.그리고그의고통에,살고싶다는열망에응답해주어야했다.다행히나는여기에있었다.”(232쪽)
그렇다.죽음에이끌린줄알았지만,결국그는삶에이끌린것이다.환자의목숨을구하기위해떠났지만,아픔을마주하는길고긴여정속에서구원받는사람은결국그자신이었다.이우연의연쇄에대한빛나는기록은죽음에이끌린모험속에서수많은역경을극복하며‘진짜자신’을발견하고정체성을회복한호메로스의『오뒷세이아』를떠올리게한다.이제이책을마주한우리스스로가각자의답을찾아갈시간이다.인생은살만한가치가있는가?당신은살아갈이유를찾아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