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딱 좋아 (양장)

지금이 딱 좋아 (양장)

$13.09
Description
오늘은 어떻게, 누구와 하루를 시작하셨나요?
딸깍. 고애순 할머니의 하루는 스위치를 켜고 끄는 손가락 반동과 미세한 소리 울림으로 시작됩니다. 반쯤 열린 베란다 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할머니에게 열린 세상의 전부예요. 가족이라곤 없을 것 같은 할머니네 집에선 아침마다 밤새 안녕을 묻고, 같이 갔던 산 아래 바람 좋던 집을 도란도란 추억하고, 이마처럼 윤 나게 잘도 닦았다고, 밥도 차지게 잘했다고 칭찬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몇 평 남짓 작은 아파트 안에서만 살아 움직이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사람 이름을 붙여 놓았지만 실상 세탁기, 텔레비전, 밥솥,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들을 향한 독백입니다.

가전제품들이 실제로 자신을 부르는 이름이 무엇인지 알기나 할까요? 하지만 『지금이 딱 좋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밥솥 들은 ‘할머니에겐 내가 최고야!를 외치기도 하고, 할머니가 이름을 지어 이들을 살갑게 불러 준 것 같이 할머니의 안녕을 걱정합니다. 실로 할머니와 민식이, 민주, 민철이, 영순이, 봉선 여사, 진선이, 계석 씨로 불리는 가전제품들은 서로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한 가족이며 친구입니다.
하지만 고애순 할머니는 언제까지나 아무도 모르는 이 내밀한 친구들과 묵직하게 내리쳐진 커튼을 방패 삼아 독백의 세계에서 지낼 수 있을까요? 『지금이 딱 좋아』는 한 발짝 내딛지 못하고 두려움 앞에 선 이들, 스스로 정한 기준과 한계 안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모두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하수정

대학에서도예를전공하고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를수료했습니다.그림책『어느날갑자기』『울음소리』『지금이딱좋아』『마음수영』등을기획하고쓰고그렸습니다.고요하고투명한우주에서조용히기뻐하며살고있습니다.

"가끔삐끗할때도있지요.
그럴때마다재밌는그림책을한권씩만듭니다."

출판사 서평

‘늙은마음’을떨치고일어난이에게열릴새로운‘봄’
굳게닫혀있던현관문이스르르열리는순간,햇살이눈부시게할머니의온몸을파고들고,햇볕냄새가코를감쌉니다.투명한유리창너머빼곡히들어선자동차들,곳곳을푸릇하게물들인나뭇잎,그사이에서부서지고흔들리며각양각색으로빛나는태양의조명이할머니의마음을따스하게물들입니다.
“아이고,딱좋네.여기가딱좋아.
지금이딱좋네.”
벤치에기댄채조용히내놓은할머니의고백은고민,자책,불평,번뇌들로또다른자물쇠를채우고있던우리의‘지금’을소환합니다.
“세상에!하늘파랑이이랬나….”
고애순할머니에게다정하게다가온세상은어떤모습이었을까요?우리가용기있게한발내딛는순간마주하게될세상은어떤얼굴일까요?

진중한시선과따스한울림으로독자곁에다가서는하수정작가의내밀한고백과응원
하수정작가는결승선없는마라톤경기에서꾸준히앞으로나아갈레일의범위를확장하면서도자신만의호흡법을잃지않고달리는선수를연상케하는작가입니다.『울음소리』로학대받는아이의아픔에숨죽여같이울었고,『파도는나에게』로일상의무게에지친이들에게바다의너른품을보여주었으며,『마음수영』에서는세상의모든딸들을향한맑고푸른격려를수영장물빛에담아냈지요.『지금이딱좋아』를통해작가는‘노인의현실’을조명하기보다는‘늙은마음’이무거운몸과무기력한상황을떨쳐내고극복하는이야기를싶었다고이야기합니다.‘늙은마음’이비단노인들만의전유물일까요?스스로정해놓은틀안에서어기적어기적하루를사는느릿한움직임이,주름한가득표정없는얼굴이,‘뭐하러….’를되뇌며하지않을이유를만드는습관이우리안의‘늙은마음’을채우고있진않은지돌아보게됩니다.
『지금이딱좋아』에서는생생한할머니의독백에서가전제품들의활약으로이어지는서사의흐름을단순한선과여린색감으로표현해내면서도,꽁꽁싸매보이지않던우리안의‘늙은마음’을단호하게파헤치고종국에는새로운시작을살포시응원하는작가의내밀하고딴딴한힘을오롯이느낄수있습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