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 사각

사각 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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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투자에 실패한 뒤 집안이 기운 책임을 엄마에게 돌리는 아빠, 과시욕으로 똘똘 뭉쳐 아들의 교육에 집착하는 엄마 사이에서 영재는 설 자리를 찾지 못한다.
금기를 깨고 들어간 벽장에서 영재는 밤 열한 시만 되면 들리던 사각사각, 끼이익 끼이익, 쩔꺽 소리의 진실과 마주하는데...... .
과연 영재는 집 구석구석을 점령한 쥐들로부터 가족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생쥐가 되어 버린 진짜 엄마와 웃는 얼굴의 가짜 엄마 중 영재는 누구와의 미래를 꿈꿀 것인가?
가족을 가족이게 만드는 것들, 공생의 의미를 되짚는 이야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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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정신

무서운이야기라면질색이었는데,어느순간부터점점좋아하게되었습니다.
어떻게하면오싹하면서도공감할수있는이야기를쓸수있을까고민하느라머릿속이
바쁩니다.재미있으면서생각할수있는이야기를좋아합니다.2008년에푸른문학상‘새로운시인상’을받았고,2016년에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습니다.『우리학교에호랑이가
왔다』로제11회웅진주니어문학상장편부문우수상을받았습니다.

목차

1.오래된이층집
2.엑스
3.밤의소리
4.백항아리
5.벽장
6.쥐떼
7.의식
8.가족
9.흰쥐들
10.탈출
11.그날,이후

출판사 서평

“아!저집이요?정말운이좋으시네요!”
서로의상처를보지못하는가족에게다가온행운의실체는?
영재네가족이이사간집은지어진지사십년을훌쩍넘긴이층집이었다.큰대로변고층빌딩맞은편에이런집이있다는게믿기지않을만큼세월의무게가느껴지는집.영재아빠는투자에실패하는바람에빚을갚느라살던집을팔고,거나하게취한술에의지해이층집을계약했다.
영재엄마는사십년된낡은집으로이사오면서도이탈리아직수입의자만은포기할수없는사람이었다.사람들의부러움과질투는곧엄마에게숨과같은것이었으니,네살영재가구구단을외우고다섯살에미국인과대화를하며영재기를내뿜던시절에엄마에게영재는그어떤고급가구보다소중한존재였을것이다.학교주관미술대회를망치고시험지에오(ㅇ)보다엑스(X)가많아질무렵,급기야엄마는영재를엑스로지칭했다.
“난이제영재가아니라엑스야…….”
영재는손가락끄트머리에피가맺힐때까지손톱을잘근잘근씹으며긴장과부담의무게를견뎌간다.
가족이라는이름으로존재하지만,서로에대한불신과상처로점철된이들셋에게이층집은어떤시간을허락할까?계약파기시계약금의열배보상,잠겨있는벽장출입금지,계단에있는백항아리에매일쌀을넣을것.다소황당하고영문모를서약들이품고있는비밀은무엇일까?

“결국그아이가사람들을구했네.특별한아이가맞았어.”
자연과인간,인간과인간사이에서공존의의미와가치를되짚는이야기
영재는머리와몸통의반이잘려흉측하게죽은시궁쥐를흙에묻고안녕을빌어줄줄아는아이였다.
“언젠가다시태어나서이잔디에서마음껏놀아.”
무턱대고쥐약부터찾는영재엄마와는달랐다.영재엄마에게쥐는사람사는곳에범접할수없는불결한미물이었지만,영재에겐자연의일부였다.
이사계약서에적힌서약,백항아리에쌀을매일넣는문제에대해서도셋은입장이달랐다.술에절어들어온아빠는정작자신은하지않으면서도백항아리에쌀을넣지않는엄마를탓하기바빴고,엄마는임자없는항아리에매일쌀을채워넣을이유가없다며보란듯이항아리를깨버렸다.엑스는남아있는항아리하나를찾아가슴에안고이모든다툼으로부터분리된공간,금지된벽장안어둠속에몸을맡기기에이른다.남은항아리에라도쌀을채워넣겠다는마음을품은채.영재가가슴에품어지킨것이비단백항아리뿐이었을까?
벽장안에서영재는금세온집안을덮어버린쥐떼,쥐신과맞닥뜨리고,이층집이지닌놀라운비밀과마주하는데…….사람의손톱을먹고그사람으로다시태어난쥐들은완전한인간의삶을살아갈수있을까?육체를빼앗겨영혼만흰쥐에옮아간인간은스스로소멸될수밖에없는걸까?이층집은수많은물음을높은담안에가둔채쥐의섬이되어가고있었다.

“넌진짜가족을잘만난것같구나!”
생쥐가되어버린진짜엄마대웃는얼굴의가짜엄마,우리의선택은?
영재는엄마와아빠가차례로쥐에게육체를빼앗기고흰쥐가되는광경을목격하지만,쥐신의주문에걸려엄마,아빠의육체를입고온쥐가족들과새로운아침을맞이한다.
“난투자같은건절대안해.내가원하는건우리가족이안정되고편안하게사는거야.”
“나는가족의행복이우선이야.네가하기싫은건절대하지마.네가무엇을원하는지만생각해.”
영재는실수를해도웃고,별것아닌일에연방웃어주는새엄마,아빠가좋았다.만나기만하면싸우기바빴던엄마,아빠가이제는영재를향해‘가족의행복’을외치고있었다.쥐집사는지금의부모가진짜인간이된다면‘완전한가족’이될거라는말로행복을약속했다.
한번손톱을먹었으니,두번만더,약이십일뒤면완전한사람이되고,사람의영혼이들어있는흰쥐는영원히소멸할거라는이야기를들으면서도무덤덤하던영재는열두시정오를알리는핸드폰알람소리에잃었던기억을되찾고,엄마,아빠를구하러달려가는데…….범접하기어려운쥐신의마수,헤아릴수조차없는쥐떼들사이에서영재는진짜엄마,아빠와재회할수있을까?이들은다시‘가족’이될수있을까?

개성있고감각적인색감설계로한층톡톡해진이야기의세계
『사각사각』의이미지는홍세인작가가리소그래프작업을스캔받아완성한것이다.상상속의색감을그대로종이위에재현한다는장점이말해주듯,『사각사각』속색감의존재감은독보적이다.영재네이층집을표현한그린계열의색감은다소낡은집의인상을드러내면서도신비롭고고요한분위기를자아낸다.결말부분에서,이와는반대로붉은색감을메인으로사용하고그린계열을추가한것은새로운세입자를기다리는상황을보여줌과동시에,같은공간이지만다른성격의세입자를위시한역발상의이야기가엮여있을것같은기대감을갖게할만큼재미있는발상이다.
이층집에서의첫날밤,영재의방,출입이금지된벽장과예기치못한소음으로공포에휩싸인영재를이원화된색감으로처리해,긴장감을높인것도색감설계의묘미다.쥐신과쥐떼의등장에황금색을사용한것은징그러움을넘어서는미스터리함을발산하고,사람의영혼이깃들어있는흰쥐의케이지를형광블루로표현한것은시간이지나면소멸될운명을암시한설계로읽힌다.이렇게흔히보지못했던흥미로운색감들의향연으로,『사각사각』의스토리는한층다각적인상상의옷을입고우리마음의문을활짝열어젖힌다.이제이야기가그안을마음껏활보하게내어주기만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