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티끌처럼작고사소한존재이기에더욱특별하고소중합니다”
‘창백한푸른점’에살아가는지구인을향해건네는
물리학자김범준의가장과학적이고다정한위안
인간이만든것중지구로부터가장멀리떨어진물체가있다.지금으로부터약45년전인1977년,미국에서발사한우주탐사선보이저1호다.1990년,지구에서약61억킬로미터떨어진명왕성궤도에이르렀을때보이저1호는인류역사상길이남을사진하나를지구에전송했다.제목은‘창백한푸른점’,지구의모습을담은사진이다.광활한우주속점하나에불과한지구의모습을보면서,인간은너무도작고보잘것없는존재라는사실에실망하는사람들이많다.이토록작은지구위에서지구보다훨씬작은존재로살아가는생의덧없음과허무함에젖어들기도한다.
여기,그런이들을향해“그래서우리모두는더욱특별하고소중하다”라고다정하게다독이는책이있다.‘세상물정의물리학자’로불리며과학의대중화에앞서온성균관대물리학과교수김범준이쓴『보이지않아도존재하고있습니다』이다.허공과다름없는원자들이모여인간이되고,인간이사는지구바깥의우주도허공과다름없다.인간은허공으로가득한우주의아름다움을이성의힘으로스스로깨우친,우리가아는유일한존재다.인간의몸은원자들로구성되어있지만,원자하나바뀐다고해서‘나’라는생생한느낌이사라지는것은아니다.천문학적규모의우연으로만난원자들의유일한짜임이‘나’라는의식을만들어낸다.“우리모두는티끌처럼사소하지만태산같은무거움을지닌특별한존재들”이라는저자김범준의말이더욱애틋하고따뜻한위로로다가오는이유다.
“가슴이답답하고인생이지칠때,과학책을읽으며힘을낸다는게과연어울리는일인가싶을수있는데,이책이바로그런책이다.”―곽재식(SF소설가,『그래서우리는달에간다』저자)
“순간을소중하게여기고자신을소중하게여기는모든지구인들에게이책을권한다.”
―황정아(우주물리학자,『우주미션이야기』저자)
#처음,#사과,#무게,#틈새…
과학과삶을잇는42개의단어로바라본
나라는존재,당신과의관계,그리고우리의세계
『보이지않아도존재하고있습니다』는물리학자가인간의삶속에보석처럼숨어있는과학적인순간을발견하는책이다.그래서이책의본문은,‘처음’,‘흐름’,‘허공’,‘사과’,‘무게’,‘떨림’,‘틈새’처럼우리의일상과과학이중첩되는중간지대에닻을내린42개키워드로구성되어있다.허공과다름없는원자내부를들여다보다가원자로이뤄진우주를이성의힘으로깨달은인간의경이로움과만나고,인간관계의소통을지구와사과사이중력의상호작용에빗대어말의경중과그것을받아들이는마음의질량에관한고민에이르는식이다.커튼틈새로드리운햇빛에작은티끌들이모습을드러내는원리를살피면서일상의소중함과세상구석의작은목소리에귀기울이기도한다.
어쩌면당신과나사이의상호작용에도작용-반작용의법칙이적용되는것은아닐까.당신의존재가나에게미치는연결의힘은나의존재가당신에게미치는연결의힘과같은크기일수도있겠다.같은중력이작용해도지구는꿈쩍않고사과만민감하게반응해움직인다.당신이나에게스치듯이말한한마디는짜릿한기쁨이될수도,가슴에꽂히는비수가될수도,혹은쇠귀에들리는경이될수도있다.같은말이라도내마음을움직이는정도가다른이유는,결국당신의말의경중이아니라내마음의질량에달린것은아닐까.―본문중에서(124쪽)
“이세계를움직이는힘의원천은눈에보이지않는곳에있다”
오직물리학만이건넬수있는자연과삶에대한통찰
과학,그중에서도특히물리학은미세한기본입자와에너지,힘의상호작용처럼눈에보이지않지만이세계를구성하는물질과역학관계를탐구하는학문이다.실제로물리학의렌즈로바라보는순간이전에는보이지않았던무언가가존재감을드러내는경우가많다.모든물질을이루는원자,태양이멀리동떨어진지구를공전하게만드는중력장,입자와반입자의생성과소멸이끊임없이일어나고있는진공등이그렇다.책상위의볼펜이미동없이가만히놓여있는이유는중력과수직항력의힘이평형상태를유지하기때문이다.추운겨울날꽁꽁언아내의손은실내에있던남편이몇분만꼭잡아주면금방녹는데,따뜻한쪽에서차가운쪽으로열에너지가전달되어부부의손이열평형상태를이루기때문이다.물리학은가장중요한자연의이치를우리에게일깨워준다.“보이지않아도존재하는것들이있으며,이세계의많은부분이그존재들로인해유지되고돌아간다.”
이책의저자인김범준은세상사의이치도이와맞닿아있다고말한다.수많은평범한일상이물방울처럼모여짧고도긴삶의강을이룬다.돌멩이가떨어지는위치와시간은돌멩이를던진처음조건이좌우하는것처럼,어떤목표에도달하거나성공의산봉우리에다다르기위해서는지금이순간에집중하며처음위치와처음속도를어떻게설정할것인지를고민해야한다.하루를무사히보냈다면,이를가능하게해준수많은사람들의안간힘에감사할일이다.안전한출퇴근길을책임지는버스기사님,쾌적한환경에서일하고공부할수있도록힘쓰는청소노동자처럼,보이지않는곳에서묵묵히제역할을수행하는이들을애정어린시선으로바라보려는모두의노력이우리사회를더나은방향으로이끈다.
『보이지않아도존재하고있습니다』는살면서무심코간과하기쉽지만이세계를움직이는작은존재와중요한이치를일깨운다.물리학이과학의영역을넘어삶의영역에까지스며들수있음을증명해낸이책은어떻게하면우리가더나은인생을살고더나은사회를만들어나갈수있는지에관한깊은통찰을건넨다.
“과학자의날카로운시선과시인의부드러운감수성을중첩시켜세상과삶과자신에대한깊은통찰을건넨다.이책을읽고나면가을하늘이새로운경이감으로충만해지는경험을하게될것이다.”
―김민형(수학자,『수학이필요한순간』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