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어 : 양희은 에세이 (양장)

그럴 수 있어 : 양희은 에세이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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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희은

세대와장르를뛰어넘는53년차가수.MBC라디오<여성시대>를24년째지키고있는라디오DJ이기도하다.쓴책으로는『그러라그래』『양희은이차리는시골밥상』『엄마가딸에게(공저)』가있다.꽃과나무를사랑하고,혼자떠나는여행을즐기며,이른아침사람없는대중목욕탕에가는것이기쁨이다.이웃들과자연스럽게섞여있어야살아있는노래가나온다고믿는다.자신이부르는노래와삶이다르지...

목차

프롤로그

1장.우리는몇번이나더만날수있을까
-행복,얼마나목마르게우리가바라는말일까
-산다는건어쩌면벌판을홀로헤매며길을찾아가는것일까
-모여서밥이든걱정이든무엇이든나누자
-잘가,내친구
-누군가의이별준비노트
-떠나고나면다소용없는일
-꽃잎은하염없이바람에지고만날날은아득타
-모녀삼대,여행을떠나다
-얼마나못된딸인가?나는!
-엄마가딸에게
-서로의인생에서자연스럽게등장해주는것이인연이다
-술처럼익어가는인생
-힘빼고,욕심내려놓고,편안하게
-노래가무언지알때쯤노래는나를떠나네
-털고솎아내야더찬란하게꽃피울수있구나

2장.못다한노래가남아있네
-노래에빚이있어
-청바지에고무신을신은여가수
-고단하고험한길을앞서간선배여성가수들에게
-노래의불씨가되살아나가수에게돌아오다
-노래에도운명이있다면
-노래를하지않는동안노래를진짜많이했구나
-“누부야~”하고부르는정겨운소리
-노랫말이안써져서치매검사를받다
-목을살살풀면서달래고아껴가며
-무대가돌아왔다
-날좀가르쳐줘라
-시스터후드를노래하다
-제주에서들은가장아름다운음악
-나의노래는바람이다

3장.네가있어참좋다
-열두살의희은이를만난날
-나의목욕탕친구들
-곤쟁이젓과대하한마리
-마음이느껴지면얘기는끝난다
-목소리로연결되어있으니까
-인생수업24년차입니다
-눈이날린다
-아무것도할수없는날에는
-마감끝낸그기분,하늘향한하이킥!
-내가좋아하는사람이나를사랑하고지켜준다
-그날이그날인게더없이좋은거야
-목소리는낮게,구두는가볍게

4장.그럴수있어
-꽃그늘아래에서화전놀이
-따끈한굴국한그릇
-꽉끼는일상들을좌로우로위로아래로밀어내고
-많이웃고걸으며셋이함께라서
-혼자떠나는여행이필요해
-이제는말할수있다,내오랜꿈은…코미디언!
-스페인산티아고를가다
-석잔에담긴인생의진리
-59년만에아버지를현충원에모셨다
-내안의어린아이에게
-자기자신을용납하고사랑하기가어렵다면
-너는내내살아있는눈빛이어야해
-우울해서입맛도없다면
-누구에게나넘을수없는장벽하나쯤은있다
-그럴수있어
-따뜻하면서도오붓한집중의힘으로

출판사 서평

“다괜찮아.우울해할것없어!”

우울할땐한입가득쌈을싸먹고,
내자신이싫을땐바닥까지내려가보고,
남이미울땐‘걔도오죽하면그랬을까?’생각해보고,
양희은이전하는선선한위로,넉넉한포옹이2년만에돌아왔다!

70년을넘게산이가쓴글은귀하다.세월의모진풍상을이겨내고,가슴아픈이별도숱하게겪고,죽음앞까지갔다가온이가이렇게말한다.“그럴수있어!”양희은의글은특별하다.함부로누군가를위로하지않고,섣부르게사랑한다고말하지도않는다.하지만어느새내린가랑비에완전히젖어들듯그의덤덤한사색은우리안에서글픔을찾아축축하게적시며인생의어떤시간들을반추하게만든다.사람마다집집마다금이가고깨진유리조각을다가지고있고,누구나상처입은어린아이를안고살아간다.양희은은책에서자신의조각을여과없이꺼내보이며이제같이웃자고손을내민다.

“괜찮아.그러라그래.그럴수있어!”(240쪽)

“나대단한만큼누구나대단하다.짊어진삶의무게도죽고플만큼무겁다.어쩌면우리는그렇게저렇게어슷비슷하기에당신옆에하냥마냥앉아있겠다.”(프롤로그중에서)

이번책에서는나이들어감을넘어이별에더한발가까이다가선다.자신의이별준비노트를쓰고,가장가까웠던친구의이별전화를받고하늘이더없이맑아통일전망대에서개성송악산이보였다는어떤날에목놓아운이야기를써내려간다.“내가너많이미워했다.그만큼좋아했으니까”라는마지막인사와함께.이별을겪을때마다가슴한가운데가막혀서한강둔치를하염없이걷고봄이겨울을밀어내듯슬픔이지나가길기다리는순전한인내는마음을깊게파고든다.

“이별은아무리해도익숙해지지않아친구가떠난지도10년이지났는데도흉터만남은상처에묵직하게둔통이느껴지는날이있다.내인생에소중한사람들을나는살면서몇번이나더볼수있을까.우리는몇번이나더만날수있을까.”(31쪽)

“뭐가그리도사는게고달프고시간내기가어려웠었나.내일이면늦는데.”(49쪽)

“이버거운노래빚을어찌다갚을까.
가슴한쪽에빚을잔뜩걸머지고사는사람이되었다.”
못다한노래가남은53년차가수의진솔한이야기!

53년넘게노래를해온가수양희은.무대에서면1971년<아침이슬>로데뷔했을때나지금이나여전히떨린다고고백한다.날이면날마다무대에서서노래할때는어디서나쉽게노래가나왔지만,드문드문일이있을땐도리어가사를잊을까봐한밤중에깨어노랫말을읊조리는불안에시달린다.그만큼노래는그에게영원한숙제이자갈망이다.무대공포증을이겨내기위해수백번의연습을하고,성대에문제가있어목을살살달래고풀어주고아껴가며살아가고,과거의히트송을부르는가수가아니라동시대가수로살아가기위해도전과시도를멈추지않는무대뒤의삶.우리가다알지못했던가수양희은의삶은심심한듯보여도영리하고진솔했다.

“노래는결국마음을전달하는이야기아닌가.내마음에들어오는이야기를노래할뿐이다.노래에대한나의태도는그때부터지금까지쭉변함이없다.또하나,그밥에그나물같은노래는싫다.70년대노래를되풀이하며추억을파먹는것도너무싫다!”(114쪽)

양희은의이름뒤에대명사처럼따라붙는데뷔곡<아침이슬>을지금의시점에서해석해들려주는부분은책의정수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노래가여러번의굴곡을거쳐서어떤가슴으로불릴지는누구도점칠수없으며,‘이것이노래의사회성이구나!’깨달은수년간의이야기는양희은이라는가수가한국의대중음악사에서어떤가수인가를다시금생각하게한다.더불어그간인터뷰에서도밝히지않았던후배여성가수의노래리메이크작업기와선배여성가수들에게존경의마음을전하는글에서는시스터후드를엿볼수있기도하다.쉼없이부는바람처럼멈추지않는가수로기억되길원하는그의바람대로양희은의음악인생은현재진행중이다.

“나는여성들끼리서로끌어주고돌봐주는시스터후드의힘을믿는다.살면서그힘에기대기도하고또나름대로나누려고애쓰며살았다.‘여성이여성의적’이라고?그렇지않다.”(120쪽)

“행복,얼마나목마르게우리가바르는말일까!”
설명없이나를알아주는친구,
집앞공원에서불어오는선선한바람,
나홀로떠난당일치기여행,
따끈한국밥한그릇에행복이있다!

곤쟁이젓이라는게있다.얼마나작은지젓갈을담그면몸이다녹아삭아버리고까만눈알들만점처럼남는다.양희은은수만마리의곤쟁이들처럼알음알음이많은것보다한마리의대하가낫다고말한다.자신을설명없이알아주는한두사람과모여서밥이든걱정이든무엇이든나누며사는것,이것이그가찾은행복이다.

언뜻가수로,방송인으로화려하고편안한삶을살것같지만일과돌봄의책무에지쳐홀로가까운일본으로여행을떠나지하식품관복도에멍하니앉아있다가돌아온다는이야기는허를찌른다.텔레비전화면너머의양희은은그렇게우리와어슷비슷하게살아가고있다.

“점심을먹고,편의점에서생수,과일조각을사다가간단하게요기하고,말없이걸었다.유명백화점지하식품관을구경하고있으면시간가는줄모르겠다.지하식품매장을두루구경하고,동관과서관을연결하는긴복도에앉는다.자리를잡고앉아나처럼쉬고있는노인들을관찰하는것도재밌다.”(202쪽)

책말미에경제적어려움으로,마음의상처로,누군가를향한끝간데없는미움으로,육체의질병으로스무살의양희은처럼깜깜한터널을지나는이들에게조언대신자신이그시기를지나온이야기를풀어놓으며양희은식위로를보낸다.이래라저래라보다“그래,나그거알아.너도그랬구나”하는한마디가훨씬힘이세다.하늘에서느닷없는똥바가지가떨어졌고하필그자리에있어맞은것뿐,그러니“네잘못아니야.고개빳빳이들고다녀!”라고양희은은말한다.이런고민이있다면이책을놓쳐서는안된다,절대!

-내안의어린아이를데리고살아가는법
-자기자신을용납하고사랑하기가어렵다면
-어떤마음으로살아가야할지모르겠다면
-우울해서입맛도없다면
-넘을수없는장벽앞에서있다면
-“그럴수있어”가안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