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손이 - 웅진 모두의 그림책 58

금손이 - 웅진 모두의 그림책 58

$15.58
저자

정진호

이야기가담긴집을꿈꾸며건축을공부했지만지금은그림책속에집을짓고있습니다.
그리고쓴책으로『위를봐요!』,『벽』,『별과나』,『3초다이빙』,『심장소리』,『여우요괴』가,그림을그린책으로는『노란장화』,『루루사냥꾼』,『아빠와나』,『작은연못』등이있습니다.2015년,2018년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두차례라가치상을수상했습니다.

출판사 서평

“궁중에황금빛고양이있었으니
임금께서사랑하시어아름다운이름지어주셨네.”
시공을거슬러온숙종임금과고양이금손의이야기
『금손이』는숙종임금과그가애지중지했던고양이금손의이야기를그린그림책이다.숙종은궁궐후원을산책하던중,굶어죽어가는고양이를발견하곤데려와‘금덕’이라는이름을지어주었다.하지만금덕은얼마뒤새끼를낳고세상을떠났고,숙종은이아기고양이에게‘금손’이라는이름을지어주며무한사랑을주었다고전해진다.후궁이그사이를질투할정도였다니,고양이에대한사랑이오죽했으면그랬으랴.임금이수라상을받을때나잘때나금손은그곁을지켰다.숙종이세상을떠나자,금손은식음을전폐하고3일을통곡했고,20일만에숙종곁에묻혔다.이얼마나애틋한사랑인가.각종사화와붕당정치로얼룩진시대를지나는동안,숙종은고양이금손을통해조건없는위로와치유의시간을경험했던건아닐까.숙종과금손의이야기는이익의『성호사설』과김시민의<금묘가>에서도만날수있다.

궁중에황금빛고양이있었으니
임금께서사랑하시어아름다운이름지어주셨네.
금묘야,하고부르면문득나타나니
눈깜짝할사이에말알아듣는듯.
기린공작도오히려멀리하셨건만
금묘는홀로임금곁에서좋은음식먹으며자랐네.
낮에는한가로이섬돌위에서낯을씻고
밤에추우면임금머리맡에서몸을웅크렸네.
궁녀들감히손대지못하게하였으나
임금의손길만은받아들여온몸에은택이두루미쳤네.
……
임금께서승하하셨다는소식이당도하자
금묘는먹지않고삼일을통곡하였네.
……
스무날을하루같이울다지쳐죽으니
앙상하게야윈몸차마눈뜨고볼수없었네.
비단으로머리감싸수레에실어묻어주니
그묻힌곳,명릉지척이라네.
……
-김시민<금묘가>중에서

영혼이되어서도다시만나리
아름다운색감과속도감있는수미쌍관구성으로이룬만남의감격
그림책『금손이』는실제숙종과금손의일화를바탕으로하되,둘다세상을떠난뒤의이야기를상상해지은것이다.무덤에서기지개를펴고일어난금손은산을넘고바다를건너고사람들사이를뚫고목적지를향해달린다.생전에그랬듯,금손의목적지는임금님곁이다.마침내임금님품에안긴금손은모든것을이룬양,가만히임금님용안을바라본다.
정진호작가는금손을기록에전하는황금빛털로표현하지않고,그만의해석을더해옅은핑크색으로영혼으로서의금손을묘사했다.임금님또한물감을흩뿌린듯한채색기법으로,실제존재하는듯도하고아닌듯도한영혼의세계를신비롭게표현해냈다.
장면구성에서도정진호작가만의논리적구조화가돋보이는데,맨앞과맨뒤의장면을수미쌍관으로대응되게배치하여,금손과임금님사이에이루어진만남의여정과감동을극대화했다.언제나그랬듯,“금손아.”부르는한마디에눈을번쩍뜨고온몸의털을쭈뻣세운뒤,눈을질끈감고임금의손으로달려드는금손의모습에는반가움과그리움을넘어그간어디있었느냐는야속함마저배어난다.
『금손이』에서가장아름다운장면을꼽으라면단연임금과금손이생과사의강을건너평온한한때를함께보내는모습이다.여러번다시볼수록이장면이유난히반짝이는건이들이영원히함께하길바라는작가의마음,우리의마음이차곡차곡투영된탓일테다.

시처럼노래처럼,쥐락펴락마음을움직이는글의힘
『금손이』의글은간결하지만,이미지와한데어울려리듬감을발한다.입에착붙어서흥얼거리게되는노래처럼,가만히음미해읽을수있는시처럼,누구나쉽게소리내어읽을수있다.영혼이되어서도만남을갈구하는고양이와임금의이야기라생각하면어절마다묻어있는간절함에마음이시리지만,그사실을모르고접한다면장난꾸러기고양이를소재로한곰살맞은노래같이느껴지기도한다.감정을절제한어투가오히려읽는이로하여금다양한감성을이입할수있게자리를내어준다.번쩍번쩍화려한의복을온몸에두른채각종분쟁과위협속에한시도편안할새없었던임금의시간과,나면서타고난금빛털을날리며자연을사는것만이유일한일이었던금손의시간이『금손이』안에서자유롭게교차하며묘하게아름답고시린스펙트럼을발산한다.금손과임금님이드디어만났으니,이제그들은어디서든행복하겠지?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