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변호하는 일 : 무너진 한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사람을 변호하는 일 : 무너진 한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18.00
Description
“당신의 편에서 함께 싸우는 것이
제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태어나 보니 장애인, 살다 보니 인권변호사!
킥보드를 타고 법원과 경찰서를 종횡무진하며
수임료 무료 사건만 찾아다니는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응징하겠다”는 생각이 솟구치는 사람, “모르면 몰랐지, 알고도 모른 척하며 나만 잘 먹고 잘살겠다고 할 수는 없는” 사람,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를 담은 책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 출간됐다. 2021년에 출간된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바탕으로 절반가량의 원고를 새로 쓰고 기존 내용을 보완한 전면개정판이다.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억울한 일을 겪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변호사인 저자는 자신의 오른쪽 눈을 잃게 된 우연하고도 불운한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이야기로 책의 서두를 연다. 그 경험을 통해 ‘어떤 법률가로 살 것인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 그는 무료 수임 사건만 맡는 ‘이상한 변호사’가 됐다. 끔찍해서 때론 외면하고 싶은 우리 사회 인권의 사각지대를 폭넓게 경험해온 그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아동 성폭행 사건, 장애인 인권 사건 등을 포함해 변호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회고한다. 더불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감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삶을 펼쳐 보인다.

저자

김예원

저자:김예원
‘시각장애인변호사’로불리는것보다‘인권활동가’로인식되길원하는공익변호사.2009년사법시험합격후여성이나아동,장애인,이주민,성소수자등지지체계가없는사회적소수자와범죄피해자들을무료로변호해왔다.가망없는사건도기사회생시켜가해자가엄벌을받도록하는것이그의주특기.나아가소송뿐아니라이들에대한정책연구,입법과제도개선까지연결하려고군분투중이다.
서울시인권위원회부위원장,장애인차별시정위원,문화다양성위원,검찰인권위원등으로일했다.제1회곽정숙인권상,서울시장애인인권복지대상,제12회청년일가상,그리고4번의장관표창을받았다.특히범죄피해자지원공로로2021년대통령표창,2023년변호사공익대상등을수상했다.미국듀크대학과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에서방문연구자로지냈으며,현재장애인권법센터에서변호사이자사회복지사로즐겁게일하는중이다.
정책과법안에널리인용되는식견과전문성을바탕으로『장애인차별금지법해설서(공저)』,『누구나꽃이피었습니다』,『이상하지도아프지도않은아이』등여러책을펴냈다.JTBC〈차이나는클라스〉,유튜브〈세상을바꾸는15분〉등에서인권과차별을주제로강연해화제가되었다.JTBC〈방구석1열〉,CBS〈한판승부〉,〈뉴스쇼〉등에출연하며대중과인권법인식사이의간극을줄이려애쓰고있다.

목차

새로고쳐쓰며무너진한사람의손을잡고걷는일에대하여

1부바꿀것은바꿔야하고할말은해야하는모난성격덕분에
원래없었던것처럼사라져버린한쪽눈
삶의밑바탕을만들어준최고의‘극복’
어쩌면가장이기적인선택,인권변호
그렇게까지해야세상이조금이라도변하니까
수동킥보드를타고법원에변론하러가는사람
마음의동선을살피며반보뒤에서걷는일
목소리를내지않으면변하지않는다
낯모르는사람들의용기가담긴전화들

2부함께실타래를풀어갈사람이곁에있다면
오지랖이정의구현의힘이다
육아휴직기간에성폭력전문상담원이되다
‘피골변’,당신들덕분에오늘도승소했다
주저앉고싶은이에게귀기울이는방법
마음이열리면보이는것들이있다
승자도패자도없는어떤싸움들
얼굴에침이라도뱉어주지그랬냐는말
장애인다움을강요하는사회

3부자신보다약한존재에게가하는비열한폭력들
어떻게왔든태어난걸진심으로환영해
아이는존재를다해신호를보낸다
아이들의삶을시들게하는나쁜정책들
아동학대신고이후벌어지는진짜현실
태어나기만하면저절로어른이되나요?
학교는어쩌다소송전쟁터가되었을까
죄가없어도소년원에보내지는아이들
위에서내려다보면결코보이지않는것들

4부사람과사람은서로연결되어있다
그는어떻게한밤중에강도살인을저질렀을까
존재자체로비정상취급을받는사람들
당신의말에는힘이있다
일상의단절은어떻게사람을가두는가
편견과동정심이만드는모멸감에대하여
그런취급이당연한사람은없다

나오며제자리를찾으며이어지는삶
부록만일당신주변에서도움이필요한일이발생했다면

출판사 서평

“어쩌다벌어진뉴스속사건이아니라,
바로당신옆에서벌어지는지옥같은일들입니다”
―사람이사람에게지옥을만드는세상에서함께맞서싸우기로결심한한사람

한해동안아동학대로신고되는숫자는5만건으로일주일에전국적으로어림천개정도의사건이발생한다.단지보호받을환경을타고나지못했다는이유로,때로는부모가없다는이유로내몰리는아이들이있다는사실을짐작하겠지만현실은그보다더욱비극적이다.30년넘게맞고살면서도집이라는지옥에서빠져나오지못한중년의여성들,인권유린을당하며노예로살았던지체장애인들,이웃이성폭행범이었지만신고조차하지못했던여성청소년,최근뜨거워진학교폭력소송전과장애청소년문제등사회가관심을가져야하는사건들은끊임없이우리주변에서벌어지고있다.그일련의사건들속에끝없이피해자를위해목소리를내어온변호사가있다.

사람이사람에게지옥을만드는세상에서누구도사과하거나책임지지않는불행에함께맞서나가는인권변호사김예원의사람을존중하는태도와연대에관한기록을담은『사람을변호하는일』이출간되었다.2021년에출간된『상처가될줄몰랐다는말』을바탕으로절반가량의원고를새로쓰고기존내용을보완한『사람을변호하는일』은‘어떤법률가로살것인가’에대한고민끝에인권변호사에입문하게된과정에서대중에게알려진사건을포함해다양한사건을수임하며변호사로서살아온시간들을회고한다.더불어일과육아를병행하는세아이의엄마로서한가정의일원으로서살아가는이야기까지풀어놓으며감동적이면서도에너지넘치는삶을펼쳐보인다.

“어떤가해자는재판이라는절차를생략하고
즉시요절내고싶은생각이들때가있다”
―자신의의안(義眼)을꺼내보인변론에서무료수임사건만맡게된계기까지
참을성제로변호인김예원의속시원한연대의기록

“존경하는재판장님,검사님.죄송하지만양해를구할것이있습니다.꼭보여드려야할것이있습니다.”그렇게자리에서일어선저자는자신의오른쪽의안을빼냈다.살면서남편에게도보여주지않았던의안의빈자리를공개하기위해서는커다란마음의결단이필요했다.하지만친모의동거남에게맞아한쪽눈을영영잃은5살아이를변호하기위해,가해자가합당한형량의처벌을받기위해용기를내었다.‘재심’사건으로알려진박준영변호사가“오직김예원변호사만이할수있는변호”라탄복한,화제의변론은그렇게탄생했다.

장애는우연히찾아왔다.어머니의난산끝에태아의머리를집게로잡아끄집어내는겸자분만을통해태어난저자는오른쪽눈이크게손상된채세상에나왔다.이후안암이라는오진을받았고,아기의오른쪽눈의대부분을드러낸뒤에야암세포라고는찾아볼수없는눈이었음이밝혀졌다.수많은놀림과편견의시간을지내고서야김변호사는깨닫게되었다.세상에는사람의힘으로막을수없는억울한일들이너무자주일어난다는사실을.무수히일어나는억울한일에맞서싸우고싶다는생각을한것도그무렵이었다.

김변호사에게왜인권변호사가되었냐고,하필무료수임사건만맡기로했냐고물으면“너무나도개인적이고이기적인이유”때문이라고말한다.바꾸거나고쳐야하는것들을보고도어느정도참고견디는인내심이종잇장처럼얇았고,더군다나수임료를준다는이유로똥을된장이라고우겨대는의뢰인에게웃으며맞장구쳐줄마음의아량도없었다.결국대다수가쉽게지원하기어려운사건,절대수임료를낼수없는사람의사건만찾아가서지원하는방식의활동을택했다.

법정에서모유수유와유축을감행하며변론을지속하고,막백일이지난아이를안고육아휴직동안성폭력전문상담사자격증을따낸,오로지효율을위해수동킥보드를타고경찰서와법원을종횡무진하며가망없는사건도어떻게든“요절을내겠다”는다짐으로맹렬하고악착같이사건에뛰어드는인권변호사.이책을읽다보면,“왜그렇게피곤하게살까”묻는말대신‘당신같은변호사가있어서다행이다’라는안도감에울컥하게된다.

"참혹한사건도들여다보면그속에빛나는인생이숨어있어요”
―반보뒤에서피해자의마음동선을살피며함께걷는배려와진심

피해자가저녁도못먹고올것같아서막끓인사골떡만둣국을보온도시락에담아간저자에게‘친부강간사건’의피해자는마음의빗장을열었다.이혼소송중인부모사이에끼여친모가친부를아동학대로신고한사건당시엔피해자인아이와과자를먹으며공원을걸었다.부모에게폭행을당했다고직접신고한아이의진술을듣기위해‘학탈(학교탈출)’을감행해아이스크림을먹고그네를타며시간을보내기도했다.덕분에어느기관에서도들을수없었던마음속에꼭꼭숨겨온이야기들을들을수있었다.반보뒤에서당사자의마음동선을살피며함께걷는배려와진심이피해자의웃음꽃을피우는사소하지만결정적인순간들을만들어낸것이다.

누구나감추고싶은슬픔이있다.다시는떠올리고싶지않은기억속장면도물론있을것이다.낯선변호사에그비밀스러운슬픔과괴로움을고스란히털어놓아야했던사람들마음은이리저리얽힌실타래처럼복잡할것이다.그마음을잘아는저자는피해자들이속마음을여는용기를보여준고마움에자신도같이실타래를푼다.주저앉고싶은누군가에게다가가어깨동무를두르고“무슨이야기든다괜찮으니같이이야기나눠보자말할수있는것이변호사로서누리는제일큰특권”이라여기며,그는이일을계속해나가고있다.

“존재자체로,있는그대로타인에게존중받고
수용되는경험은얼마나소중한가”
―흙탕물속을그저견뎌내는이들을위해아무도책임지지않는비극에맞서다

굳이다른사람에게스스로에대해설명하지않아도있는그대로수용되고존중받는경험은얼마나소중한가.나에게는당연한그경험들이누군가에게는거의일어나지않는일이라면,그런삶이란얼마나척척할까.『사람을변호하는일』에서는스스로권리를옹호하기힘든아동이나장애인,취약한상황의범죄피해자들을저자가10년이상무료로대리하며접한사례들을들려주고있다.청각장애인의직장내성착취사건부터지적장애여성의집단성폭행사건,장애인인신매매노동력착취사건,아버지의성추행고발이후그룹홈과정신병원을전전하며자살시도까지이어진사건,보육원을탈출한아이가소년보호시설을거쳐아무죄없이소년원에입소하게되는일까지,알면당혹스러울만한현실앞에‘누구나태어난이유가있다’라고쉽기말해주기어려운인생이적지않음을알게된다.

저자는피해자가상담과대화를통해낯선이에게마음을열어보았던일,그과정에서찾아온작은위안들이한사람의남은인생을살게끔하는힘이될수도있다고여기며묵묵히해야할일을해나간다.그리고이렇게우리주변에참혹하고도황당한일들이무수히벌어지고있음을많은이들이알면좋겠다는마음으로이책을써내려갔다.『사람을변호하는일』에서저자는개인과개인사이의부조리한범죄뿐만아니라한국사회의법적,제도적문제와늘주변에서일어나는데도묵인되고있는구조적인모순까지다루며사회의그늘진일면을바라보게한다.

학교폭력소송전에서교권침해사건까지
사회적문제를미완의대책과법안으로덮으면해결될까?
―미국에서방문연구자로살며알게된,학교와아이들이모두행복해지는길

학교폭력이나교권침해사안이소송전으로비화하면서정작손가락사이로모래처럼빠져나가는것들이있다.바로바스라지는‘아이들’이다.교육이해결할일을무작정사법으로외주화하면아이에게는어떤일이일어날까.학교는아이들이처음만나는세상이기에되도록조직안에서아이들을쭉지켜봐온어른이살피고듣고보듬고풀어내야하지않을까.최근저자는미국듀크대와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연구자로지내는와중에아이들을초등학교에보내면서자연스레한국학교와의차이를발견하게되었다.선생님들과의대화를통해한국과달리학교폭력이발생하면고소나소송대신해당사실을가해학생과피해학생만알린채로서로와가정에지속적인당부를한다는점,아이들이더나은관계로나아가는시간을학교라는공간안에서안전하게기다려준다는점등을알게된저자는부끄럽고부러운감정을느낀다.

학교내문제를포함해사회적문제를법안으로해결하려는노력은지금도이루어지고있다.문제는그방향성이다.출산율이저하되는문제를익명출산을보장하는‘보호출산제’로덮으려는사람들,학교폭력문제를가해학생이받은학폭위조치사항을학생부에보존해대학입시에도반영하겠다는대책으로막으려는사람들,장애인성폭력에대한국민적공분을정치적기회로활용하여범죄의법정형만두배로올려놓은사람들.이들이‘눈가리고아웅’식으로마련한대안의결과는더욱폭넓고공공연하게영아유기를조장하게되었고,학교를소송전쟁터로만드는동시에법적꼬투리가잡힐까봐두려운선생님들이더욱기계적으로업무를맡게만들었다.장애인관련성폭력사건은확실한증거가없는경우공소유지의어려움으로기소조차되지않기에기소율만반토막을내며현실적으로어떠한해결도하지못했다.

“무엇보다사람을사람으로대하는신실한직업인의태도를배웠다”
―편견에저항하고제도의맹점을넘어,무너진한사람의빛나는순간을위하여

세상을살다보면사람은누군가에게피해를당하기도하고다른사람을해하기도한다.이때그안을가만히들여다보면무너져있는한사람이보인다.그에게다가가손을잡고천천히함께걷다보면느리지만조금씩스스로를돌아보는모습도볼수있다.사건을마주한사람이‘나쁜인간들은언젠가는꼭잡히는구나’,‘이제라도끊어낼수있어서참다행이다’와같은생각들이쌓여마침내제자리로돌아가는것을보는일은저자에게무엇보다큰기쁨이다.그가“어떻게그렇게힘든사건만하죠?”라는질문을받으면서도이일을하는이유는여기에있다.장애인이어서도아니고,장애를극복했기때문도아니고,대단한인권변호사가되기위해서도아니다.무엇보다도사건자체는참혹하더라도그안에살아가는사람들의반짝이는인생을,그들숨과날숨을함께할수있기때문이다.

은유작가는“잔혹한인권침해사례도그의변론을거치면한사람의온전한회복을돕는서사가된다.무엇보다나는이책을통해사람을사람으로대접하는신실한직업인의태도를배웠다”라며사람의마음을돌려세울줄아는,보기드물게인간적인변호사의이야기에박수를보냈다.사회에서발생하는부조리함과편견을결코그냥지나치지않는김예원이라는사람의이야기를통해우리자신은어떤삶을살것인지,무엇을위해일하고지지하고함께해야할것인지를생각하게된다.동시에그와같은이들이있어세상이아직은살만하다는안도감과더욱더통쾌하게차별과폭력을부수고이겨내길바라는뜨거운응원의마음도싹트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