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17.00
Description
치매 중기 진단을 받은 ‘마마 포청천’ 노병래 할머니와
‘할머니만의 코미디언’ 손녀 김영롱의 일상 채널 ‘롱롱TV’ 에세이 전격 출간!
치매를 앓고 있는 94세 할머니와 손녀의 따뜻한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롱롱TV’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손녀 김영롱이 할머니를 기억하는 유년의 시점부터 할머니와 함께 유튜브를 시작하고 달라진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재밌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한 유튜브는 그야말로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서먹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서로의 손을 잡고 온 동네를 거닐던 그 옛날처럼 가까워졌고, 할머니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던 엄마의 마음에도 시린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세상과 단절되어 흐릿해져가던 할머니의 일상이 다채로워졌다는 것이다. 14만 구독자의 응원을 받으며 매주 웃을 일이 생겼다.

책에는 그간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유쾌하고 따스한 일상뿐만 아니라 서로를 지금처럼 사랑하기 위해 이들이 겪어야 했던 포기와 화해, 눈물의 순간들이 빼곡하게 담겼다. 이 책은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돌보는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랑하는 방법을 잊은 이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 그저 한 사람을 찬찬히 바라보기만 해도 서로의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음을 말하는 책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외면했던,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오래 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저자

김영롱

저자:김영롱
94세치매할머니와의일상을담은유튜브채널‘롱롱TV’의운영자.삶의대부분을할머니곁에서보냈다.할머니가차려준밥을먹고,다려준교복을입고,고아준사골국을먹으며자랐지만어느순간할머니는거실의소파만큼이나당연한존재가되어버렸다.그러던어느날,할머니가치매중기진단을받게되었다.돌봄에지쳐가는엄마의얼굴,텅비어가는할머니의얼굴을바라보다가서로를원망하며이시간을흘려보낼게아니라내가기억하고싶은할머니를기록해보자는마음으로유튜브를시작했다.너무나익숙해서지나쳤던소중한사람의얼굴을오래보았으면하는마음을담아이책을썼다.

목차


프롤로그

1장할머니라는섬1
사라지지않는단한사람|책상에서태어난아기|색종이모빌|노병래|슬프면슬픈대로살고,좋으면좋은대로살고|서툴렀던사랑|할머니라는섬|당연하지않았던것|치매중기입니다

12장기억이사라져도기억되는사랑1
무표정한거울들|못먹어도고!|할머니의자기소개|롱이네회춘네일숍|우리는동화에서튀어나온사람들이아니다|온기|소울푸드|크리스마스의추억|퐁당퐁당

13장할머니의장례식에초대합니다1
아직할머니를만질수있다|나를기억해줘서고맙습니다|옘병,지랄이여|섬망|이할머니는치매가아닙니다|뜨거운감자,요양원|할머니의삶은여전히진행중|할머니의장례식에초대합니다

출판사 서평

★채널개설1년만에누적조회600만뷰돌파★

너무나익숙해서당연하게여겼던존재가
절대당연하지않았다는걸보여주는,
14만유튜버‘롱롱TV’의첫에세이!

치매를앓고있는94세할머니와손녀의따뜻한일상을담은유튜브채널‘롱롱TV’의에세이가출간되었다.손녀김영롱이할머니를기억하는유년의시점부터할머니와함께유튜브를시작하고달라진지금에이르기까지의이야기를전한다.점점무표정해져가던할머니와재밌는걸해보자는마음으로가볍게시작한유튜브는그야말로많은것을바꿔놓았다.할머니-엄마-딸로이루어진삼대의관계가회복되었을뿐아니라무엇보다세상과단절되어흐릿해져가던할머니가영상을찍으며매주웃을일이생겨났다.보기만해도미소가지어지는그의채널은“마음이사르르녹는다”,“롱롱TV보면행복해진다”는반응을얻으며개설한지1년만에구독자14만명을넘어섰다.이후채널밖에서도치매환자를돌보는일안에서의기쁨과어려움에관해인터뷰하고관련다큐멘터리에출연하여치매에대한인식개선에기여한공을인정받아서울시주최‘제17회치매극복의날기념행사’에서표창을받았다.

『우리는서로의얼굴을오래보았다』는쉽지않은매일의일상속에서기쁨을샅샅이찾아낸김영롱의첫에세이집이다.유쾌하고밝은모습의영상너머수차례무너지기를반복하며할머니와함께찾아나간행복의여정이기도한이책은어두워져가던가족의얼굴이어떤계기로밝아졌는지,할머니가세상과다시가까워지며어떤표정을보였는지,그모든과정을거치며서서히깨닫게된것들에대해담백하고도진솔하게담아냈다.

치매라는끝없이낯선질병속에서
여전히반짝이는할머니의삶을놓치지않도록

이들에게도어둡고긴터널을걷는듯한시기가있었다.치매진단이후엄마와집안일을분담하며할머니를돌보는일에적응하려고도해봤지만감당하기어려운순간이많았다.기저귀실수와목욕은그래도나았다.밤새혼잣말을하는섬망증상이이어질때는도울수있는것마저없어서며칠을함께마음졸이며밤을지새워야했다.온전히자신의것이었던24시간이할머니의것이되었지만아무리열심히간병을한다한들치매라는병이나아질리도없었다.“할머니를돌보는일에최선을다해도뿌듯함은커녕늪에빠지는기분”이들었다.수시로억울함,갑갑함이물밀듯이밀려와도망치고싶은날도많았다.

‘할머니는다돌보고나면엄마를돌보는시간도찾아올텐데,결국어른들만돌보다가끝날내인생이더허무하지않은가?’(_본문100쪽)

더견디기힘들었던건‘이렇게만살수는없어.내가하고싶은걸하려면아마도할머니가돌아가신후에나할수있을거야’하는생각이들때였다.죄책감은간병의고됨보다도더무거운짐이었다.그생각은‘괜찮다,사람이라면그럴수있다’같은말로합리화되지않았다.작가는자신을가없는사랑으로키워준할머니의죽음을떠올리던스스로를미워하지않기위해방법을찾고자했다.“이러다가는할머니와함께살아온세월과추억,삼대가이제껏나누었던사랑까지변질될것만같았다.뭐라도해야했다.어떻게하면할머니와즐겁게살수있을지가벼운다짐이상의것이필요했다.그때문득유튜브가떠올랐다.”

할머니와나의일상을영상으로만들어서올리면매주할머니와뭘할지를고민하게될테고,재미있는콘텐츠를만들다보면우리에게도활력이생길거같았다.나중에할머니가보고싶을때언제든볼수있다는점도좋았다.(_본문108쪽)

힘들기만했던돌봄이새로운국면을맞은것은할머니를영상으로담으면서부터다.할머니에게자기소개를해보라고한날,할머니는환하게웃었다.카메라를보고인사도건넬줄알았고,말하고싶은걸물흐르듯펼쳐내는표현력도그대로였다.귀가어두워서,좀전에들은말을잊어서자꾸되묻는통에대화다운대화를하지않은지오래라사라진줄로만알았던,노병래할머니가아직거기에있었다.영상으로찍고편집하면서반복해서보지않았다면알아채지못했을할머니의주름,표정,눈빛의미세한변화,선명한감정,사라지지않는몇몇기억들앞에서작가는다짐한다.“혹시라도알아채지못했다면너무아찔했을것같은순간을놓치고싶지않다”고.

저녁식사가끝난후에도유독기분이좋아보이는할머니의모습에자신감이붙어서다시한번카메라를켜봤다.“할머니!비디오보는사람들한테‘또만나!’하고인사해볼까?”할머니는앞니빠진틀니가훤히보이도록함박웃음을지으며말했다.“또만나!”나는카메라뒤편에서서함께웃었다.내가사랑하는노병래할머니는아직거기에있었다.(_본문119쪽)

“결국모든사람은사랑으로연결되기만을바랄뿐”
사랑하는이의얼굴을오래볼수있는용기

개설한지이제막1년남짓이된유튜브가일상의많은것을바꿔놓았다고작가는말한다.삼대의관계가변한것은물론이고,웃음이늘고자존감이높아진할머니의인지능력도유지되고있다.신우요관암진단을받은이후점점나빠지는할머니의컨디션에불안할때도있지만예전보다단단해진이들은순간의행복을놓치지않으며사는방법을안다.그곳이터널일지라도중간에꽃밭도있고,해가드는공간도있다는것을알게되었기때문이다.그리고모녀가할머니를돌보면서주위에힘듦을토로할때보다할머니와깔깔거리는일상을공유하는지금,훨씬더많은응원이어두운터널을밝혀주고있다.할머니와의이별을떠올리는자신을미워하던작가는이제“이별의고통이두렵지않다고말할수는없지만,내앞에놓인‘할머니없는삶’도사랑할준비가되었다”고말한다.

나는그동안참많은감정을느끼면서할머니로부터사랑을배웠으며앞으로도배울것이고,조금씩더성숙해질것이다.그리고그귀한시간을통해할머니와내가결국에는서로의눈이고다리였음을,죽음이내마음속에서웃고있는할머니까지소멸시키지는못한다는걸더선명히깨닫게되겠지.(_본문252쪽)

가까울수록,오래본사람일수록우리는그사람의얼굴을,외로움을쉽게외면하곤한다.사랑을주고받는순간이새롭게다가오고,그것을위해헌신하지않으면사라져버릴지도모르는연인,친구와의관계와는달리태어날때부터이미맺어진가족과의관계속에서충만함을느끼는일에는더많은노력이요구된다.“동화속에서튀어나온사람들같다”는댓글이달리는이가족의일상에도사실은수많은시행착오와다짐이필요했다.그시작은자신의상처만들여다보던시선을서로의상처로돌리면서부터였다.‘저사람도얼마나아팠을까?’를헤아려보면서지금처럼서로를끌어안고웃을수있게되었다고고백한다.

이책은치매를앓고있는할머니를돌보는이야기에서멈추지않는다.사랑하는방법을잊은이들에게,사랑이라는감정자체가낯선이들에게그저한사람을찬찬히바라보기만해도서로의진심이전해질수있음을말하는책이다.자신만의방법으로사랑을채우고전하고자하는이들의용기에이책이온기를더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