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서문 - 위기의 뿌리와 극복방안을 찾는 지적(知的) 방황의 시작
〈1〉 대한민국은 인류역사상 유례를 볼 수 없는 기적적인 발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짧은 시간에 선진국이 되더니,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면서 인류의 발전을 선도하는 부문도 많아졌다. AI를 활용한 인터넷망이 지하철 철도 물류 주거안전 환경보호 등등 생활의 곳곳을 smart화 하여, 다른 나라들이 추종하기 어려울 정도로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반도체 전기-전자제품 조선 등이 산업기술 면에서 세계를 선도한다. 여기에 K-pop 드라마 연예계가 한류돌풍을 일으킨다. 한글이 문자 없는 민족들에게 복음이 되고, 세계 공용문자의 가능성도 보인다. 민족 역사상 최고의 번영과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번영과 영광의 뒤안길에서는 심각한 위기가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 가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는 무수한 대학생들, 헬(hell) 조선을 외치는 청년들, 새로운 직장을 찾아 헤매는 중년 퇴직자들, 유아원부터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해 허덕이는 젊은 부부들,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이 모두를 암담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위기극복을 담당해야 할 정치-정부는 구제불능으로 보이기도 한다. 불구대천의 원수를 만난 듯이 서로 싸우는 정치인들, 주말마다 벌어지는 여-야 지지집단의 대대적인 길거리 집회, 언제 유혈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격렬한 대립, 범람하는 거짓 정보 속에서 좋아하는 것만 사실로 믿는 대부분의 국민들, 혼란 속에 움츠러든 공직자들의 모습 등등이 번영과 영광을 전혀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해결책이 존재하기라도 하는가?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알기 위해서는 위기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위기의 원인과 극복방안을 탐색하면서 오랫동안 지적(知的) 방황을 하였다. 그리고 필자의 전공분야인 정책-정부관리에 한정시켜 공직사회의 개혁을 하나의 방안으로 생각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필자의 지적 방황과 그 결과에 대한 보고서이다. 20여 년 전에 필자가 이러한 위기를 감지하게 된 과정과 위기 악화에 대한 필자의 관찰을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기로 한다.
〈2〉 필자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공직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담당하다가 울산대학교의 총장직을 담당하였다. 당시 울산대학교는 재단의 지원이 획기적일 뿐만 아니라, 정몽준 이사장이 학교 운영의 모든 것을 총장에게 일임하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학교발전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필자는 감사한 마음으로 학교운영을 맡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사실에 부닥쳤다. 2003년 7월에 부임하였는데 2005년 4월 기준으로 지난해 졸업생의 취업률을 보고하라는 교육부의 지시를 받았을 때였다. 졸업생이 거의 전부 공직사회나 교수직으로 진출하던 서울대학교에서 재직할 때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울산대학교와 같이 취업조건이 좋은 대학은 취업률이 80%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나를 놀라게 하였다. 겨우 60%에 턱걸이한 것이었다. 나의 충격은 컸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세계수준의 공장들이 입지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들 공장에 납품하는 세계수준의 부품업체들도 무수하게 많았다. 그리고 인구 100만 도시에 4년제 대학교는 울산대학교뿐이었으므로 취업조건은 탁월하였던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당시 울산대학교는 재단의 획기적인 지원으로 풍부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국내외 연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정몽준 이사장의 대학발전을 위한 지원은 그야말로 대학역사에서 유례가 드물 정도로 획기적이었다. 이 책의 끝 후기에서 자세히 썼지만, 몇 가지만 지적하면, 최신의 종합체육관(190억 예산)을 건설하고, 외국어 문학 전공 학생들은 장학금을 주어 모국어 대학(미국, 프랑스 등)으로 보내어 한 학기의 연수를 시키고,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서울 시내 10개 대학에 100명 정도를 보내어 한 학기 동안 학점을 취득해 오도록 하면서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서대문 근처에 훌륭한 기숙사도 마련하였다. 더욱 획기적인 재단의 지원은 조선공학 일류화 사업이다. 1년에 26억을 투입하여 한 학년 70명 학생 대부분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급하고, 졸업 후의 취업 보장과 선진국 일류대학에서의 박사과정을 위한 전면장학금 등을 지원하였다. 이어서 화학 화공 등 모든 공학 계열에 확대하여 전국 대학의 산학협동 프로그램의 전범이 되었다. 이리하여 울산대학교는 언제나 대학평가 순위 20위 내에 자리하여 지방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지역거점국립대학 2-3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당연히 졸업생 취업률은 8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짐작했다. 그러나 취업률은 60% 근처에서 맴돌며 개선되는 것 같지 않았고, 심지어는 약간 나빠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심한 혼란에 빠졌다. 한참 후에야 이러한 졸업생 취업의 어려움이 대학의 힘으로 좌우하기 어려운 경제-사회적 변화에 뿌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하는 컴퓨터와 로봇, AI 등이 질 좋은 일자리를 빠른 속도로 빼앗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인류사회의 큰 흐름으로 멈추지 않을 것도 분명해지고 있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2008년 7월 울산대학교를 떠났지만, 상황의 진전을 계속 지켜보았다. 그리고 2014년에 울산대학교 재단 이사장을 담당하여 다시 울산대학교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 이후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학부의 정규과정 과목을 담당하여 학생들에게 직접 강의를 하면서 계속 악화되는 상황을 지켜보게 되었다. 학생들의 취업상태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든 것 같았다.
그리고 취업문제는 오래전부터 대학생들의 차원을 넘어 전 국민적 문제로 변질되어 있었다. 구조조정으로 중도 퇴직한 중년들이 크게 증가하고, 초고령자들이 생계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이 일상화되었다. 모든 세대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한 일자리의 상실이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파생시키고 기존의 문제들을 악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제1장에서 자세히 보겠지만,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자리부족 문제와, 이것과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계속 악화되어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1〉 대한민국은 인류역사상 유례를 볼 수 없는 기적적인 발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짧은 시간에 선진국이 되더니,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면서 인류의 발전을 선도하는 부문도 많아졌다. AI를 활용한 인터넷망이 지하철 철도 물류 주거안전 환경보호 등등 생활의 곳곳을 smart화 하여, 다른 나라들이 추종하기 어려울 정도로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반도체 전기-전자제품 조선 등이 산업기술 면에서 세계를 선도한다. 여기에 K-pop 드라마 연예계가 한류돌풍을 일으킨다. 한글이 문자 없는 민족들에게 복음이 되고, 세계 공용문자의 가능성도 보인다. 민족 역사상 최고의 번영과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번영과 영광의 뒤안길에서는 심각한 위기가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 가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는 무수한 대학생들, 헬(hell) 조선을 외치는 청년들, 새로운 직장을 찾아 헤매는 중년 퇴직자들, 유아원부터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해 허덕이는 젊은 부부들,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이 모두를 암담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위기극복을 담당해야 할 정치-정부는 구제불능으로 보이기도 한다. 불구대천의 원수를 만난 듯이 서로 싸우는 정치인들, 주말마다 벌어지는 여-야 지지집단의 대대적인 길거리 집회, 언제 유혈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격렬한 대립, 범람하는 거짓 정보 속에서 좋아하는 것만 사실로 믿는 대부분의 국민들, 혼란 속에 움츠러든 공직자들의 모습 등등이 번영과 영광을 전혀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해결책이 존재하기라도 하는가?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알기 위해서는 위기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위기의 원인과 극복방안을 탐색하면서 오랫동안 지적(知的) 방황을 하였다. 그리고 필자의 전공분야인 정책-정부관리에 한정시켜 공직사회의 개혁을 하나의 방안으로 생각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필자의 지적 방황과 그 결과에 대한 보고서이다. 20여 년 전에 필자가 이러한 위기를 감지하게 된 과정과 위기 악화에 대한 필자의 관찰을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기로 한다.
〈2〉 필자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공직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담당하다가 울산대학교의 총장직을 담당하였다. 당시 울산대학교는 재단의 지원이 획기적일 뿐만 아니라, 정몽준 이사장이 학교 운영의 모든 것을 총장에게 일임하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학교발전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필자는 감사한 마음으로 학교운영을 맡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사실에 부닥쳤다. 2003년 7월에 부임하였는데 2005년 4월 기준으로 지난해 졸업생의 취업률을 보고하라는 교육부의 지시를 받았을 때였다. 졸업생이 거의 전부 공직사회나 교수직으로 진출하던 서울대학교에서 재직할 때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울산대학교와 같이 취업조건이 좋은 대학은 취업률이 80%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나를 놀라게 하였다. 겨우 60%에 턱걸이한 것이었다. 나의 충격은 컸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세계수준의 공장들이 입지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들 공장에 납품하는 세계수준의 부품업체들도 무수하게 많았다. 그리고 인구 100만 도시에 4년제 대학교는 울산대학교뿐이었으므로 취업조건은 탁월하였던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당시 울산대학교는 재단의 획기적인 지원으로 풍부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국내외 연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정몽준 이사장의 대학발전을 위한 지원은 그야말로 대학역사에서 유례가 드물 정도로 획기적이었다. 이 책의 끝 후기에서 자세히 썼지만, 몇 가지만 지적하면, 최신의 종합체육관(190억 예산)을 건설하고, 외국어 문학 전공 학생들은 장학금을 주어 모국어 대학(미국, 프랑스 등)으로 보내어 한 학기의 연수를 시키고,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서울 시내 10개 대학에 100명 정도를 보내어 한 학기 동안 학점을 취득해 오도록 하면서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서대문 근처에 훌륭한 기숙사도 마련하였다. 더욱 획기적인 재단의 지원은 조선공학 일류화 사업이다. 1년에 26억을 투입하여 한 학년 70명 학생 대부분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급하고, 졸업 후의 취업 보장과 선진국 일류대학에서의 박사과정을 위한 전면장학금 등을 지원하였다. 이어서 화학 화공 등 모든 공학 계열에 확대하여 전국 대학의 산학협동 프로그램의 전범이 되었다. 이리하여 울산대학교는 언제나 대학평가 순위 20위 내에 자리하여 지방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지역거점국립대학 2-3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당연히 졸업생 취업률은 8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짐작했다. 그러나 취업률은 60% 근처에서 맴돌며 개선되는 것 같지 않았고, 심지어는 약간 나빠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심한 혼란에 빠졌다. 한참 후에야 이러한 졸업생 취업의 어려움이 대학의 힘으로 좌우하기 어려운 경제-사회적 변화에 뿌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하는 컴퓨터와 로봇, AI 등이 질 좋은 일자리를 빠른 속도로 빼앗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인류사회의 큰 흐름으로 멈추지 않을 것도 분명해지고 있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2008년 7월 울산대학교를 떠났지만, 상황의 진전을 계속 지켜보았다. 그리고 2014년에 울산대학교 재단 이사장을 담당하여 다시 울산대학교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 이후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학부의 정규과정 과목을 담당하여 학생들에게 직접 강의를 하면서 계속 악화되는 상황을 지켜보게 되었다. 학생들의 취업상태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든 것 같았다.
그리고 취업문제는 오래전부터 대학생들의 차원을 넘어 전 국민적 문제로 변질되어 있었다. 구조조정으로 중도 퇴직한 중년들이 크게 증가하고, 초고령자들이 생계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이 일상화되었다. 모든 세대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한 일자리의 상실이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파생시키고 기존의 문제들을 악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제1장에서 자세히 보겠지만,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자리부족 문제와, 이것과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계속 악화되어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의 대한민국과 공직자의 소명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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