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친구도손절하는시대
인터넷에서심심찮게‘짜증나는친구,손절할까요?’‘손절해야하는친구유형’같은글들을볼수있다.더큰손실을피하기위해손해를감수하고판다는뜻의주식용어에서비롯된손절이란말은일상에서도흔히쓰이는말이되었다.이제사람들은마치물건의가성비를따지듯친구가내게얼마나도움이될지따지고계산한다.내게중요하지않다고생각되거나조금불편하면,인연을끊는것에도거침없다.
《사람의유효기간》은사람사이의관계를가볍게여기는세태를꼬집으며아이들이손절대신친구,가족과건강한관계를맺도록이끈다.
용삼,강재,영민이는3학년때부터삼총사로뭉쳐다녔다.다리가짧은것을계기로친해진셋은무엇을하든셋이서함께했다.하지만학년이올라가면서셋에게변화가생긴다.용삼이와강재는키가쑥쑥자랐고,영민이는여전히작지만대신공부잘하는모범생이되었다.용삼이와강재는눈치없이굴고,잘난척을하는영민이가얄미워보이기시작한다.거기다강재의여자친구가영민이를불편해하니,강재는영민이와는친구하지말자며용삼이를종용한다.하지만용삼이는쉽게결정을내리지못한다.영민이가좀얄미운것은사실이지만,그렇다고친구사이를깰것까지있을까싶어서다.
강재는절교,시쳇말로손절하는것을어려워하지않는다.영민이와여자친구,둘을저울질해보고과감히한쪽을버리는방법을택한다.쉽사리삼총사를깨자고결심하지못하는용삼이에게자신과영민이둘줄하나를선택해라,누가더중요하냐고묻기까지한다.강재의물음에용삼이는강재와영민이,둘중누가자신에게도움이될지비교해본다.결정하는것을어려워하는용삼이에게항상최고의대답을해주는강재는꼭필요한친구다.결국용삼이도강재처럼우정을계산하고삼총사를깨는것에동의한다.
마음에들지않는친구,손절만이답일까?
물건은더이상가치가없거나사용할수없게되면버려도상관없다.그럼,사람도물건버리듯쉽게끊어내도될까?물건과달리사람은서로마음을주고받고시간을함께하며상호교류를한다.그추억과감정은다른것으로대체할수없다.함께만들어낸시간이기때문이다.손절을하면당장은감정소모가없어이득이라고생각할수있다.하지만앞으로함께만들어나갈시간도,감정도,추억도없게될것이다.
용삼이는얄미운영민이와가깝게지내지않으면짜증나는일도없을거라생각했는데,막상삼총사가깨지니마음이불편하다.3년간쌓은우정은그렇게쉽게도려내지는게아니다.같이울고웃고,함께공유했던추억들은조금희미해졌더라도여전히마음어딘가에남아있다.그래서강재가영민이를괴롭힐때마다신경이쓰이고,괴롭힘에도다시삼총사를하고싶어하는영민이를보니참괜찮은아이라는생각이든다.
사람사이에언제나좋은일만있는것은아니다.즐겁고재미있는때도있지만,힘들고괴로울때도있다.이를박현숙작가는마음의온도에빗대어서이야기한다.다퉈서마음이차갑게식기도하고,화해하고다시마음의온도가뜨거워지기도한다.어쩌면사람들은마음의온도변화를유효기간이다된거라착각하고있는지도모르겠다.그래서유효기간이지나쓸모없어졌다며관계를쉽게끝내는것일테다.
갈등이있는친구를손절하기전에,차게식은마음의온도를높이려고한번노력해보는건어떨까?나쁜감정에휩싸여서친구가잘못한것,싫은점만눈에보였을수있다.친구와함께해서좋았던순간,즐거웠던느낌,고마운기억들을떠올려보자.좋은친구를순간의감정으로영영놓치지않도록차근히생각해보자.이책을읽은아이들이친구,가족,선생님등여러관계속에서그소중함을깨닫고,건강한관계를맺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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