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가만들어준새로운눈뜨기
김금래시인의동시는양파같다.처음껍질을벗겼을땐알싸하지만,지긋이볶으면단맛이나는것처럼찬찬히동시의맛을음미하면새로운의미가독자를반긴다.
이리와/이리와//바람부는날/따라가다//놓쳐버린/벚꽃잎//어디선가/웃음소리들렸어//길가/돌멩이//분홍눈을뜨고/웃고있었지.
_「분홍눈」전문
바람에날리는벚꽃잎을따라가다놓치고만경험이있을것이다.두리번거리다돌멩이위에서벚꽃을발견한시인은돌멩이가뜬분홍눈과눈이마주친다.세상이변하는건남의눈이되어주는벚꽃같은존재가있어가능하다.이시가가슴에각인되는것은시속에아름다운세상이숨겨져있기때문이다.그의미의확장으로시는낯설고새로워진다.
시인과함께분홍눈을발견한독자는새로운눈을뜨고세상을바라보게된다.나뭇가지사이거미줄에걸린빗방울은“집세도못내는거미가고마워”달아준브로치가되고(「보석브로치」),파도의출렁임은“하얀물결망치”가되어지친갈매기들쉬어가라고“의자”를만들어준다(「갈매기의자」).매일보아오던풍경을동시가만들어준눈으로보면또다른세계가열린다.『우주보다큰아이』는지금껏보지못한세계로들어서는기쁨을독자에게선사한다.
나를향한힘찬응원
동시집전반에서시인은나란존재가얼마나소중한지일깨우며,나를사랑해주고칭찬해주라며응원한다.
난손바닥하나로/전봇대를가리지//날아가는새도/지구보다큰해님도가리지//눈감으면/하늘땅도사라지게할수있어//끝까지가릴수없는건/오직하나//눈감아도보이는/나!
_「우주보다큰아이」전문
내가있어야세상이있고,내가있어야우주가존재한다.시인은그런나를우주보다큰아이라고표현한다.세상모든것을손바닥하나로,눈감는행위하나로모두지워버릴수있다니나는얼마나대단한존재인가.눈을감는다는것은나를오롯이알아가는과정이기도하다.주변의것을지우고자신에게집중하는것.잘생각해보면나를아프게하는것은남이아닌나이며,쓰러진나를일으켜세우는것도결국은나자신이다.
울고싶은날/딸기는누가웃겨줄까/딸기가웃겨/과자를던져받아먹다가/막춤을추다가/엉덩이로이름을쓰다가/검정깨뿌려놓고/데구루루구르는거야/슬픈딸기는안녕!/벌렁벌렁웃음참는딸기코가/주근깨딸기코가/거울로가지/풋,하하!
_「딸기는딸기를웃겨」전문
김금래시인은“울고싶은날”딸기를웃겨주는건“딸기”자신이라고말한다.“막춤을추”고“엉덩이로이름을쓰”며슬픈기분을달래다보면,어느새“풋,하하!”웃음이터질거라고한다.내슬픔을달랠수있는것역시나뿐이다.딸기가남이눈물닦아주는걸기대하지않고눈물겨운노력으로자신을웃기는데열중한것처럼말이다.슬픔을이겨내고거울앞에서웃음짓는딸기는이전보다훨씬강해져있을것이다.
주저앉아울지말고훌훌털고일어서라고,그래야단단한내가될수있다며시인은다양한방법으로‘나’를응원한다.구름에서떨어진빗방울은“사막의오아시스”가되길기대하지만바다로떨어지고만다.빗방울은바닷물“속에선내가보이지않”는다며속상해한다.그러나우는대신“안녕!”하고작별하고자신을찾아떠난다.누구나자신이원하는모습이있다.시인은변화를위해길을떠나는빗방울의용기에박수를보낸다(「구름일기」).또잔뜩풀죽은“벌레먹은낙엽”을슬며시동그라미안으로넣어준다.“내가정답이었다고”“땅을차고새처럼날아”가는낙엽은더이상슬프지않다.내삶의기준을나로정하고생각하니,힘차게나아갈힘이생긴다(「내가정답」).장맛비로더러워진개울보고는깨끗해지라고재촉하거나조치를취하지않고“제안에눈부신것을보려고천천히흐르다스스로맑아지”길기다려준다.스스로자신의힘을발견하라고잠자코응원하는것이다(「해님청소」).이렇게동시속화자와독자는상처로인해성숙해진다.나의소중함을알게되어남을사랑하게되고세상과화합하게된다.어느새‘우주보다큰아이’가된다.
하꼬방화가의그림은시인의응원에힘을실어준다.부드러운색조와둥글둥글한선을사용해포근히안기는느낌이든다.그림이건넨따스한위로가더해져동시의울림이더진하게전해진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