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바이러스

빙하 바이러스

$13.00
Description
그림책, 동화, 청소년 소설, 동시…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전천후 작가 윤미경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빙하 바이러스』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눈을 틔워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쌤통이다, 달님』에서는 사계절과 24절기를, 『반짝반짝 별찌』에서는 북한말을 재료 삼아 아이들과 세상 사이에 다리를 놓아 주었다. 『빙하 바이러스』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조명한다. 신음하는 지구를 들여다보며 우리가 무심코 보아 넘긴 진실을 콕 집어 묻는다. 왜 소풍 갔던 동물이 돌아오지 않는 거지? 왜 물고기들이 목숨 걸고 오징어게임을 하는 거지? 지구의 아픔을 알아봐 주고, 돌보아 주자는 시인의 목소리는 우리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저자

윤미경

이야기와동시를쓰고그림을그립니다.2012년황금펜아동문학상에동화〈고슴도치,가시를말다〉가당선되어등단했습니다.무등일보신춘문예,푸른문학상,한국아동문학회우수동화상,시와경계신인우수작품상을수상했고,2019년에는〈시간거북이의어제안경〉으로MBC창작동화대상을수상했습니다.저서로는동시집『쌤통이다,달님』,『반짝반짝별찌』,동화책『거절은너무어려워!』,『짱돌던지는아이』,청소년소설『얼룩말무늬를신은아이』,그림책『우리는어린이예요』,『눈먼고래』등여러권이있습니다.

목차

시인의말
여는시-숨쉬기운동

1부지구가아파요
2부바다가아파요
3부우리가아파요
4부우리는환경특공대

출판사 서평

우리의지구는평화롭지않아요

환경문제는갈수록심각해지고있다.자연이파괴되고동식물이멸종하기시작한지는이미오래고,홍수·가뭄·폭염등지구의비명이계속되고있다.분명이상한일인데,사람들은무엇이문제인지도모른채무너져가는지구위에서평화로운척살고있다.시인은궁금한게많은화자를내세워이상하지않느냐고이대로괜찮은거냐며의문을던진다.

요즘바다를뜨겁게달구는게임이있어/모든물고기가종일게임에몰두하고있지//찢어진그물사이에서길찾기/깨진유리조각에베이지않고빠져나가기/비닐을뒤집어쓰지않고통과하기/찌그러진깡통에갇히지않고지나가기/플라스틱과먹이헷갈리지않기/바늘끝에매달린지렁이에속지않기//성공하는물고기는많지않아/하고싶지않아도그만둘수없어//물고기들은서로물었어/이게임을왜해야하는거야?/언제까지해야하는거야?//하지만답은/아무도몰라.
_「오징어게임」전문

오징어게임이라는제목에솔깃한독자들도있을것이다.바다에서진행되는오징어게임은그야말로목숨을걸어야만하는무시무시한게임이다.게임참가자인물고기들에게주어지는상금은없다.오직살아남기위해버티는것뿐이다.드라마속이야기면좋으련만,지금바다에서벌어지고있는현실이다.게임설계자는바로인간이다.바닷가에놀러갔다가버리고온캔,과자봉지가바다로흘러가게임장을만들었다.“왜해야하는”지알지못한채물고기들은“그물”과“비닐”에몸이감기지않게,“찌그러진깡통에갇히지않”게위험천만한바닷속삶을지속하고있다.지난여름바닷가에서한내행동을되돌아보자.나는물고기에게미안한행동을하진않았나?


그치만환경얘기는다어려운걸요?

뉴스에서하루가멀다하고환경문제를이야기한다.미세플라스틱이사람의혈액에서도발견되었고,지구가점점뜨거워져빙하가녹고있으며꿀벌의수도급감하였다.계속된환경파괴로지구상황은걷잡을수없는지경에이르렀지만,아직도우리는남의집불구경하듯손놓고있다.아는만큼보인다는말처럼문제를인식해야조심하고해결할방법을생각할수있다.윤미경시인은어렵게느껴지는뉴스를또랑또랑한화자의시선으로가져와기발하고도허를찌르는동시로만들어냈다.

고래편의점엔/없는게없어//라면도있고/과자도있고/복숭아통조림도있고/내가좋아하는콜라도있지//어쩌자고/고래배속에편의점을차렸는지몰라/이제보니/고래편의점은엉망이야/순빈병에빈봉지에빈깡통뿐이잖아//그래서일까/고래편의점은금방문을닫았어/편의점만없어진게아니라/고래가통째로없어졌거든.
_「고래편의점」전문

바닷가에고래사체가떠밀려왔다는뉴스를접한적이있을것이다.먹이와함께바다에떠다니는플라스틱쓰레기를먹은고래는배속에플라스틱이쌓여죽는다.화자는고래배속에서나온엄청난양의플라스틱쓰레기를편의점물건에빗댄다.고래배속에서는과자봉지,음료수병,심지어신발까지도발견되었다.물건이그득그득한편의점과별반다를게없다.둘다인간의욕심에서비롯한것이라는점까지똑같다.어쩌다고래편의점이생기게되었는지,왜금방문을닫았는지짧은동시지만독자의마음에전해지는것은작지않다.

당찬화자는“나뭇가지에걸”린비닐봉지가허세를부리며“조금쉬다”간다고하지만“백년이몇번지나도”“나무가지쳐먼저죽을때까지”“절대그대로일거”라며심각성을알리기도하고(「난감한봉지」),동물들이“친구들과술래잡기하던길”에인간들이“막무가내시꺼먼길”를만들어“술래잡기하다영영못찾는길”을만들었다며인간의이기심을고발하기도한다(「아무도돌아오지않는길」).또지구는“시끄럽고더러운행성”이라며“조용히은밀하게”지구를우주에서사라지게할“작전을펼치”는“요원들”이가득하다며일침을던지기도한다(「은밀한작전」).


그럼우리가무얼하면되죠?

시인은1부에서는자연과육지동물의고통을,2부에서는바다와바다생물의고통을,3부에서는인간의잘못과인간에게미칠영향을노래하며환경에대한다양한문제를제기한다.나아가4부에서는어떻게하면지구를구할지있을지방향을제시한다.

내용물을비우고상표를제거하라/최대한납작하게몸을줄이고/뚜껑은꼭챙겨쓰고모여라//투명페트병병정은투명페트병전용에집합/색깔페트병병정은일반플라스틱용에집합/숟가락빨대작은플라스틱병정은/모두일반쓰레기통으로집합한다//각자자기가있어야할곳을/절대로이탈하지말라/잠자코때를기다리면/옷가방운동화가구로/다시탄생할수있다는걸명심하라!
_「플라스틱병정훈련」중에서

플라스틱은가볍고값싼아주편리한재료이지만,오랜시간동안분해되지않아환경문제를일으킨다.분리배출을통해자원으로재활용될수있도록하는것이중요한데,정작분리배출을올바르게하는사람은많지않다.시인은플라스틱을“병정”에빗대어서병정들이제각기필요한모습을갖추고바른장소로집합하는장면으로그려냈다.정보지에서보던내용을플라스틱병정대장의목소리로치환해서읽으니병정놀이를하는것처럼느껴진다.대충하던분리배출도병정대장의구령에맞춰재미있게,올바르게할수있을것이다.

“남은만두두개를싸달라는엄마가창피했”던화자가“진짜창피한게뭔지생각해봐”라는“엄마말을꼭꼭씹”으며무엇이부끄러운행동인지생각할기회를가진것처럼(「만두두개」)독자들도이동시집을통해자신의행동을되돌아보고우리가사는지구를위해행동하는사람이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