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있던 자리 :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발견한 지속 가능한 삶의 아이디어

미래가 있던 자리 :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발견한 지속 가능한 삶의 아이디어

$22.00
Description
공유경제, 리사이클링, 크라우드 펀딩, 미니멀리즘…
미래를 살았던 ‘전근대적’ 사람들의 놀라운 이야기!
근대 이전의 중세시대 하면 암흑기, 전쟁, 가난 등 어두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여기 그런 편견을 깨주는 이야기가 있다. 독일 만하임대학교 중세사 교수이자 역사학자인 아네테 케넬은 중세 사람들의 결코 ‘전근대적’이지 않은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19세기 근대적 경제 관념만이 전부라고 믿어온 우리에게 경제활동에 대한 인간의 능력을 새롭게 이해하게 한다. 어부조합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규정을 만들고 지켜왔던 보덴호 사례(공유경제), 고대 로마의 욕실 바닥판 혹은 놀이판을 재활용해서 만들어진 카를 대제의 의자(리사이클링), 물살이 센 론강을 안전하게 건너기 위해 시민들의 모금으로 건설된 아비뇽의 생베네제 다리(크라우드 펀딩), 당대 경제호황의 수혜자인 거부巨富 야코프 푸거가 사회공헌을 위해 세운 사회주택단지 ‘푸거라이’(기부와 재단), 모든 소유를 거부하고 자연과의 일치를 추구했던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미니멀리즘) 등 공유하고 교환하고 실현했던 중세의 순환경제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책이 자원의 한계, 소비사회의 종말, 환경오염, 사회적 불평등, 기후위기 등 21세기 과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대안 없음’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고 대안을 시도해보도록 이끌어준다.

저자

아네테케넬

역사학자이자독일만하임대학교중세사교수.
독일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영국옥스퍼드대학교서머빌칼리지,독일뮌헨대학교에서역사학과생물학을전공했다.트리니티칼리지더블린에서‘아일랜드수도원공동체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드레스덴공과대학(TU)에서학생들을가르쳤다.문화경제사와역사인류학연구분야에서다수의저서를집필했다.그중《미래가있던자리》는2021독일NDR도서상논픽션부문수상작으로,중세의다양한삶의방식을통해우리의유일한생존전략인‘지속가능성’을위한아이디어를제공해준다.

목차

머리말_7

1장자본주의이전에우리는가난했을까?_21
진보의역사와그함정_22
우리조상들은아침부터저녁까지뼈빠지게일해야했을까?_28
데이터로본중세의유럽_33

2장공유경제_43
공유하면부유해진다:수도원의경제학_47
공유지그리고외부효과를내면화하는기술_58
베긴회수녀원:여성주거공동체와도시정원_89

3장리사이클링_113
수리직업과중고시장_117
종이:재활용제품이세계의역사를만들다_128
중세의고대유물재사용:브리콜라주와아상블라주_152

4장마이크로크레디트_165
이탈리아도시의소액대출은행:몬테디피에타_168
중세도시의P2P대출_198
도시근교의농업:중세시대의‘소임대’_211

5장기부와재단_225
기부로탄생한아비뇽의생베네제다리_227
면벌부없이미켈란젤로도없다_241
아우크스부르크의사회주택단지‘푸거라이’_256

6장미니멀리즘_279
부유함은행복의토사물이다:시노페의디오게네스_281
돈은배설물이다:아시시의프란체스코_297
미니멀리즘과경제이론:피에르드장올리비_327

7장미래를위한과거로부터의결론_353
우리조상들은우리에게어떤조언을해줄까?_354
‘대안없음’이라는새장에서나오는방법_365
과거에서불어오는순풍_376

감사의말_378
참고문헌_381

출판사 서평

중세의암흑기에서지속가능성에대한지식을얻을수있다고
누가생각이나했을까

미국핵과학자회(BAS)의지구종말시계에따르면지구종말을의미하는자정까지남은시간은약100초다.코로나19로공장들이가동을멈추고,해양선박들이운송을줄인덕분에시계바늘이3년째같은자리에멈춰있지만그렇다고마냥안심할수는없다.자원의한계,소비사회의종말,환경오염,사회적불평등,기후위기등21세기의문제들은점점더심각해지는데뾰족한해결책을찾기란쉽지않다.그런데과연그럴까?독일만하임대학교중세사교수이자역사학자인저자는우리가19세기의근대적경제관념으로해결책을찾으려하기때문이라고지적하면서,근대이전에지속가능한경제활동으로이미‘미래’를살았던사람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공유경제,리사이클링,크라우드펀딩,기부와재단,미니멀리즘등오래전그들이경험했던일이지금우리사고의지평을넓혀줄것을기대하면서말이다.

2021독일NDR도서상논픽션부문수상작!
근대이전사람들의결코‘전근대적’이지않은다양한경제활동이야기!

자본주의이전에사람들은하루종일뼈빠지게일하며가난하게살았을까.흔히오늘날주40시간의노동시간을19세기주80시간의노동시간과비교하면서과거에는항상그랬을것이라고가정하지만이는사실과다르다.연간3,000시간의노동시간은철저히근대의산물이고중세의노동시간은연간2,000시간으로지금과비슷했다.

이들의삶의방식은어땠을까.나누면부유해진다는공유경제의원리하에수도원은자급자족을넘어경제적성공을거두었으며,알자스의임업조합,보덴호(湖)의어부조합등은대표적인공유지인산과호수를이용함에있어단기적인이익만이아닌생존을위해다양한규정을만들고지키면서공유지의비극을피해갔다.그리고네덜란드와벨기에의여러도시에세워진베긴회수녀원은다양한사회계층의여성들이모인공동체로경건하게살았지만특정종교에속하지않았으며,누구나일하며재산을소유할수있었다.베긴회소속이라는점이여성들에게독립성을부여했기에이들은직물생산과가공,양모거래등에종사했고,금융시장에도등장해서오늘날스타트업이라할수있는젊은부부들에게창업자금을빌려주기도하는등도시자본의흐름을주도했다.이처럼공유경제는사람들을부유하게만들고지속가능한발전을가져왔으며실행을가능하게만들어주었다.

자원의신중한사용에중점을둔생태학적인지속가능성도짚어본다.‘더사용할수없는나머지’를뜻하는단어‘쓰레기’는20세기초반까지사전에등장하지않았다.중세시대파리의중고시장에는오늘당장5만명의사람들이모여들어도지하실에서창고까지집을꾸밀수있을만큼다양한물건이충분히있었고,프랑크푸르트에는구두수선공,자루수선사,칼수리사,의자수리사등놀랍도록다양한수리직업이존재했다.오래입어서해진옷은넝마가되어종이로재탄생했고,기존건물을허물어나온기둥이나대리석등건축자재를가져다가새건물을짓는일은비용과수고면에서경제적이었다.아헨의대성당에있는카를대제의의자(왕좌)가로마욕실의바닥판혹은나무테이블위에놓았던놀이판을재활용해만들어졌다는점은무척흥미롭다.리사이클링은특정시기의유행이아니라전방위적으로적용되었던삶의당연한방식이었다.

“부자가되면서점점더많은빈곤을낳는것은부끄러운일이다.”지중해연안을중심으로성공을거둔상업혁명이승자뿐만아니라패자도양산하자,도시의부유한시민들은가난한사람들을위해기꺼이자본을제공하며소액대출은행인몬테디피에타를설립했다.이은행에서는생활용품,의류,장신구등을담보물로받아가난한사람들에게대출을내주었다.그리고유럽전역에서사용된‘셈막대’는아날로그서명과분산부기시스템을기반으로하는중세의암호화폐로,누구나부채를지는방식으로시민들의시장참여를도와부채가사회적접착제역할을하도록했다.부자들의사회공헌프로젝트역시활발했는데,대표적인사례가독일아우크스부르크의‘푸거라이’이다.퍼스티언사업의대대적인성공으로당대경제호황의수혜를받은거부巨富야코프푸거가‘신을사랑하고경배하며가난한임금노동자와수공업자를돕기위해’설립한사회주택단지이다.자선에기대사는사람들이아닌열심히일했지만외부의경제적요인으로가난해진소상공인을위한거주지로,연간0.88유로라는저렴한임대료로이들이경제적기반을다시세울수있도록도왔다.이는사회적인지속가능성을위해고군분투한중세의사례들이라고할수있다.

경제에대안이없는것이아니라
무엇이경제인지에대한새로운사고가필요한시점

이책에서저자가중세로의회귀를주장하는것은아니다.역사가모든문제의해결책을제시해주지는않지만,중세의사례들은‘대안없음’에갇힌근대적경제관념에서벗어나는데도움이된다.인류성장의한계를분명하게경고한1972년로마클럽보고서이후우리는반세기동안현재상태를고수해온결과를모든영역에서맞이하고있다.이제지속가능성은우리가가진유일한생존전략이되었다.이책은지금경제에대안이없는것이아니라경제활동에대한인간능력을새롭게이해해야한다고조언한다.변화에대한두려움을떨치고상상력의지평을확장시켜지구의미래를위해대안을마련해야하는시점이다.

추천사

“역사학자아네테케넬은우리의경제관념이여전히19세기에머물러있음을지적한다.미래를바꾸고지구를구하기위해서는역사를거슬러더올라가야함을보여주는대담하고흥미진진한책!”
-린달로퍼,독일슈피겔지베스트셀러《루터》저자

“지속가능성을추구했던중세시대의생생한사례,놀라운대안과생각할거리가풍부한이책은우리의미래를위해역사가얼마나필요한지분명하게보여준다.”
-베른트슈나이트뮐러,독일하이델베르크대학교중세사교수

책속에서

자본주의가발명되기이전에우리는가난했을까?조상들은해충과기생충에감염된채자신들의오물로뒤덮인지하실위에서살았을까?이에대한답은분명히‘아니오’이다.혹은더정확하게표현하자면그렇게살아야만했던사람들도있었지만그런사람들이오늘날보다많지않았다는것은확실하다.자본주의발명이전에사람들이가난했을것이라는생각은근대의신화에속한다.근대의신화는자본주의이전의원시적인시기로회귀하지않으려면지금까지해온대로계속하라고우리를설득한다.합리적인결정권자에관한이야기,교환경제라는낮은곳에서발전하여현재의높이에이른이야기,개인적인이익추구의축복에관한이야기들은어쨌든여전히맞는말이다.완전히틀린말은아니다.그러나이런이야기로는새로운일을시작할수없다.우리에게필요한것은19세기의도전이아니라21세기의도전을극복하는데도움이되는이야기이다.-p.40

역사학의관점에서보면성공적인공유지에대한다양한사례를확인할수있다.물론이들사례는결코자유방임주의원칙에따라만들어진것이아니다.항상소속에대한분명한규칙이있었으며규칙의준수는통제를통해감시되었고처벌을통해제재를받았다.이규칙들중대부분이이익을의식적으로포기했다.이는개인의이익을최대화하는근대사람들에게는‘타산이맞지않는것처럼’보였다.그래서그들은지역의사용자공동체의해체를체계적으로추진했다.왜냐하면공유지는항상지역적인특수성을지향하기때문에19세기에강행된것과같은국가의주도적인개입에방해가되었다.당시에는경작지를일정한간격으로휴경休耕을한다거나나무줄기를이용해서효율적인뗏목을만드는행위를원칙적으로금지하는것이더이상맞지않는개념이었다.그와같은규칙들은당해회계연도의엄청난손실을의미하기때문이었다.그렇지만사람들은예를들어휴경을고집했고이익을포기했다.오늘날환경정책적인추가비용을사전에포함시킨것과같다고할수있다.-p.68

베긴회여성들은대부분본인이소유한재산에서나오는소득으로생활했다.또기부자로서모습을드러내거나혹은예를들어함부르크나하노버에서처럼도시금융시장에나타났다.마르세유의공증서류에서는채권자로서정기적으로모습을드러내는루보드의베긴회여성들이경제행위에놀라울정도로능숙했던모습을발견할수있다.예를들어베긴회여성들은빵집이나제화점을열수있도록젊은부부들에게창업자금을빌려주었다.곡물과부동산에투자했으며환전업자인중세전당포업자와도사업을했다.베긴회여성들은원거리무역에도활동적이었다.-p.110

일반적으로증가하는불균형에대응을시도했던것은도시자체였다.자부심을가진공동체라면계속해서이런불균형을허용하지않았을것이며허용할수도없었을것이다.부자가되는과정에서점점더많은빈곤을낳는다면이는부끄러운일이었다.당시전문적인대부업체의이자율관행에대한대규모공격과함께빈곤층도대출을받을수있어야한다는목소리가점점커져갔다.이런환경에서부를갖지못한도시시민을위해소액대출금융이라는새로운개념이생겼다.한편에시의회가있었고,또다른한편에새로운형태의저렴한소액대출을주도하고오직별로가진게없는사람들에게만시장참여를보장하기위해‘자본의산’형성에첫발을내디뎠던주교가있었다.-p.173

영혼구원을염려하라는중세의경고가세대를뛰어넘어미래를생각하는비결이었고,미래의후세를걱정하는원동력이되었다.후세들의기도에따라고인들의안녕이좌우되었기때문이다.이렇게현재와미래의사람들이서로의존하는것이이개념에깊이뿌리내려있었다.따라서중세의기부는장기프로젝트였다.예를들어가난한대학생의주거와생활비를위한장학금은영혼구원을위한기부에서매우대중적인목적이었다.발리올칼리지는그런종류의기부로설립되었다.스코틀랜드의귀족존발리올의부인데르보길라는사망한남편의영혼구원을염려해서그당시아직젊은대학도시옥스퍼드의가난한대학생들을위한기숙사설립에돈을기부했다.필요한자금을공급했고고용한고해신부는자금의집행과실행에주의를기울였다.그렇게데르보길라는남편과함께옥스퍼드에서가장오래된대학중하나인발리올칼리지의설립자와명명자命名者가되었다.-p.276

지속가능성은‘가지면좋은것’도현대의발명품도아니다.지속가능성은우리가가진유일한생존전략이다.보덴호의어부들은그사실을알고있었다.어부들이그들의생계기반인호수를조심스럽게다루었던것은그들에게최선의이익을위한행동이었다.장기적으로생각하는능력,미래세대를생각하는능력을언제상실했는지자문해보아야한다.사람들은다음세대와그다음세대의안녕에관심을기울이는일을언제잊어버린것일까?-p.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