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시의 기원 (의상과 원효 그리고 균여)

한국 불교시의 기원 (의상과 원효 그리고 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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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고전시가와 고대 불교의 역사적 만남
종교시, 그중에서도 불교시 연구는 문학사와 사상사가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대개는 사상사의 용어와 개념 설명에 치우친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국 불교시의 기원을 돌아보기 위해, 7세기 중엽 의상의 〈법성게〉와 원효의 〈대승육정참회〉를 중심으로 당시 문학과 사상, 예술과 문화 등에 얽힌 자료들을 살펴본다.
의상과 원효의 성취, 나아가 불교 용어와 개념에 관한 이해는 향가의 시어 구축에 크게 이바지했음은 물론이고, 관음신앙을 중심으로 개개인의 구체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도 했다. 이를 밑거름으로 조선시대 이후에는 선불교와 유학의 자연관 등을 공유하며 자연과 인간에 관한 새로운 이해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의상과 원효의 시어는 문학과 사상의 만남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 불교시의 기원》과 함께, 두 대사상가의 신라 초기 게송을 직접 탐구해 봄으로써, 향가와 한국 서정시의 시원(始原)을 향해 나가자.
저자

서철원

서울대학교인문대학국어국문학과교수

경기도평택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에서향가전공으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경남대학교와성균관대학교교수를지냈다.《고전시가수업》(2022),《삼국유사속시공과세상》(2022),《향가의유산과고려시가의단서》(2013),《향가의역사와문화사》(2011),《한국고전문학의방법론적탐색과소묘》(2009)등의책을썼고,《삼국유사》(2022)를우리말로옮기고풀어설명했다.앞으로교육과연구에서활용할고전시가이론서를준비함과동시에,고전과현재가무리없이소통할방법을찾는중이다.

목차

머리말ㆍ7

총론
제1장화엄불국,신라와고려시가의이상향ㆍ11
보론신라사상사와흥륜사의10대성인ㆍ45

제1부의상의〈법성게〉와화엄일승의시어
제2장원측과의상그리고초기향가의언어ㆍ55
제3장〈법성게〉와균여의〈보현십원가〉ㆍ83
제4장명효의《해인삼매론》에실린반시ㆍ107

제2부원효의〈대승육정참회〉와참회의길
제5장원효의장편게송〈대승육정참회〉ㆍ141
제6장〈원왕생가〉의참회와원효의관법ㆍ173
제7장참회를소재로한신라문학ㆍ197
제8장〈보현십원가〉에나타난참회ㆍ223

제3부종교시의언어,신앙과자연
제9장종교적언어관과향가의상호성ㆍ251
제10장관음신앙의회향과〈도천수관음가〉ㆍ275
제11장조선시대불교가사의자연관-침굉과무정설법ㆍ299

맺음말ㆍ323
참고문헌ㆍ325
주석ㆍ334
찾아보기ㆍ365

출판사 서평

불교,우리나라서정시의근원

아마도삼국시대에수많은향가가짓고불렸겠지만,현전하는향가25수는모두고려시대고승들의기록에의해서만남아전해진다.《균여전》에실린〈보현십원가〉는균여가불교포교와대중교화에목적을두고지은향가라그렇다고하더라도,일연에의해《삼국유사》에기록되어전하는향가가운데에도다수가불교,혹은그와관련된내용을주제로삼고있다.이렇게삼국시대에우리나라로전해진불교는우리나라서정시의시초와그궤를같이한다.
서울대학교에서고전시가를가르치고있는서철원교수의역작,《한국불교시의기원》은우리나라서정시의출발점에서있던불교시를주제로한국고전시가와고대불교의역사적인만남을다룬다.종교시연구는문학사와사상사가만날수있는좋은접합점이지만그동안에는용어와개념설명에그친경우가많았다.이책에서는지난날의그러한한계를넘어당시문학과사상,예술과문화등에얽힌자료를망라해살펴본다.

의상과원효,한국불교시의기원

원효와의상은사상사에불가결한자취를남겼지만,문학연구에서는대체로설화속주인공으로만기억되곤했다.그러나의상은〈법성게〉를통해10만여자의《화엄경》을210자로압축하는이론의깊이를보였고,원효는270행의장편게송〈대승육정참회〉로실천에관하여폭넓게성찰하였다.이책은시인으로서의상과원효의업적이비록문학연구에서는잊혔을지라도,향가의시어와표현에직접영향을끼치며고려초균여의〈보현십원가〉에이르렀던과정을강조하였다.
불국사에구현된화엄의세상,화엄불국은향가와삼국유사를비롯한모든창작물이그린이상이었다.의상의〈법성게〉역시반시(盤詩)의형식과원음(圓音)의시어로이를구현했으며,후세에명효의《해인삼매론》반시를거쳐균여에게로그법맥이이어졌다.한편〈원왕생가〉의화자엄장이깨닫는과정은원효가〈대승육정참회〉에서묘사했던참회의과정과일치한다.이는엄장이원효에게수행법을직접배웠기때문이었다.이렇듯중생의근기에따라다양한수행법이필요하다는원효의열린생각역시균여에게이어졌다.결국의상과원효의길은균여에이르러다시만나는셈이다.
덧붙여이들이활용했던불교용어가향가의시어로활용된양상,향가〈도천수관음가〉가단순한주술가요가아니라의상이구축한관음신앙의완성작이었다는사실,이시기화엄의이상향과상통할만한조선시대불교가사의무정설법등을후속연구과제로주목하였다.
원효와의상,의상과원효가이루어낸문학

우리는항상원효대사와의상대사로호칭해왔다.원효가나이도더많을뿐더러,사상사적으로나대중포교에미친영향력측면에서도의상보다한수위라고여겼던까닭일터이다.그런데이책에서는원효와의상이아닌,의상과원효의문학으로호칭한다.문학적으로의상은시의언어와표현자체에집중하였고,원효는이후실천으로서참회의문제를심화했기때문이다.그간한번도주목하지못했던지점이다.의상의화엄시학과사상은훗날균여에게까지이어지는데,균여가의상의제7신으로표현되는것또한눈여겨볼점이다.그래서이책에서는총론을다룬뒤에제1부에서먼저의상의〈법성게〉와화엄일승의시어를다루고,원효와관련해서는제2부에서〈대승육정참회〉와참회의길에대해알아본다.
향가에는불교적표현의의미가두루나타난다.의상이전파한관음신앙이8세기후반향가〈도천수관음가〉로숙성했던성과나화엄의이상향이조선전기불교가사의자연관인무정설법으로확장했던흐름등은모두의상이싹틔우고원효가꽃피운결실이었다.그리고균여를거쳐한국불교시의열매는끊임없이열린다.결국,의상의시어와원효의참회,그들의게송과균여의향가가한국불교시의기원을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