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민주시민 : 생활 속 정치교육과 독일 이야기

우리 동네 민주시민 : 생활 속 정치교육과 독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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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독일의 사례로 본 우리의 생활 속 정치의식과 정치교육
국민의 투표로 구성되는 정부. 정부의 수준을 높이려면 우리의 정치의식 수준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제일 먼저 움직인 곳은 교육계. 이미 10여 년 전부터 각 시·도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 교과서를 편찬했고, 선거관리위원회, 정당의 시·도당, 시민단체 등은 강연이나 특강 형식으로 정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현실정치에 대한 안목이나 개선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자유론, 평등론 등과 같은 메타정치(정치를 위한 정치 이론)에 갇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민주시민교육(정치교육)은 정치나 사회 교과서에 등장하는 전문적인 이론을 넘어,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다양한 정치적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학교의 학생대표 투표와 같은 일종의 정치적 선택 과정, 일터에서 발생하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대립을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 그리고 우리 동네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 시스템의 개선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지 등이 정치교육의 쉬운 사례가 될 수 있다.

〈우리 동네 민주시민〉에서는 민주주의 시스템과 정치교육이 발전한 독일의 학교 · 도시 공동체 · 정당에서 시행되고 있는 실제 이야기를 통해 정치교육의 필요성과 그 효능성에 대해 실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논의만 활발할 뿐 아직까지 교사도, 교사 양성에 대한 제도적인 계획도 체계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어수선한‘ 민주시민교육의 형식적 측면과 메타정치에 갇혀 있는 정치교육의 내용적 측면에 새로운 바로미터를 제시할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우리 동네 민주시민〉의 1부에서는 우리나라 정치교육의 문제점을 살핀다. 2부와 3부에서는 각각 청소년 및 성인 정치교육의 구체적인 현황과 전망을 우리와 독일의 사례를 대조하여 살펴본다.

우리의 상황에 바로 적용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에피소드 중심으로 엮인 〈우리 동네 민주시민〉은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내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정치교육을 통해 ‘한 국가의 민주적 성숙도가 어떻게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줌으로써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라는 명제를 증명해 낸다.

저자

조성복

저자:조성복
독일정치연구소장
격동의1980년대학번으로연세대에서경제학을수학했다.한국경제가급속한성장을거듭하던1990년대에대기업의과장진급을목전에두고훌쩍독일유학길에올랐다.대한민국의OECD가입과독일통일을지켜보며정치와경제의상관관계그리고이들의시스템에대한탐구를통해한국사회를바라볼수있는새로운시각을갖추고싶어서였다.그래서처음부터다시시작했다.10년만에쾰른대와두이스부르크-에센대에서공부하여정치학학·석사(디플롬)와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졸업후에는베를린에있는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에서전문연구관으로2년넘게근무했다.
귀국후에는국회의정책연구위원,대학에서연구교수등으로일하며한국의현실정치를직접경험하고연구할수있었다.이를토대로한국과독일의정치시스템에대한차이점,그리고우리정치의발전을위한방안에대해강의와강연을진행하면서공무원,학생,교사등다양한사람들을만났다.이들에게수많은질문을받고대답을하는과정에서,우리의정치시스템을개선할수있는가장강력한방법이바로정치교육임을깨닫게되었다.
주요저서로는《독일정치,우리의대안》(2018),《독일사회,우리의대안》(2019),《독일연방제와지방자치》(2019),《연동형비례대표제란무엇인가》(2020),《누가그들에게그런권리를주었는가?》(2022),《미완의독일통일》(2022,공저),《대전환의시대》(2023,공저)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부
정치교육
무엇이문제인가

chapterI우리나라민주시민교육
1.국민윤리와‘색깔’교육
2.정치불신과정치교육(시민교육)의쓸모

chapterII민주시민의복지국가
1.나치에대항하는개념
2.의대증원_독일은2배늘리기vs.한국에선파업
3.최저임금차등적용의함정
4.‘킬러문항’배제vs.교육개혁의본질
5.인구감소(저출생)와연금문제
6.기후변화와재생에너지

2부
청소년정치교육
민주적소통과다름의인정

chapterIII학교안정치교육
1.교육제도의다양성
2.보이텔스바흐합의
3.학교안정치교육
4.독일교육제도의시사점

chapterIV학교밖정치교육
1.OECD국가중마지막18세유권자
2.주의회의정치교육팀과노조의청소년교육
3.연방정치교육원과교회의정치교육

chapterV청소년의정치참여
1.자유로운정당활동
2.한국국회의원과독일연방의원
3.시스템개혁과청년의원증가

3부
성인정치교육
일상의권리회복

chapterVI일터
1.노란봉투법과귀족노조
2.독일노동조합의정치교육
3.일터에서꼭필요한정치교육
4.상생하는비전형적교용관계
5.교사와공무원의정치기본권

chapterVII주권
1.정당과정치재단의정치교육
2.일상속시민교육의효용성
3.제도의문제점을자각할수있는교육
4.연동형비례대표제와주권회복
5.이상하게변형된준연동형비례대표제
6.반드시알아야할국회의원선거의쟁점

chapterVIII분권(자치)
1.독일시민대학의정치교육
2.연방제와지방분권
3.권력분산과민주주의발전
4.법원,검찰,경찰등권력기관의개혁
5.독일의통일엔정치교육이있었다
6.극우정당의급부상과정당민주주의의위기

[부록]

1.독일연방정치교육원의발간물사례
2.저자의정치교육사례

출판사 서평

민주주의가필요로하는것은
중립이아니라정치교육!

정부에대한시국선언이한창이다.이런사달이나기전에우리는왜좀더신중하지못하였을까?문민정부이후민주주의에대한경험이30여년밖에되지않아서인가?이슈마다등장하던‘엄마’,‘넥타이’혹은‘태극기’부대의‘오지랖’때문인가?논쟁의여지가많았던18세‘교복’입은유권자가2022년부터유입되었기때문이었나?도대체무엇이문제였을까?

그해답은아마,17세기스코틀랜드작가새뮤얼스마일스의언급속에서찾을수있을것이다.“한나라의정치는그자체가나라를구성하고있는사람들의반영에지나지않는다.국민을앞선훌륭한정부는국민과같은수준으로내려갈것이요,국민보다뒤쳐진정부는국민의수준과동등하게올라갈것이다.”그렇다면대한민국의민주주의수준을높이기위해서는무엇이필요할까?바로정치교육이다.그러나본격적인정치교육이야기이전에풀어야할오해가있다.

오해_정치교육은‘색깔’교육
정권에따라달라지거나없어지는교육이아니라,
어떤정치·경제·사회제도가필요한것인지를따져보는교육

저자는먼저우리나라민주시민교육에대한현황을살피고부실하다고평가한다.먼저학교안에서이루어지고있는시민교육은수업시간을배정받기힘들다.교과목으로는초등학교와중학교에서는주로‘사회’에서,고등학교에서는‘정치와법’으로일부분의정치이론을기반으로한교육이되고있지만,대학입시를위한암기수단에불과하다.학교밖의시민교육도이와비슷한실정이다.학교밖에서행해지는정치교육은많지도않지만이에참여하는학생도거의없다.이런현실에서는정치가자기삶을바꿀수있다는사실을배울수없다고한다.학생이나학부모그리고교사에게시민교육이이렇게소홀히취급되는것은일률적인교육과정과점수따기이외의다른의미가없기때문이다.

게다가아직우리사회에남아있는과거의역사적경험도큰영향을미치고있다.일제강점기천황에대한신민적태도를내면화하고순응하는교육,대한민국수립후냉전시대의이승만독재정권의반공교육,그리고군부독재권위주의시대에도이데올로기,사회정화등의명목으로이뤄지는국민윤리교육에서정치교육은설자리가없었다.다른생각,다양한의견을토대로나와우리공동체의삶을바꿀수있는민주주의에대해이야기를하게되면‘빨간색’으로오해받기십상이기때문이었다.

1987년‘6월항쟁’으로제6공화국이들어서면서교육계에서도민주화요구가분출되었다.1995년에는문민정부때는‘민주시민교육’이도입되는등제도화하기위한입법노력이활발히진행되었다.이제는광역단위에서선출된교육감의성향이보수인지또는진보인지에따라각교육청관할의시민교육은그명칭에서부터내용에이르기까지신설되거나폐지되는일이반복되고있다.또한정권에따라정치민주화가역행하면,그에따라학교민주화도후퇴하여시민교육도순응적시민양성수준에그치는패턴을반복하고있다.

〈우리동네민주시민〉에서는우리시민교육·정치교육의가장큰문제점으로교육의목표나내용에대한부족한사회적합의를꼽는다.또한교육을담당할교사도많지않으며,훈련이미비해전문성이부족하고민주적의식이결여돼있는경우도대부분이다.이것은교사의정치기본권이제한되고있다는점이가장큰이유로작용한다.게다가일부기성세대나보수적학부모는시민교육에저항하거나반발하고있다.왜냐하면그들은시민교육이나정치교육을과거권위주의시대독재정권에저항하던대학생의식화프로그램과같은것으로,이른바‘색깔’교육으로오해하고있기때문이다.

저자는우리사회에서통용되고있는‘(민주)시민교육’과관련해이러한오해를극복하기위해먼저용어의통일을제안한다.왜냐하면진보진영에서는일반적으로‘민주시민교육’이라는용어에대해긍정적이지만,다른진영에서는해당용어에부정적이기때문이다.그래서미국,영국,프랑스등에서는‘시민교육(CivicEducation)’,독일에서는‘정치교육(PolitischeBildung)’,일본에서는‘공민교육(公民敎育)’이라고부르는사례를소개한다.그래서우리도단순하게‘정치교육’이란용어를통해,정치교육이나시민교육이특정정권이나정치세력에유리할것이라는의심에서벗어날수있다는것이다.이럴때정치교육은보수나진보를떠나어떤정치,경제,사회제도가시민에게유리하고필요한것인지를따져본다는교육적목표에부합할수있다고본다.

‘정치교육’이라고용어를통일하여교육목표를설정했다면,그교육내용과형식은어떻게구성할수있을까?저자인조성복독일정치연구소장은구체적이고생생한사례를통해그것을보여주고있다.청소년을위한학교안팎의정치교육,성인의일상속정치교육그리고이것으로써시민들의다양한의견들이갈등을일으키기보다조화롭게형성되어수준높은민주주의가독일에서는어떻게실현되고있는지우리의상황과대조하여설명하고있다.

독일_정치교육은수준높은민주주의의동력
청소년의정치참여가가능하게한
다양한직업군과고른연령대의독일연방의회의원

독일의학교밖여러정치교육기관은연방과주(州)정치교육원과같은국가기관과정치재단,교회,노조,시민대학,정당등의기관으로구분된다.이곳에서는다양한주제로학생,청소년,성인등을위한평생교육뿐만아니라정치교육도체계적으로이뤄지고있다.깨어있는시민이민주주의를제대로수호할수있다고믿기때문에,독일은정치교육을제도화하는데많은예산과인력을투입하고있다.〈우리동네민주시민〉에서는정치교육의커리큘럼이무엇인지뿐만아니라이교육을받은사람들이끼치는사회적영향에대해서도소개하고있다.그대표적인예가바로에밀리본츠(EmilyVontz)이다.

독일제20대연방의회(2021~2025년)의최연소연방의원(우리의국회의원)은사민당의에밀리본츠(EmilyVontz)인데그는2000년생이다.2016년16세에사민당청년공동체에가입했고이후바로당원이되었다.독일청소년들은이렇게어릴때부터정당에가입해다양한경험을쌓고교육을받고있다.그런활동과교육덕분에20~30대에연방의원이나주의원에당선되더라도전문정치인으로서손색이없다.이러한청소년의정치참여에개방적,정치체험은사회의다양한목소리를내는데바람직한시스템을구축하도록한다.

그것은바로군소정당의후보도당선될수있도록만드는선거제도를공고히한다.하여,우리나라처럼특정직업이나연령그리고남성에국한되는국회의원이압도적으로당선되는것이아니라.우리보다여성의원의비율이높고의원들이여러연령대에고루분포돼있으며직업군도훨씬더다양하다.실제로우리나라는2020년에치러진제21대총선에서여성은총57명(지역구29명과비례대표28명)으로전체의원300명의19퍼센트이다.이는과거와비교해가장좋은결과이지만독일의여성의원비율인30~35퍼센트보다부족하며,여성인구수를고려해보면빈약한수치이다.

청소년과성인의생활속정치교육으로
독일의사례로숙고해보는우리의정치의식,
그리고이들모두가사는우리동네를더살기좋은곳으로

독일에서도당연히정치교육을둘러싸고갈등이첨예하게존재했다.특히1960~1970년대에진보와보수또는좌파(사회변혁요구)와우파(체제옹호주장)간대립이극도에달했다.교사의성향에따라다른내용이전달될수도있기때문이다.이런문제점을해결하고자바덴-뷔르템베르크주정치교육원은1976년가을보이텔스바흐라는인구약9천명의소도시에다수의정치학자와교육학자를초대해바람직한정치교육에대해논의했다.이논의에서나왔던핵심내용을정리한것이바로널리알려진보이텔스바흐합의(BeutelsbacherKonsens)이다.

그결과세가지원칙이도출되었다.첫째,학생에게특정의견을강요해서는안되고(Uberwaltigungsverbot),둘째는논쟁적사안에대해서는양쪽의의견을그대로제시해야하며(Kontroversitat),셋째는정치적사안에대해학습자가스스로자기입장을결정하게한다(Schulerorientierung)는것이다.이합의는이후독일정치교육에서중요한원칙이되고있다.이러한원칙에따른독일의정치교육은크게학교안과학교밖에서의교육으로구분할수있다.이것은학생들이자라성인이된후,각자의생활공간이될일터에서의정치교육에도영향을끼쳤다.

노조교육의핵심과제는정치적영향력을키우는것이고,특히기업에서노동자의이익을대변하는것이다.노조의행동력을강화하기위해서는경제,노동법,임금협상의전문지식뿐만아니라노동조직적·사회적소통능력이있어야한다.그래서노조는참가자가배우려는욕구를자극하여,정치적행위를스스로자각하기위한교육을강화하는데,대표적인것이바로고용자신분이라는사회적으로각인된소극적역할을극복하도록하는것이다.그결과독일에서노조가발전하는과정에서교육사업은중요한역할을했다.정치교육은조직차원에서중요한구성요소로자리잡았고,정치적계몽을추구하는주간신문이나안내서의제작과같은적극적출판사업과동시에진행되었다.

〈우리동네민주시민〉에서는학교나일터등우리의생활속에서펼쳐지는여러가지상황속에서어떻게하면좀더바람직한갈등해결과모순을극복할수있는지독일의사례를통해합리적인과정을보여준다.그것은바로정치교육으로가능한데,정치교육을해야어느것이현재의우리에게더나은적절한시스템과제도인지알수있다고강조한다.저자는민주주의발전을위해중립을가르치는것이아니라,정치교육을해야한다고주장한다.학생이나일반인을위한정치교육의목적은각각의개인이다양한행위자의서로다른입장이나관점을인정하는방법을찾는것이다.동시에다른사람의정치적선동,특정이념의주입,조작이나음모등에빠지지않도록교육하는것이다.그래야한국사회에서자주볼수있는,서로의견이다른상대방을적대시하거나악마화하는극단적진영논리와이런기반에서행해지는정치인에대한물리적테러행위를끊어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