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기억 (한반도·중국·일본에서 8.15를 맞이한 코리언들의 삶)

해방의 기억 (한반도·중국·일본에서 8.15를 맞이한 코리언들의 삶)

$19.84
Description
1945년, 국경은 달랐지만 해방은 모두의 일이었다
해방 80주년에 발견한 8.15의 새로운 의미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이 포츠담선언의 무조건 수락을 선언하며 한반도는 해방을 맞이했다. 하지만 해방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 8.15를 맞이한 코리언들의 삶까지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해방 80주년인 2025년, 한반도라는 작은 렌즈의 프레임에서만 사고했던 8.15를 동아시아로 확장시켜 그 당시 해방을 맞이했던 코리언들의 삶을 되짚어 보고, 의례적으로 기념하는 ‘국경일 8.15’가 아니라 현재 코리언들의 삶에 풍부한 사유를 제공하는 8.15와 만난다.
이 책은 한ㆍ중ㆍ일의 역사 교과서에 기록된 8.15, 해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가 이태준의 단편소설ㆍ중국 동북 지역 조선인 시문학ㆍ재일조선인 소설 작품, 8.15를 맞이했던 전남 보성군 회천면·북한 사회·재일조선인 사회 등 지역의 모습을 보여 주며, 서로 다른 국가(지역)에서 해방을 겪으며 환희와 공포에 휩싸였던 그때의 풍경으로 안내한다. 또 현재 ‘코리언’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남과 북의 청년, 재중조선족과 한국인, 재일조선인과 한국인의 대담을 통해 지난 80년의 세월이 가져다준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다르지만 닮아 있는 코리언들의 연결 끈으로서 8.15의 의미를 새롭게 확인한다. 이를 통해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냉전적 인식과 혐오를 넘어 반차별주의와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코리언들의 미래를 함께 그려 본다.
저자

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

저자: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
박영균(건국대학교대학원통일인문학과교수)
정치-사회철학을전공했다.논문으로「분단의아비투스에관한철학적성찰」,「코리안디아스포라의민족공통성연구방법론」,「남북의가치충돌양상에대한예측적연구2:사회공동체」,「냉전의오리엔탈리즘비판과탈식민적냉전연구」,「통일인문학의현재,인문적전환의독특성과과제들」,「1980년대한국의지성사,역사적트라우마와후사건적주체의이념적급진화」등이,공저로『코리언의역사적트라우마』,『민족과탈민족의경계를넘는코리언』,『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이있다.

박솔지(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전임연구원)
학부에서정치외교학,대학원에서통일인문학을전공했다.분단이빚어내는정치·사회·문화에주목하며코리언의역사적트라우마와공간치유에관한작업을진행중이다.논문으로「분단트라우마의치유를위한임상적연구:DMZ접경지역답사를활용한공간치유사례분석」,「한국사회‘기억공간’의분석과치유적전환」,「분단국가의국가주의와기억의국가이념적영토화:독립기념관분석을중심으로」가있으며,『기억과장소』,『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에공동저자로참여했다.

정진아(건국대학교대학원통일인문학과교수)
한국현대사전공자로서해방이후남북주민과코리언디아스포라가만들어가고자한국가,사회,개인의역동적인모습에관심이많다.최근에는담론과생활세계를통해남북주민의삶과문화를이해하고자한다.저서로『한국경제의설계자들』,공저로『시민의한국사2:근현대편』,『간첩,밀사,특사의시대』,『통일담론의지성사』,『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이있다.

박민철(건국대학교대학원통일인문학과교수)
학부와대학원에서철학을전공했다.한국현대철학전공자로서한국근현대사상사와지성사,통일인문학과통합적코리아학의방법론등을주로연구하고있다.주요논문으로는「한국현대철학사방법론의확장」,「식민지조선의역사철학테제:박치우의‘운명론’」,「1950년대한국의철학연구자들에게‘철학’은무엇이었나」등이있으며,『영화속통일인문학』,『기억과장소』,『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에공동저자로참여했다.

박재인(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HK연구교수)
우리의갖가지욕망을그려내면서위안과깨달음을주는문학의치료적힘을연구하고있다.그중탈북민문학치료,문학적상상력을통한평화교육등에마음을두고책상과현장을뛰어다니고있다.부족하지만그동안의노력은『탈북민을위한문학치료』(2018),「분단역사에대한통합서사적상상력과통일교육」(2019),「새로운정신적도식(자기서사)탐색을위한서사지도와작품창작의문학치료기법」(2025)등학술적담론통로를통하여발표해왔다.

전은주(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HK연구교수)
국문학을전공했다.이주의언어와정체성의결을좇으며,재한조선족시문학에나타난인식의변화와정체성문제를중심으로연구해왔다.최근에는시문학을통한정신치유의가능성에도주목하고있다.주요논문으로「재한조선족시문학의형성과인식의변모연구」,「재한조선족을위한시치유방안설계에관한시론」이있으며,『한중수교30년의조선족』,『조선족차세대학자의연구동향과전망』,『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에공동저자로참여했다.

전영선(건국대학교대학원통일인문학과교수)
대학에서고전문학을전공했다.당연히같을것이라믿었던남북문화차이를확인한이후분단이후달라진남북문화의지형을연구하고,남북문화의소통과통합을위한디자인과문화번역을고민하고있다.주요저서로는『북한아파트의정치문화사』,『공화국의립스틱』,『한(조선)반도개념의분단사:문학예술편』,『어서와북한영화는처음이지』,『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이있다.

김종군(건국대학교대학원통일인문학과교수)
고전문학전공으로,남북의고전문학연구성과와문학사를비교해통합문학사서술방안을모색하고남북및코리언디아스포라의민속을비교분석해코리언의문화통합에주목하고있다.코리언의분단트라우마의실상을파악하기위해구술조사를광범위하게진행해구술치유방안을제안했다.『고전문학을바라보는북한의시각』,『북한의민속』,『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에공동저자로참여했고다수의연구논문을제출했다.

김종곤(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HK연구교수)
분단과전쟁이남긴상처로인한각종사회적문제를포착하고이를해결하기위한방안으로서사회적치유에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주요논저로는「5.18사후노출자의트라우마와이행기정의로서사회적치유」,「분단폭력트라우마의치유와‘불일치’의정치」,공저로『비판적4.3연구』,『사회적재난의인문학적이해』,『5.18다시쓰기』,『시간을걷다,모던서울』등이있다.

도지인(건국대학교대학원통일인문학과교수)
국회에서보좌진으로일하면서북한문제에관심을갖게되었다.북·중·소관계를주제로박사학위를받고현재는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연구단에서인문학의렌즈를통해북한의사회현상을다해석하고문화와외교를접목하는연구를하고있다.공저로『시간을걷다,모던서울』이있다.

대담참여자
[남과북청년의대담]
조경일_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박사수료.탈북민으로서분단으로경직된사회에서대립과갈등의벽을어떻게하면줄일수있을까줄곧생각한다.
김연우(가명)_서울에거주하는30대여성.한때역사적정의와인권문제에관심을두고활동한경험이있으며,지금은일상속에서그고민을이어가고있다.
강태성_홍익대학교재학생.전쟁이없는평화로운세계를꿈꾸며다양한사회문제를공부하고있다.

[재중조선족과한국인의대담]
박솔지_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박사.디아스포라와함께하는코리언의역사적트라우마치유작업과성찰적공간만들기에관심이많다.
최연(가명)_한국에유학중인조선족대학원생.디아스포라의이야기와역사에관심이많다.
안걸(가명)_중국하얼빈지역에서살고있는대학생이다.

[재일조선인과한국인의대담]
이태준_건국대학교통일인문학박사과정.페미니즘을통해서성이는존재에게다가가고,그들과대화하는연구를하고있다.
김리화_도쿄외국어대학과도시샤대학코리아연구센터특별연구원.해방후재일조선인들이진행한음악활동을역사적으로밝히는연구를하고있다.
김리이슬_우리말과일본어통번역가.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성차별철폐부회스태프로활동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국경일‘8.15’와8.15기억하기_박영균5

1부동아시아의탈식민과냉전,공식기억의교차
1.1945년,중국의기념일과배제된재만조선인의기억_박솔지36
2.해방과패전의카오스,재일조선인과일본인의서로다른기억_정진아62
3.한·중·일의공동역사기억과8.15_박민철85

2부문학을통해본8.15의풍경과기억들
4.8.15전후새로운빛과남겨진그림자-이태준의단편소설_박재인108
5.해방의두얼굴,환희와공포-중국동북지역조선인문학_전은주132
6.적지에서부르는해방찬가-재일조선인문학_전영선153

3부해방과함께온냉전,살풍경의현장들
7.새로운세상을설계하다,보성회천면의8.15_김종군174
8.해방후북한사회의불안과공포,그리고희망_김종곤195
9.누가반역자인가?해방직후재일조선인의좌우대립_도지인213

4부2025년에바라본1945년코리언의해방과분단
10.레드콤플렉스때문에막혀있는상상력이넓어진다면-남과북청년의대담
_조경일·김연우·강태성234
11.냉전적인식과혐오를넘어서서로를만나는것-재중조선족과한국인의대담
_박솔지·최연·안걸268
12.코리언의미래를위한약속,반차별주의와페미니즘-재일조선인과한국인의대담
_이태준·김리화·김리이슬306

나가며:2025년코리언‘들’에게1945년8월이란?342
참고문헌361
이책의집필진367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바로이런점에서일제가항복을선언한8.15가가져온해방이다시미소냉전체제로흡수되면서분단으로나아간한반도의비극적역사와더불어한·미·일(남방삼각)대북·중·러(북방삼각)라는동북아시아의냉전기억은,미소또는동서냉전이라는이데올로기적인대립에관한냉전으로기억하는서구제국의기억과같을수없다.거기에는완전한자주와자립을달성하려는탈식민적주체들의투쟁이있었다.1945년일본의패망은중국에서국공내전을거쳐중국공산당의승리(1949년)로귀결되었고,동아시아에서는한국전쟁(1950~1953)을거치면서미일동맹을구축하기위해일본제국주의침략에면죄부를준샌프란시스코조약(1951~1952)이맺어졌다.이런과정중에1947년대만에서‘2.28’국가폭력과학살이,제주도에서‘4.3’국가폭력과학살이,미군기지가된오키나와에서비극이발생했다.
-p.27

재일조선인에게학교는‘우리학교’였다.학교폐쇄를우려한재일조선인은밤마다당번을정해불침번을서면서학교를지키기도했다.민족교육이지닌공동체성과재일조선인에게갖는의미는오히려조선학교폐쇄령이후더욱커졌다.한신교육투쟁을계기로재일조선인은자신들의손으로학교를지켜냈다는자부심을갖게되었다.그런의미에서한신교육투쟁은해방민족이정체성을찾는과정이자해방민족의승리의결과물이었다.
-pp.71~72

8.15는동아시아가새로운세계와국가를어떻게만들것인가를고민했던순간이기도했으며,동아시아의또다른역사적아픔이재생산된시점이기도했다.8.15를기점으로동아시아에몰아닥친냉전과분단은여전히존속하고있으며,그속에서중국과일본의패권주의적경합,한국과북한의군사적긴장,한·중·일삼국의역사갈등,미국의억압적인자본주의세계화전략등은동아시아의평화와화해가여전히멀리있음을보여준다.하지만『미래를여는역사』는동아시아의평화로운미래를결코포기하지않는다.『미래를여는역사』는한국,중국,일본의역사인식의차이를넘어서오랜기간논의를거쳐합의한역사교재였다.이에따라이책은여러의미를지닌다.우선일제침략의실상을상세하게설명하고그에따른한국·중국민중의고통과저항의역사를복원했다는점에서가치가있다.구체적으로여기에서침략전쟁의국제법적문제,일제의비인도적학살,강제동원문제등이포함되었다.나아가서국가중심의역사인식을벗어나동아시아근현대사의흐름을비교사적으로구성하여동아시아공동의역사인식과기억을공유했다는점에서도중요하다.
-p.103

이소설은이태준이월북이후북한당국으로부터의뢰받아창작한작품이다.북쪽이데올로기에맞춰쓴허구의서사일지라도,이작품에서분명히전하는것은이혼란의시기에힘이없고가난한사람들의소망이다.무슨무슨이념이니사상이니해도,농민들손에쥐어지는쌀알만큼이나분명한것이길바랐던점은사실일것이다.
억쇠는그토록바라던세상을맞이했을까?억쇠의입을빌려자신이꿈꾸던세상을노래했던이태준의명성이북쪽바람에휩쓸려사라진것처럼,억쇠의땅과꿈도사라지지않았을까?아니면또다른억쇠들이그꿈을이어받아내땅의주인으로사는세상을노래하고있을까?
-p.123

그럼에도일제의교묘한민족이간정책은이들의관계를더욱갈라놓았다.이를테면일본인은흰색통장으로고급스러운입쌀을,조선인은누런색통장으로보리쌀을,중국인은적갈색통장으로콩깨묵이나수수같은하급식량을배급받았다.이런배급제도는일제가썼던간교한이간책이었다.조선인과중국인을갈라놓는방식으로일제의적대세력을분산하는술책이었다.물론또일부조선인친일세력은일본의앞잡이로활동하며중국인을멸시하고우월감을드러내면서두민족간의갈등을더욱악화하는데일조하기도했다.
일제의패망이후,간교한보호장치가사라지자그동안조선인에대해불만이나증오심을지녔던일부중국인,특히토비들은억눌렸던분노와증오를터뜨리기시작했다.이들은조선인마을을습격하고폭행이나약탈,살해등을자행했다.국민당의도망병,만주국군대해산병,살인자,강도등으로구성된이토비무리는그수가20여만명에달했다.이들은일제패잔병들로부터무기를압수해무장하고조직적인노략질을일삼았다.
-p.145

재일조선인문학가들은많은작품을‘자전’,‘사소설’형식으로발표했다.하지만이들작품에묘사한삶은온전히개인의삶이아니었다.개인적인삶일수없었다.자전적인소설이라고하지만나라잃고버려지고보호받지못하고살아온가족의역사가있었으니,이들의문학은문학을넘어기록이고어쩔수없는재일조선인작가의외면할수없는자기서사의특징이되었다.자전이라는형식을빌린재일조선인의기록이었다.재일조선인문학가에게문학은자기서사의기록이자역사기록이며,재일조선인들의목소리를대변하는발화,그자체였다.
-p.165

정해룡과정해진형제는회천이라는면단위의해방후안정과평화를주도한인물이었다.이들은해방후며칠동안의혼란을안정으로이끌고난후평소꿈꾸었던새로운세상에서추진되어야할사회개혁을집안내부에서직접시행하여획기적이라고할수있다.바로자신의집안에서일하던하인들의신분을해방하고,토지를분배한사건이었다.집에서일하던사람들에게각자살길을찾아떠나도록자유를준다고해도실제경제적인밑천이없는상황에서는그자유가무의미할수있다고판단하여봉강리일대토지를많지는않지만개별적으로분배해주었다.이는소작농에게도적용되었다.
-p.189

제가가지고있던8.15해방의인상에대해말씀드릴게요.8월14일은일본군‘위안부’피해자기림의날입니다.이날은김학순할머니의첫증언날짜로,8.15와날짜가연달아있어서8.14기림의날과8.15해방을함께공부하고논의해왔습니다.할머니들은해방을맞이했는가,해방을무엇으로규정할것인가,인권문제해결에는원상복구의원칙이적용되는데일본군성노예제피해를어떻게원상복구할수있는가등다양한주제에대해전방위적으로토론합니다.할머니들은항상아직해방이오지않았다고이야기하세요.광복과해방이왔는데일본군성노예제문제는해결되지않았고,더군다나길원옥할머니는분단이되면서고향인북쪽으로돌아가지도못했으니까요.그래서8.15해방을논의할때분단과통일까지이어서논의하곤했습니다.미완의해방이8.15해방의인상일것같습니다.
p.239

그런부분이앞에서이야기했던조국과모국이라는각표현속에담긴의미차이에대한몰이해,그리고서로의역사적과정에대한무지가가장부정적으로작동하면서나타나는문제상황입니다.특히한국사람들에게는내재적인편견으로서‘혐중’이매우강하게자리잡고있다는인상을지우기어렵습니다.작년에한국에서계엄과내란사태를지나면서반중을넘어혐중정서가극도로빗발치고이것을스스럼없이생활공간과정치공간에분출하고있는지점들을보면서더그런생각을했어요.한국에서는다양한매체를통해분단트라우마를기억화할때,중국에대한혐오를자극하는역사적소재와서사구조를기묘하게많이활용해왔습니다.2010년대부터는익히알려진대로조선족에대한혐오정서를자극하는왜곡된미디어콘텐츠가확산되면서중국과재중조선족에대한부정적인이미지가더확장되기도했어요.우리가서로의역사와정체성에대해제대로알고있지못하기때문에이런것이더많이확산되는것은아닐까요?두분은어떻게생각하시나요?
-pp.300-301

저는두분과대담을하면서애써외면하고자했던‘민족’에대한애정을일깨울수있었습니다.식민과분단의시간속에새겨진아픔과그시간을살아냈던존재들을향한고마움도함께나눌수있어즐거웠습니다.저에게페미니즘은권력없는사람들의목소리를어떻게기입할것인지에대해무한한질문과실천을제공해주는사유예요.페미니즘과함께만난존재들은여성일수도있고,성소수자일수도있고,장애인일수도있고,이주노동자일수도있고,민족바깥에있는타민족일수도있고,두분처럼민족바깥에있는우리민족일수도있습니다.그래서인지두분과대화를나누면서저는또다른방식으로페미니즘을실천하고있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우리가다시만날‘민족’이라는미래가식민과분단의폭력을극복하는것을넘어페미니즘의부단한실천으로구축한평등한세계일것같아서상상만으로도행복한시간이었어요.
-p.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