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의 진화 (동굴벽화에서 알고리즘까지)

저작권의 진화 (동굴벽화에서 알고리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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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저작권을 판단하는 기준?
법이 아니라 매체 발전의 문화사로 가늠하다
무엇이 표절이고, 무엇이 저작권 침해인가? 표절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외형상 유사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데도 침해로 판단되는 사례 역시 적지 않다. 온라인 매체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오늘날, 이러한 혼란은 반복되고 저작권은 점점 전문가의 설명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매번 ‘왜 이번에는 침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그 답은 단순한 법 조항의 나열로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저작권의 진화-동굴벽화에서 알고리즘까지》는 이 질문을 법의 언어가 아니라 매체 발전의 문화사로 되돌린다. 동굴벽화에서 인쇄술, 대중매체를 거쳐 오늘날의 AI에 이르기까지, 매체가 변화할 때마다 저작권은 어떤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했고 무엇을 보호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저작권 판단의 핵심이 ‘얼마나 닮았는가’라는 외형적 유사성이 아니라, ‘인간의 창작성이 어디에서 어떻게 개입되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다.
이 책은 변주와 패러디, 오마주, 사진과 이미지의 반복, AI 생성 콘텐츠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창작과 모방의 경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정답보다,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형성하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하나의 사유 방향을 제안한다. 법 이전에 존재해 온 저작권의 원리를 되묻고, 오늘날의 혼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적 좌표를 제시하고 있는 교양서다.
저자

김기태

세명대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교수

경희대학부에서국어국문학을,석사과정에서출판학을,박사과정에서신문방송학을전공하면서미디어와저작권의관계에관심을갖게되었다.2000년2월에논문〈뉴미디어의기술진전과저작권보호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이듬해1학기에세명대전임교수로부임했다.
그동안한국저작권위원회산하표절위원회위원,한국전자출판학회학회장,문화체육관광부출판분야표준계약서제정연구책임자등을역임했으며,현재한국저작권위원회감정위원,한국연구재단연구윤리위원회위원,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위원등으로활동하면서여전히저작권에관한연구와자문활동을병행하고있다.AI를비롯한첨단미디어와저작권및연구윤리의상관성에주목하여상생방안을찾는일에관심이많으며,특히대학생들의저작권보호의식및학습윤리함양을위한활동에힘을보태고있다.
2021년케이무크(K-MOOC,한국형온라인공개강좌)에〈생활속의표절과저작권〉이사회과학분야강좌로선정되었으며,어린이책《나도저작권이있어요》의내용전부가초등학교국어활동(6‐)교과서에실렸는가하면,중학교및고등학교교과서다수에글이실려있다.그밖에한국출판평론상(1996)수상이래출판평론가로,계간《시현실》신인상(2024)수상이래시인으로,그리고30여년동안모은책들을기반으로초판본·창간호전문서점‘처음책방’을설립하여책방지기로분주한나날을보내고있다.
저서로《김기태의저작권수업》,《소셜미디어시대에꼭알아야할저작권》,《김기태의초판본이야기》,《어린이크리에이터를위한저작권가이드》등이있다.

목차

서문ㆍ책상은책상이듯이저작권은저작권입니다

장면과배후로보는매체의변화와저작권

1장.동굴벽화와필사시대:창작,인간고유능력의발현
1.이미지_인간커뮤니케이션의시작
2.문자_보다정확한기록매체의발명

2장.대량복제시대:인쇄술이낳은저작권의씨앗
1.종이와인쇄,문자복제의신기원_지식대중화개막
2.읽고,말하고,베끼던시대_표절의무개념성
3.지식에도주인이있다_지식재산권의등장과법의탄생

3장.대중매체시대:사진-영화-디지털과저작권의만남
1.창작물의주인은누구인가_저작권의정의
2.창작자의명예도중요하다_저작인격권의의미
3.창작의가치를인정해야한다_저작재산권의시대
4.무대뒤에도권리가존재한다_저작인접권의탄생

4장.인공지능AI시대:창작자와저작권의행방
1.인공지능이창작의무대에올랐다_새시대의저작권
2.AI가만든작품은누구의것일까_분쟁이던진질문

5장.법과윤리:창작에대한법적한계와윤리적책임
1.저작권은이렇게행사한다_창작자를지키는법의원리
2.분쟁이생기면이렇게해결한다_저작권의법적절차
3.침해가아닌저작물이용도있다_합법적인활용의지혜

나가는글ㆍ결론은사람입니다

출판사 서평

저작권은언제부터,무엇을,왜보호해왔는가
-동굴벽화에서AI까지,창작의경계를묻다

표절과저작권은이제일상적인언어가되었지만,정작‘이게왜침해인가?’라는질문앞에서는누구나다시초보자가된다.표절처럼보이지만법적으로문제되지않는경우가있는가하면,외형상유사성이거의없어보이는데도침해로판단되는사례역시반복된다.이러한혼란은개인의법지식부족때문이아니라,저작권자체가단일한기준으로작동하지않기때문에발생한다.이책은그혼란의원인을법조항의해석이아니라,저작권이형성되고변화해온역사적맥락에서찾는다.
저자는저작권을고정된규범이아닌,매체환경의변화에따라계속재구성되어온문화적장치로바라본다.구전과필사의시대,인쇄와대량복제의시대,디지털복제와알고리즘의시대에이르기까지기술은늘창작의범위를확장하는동시에위협해왔다.저작권은그때마다‘무엇을보호해야하는가’라는질문에임시적이고도역사적인답을제시해왔다.이책은바로그변화의궤적을따라가며오늘날의저작권논쟁을이해할수있는좌표를제공한다.

인쇄기의등장:‘무엇을보호해야하는가’라는질문의시작

16세기독일비텐베르크.종교적통제가강력하게작동하던시대에인쇄기는단순한기술이아니라사상을이동시키는매개였다.마르틴루터의사상이빠르게확산될수있었던이유역시인쇄술덕분이었다.손으로베껴쓰던필사본의시대와달리,인쇄는동일한텍스트를짧은시간안에다수에게전달할수있게만들었다.
이역사적장면은영화〈스톰:위대한여정〉을통해생생하게재현된다.영화는인쇄공의아들이활판을숨겨도망치는모험담을통해,인쇄술이당시권력에게얼마나위협적인기술이었는지를보여준다.면죄부를대량인쇄해판매하던교회의모습은복제기술이진리의확산뿐아니라권력의유지에도사용될수있음을상징한다.
이책은이러한서사를출발점으로삼아,인쇄술의발명이사회구조와지식의유통방식을어떻게바꾸었는지를추적한다.인쇄는사상을확산시켰지만동시에통제의대상이되었고,그긴장속에서‘무엇을보호해야하는가’라는질문이처음으로제도적차원에서제기되기시작했다.저작권의씨앗은바로이지점에서싹튼다.

대량복제시대:‘누구를보호해야하는가’로보는저작권의등장

대량복제가가능해지자가장먼저위협을느낀존재는저작자가아니라인쇄업자였다.어렵게수집하고편집한책이다른인쇄소에의해그대로복제되어더저렴한가격으로유통되는일이빈번하게발생했기때문이다.호메로스의《일리아드》와《오디세이아》같은고전작품역시이런방식으로반복복제되었다.
이에대응해등장한제도가출판특허였다.국왕이나영주가특정인쇄업자에게독점적출판권을부여함으로써투자위험을보전해주는방식이었다.그러나이제도는곧검열과결합되었고,출판의자유는권력의허가아래제한적으로만가능해졌다.보호는곧통제의다른이름이되었다.
이책은저작권이처음부터‘저작자개인의권리’로출발하지않았다는사실을분명히한다.저작권의기원에는창작의존엄보다,복제기술이만들어낸경제적충돌과질서를관리하려는필요가자리하고있었다.이역사적사실은오늘날저작권을도덕적절대기준으로만이해하려는시도에중요한균열을낸다.

AI시대:‘인간의자리는어디인가’로판단하는창작성

21세기,대량복제의문제는다시한번전환점을맞는다.이번에는인쇄기가아니라인공지능이다.2022년,만화가크리스카시타노바가AI이미지생성도구미드저니Midjourney를활용해제작한만화『여명의자리야』는새로운저작권논쟁을촉발했다.
미국저작권청은AI가생성한이미지자체는저작권보호대상이아니라고판단했다.다만스토리구성,이미지선택과배열,텍스트등인간의창의적개입이확인되는요소에한해서는보호가가능하다고보았다.이는저작권의핵심기준이여전히‘인간의창작성’에있음을재확인한결정이었다.
이책은이사례를통해묻는다.기술이창작의상당부분을대신하는시대에,저작권은무엇을기준으로삼아야하는가.인쇄술이저작권이라는제도를탄생시켰듯,AI는또다른재정의를요구하고있다.결국저작권의역사는기술의진보속에서인간의창의성과책임의경계를끊임없이재정의해온과정임을이책은설득력있게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