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충북 제천 출생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바람이여 넋이여> 당선으로 등단. 삼성미술문화재단 도의문화저작상 소설 부문 <저 문밖에 어둠이> 당선 제2회 한국미스테리클럽 독자상 <우국의 눈> 수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 <사자의 얼굴> 수상 현재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 주요 저서로는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 <나는 조선의 국모다>, <조선시대를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조선의 방외지사>, <잡인열전> <별순검> <대무신왕> 외 다수의 작품이 있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여인 잔혹사 등을 통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작가 이수광이 그간의 저술을 통해 축적된 작가 특유의 묘사와 완성도로 팩션 소설 <검계>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 소설 <검계>에서는 드라마 ‘이산’을 통해 잘 알려진 영조가 왕으로 즉위하기까지의 급박한 정치 상황하에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적 도구로써 이용될 수밖에 없었던 조선시대 조직폭력배인 검계 표철주의 치열하고 거친 삶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숙종말기와 경종 시대 3년, 영조 집권 초기까지는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시대였다. 장희빈, 사도세자 등 독특한 인물을 대거 배출하여 후대에까지 널리 알려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제압하고 있을 때 장희빈에 가려져 붕당 정치를 일삼는 중신들을 제압하고 강력한 왕권 정치를 이뤄낸 ‘숙종’은 번외적인 인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설 <검계>에서는 중신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왕권 강화에 힘을 쓴 왕, ‘숙종’의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 능력을 엿볼 수 있고, 궁중 여인사로 대변되는 숙종조의 가려진 조선 시대 붕당 정치의 치열한 암투와 혈전을 접할 수 있다. 궁중 암투도 상당히 새로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비록 소설이지만 경종의 왕비인 선의왕후 어씨가 자신의 남편을 독살한 것으로 생각하여 영조의 다섯 아이들을 차례로 독살하고 저주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다.
나의 혈속을 모조리 제거하려고 했으니 어찌 흉악하고 참혹하지 아니한가?
영조실록의 기록이다. 원수는 원수를 낳는다. 원한은 끝없이 이어진다. 영조는 선의왕후 어씨가 자신의 다섯 자녀를 독살하자 형수이자 대비인 선의왕후 어씨를 독살한다.
증후가 별로 아픈 곳은 없는 듯한데 울음소리 같은 읍성을 내며 손으로 물건을 치는 듯한 형용을 한다.
영조가 대신들에게 하는 말이다. 흥미로운 대목이 아닌가. 정치사와 민중사를 절묘하게 교직하여 팩션소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있다. 또한 이 소설-영조의 자녀들 독살설의 새로운 해석-로 인해 소재의 빈곤에 시달리는 출판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 이슈거리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에 등용되지 못한 서자들과 백정들, 겸인들이 서로 모여 계를 만드니, 혹은 살략계(殺掠契)라 하고, 혹은 홍동계(?動契)라 이르고, 혹은 검계라고도 불렀다. 밤에 남산에 올라 태평소를 불어서 군사를 모으는 것같이 하고, 혹은 중흥동(重興洞)에 모여 진법을 연습하는 것 같기도 하며, 혹은 피란하는 사람의 재물을 추격하여 탈취하기도 하여 간혹 인명을 살해하는 일까지 있었다. -《국조보감國朝寶鑑》숙종조의 기록 중에서.
조선의 조직폭력배 실체
검계란 조선시대 때 실재했던 조직폭력배를 이르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조직폭력배가 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평범하지 못한 사람들이 보통사람으로서 먹고살기가 힘들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소설에선 그런 이들을 단순한 조직폭력배로만 다루기보다는 양반에게 희생당한 민초들의 각박한 삶을 투영시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 필자는 말한다. 역사소설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역사적 사실에 어느 정도의 픽션을 가미하는가 하는 문제라고. 특히 실존 인물을 다룰 때 사실과 배치되게 다룰 때는 문중의 항의까지 받게 되어 작가들의 상상력이 제한받게 된다고. 이 소설 역시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조합한 팩션이다. 하지만 기존 팩션소설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바가 있다. 바로 90%의 사실과 10%의 허구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검계 표철주의 주인공인 이영과 표철주는 조선시대에 실재했던 인물로, 조선 최고의 조직폭력배들이다. 이 소설은 그들을 통하여 조선의 사회사를 좀 더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 추천사 - 18세기 조선의 장외 인물들에게 바치는 헌사
소설은 일단 재미있다.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때로는 무협소설처럼 박진감이 넘치고 때로는 애정소설처럼 안타깝다. 그러면서도 미스터리 기법을 도입하여 양반의 부녀자들만 겁탈하고 살해하는 연쇄살인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조직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포도대장 장붕익의 활약이 눈부시게 전개된다. 안석경의 한문소설 삽교만록 <검녀>에 나오는 검녀를 차용하여 진사 소응천을 찾아가 3년을 같이 살다가 대장부다운 기개가 없다고 버리고 떠나는 소설 1장, 검녀의 이야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녀의 무예는 입신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중국 무협소설에나 나옴직한 지붕 위를 훨훨 날아다니는 무예의 고수 이야기는 허균의 <장생전>에서 차용했고 ‘양반을 살육할 것, 양반의 부녀자를 겁탈할 것, 양반의 재물을 약탈할 것’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었던 조선의 검계(조직폭력)이야기는 <국조보감>에서 차용하고 있어서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조선의 18세기를 살았던 다양한 인물들이 망라되어 소설을 이끌어간다. 그런가하면 18세기 조선 경제의 파탄으로 유리걸식하는 민초들의 삶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대하와 같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만나면서 소설은 대단원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간다.
검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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