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2

다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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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산 정약용의 삶과 사상을 다룬 한승원의 역사소설!
한승원 장편소설『다산』제2권.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꼽히는 한승원이 5년간의 연구와 집필을 통해 완성한 역사소설로, 다산 정약용의 사상과 철학을 전해준다. 정약전을 다룬『흑산도 하늘 길』, 다산의 제자 초의스님을 다룬『초의』, 추사 김정희를 다룬『추사』로 이어지는 한승원 인물역사소설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다산의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200여 권의 문헌과 고증자료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역사적 해석을 시도하였으며, 탄탄한 이야기 구성으로 소설적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작가는 농익은 필력과 통찰력으로 학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속도감 있는 글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담아내었다.

또한 셋째 형 정약종과의 관계나 여러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다산의 새로운 모습도 그리고 있다. 주자학과 천주학이 공존공생하고 있는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따라 주자학, 천주학, 도학과 불교에 대한 깊은 사유까지 담아낸 이 소설은 극단의 이분법적인 갈등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시대를 위한 다산의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

한승원

저자:한승원
1939년전남장흥에서태어나서라벌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교사생활을하며작품활동을병행하다가1968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목선〉이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그뒤소설가와시인으로수많은작품을펴내며한국문학의거목으로자리매김했다.현대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이상문학상,대한민국문학상,한국불교문학상,미국기리야마환태평양도서상,김동리문학상등유수의문학상을수상,한국문단에큰궤적을남겼다.

소설집《앞산도첩첩하고》《안개바다》《미망하는새》《폐촌》《포구의달》《내고향남쪽바다》《새터말사람들》《해변의길손》《희망사진관》,장편소설《아제아제바라아제》《해일》《동학제》《아버지를위하여》《까마》《시인의잠》《우리들의돌탑》《연꽃바다》《해산가는길》《꿈》《사랑》《화사》《멍텅구리배》《초의》《흑산도하늘길》《추사》《다산》《원효》《보리닷되》《피플붓다》《항항포포》《겨울잠,봄꿈》《사랑아,피를토하라》《사람의맨발》,《달개비꽃엄마》,산문집《허무의바다에외로운등불하나》《키작은인간의마을에서》《푸른산흰구름》《이세상을다녀가는것가운데바람아닌것이있으랴》《바닷가학교》《차한잔의깨달음》《강은이야기하며흐른다》,시집《열애일기》《사랑은늘혼자깨어있게하고》《달긷는집》《사랑하는나그네당신》《이별연습하는시간》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5년간의연구와집필,200여권의문헌과고증자료로완성한한승원역사소설의완결판!
『다산』은우리시대대표소설가한승원이오랜집필기간을거쳐완성한장편소설이다.5년간다산에관한방대한문헌과자료연구를통해치밀한고증과깊이있는역사적해석을꾀했고,다양하고도단단한스토리라인을기반으로소설적재미와감동을더해주었다.
작가한승원의다산에대한흠모는13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다산’이라는거대한산은나그네새처럼서울살이를하던그를전라도장흥바닷가토굴로이끌었고,그속에서작가는인간정약용을통해사람의슬픈절대고독과그고독을이겨내려는고귀한분투를배우고,학자정약용을통해우주의율동과도학자의여유를깨닫게된다.그의오랜흠모와존경은그간의작품들을통해서도알수있다.정약전을다룬『흑산도하늘길』(2005년),다산의제자초의스님을다룬『초의』(2003년),다산의후학인추사김정희를다룬『추사』(2007년)는모두다산을공부하는과정에서완성된작품들이다.
작가는다산정약용에대한다음과같이이야기한다.
“다산정약용은수많은준봉들을푸른하늘속에깊이묻고있는보랏빛의영검하고웅대한산이다.그러한산에잘못들어가면길을잃고조난을당할수도있다.가령다산정약용과사귄이후술병이들어40세의나이로요절한혜장스님은길을잃고조난을당한사람일터이고,다산정약용을따름으로써속이더욱웅숭깊어지고영혼의체구가커지고자유자재의실사구시적인선승으로이름을드날리게된초의스님은다산이란산을잘탄사람일터이다.나는초의스님처럼다산을잘타려고무진애를썼다.”

양날의거대한가위로세상을읽은정약용,극단과갈등의시대에근본적인해법을제시
다산의사상과철학속에는주자학과천주학이공존공생하고있다.다산은어린시절부터주자학을읽다가성년이된다음새로운세계인천주학의여러저서들을읽고하느님을깊이신앙했지만,나라에서금하고조상의제사를지내지못하게한다는이유로천주학을버리고정학으로돌아섰다.그러면서도다산은주자학을비판했고천주학을버렸다고했지만그요체를가슴에새겨담고있었다.다산의사상과철학을옷감을재단하는가위에비유한다면,주자학이라는한쪽날위에천주학이라는다른한쪽날을가새질로포개고그한가운데사북으로박혀있다.이렇듯주자학과천주학이라는양날의거대한가위로써세상을재단하여읽어내고새로이디자인한것이다.그것이다산의삶의모양새이고모든저서들이다.
암흑의역사속에서신산한삶을살며우리에게영원한새빛을던져주고간다산.다산이남기고간삶의모습과그의저서들은극단의이분법적인갈등속에살고있는우리시대에근본적인해법을제시할것이다.

정약용과이벽앞에두사람의남자가나타났다.햇살을받고있는남자는천주교의하얀사제복을입은서양사람이었고,은행나무그늘아래에있는남자는붉은옷을입고상투를조그마하게튼중국사람이었다.그들의좌판위에는약병들과청자잔한개씩이놓여있었다.
중국인복장을한사람이“그대들을기다리고있었소이다.내가권하는이약을마시면하늘과땅의이치를단박에모두알수있을것이외다”하고말했고,사제복차림을한사람이“잘오셨소이다.내가권하는이약을마시면천지조화를금방알수있을뿐아니라천국에서영생할수있을것이외다”하고말했다.정약용이두남자의얼굴과그들의좌판위에놓인약병을번갈아살피는데,이벽이정약용에게귀엣말을했다.
“정공,나는이분들의약을무시로마십니다.어느한쪽만먹으면안되고고루섞어서마셔야만합니다.저중국사람이누구이고,저사제차림을한사람이누군지알수있겠소이까?”
이벽이정약용의손을이끌고두사람앞으로나아가서그들을소개했다.
“이분은성리학의창시자인주자(朱子)이시고,이분은『천주실의』를저술한마테오리치이십니다.”
정약용은끓어오르는감개를억누를수없었다.그는그들두사람의손을붙잡으면서“두성인을이렇게뵙게되다니…”하고말하려하는데혀와입술이움직이지않았다.사력을다해말을뱉으려하는데“아버님!”하고부르는소리가들렸다.눈을떠보니학연과학유가근심스러운얼굴로그를내려다보고있었다.
-<두가지약을섞어마신정약용>중에서


농익은필력과깊은통찰력으로빚어낸역사의새로운기록,유려한완숙미와숨가쁜쾌미
그동안주로인문학책,어린이책에서만볼수있었던다산정약용을이번에는역사적사실을기반으로한소설속에서새롭게만나게된다.학자로서그리고한인간으로서의다산의모든사상과철학은작가한승원의오랜연구를통해속도감있는글의흐름속에자연스럽게그대로녹아있다.셋째형정약종과의관계는독자들에게새로운정약용의모습을소개하고떠올리게하고,기록에는한줄로소개되고있는‘향사례’(1권,81쪽)는인간정약용을형상화하는감동적인한편의일화로탄생하게되었다.

‘아,셋째형님!’정약용은아직셋째형약종과화해하지못하고있었다.안타깝고한스러웠다.중형약전의묘지명은썼는데,셋째형약종의묘지명은쓸수없었다.화해하지못한마음으로어떻게그셋째형약종의살다간역정을서술할수있을것인가.약종과그와의사이는다만한아버지어머니의피를받았다는의리밖에는아무것도없었다.셋째형약종의영혼은그에게말하고있었다.
“나는아버지어머니에게서몸을받았을뿐영혼은받지않았네.영혼은여호와하느님에게서받았네.”
정약용은자기의머리에서정약종의존재를지워없앴다.그가쓴모든글속에서정약종의이름석자를의식적으로뺐다.그것은오직정약용자신만아는일이고하늘나라에간셋째형정약종만아는일이었다.정약종과약용의인연은어쩌면악연이었는지도모른다.따지고보면그것은돌아가신어머니에게서배운슬픈지혜였다.아니그것은어머니의뜻이었다.
-<춤추는기름접시불그림자>중에서

이벽이관중들의환호성에답례하며당에서내려왔고,이승훈이군중들을향해말했다.“이번에는정약용선비가활을쏘겠습니다.”정약용은깜짝놀랐다.자기는태어난이래아직활을한번도쏘아본적이없었다.그는눈살을찌푸리며이승훈을향해황급히손사래를치며거부의의사를표했다.그러나군중들이가만있지않았다.정약용은어찌할수없었다.얼굴이붉어진채활과화살을받아들고당으로올라갔다.그리고크고높은목소리로당당하게말했다.
“이자리에서천지신명과성인들께맹세하고솔직하게말하겠습니다.저는한번도활과화살을만져본적이없습니다.그런데제매형이신이승훈공이무인집안의기린아이신이벽선비다음으로왜저를지목하여쏘라고하셨겠습니까.그것은‘이세상에는저정약용이란선비처럼말로만아는체할뿐,실제활쏘기에서는진실로무식한사람도있다.저런사람도당에올라가활을쏘는데나라고못하겠느냐’하는용기와대담함을여러분에게가지라는의도임에틀림없습니다.그럼시키는대로,저는활쏘기의무지함을보여드리겠습니다.”(중략)군중들이숨을죽인채호기심을가지고정약용이활쏘는것을바라보았다.시위를힘껏당겼다.시위에서퉁겨진화살이날아가긴했는데그것은여남은걸음도나아가지못하고땅에뚝떨어졌다.“정말로난생처음인가보구먼!”“하하하하….”“야아,그럴지라도정약용,정말로멋진선비다!”군중속에서이런말들이터져나왔다.정약용은아랑곳하지않고두번째,세번째,네번째화살을쏘아날렸다.군중들이그의참담한실패를보고손뼉을치기도하고발을구르기도하면서“와와!”함고함성을질렀다.이벽이화살을모두명중시켰을때보다더크고요란한환호성과박수소리였다.
-<향사례>중에서

저자는이소설을완성시키기위해주자학과천주교,도교를모두공부해야했다.작가는다산정약용선생을읽어내는일은자신에게있어하나의구도행각이었다고말한다.다산이라는드높고넓은세계속에서헤매던작가한승원.그는드디어힘겨운‘다산’을넘었고,구름속에원경으로솟아있던다산은작가한승원을만남으로써새롭게가까운거리의영검한산으로마침내우리앞에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