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17.00
Description
새롭게 다시 읽는, 도종환의 시화선집!
우리 시대 대표 서정시인 도종환의 시화선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책은 도종환 시인이 30년 동안 펴낸 아홉 권의 시집 중에서 아끼고 좋아하는 시 61편을 골라 ‘물의 화가’라 불리는 송필용 화백의 그림 50점과 함께 엮은 시화선집이다. 시와 그림을 통해 ‘고요와 명상’을 형상화한 두 작가가 전하는 ‘마음의 풍경화’는 잔잔한 위로가 되어준다. 이번 개정판은 도종환 시인의 초판 부록 시와 송필용 화백의 초판 수록 작품 외 추가된 신작을 재편해 여백이 깊어진 디자인으로 시심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마음의 여백이 필요한 모든 이들, 간절한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소리 없이 잦아드는 시의 숲을 거닐어본다.
저자

도종환

1954년9월27일충북청주출생.충북대국어교육과를졸업한뒤,동대학원을거쳐,충남대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84년동인지『분단시대』에「고두미마을에서」외5편의시를,1985년『실천문학』에「마늘밭에서」를발표하며등단했다.소박하고순수한시어를사용하여사랑과슬픔등의감정을서정적으로노래하면서도,역사적상상력에기반한결백(潔白)에대한의지를보여주는시인으로평단의주목을...

목차

개정판시인의말
초판시인의말
1부가장황홀한빛깔로우리도물이드는날
단풍드는날|가을저녁|바람이오면|꽃잎|담쟁이|늦가을|여백|처음가는길|희망의바깥은없다|홍매화|저무는꽃잎|깊은가을|시래기
2부오늘또가지않을수없던길
초겨울|산벚나무|산경|폐허이후|가지않을수없던길|빈방|그리운강|오늘밤비내리고|자작나무|낙화|개울|사랑하는사람이미워지는밤에는’
3부꽃이피고저홀로지는일
쓸쓸한세상|섬|꽃다지|내가사랑하는당신은|초저녁|혼자사랑|눈내리는벌판에서|산너머에서|오월편지|나리소|꽃씨를거두며|쑥국새
4부적막하게불러보는그대
이세상에는|그대잘가라|꽃잎인연|어떤마을|목련나무|봄의줄탁|연필깎기|어린이놀이터|빈교실|세우|눈물|돌아가는꽃
5부함께먼길가자던그리운사람
흔들리며피는꽃|먼길|저녁무렵|깊은물|나무|산맥과파도|상선암에서|벗하나있었으면|풀잎이그대에게|쇠비름|우기|강

출판사 서평

詩로그린마음의풍경화
우리시대대표서정시인도종환의시화선집『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가새로운만듦새로출간되었다.『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는출간이후8년간시집으로서는드물게7만부가팔려나간독보적인스테디셀러로화제를낳기도했다.
이책은도종환시인이30년동안펴낸아홉권의시집중에서아끼고좋아하는시61편을골라‘물의화가’라불리는송필용화백의그림50점과함께엮은시화선집이다.그간시와그림을통해‘고요와명상’을형상화한두작가의‘마음의풍경화’가독자들에게위로를전해주었다.특히‘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이세상그어떤아름다운꽃들도다흔들리면서피었나니’라는구절은드라마를비롯해유명인들의애송시로자주인용되어세대를불문하고많은이들의뜨거운사랑을받았다.
이번개정판은도종환시인의초판부록시와송필용화백의초판수록작품외추가된신작을재편해여백이깊어진디자인으로시심(詩心)을더욱풍부하게하였다.

절망으로가장뜨거운순간을지나,희망의詩
이책은1부‘가장황홀한빛깔로우리도물이드는날’,2부‘오늘또가지않을수없던길’,3부‘꽃이피고저홀로지는일’,4부‘적막하게불러보는그대’,85부‘함께먼길가자던그리운사람’으로구성되어있다.61편의시에는언뜻적막함이강물처럼흐른다.비내리고꽃은지고바람까지세차게불어온다.시간은속절없이흘러가고그세월속에서시인은‘마음기댈곳없고’(「오늘밤비내리고」),‘내마음이어리석어괴로웠다’(「사랑하는사람이미워지는밤에는」).살아있는동안바람불어언제나쓸쓸해(「꽃잎인연」)소리없이아팠지만그시간이지나결국곧고맑은나무로자라고(「자작나무」),흔들리며,비에젖으며아름다운꽃들로피어났다.

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이세상그어떤아름다운꽃들도
다흔들리면서피었나니
흔들리면서줄기를곧게세웠나니
흔들리지않고가는사랑이어디있으랴
젖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
이세상그어떤빛나는꽃들도
다젖으며젖으며피었나니
바람과비에젖으며꽃잎따뜻하게피웠나니
젖지않고가는삶이어디있으랴
-「흔들리며피는꽃」전문

도종환시인이소재로삼은‘꽃’,‘담쟁이’,‘시래기’,‘자작나무’,‘강’은우리네삶과다르지않다.젖으면서도따뜻한빛깔을피워내는꽃,함께손잡고벽을오르는담쟁이,험한바위를만날수록아름다운파도…….그들의모습을통해주저앉거나포기하지않고늘깨어흐른다면우리의절망도그리무겁지않으리라는시인의담담한이야기가지금을살아가는우리가슴을조용히울린다.
이처럼도종환시인은자연속에서삶,사랑,희망,행복을읽어내쉬우면서도간결한시어로풀어낸다.맑고잔잔한마음이전해져오는그의시는머리가아닌‘가슴’으로다가온다.무겁거나어려운암호가아닌우리가흔히볼수있는삶의풍경과자연에서포착한생의섭리이기때문이다.

나는내시가앵두꽃,자두꽃,산벚꽃,제비꽃같기를바랍니다.크고화려한꽃이아니라작고소박하고은은한꽃이기를바랍니다.목마른이에게건네는맑은물한잔이기를바랍니다.상처받은이들에게격려의악수가되기를바랍니다.누군가를기다리고있는이에게다가가는한장의엽서이기를바랍니다.머리로이해하기보다는가슴으로다가가는시가되기를바랍니다.지친이옆에놓여있는빈의자가된다면더바랄게없겠습니다.-개정판시인의말中

‘생의아름다움’과동시에‘생의비의’를담은그의시는어떤이에게는‘위로’의언어를,어떤이에게는‘깨달음에이르는길’을건넨다.시인의말그대로시란인생을어떻게살아야하는것인가에대한질문이기때문이다.성장통의시간,폐허를견디는시간이있었기에아름다운것이바로사람이고,인생이다.

사막에서도저를버리지않는풀들이있고
모든것이불타버린숲에서도
아직끝나지않았다고믿는나무가있다
화산재에덮이고용암에녹은산기슭에도
살아서재를털며돌아오는벌레와짐승이있다
내가나를버리면거기아무도없지만
내가나를먼저포기하지않으면
어느곳에서나함께있는것들이있다
돌무더기에덮여메말라버린골짜기에
다시물이고이고물줄기를만들어흘러간다
내가나를먼저포기하지않는다면
-「폐허이후」전문

시화선집곳곳에자리한송필용화백의적요한강,바다,하늘위를거니는것은‘사랑’의시어들이다.지난한시간을통과한절망과슬픔은사랑이라는꽃잎을피워낸다.고난의길끝에찾아온그사랑을일러도종환시인은‘인간에게늘찾아오는가장절실하고가슴아픈이야기’라한다.아픔은머물다가게마련이고그아픈소망이아니라면사랑도,삶도,시도아니기때문이다.마음의여백이필요한모든이들,간절한사랑이필요한이들에게소리없이잦아드는세우(細雨)같은시의숲을거닐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