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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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초등학교 교실을 통해 엿본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실체
“정의의 실현은 그 방식 역시 정의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지금은 초등학교라 불리는 국민학교에서 벌어지는 힘 있는 아이와 힘 없는 아이들 간의 폭력적 권력과 굴욕적인 복종을 통해 우리 사회의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실체를 보여준다.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한병태는 학급의 급장(반장)인 엄석대가 반 아이들을 좌지우지하며 횡포 부리는 것이 못마땅하다. 석대가 누리는 권력의 부당함을 담임선생님에게 호소하지만, 담임선생님은 그런 석대의 폭력을 눈감아준다. 부모님에게도 하소연해 보지만 오히려 석대처럼 힘을 키워보라고, 전교 1등을 해보라는 엄한 충고를 듣는다. 그러던 어느 날 병태는 엄석대가 매번 전교 1등을 하는 은밀한 이유를 알게 되는데…….
한편 병태는 엄석대가 만든 그 권력이 폭력적이고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엄석대와 친구들의 무리 속으로 자신만은 들어가지 못한다는 소외감에 눈물 흘린다. 엄석대가 만들어놓은 규칙에 동조하는 것이 비굴한 복종일 수 있지만 권력자의 그늘 아래서 평온함을 누리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엄석대를 통해 독재자의 횡포를 고발하면서도 그런 독재자를 옹호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한병태의 인간적 고뇌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또한 새로 부임한 선생님과 반의 우등생들을 지식인에 빗대어 그들이 자유와 합리가 통용되는 새로운 질서, 즉 민주주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궁극의 물음을 던진다.
저자

이문열

1948년서울에서태어나경북영양,밀양,부산등지에서자랐다.서울대학교사범대학에서수학했으며.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새하곡」이당선되어등단했다.이후「들소」,「황제를위하여」,「그해겨울」,「달팽이의외출」,「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등여러작품을잇따라발표하면서다양한소재와주제를현란한문체로풀어내어폭넓은대중적호응을얻었다.특히장편소설『사람의아들』은...

목차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
작가후기-『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의또하나의결말
들소

출판사 서평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출간33주년,
우리사회는정의로워졌는가?

이문열작가는1980년대‘87체제’의전야그리고시사용어로‘4?13호헌선언’의아침에조간신문을읽고난다음망연해있던차에,『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원고를써서잡지에꼭게재해야겠다는절박할만큼의시의성을띄고집필을시작했다.
시대적배경은1950년대말과1960년초로자유당정권이막바지기승을부리던시절이다.독재자의폭력적권력에대한반발로4?19혁명이일어나기까지당시의한국정치상황을풍자한소설이다.
이문열작가는엄석대를통해정당성과정통성이없는권력을,그를둘러싼분단장급의상위그룹은지식인출신의관료내지행정기술자들을빗대어보여준다.첫번째담임선생은미국이며,그가보여주고있는것은레이먼드보너가‘독재자와의왈츠’라이름붙인6,70년대의외교정책이다.또두번째담임선생은경직되고권위주의적인이념이며,그가아이들의의식을일깨워주는방법은그폭력성에다름아니다.
출간33주년판이되는이번책의서문에서이문열작가는,“33년전87체제형성전야어느시기에느꼈던시대의엄중함이이번에는처절한진통의예감이상으로,불타고허물어진뒤의적막과황무함으로까지다가든다.”고출간소회를밝혔다.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의시대적배경이된1950년말부터1960년대초,그리고이문열작가가아침신문을보다가이책을서둘러집필해야겠다고마음먹은1987년,그리고지금출간33주년에이르기까지,“우리사회는정의와공정을향해나가고있는가?”이책은묻는다.

작품성과대중성을모두갖춘
이문열의대표작이자수작(秀作)

제11회이상문학상을수상한<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은그선정이유서에서“우리는이작품을통해권력의형성과몰락의과정을읽을수가있다.이것은민족사의규모를국민학교의교실에집약시킨것이기도하고,하나의분자식처럼권력의실상을생활영역에확대해보인것이기도하다.만약이상이살아있어이작품에접하더라도높은평가를아끼지않으리라.이이상의선정이유가달리있을수있겠는가.”로극찬하였다.
영화,연극으로도만들어져흥행하였고,초등학교5학년교과서와고등학교국어교과서에소개되면서청소년과어린이도읽을수있는소설로대중적인기를모았다.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은미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러시아,콜롬비아,폴란드등여러나라에서출간되어호평받았다.<르몽드>는“마지막한페이지까지매혹적인마법에걸린것처럼,깊은생각에빠져들게하는보석과같은작품.”이라고평했다.
이번개정신판에서는표지를새롭게하고내용일부를손봤으며,알타미라동굴벽화를통해사유(私有)의발생과권력의형성을예술의본질에대한성찰과함께형상화한중편<들소>를함께묶어한권으로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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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비록내굴복으로끝나기는했지만전입첫날의그작은충돌은엄석대에게꽤강한인상과더불어어떤경계심을일으켰음에틀림없었다.그는첫날의승리가못미더웠던지다음날한번더그걸확인하려들었다.역시점심시간의일이었다.내가바쁘게도시락뚜껑을여는데앞줄에앉은아이가나를돌아보며말했다._p.32

“……설령네가옳더라도……나는반아이들모두의지지를받고있는석대를지지할수밖에없다.네가반드시그러리라믿고있을것처럼……아이들의그지지란것이실상은석대의위협이나속임수에넘어간거짓된것일지라도……마찬가지야.나는어쨌든…….아이들을그렇게만든석대의힘을……존중하지않을수없어.지금껏흐트러짐없이잘돼나가던우리반을……막연한기대만으로는흩어버릴수없기때문이지.”_p.65

너무도허망하게끝난싸움이고또한그만큼어이없이시작된굴종이었지만,그굴종의열매는달았다.오래고끈질긴반항끝에이루어진굴종의열매라특히더달았는지도모를일이었다.내가그의질서안으로편입된게확인되면서석대의은혜는폭포처럼쏟아졌다._p.83

그가내게바라는것은오직내가그의질서에순응하는것,그리하여그가구축해둔왕국을허물려들지않는것뿐이었다.실은그거야말로굴복이며,그의질서와왕국이정의롭지못하다는전제와결합되면그굴종은곧내가치른대가중에서가장값비싼대가가될수도있었지만이미자유와합리의기억을포기한내게는조금도그렇게느껴지지않았다._p.90

“……너희들은당연한너희몫을빼앗기고도분한줄몰랐고,불의한힘앞에굴복하고도부끄러운줄몰랐다.그것도한학급의우등생인녀석들이…….만약너희들이계속해그런정신으로살아간다면앞으로맛보게될아픔은오늘내게맞은것과는견줄수없을만큼클것이다.그런너희들이어른이되어만들세상은상상만으로도끔찍하다…….모두교단위에손들고꿇어앉아다시한번스스로를반성하도록.”_p.114

“놈은무언가그들에게더러운속임수를쓰고있어.그들은자기들이성공해서받게될것보다더큰대가를놈이줄수있다고굳게믿는것같았어…….”_p.182

“사람은현란하게꾸며진말을벗기면모두저마다의소를좇고있을뿐이에요.‘뱀눈’은권력의소를좇고,‘달무리’는그‘뱀눈’이나누어주는부귀의소를좇는식으로…….그런데제가좇는소가무엇인지아세요?그것은풍요와안락의소예요.그리고‘뱀눈’을좋아하는것은그가바로그것들을줄수있기때문이죠.이제‘뱀눈’아닌사람이나를데려간다하더라도그가그런것들을줄수있다면또좋아질수있을거예요.더구나그의부족은강성하고,그의가축떼는들판을덮고있어요.그런데내가무엇때문에슬퍼하고괴로워해야하죠?”_pp.248-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