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일기장을 주웠다 (잘 숨고 뾰족한 어느 고슴도치의 기록)

누군가의 일기장을 주웠다 (잘 숨고 뾰족한 어느 고슴도치의 기록)

$13.03
Description
이 책은 자신을 고슴도치라고 소개하는 저자가 오랫동안 쓴 일기를 엮은 것이다. 일기 속에서 일상은 비로소 면면을 드러낸다. 스쳐지나갔던 건물, 출근길 풍경, 계절의 변화, 책상 위 일상용품, 거래처 사람들, 꽃, 웃음소리, 친구와의 만남, 순간에 머물렀던 생각과 사소한 느낌들… 일기라는 집합장에서 이 모든 것이 의미를 찾고 형체를 입는다. 흔적이 기록이 되고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진다.
저자

고슴도치

저자고슴도치는자신을‘고슴도치’라고만소개했다.다른사람들과어울리긴하지만사실은변두리로물러나조용히머무르기를좋아하고,자신이그어놓은선을누군가밟을라치면가시를바짝세우고경계태세를갖추는모양이꼭고슴도치같다고했다.세상살이에영자신은없지만꿋꿋이하루를살기를원하고,꽁꽁숨기도잘하지만어느누구에게는맘껏자신을열어보이고싶다고했다.이책은그러한고슴도치가오랫동안쓴일기를엮은것이다.

목차

1장도시숲에사는고슴도치
꿈에서구인광고를보았다.세상살이기술1급소지자구함.어떤학원을등록하면이자격증을딸수있게해주나…우리모두는포장의달인이다.그것이지능적이냐어설프냐의차이일뿐.나는지금까지알몸으로서있는사람을한번도본적이없다.

2장삐죽삐죽가시가돋는날
사람과돈과지위가일치하지않는이상한세계에살고있는한악수하고싶지않은인간에게웃어줘야한다…회식자리,이사님이한마디하신다.“시장을봐야지,사장을보면안된다.”본인부터그래보시지?!…고상한여우인척하지만사실은외로운돼지들천지.

3장비오는밤하염없는생각들
나는만년설로뒤덮인이곳에불시착한비행기다.이제다시는본국으로갈수없다.둘러보니불시착한비행기가한두대가아니다…빗소리는튀김소리와비슷하다.후두둑지상으로자폭하는소리와자기몸을고스란히던져바삭해지는소리가비슷한건어쩌면당연한일이다.

4장내안의작은숲을찾아서
고슴도치야,너도알겠지만언제까지가시속에숨을수는없어…유랑하고싶은데세상은저잣거리로들어가흥정하라한다.방관자이고싶으나당사자가되라고한다…깊으면따뜻하다.그리고고요하다.바다나사람이나,뭐든지.

출판사 서평

평범한누군가의일기장에서만난내모습

‘유치하지만나도그래.’‘아무에게도얘기하지못했던건데.’
‘나같은사람이세상에또있구나.’

날것의일상,감추고싶은얼굴


어느날우연히누군가의일기장을본다면그곳에서자기모습을발견할지도모른다.어떤가식도없는속내와나와다를바없는한심하고때론서글픈모습이거기있을것이다.화장기없는말간얼굴이부끄럽기도하겠지만홀가분하기도할것이다.겉으로는차분하고단정한일상이사실은회오리가한바탕휩쓸고간폐허와다르지않고단단히보이는마음은쩍쩍갈라진황폐한사막의다른풍경일뿐이라는것을발견할것이다.
어느누군가의진짜얼굴이있는곳,유일하게자기자신으로돌아가는바로그곳에서한번도보지못했던나를만날지도모른다.그리고또어쩌면일기에서조차가면을벗지못하는슬픈나를볼지도모른다.

나는이렇게산다.
텅빈껍질을안고거짓말을위로삼아못된얼굴가면으로가리고산다.
집에와서는가면과거울속나를헷갈려하면서,눈감으면꿈을꾸고
다음날이면아무렇지않은눈인사를하며산다.
태어난곳을그리워하며따뜻해서울었던그때를떠올리며다시숲속으로들어간다.
-어느날의고슴도치일기

일기속에서일상은비로소면면을드러낸다.스쳐지나갔던건물,출근길풍경,계절의변화,책상위일상용품,거래처사람들,꽃,웃음소리,친구와의만남,순간에머물렀던생각과사소한느낌들…일기라는집합장에서이모든것이의미를찾고형체를입는다.흔적이기록이되고순간이영원으로이어진다.일기는시간을붙잡는가장확실한방법이기때문이다.묻히고사라지고분해될무엇이재생된다.

당산역에서합정역으로가는지하철안에서보는한강풍경은
언제나나에게질문을던진다.왜사냐고.스핑크스처럼.
-어느날의고슴도치일기

그리고일기를통해잃어버린지도몰랐던소중한그무엇에대한단서를쥐기도한다.까마득한유년시절에숨겨놓았던보물들의지도를발견하는것이다.결코어떤첨단기술이나장치도불러올수없는아련함과순수의시절로돌아가는길을찾는것이다.시간의퇴적층을뚫고나온어떤기억이북극성이되어발걸음을안내하는것이다.그것은과거로의회귀가아니라하나의여행이며탐험이다.

원래이도시의밤하늘은꿈으로도배되어있었다.한때이곳은그야말로별천지였다.
다행히도나는그때를보았고마음속에지도를묻어두었다.
나만아는광경을찾아언젠가는지도를펼쳐보며지도가가리키는곳을향해떠날것이다.
-어느날의고슴도치일기

잘숨고뾰족한어느고슴도치의기록

이일기장의주인은자신을‘고슴도치’라고만소개했다.다른사람들과어울리긴하지만사실은변두리로물러나조용히머무르기를좋아하고,자신이그어놓은선을누군가밟을라치면가시를바짝세우고경계태세를갖추는모양이꼭고슴도치같다고했다.세상살이에영자신은없지만꿋꿋이하루를살기를원하고,꽁꽁숨기도잘하지만어느누구에게는맘껏자신을열어보이고싶다고했다.하루는웃고다른날은울면서설레였다가도한없이우울하고해질녁의고즈넉함과한밤의쓸쓸함을좋아하되또한편으로는한낮의소요속으로눈감고뛰어들고싶다고도했다.이책은그러한고슴도치가오랫동안쓴일기를엮은것이다.

‘사이’란말에는어쩔수없는거리가있다.
‘우리사이에뭘그거같고…’인간사이에는사이가있으니까그런거다.
아무리가깝다한들완벽히포개어질수는없다.
서로가아무리가까워도낭떠러지두개일뿐이다.
-어느날의고슴도치일기

마음속에고슴도치한마리없는사람이과연있을까.‘나를내버려두라’고소리없이외치지만매일도시라는낯설고험한숲으로들어와야하는우리가아닌가.상처받고상처주면서잊히길한편으로는기억되길바라면서모두살고있지않은가.메인이벤트는싫다고하면서오프닝이벤트에오르기는또자존심상하지않은가.고슴도치는이러한모순과뒤섞임,서성임으로하루를사는우리모습이다.일상과삶또한무규칙과불확실성으로가득차있지만그럼에도거기엔알수없는기쁨과설레임이있다는것을아는우리모습일것이다.

모든기쁨이한순간에물거품이될수있다면
모든물거품이한순간에기쁨이될수도있을것이다.
삶의연금술은그런거니까.
-어느날의고슴도치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