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 박제된 역사 뒤 살아 있는 6·25전쟁 이야기

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 박제된 역사 뒤 살아 있는 6·25전쟁 이야기

$13.00
Description
“태어났을 때는 나라가 없었고, 광복의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한민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들이댈 수밖에 없었던 서글픈 세대에 대한 회고록”
이 책은 한 개인의 기록이 아닌 우리나라를 지켜낸 선배 세대의 기록이자, 아픔의 기록이다. 태어났을 때는 나라가 없었고, 광복의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한민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들이댈 수밖에 없었던 서글픈 세대에 대한 회고록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전쟁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차마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대한민국을 지켜내신 선배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 책의 저자인 한준식 님은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경험하셨고, 추천사를 적고 있는 나는 반공을 배우며 자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대한민국 미래의 인재들은 반전을 배우며 자라기를 바란다.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겼다는 저자의 뜻에 깊이 공감하며, 이 책이 반공보다는 반전을, 분열과 반목보다는 화합과 번영을 그려나가는 시대의 첫 단추가 되길 응원한다. - 설민석

저자

한준식

저자:한준식
1931년해남에서태어났다.1949년영명중학교를졸업한후부모님을도와농사도짓고,고기도잡고,김양식도하면서가족들과평화로운나날을보냈다.그러던중스무살이되던해인1950년6ㆍ25전쟁을맞았다.
전쟁이터지면서,화목하고평화로웠던가족의일상에균열이생기기시작한다.불안한나날을보내던중,1951년형에이어입대를하게된다.이후광주제5015부대에서백운산토벌작전에투입되고,곧수도사단기갑연대로적을옮겨지리산토벌작전을완수한다.다시,금화지구로출발해중동부전선난초고지,독립고지에서치열한전투를벌이다허벅지에포탄파편을맞고심하게부상을입는다.결국야전병원으로옮겨져응급치료를받은다음,서울제36육군병원을거쳐울산제23육군병원에서한달동안입원치료를받았지만완치되지못한채퇴원한다.
1953년보충대대기중육군보병학교로차출되어전선과는멀어졌으며,1956년11월20일마침내5년이넘는군생활을무사히마감하고명예롭게제대했다.제대후에는건축업에종사하면서대한민국의성실한일꾼이자한가정의든든한가장으로평범하게살아왔다.
이책에는1951년입대직후부터1953년육군보병학교로차출되기까지치열했던전투의나날들을담았다.

목차

들어가며_내가지금전쟁을이야기하는이유

1장_스물한살,나라의부름을받고
2장_내생애첫번째전투
3장_죽이지마라,생포하라
4장_지독한굶주림속에서
5장_아무도돌보지않는죽음들
6장_홀로지옥을빠져나오며
7장_집으로돌아갈수만있다면

마치며_살아남았으므로,나는쓴다
사진자료

출판사 서평

여든여덟의어느날,작은기적이일어났습니다
여든아홉의어느날,거대한기적을기다립니다

손녀는여느때처럼할아버지일기장을몰래훔쳐보려고책장을뒤적이고있었다.그날따라일기장옆에꽂힌손때묻은책에눈길이갔다.꺼내보니앞면에투박한글씨로‘6?25참전전투기록’이라적혀있는두툼한노트였다.흥미가동해한장,한장넘기다,그것이할아버지가6?25전쟁때겪은일을기록해둔노트라는걸알게된다.마지막장까지단숨에읽은그녀는생각한다.
‘할아버지글이이대로묻히는건너무아깝잖아?’
그녀는이노트의내용을하나하나타이핑한다.책을만들려고알아보니제작비가너무비쌌다.하는수없이동네출력소에서10부정도약식제본을해조촐하게가족들과나누어가졌다.
그래도왠지성에차지않았다.이런기록은널리널리알려져야할것만같았고,할아버지그림도여기저기자랑하고싶었다.고민끝에한포털사이트게시판에글을올리기로했다.
‘88살할아버지의특별한그림일기.’
이런제목을달고서할아버지가쓴글을발췌해넣고,할아버지가그린그림을사진으로찍어올렸다.그때까지만해도몰랐다.그글이얼마나큰반향을일으키게될지.
그녀의게시글은순식간에조회수가치솟더니무려20만회를넘어섰다.댓글에는각양각색반응이줄을이었다.대체로할아버지를응원하고,할아버지가남긴기록의가치를옹호하는내용이었다.
“교과서에실어도되겠는데요.”“후대에남길소중한기록유산인듯”“할아버님덕분에지금저희가이렇게살고있는듯합니다.”
처음온라인상에글을올린다고했을때,주변에서는“요즘젊은사람들중에이런케케묵은6ㆍ25전쟁이야기에관심갖는사람이얼마나있겠느냐”는반응이대부분이었다.그러나결과는영딴판이었다.할아버지는기적이라고하셨다.손녀덕에여든여덟에팔자에도없는유명인사가되었다면서.
기적은거기서끝나지않았다.이게시글로연이닿게된출판사와정식출간계약을맺게된것.
물론할아버지의기록을있는그대로출간하기에는부족한점이많았다.손녀는할아버지의구술을토대로비어있는부분을메워나갔다.그렇게,할아버지가꾹꾹눌러쓴기록을잘다듬고,살도붙여서원고를완성해냈다.
여든아홉이된할아버지는마침내평생꿈꿔본적조차없는일,즉자기이름을내건책을출간하게될날을손꼽아기다린다.그책이수많은이들과만나더거대한이야기를만들어내는또하나의기적을기대하면서.


고작스무살,전쟁이시작되었습니다.
죽음의고지를홀로빠져나온나,그날,거기의기록

이렇듯평범하지않은사연을품고세상의빛을보게된이책은가장빛나는청춘의날들을전쟁의소용돌이속에서보내야했던어느이름없는군인의전투일지다.
해남의평화로운마을에서정다운가족들과농사를짓고김양식을하고고기를잡으며소박한행복을누리던어느날,스무살청년에게청천벽력같은소식이도착한다.때는1950년,6ㆍ25전쟁이발발한것이다.
그가참전했던‘백운산토벌작전’‘지리산토벌작전’‘난초고지탈환작전’‘독립고지작전’등은6ㆍ25전쟁당시치러진많은전투들중에서도매우치열하고참혹했던것으로기억된다.그는그때,그곳에서목도했던모든장면과상황을마치그림그리듯세밀하게묘사한다.실제로그는당시전투가일어났던곳들의지형을정확하게그림으로남겨두기도했다.
그가기억을되살려이기록을남긴것은2000년,그의나이일흔살때였다.후손들에게전쟁의참상을알려두번다시이땅에전쟁이일어나선안된다는것을인식시키고싶어서였다고.
역사책에서나볼수있는박제된6ㆍ25전쟁이야기는이책어디에도없다.눈물바람을일으키는위대한영웅담도당연히찾아볼수없다.다만,이책은자신의의지로해결할수없는역사적비극앞에서힘없는개인이어떻게묵묵히주어진상황을받아들이고헤쳐나갔는지,전쟁이라는극한상황에서인간의본성이어디까지드러날수있는지,그저살아숨쉬며평화의시대를살아간다는것이얼마나큰행운인지담담하게이야기하고있을뿐이다.내용곳곳에는전쟁소설이나전쟁영화가다담아내지못하는리얼리티가살아숨쉰다.책장을덮고나면,먹먹하고묵직한감동이한동안당신을떠나지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