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쉽고짧게,서양철학을여행하는길
작가토마스아키나리는시대에따라변화하는서양의사상들을일상속에서문득떠오르는생각들과접목시켜소개한다.빨간꽃을보며빨간색에대해생각하는과정을통해플라톤의이데아를설명하고,늦은밤SNS에올라온친구의감성글이철학자들과닮은이유를들려준다.현상을보고그본질에대해고민하는철학자의모습을,일상에서문제나고민을떠안는익숙한우리의모습으로빗대어설명하는것이다.이처럼우리는책을통해일상에서벌어지는일들로부터철학을쉽고빠르게이해하는길을자연스레익히게된다.
또한책은각시대를대표하는철학자들을중심으로구성하면서도,‘서양철학’을이야기할때빼놓아선안될명언과개념어또한살뜰히담아놓았다.소크라테스의산파법,헤겔의변증법,소쉬르의구조주의와마르크스의유물론등페이지마다정리해놓은시대의철학자들을만나다보면낯설고어렵게느껴졌던이론들이시간여행을떠난것처럼자연스레일상으로흡수된다.짧으면서도쉬운글들을따라읽으며,우리는어렵지않게본질에대한궁금증을갖고,스스로의삶에질문을던져보게된다.
가장보통의문제들을통해사고의틀을넓혀가는일
남을위해헌신했던예수가왜그렇지않은사람보다행복했을까?자신의이론에한계가있음을깨달은비트겐슈타인은어떻게대처했을까?타인은지옥이라고말한사르트르는왜‘앙가주망’이라는사회참여행위를장려했을까?그들이이론과사상으로남겨놓았던걱정들은사실가장보통의문제들이다.연인앞에서사랑의의미를고민하고,직장에서스스로의가치를계속해서의심하며,행복할방법을부지런히솎아내고찾는다.그리고이모든과정은바로철학이다.책속에등장하는깊은사색을따라가다보면,그들의주장이우리를고스란히비춰주는거울임을깨닫게된다.시대와대륙을넘나들며모두의마음에스며들었던서양의철학들로부터,우리는잠못이루는밤유익한침잠의시간을가질수있을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토마스아키나리
1960년에태어났다.주오대학문학부철학과를졸업하고조치대학신학부에서공부했다.
현재,오오테예비학교에서강의하고있다.어려운철학이나역사등을알기쉽게설명하는강의로인기를얻고있다.
옮긴이오근영
1958년서울에서태어났다.일본어전문번역가이며국내에알려지지않은일본작가들의작품을많이소개했다.《하룻밤에읽는신약성서》와《하룻밤에읽는숨겨진세계사》,《하룻밤에읽는중국사》,《하룻밤에읽는과학사》등하룻밤시리즈를다수번역했다.그밖에옮긴책으로는《타인은나를모른다》,《내가공부하는이유》등이있다.
>>책속에서
아무렇지도않게던진상대의말에‘무슨뜻이지?’하고신경쓰였던적이있는가?모두한철학적인사색이사실대단한것은아니다.예를들면특별할게없는빨간꽃을보고빨간색에대해생각해보는것,이또한훌륭한철학적실천이다.눈앞에있는꽃은이윽고시들어없어진다.하지만당신은이후에어딘가에서또다른형태의빨간색을만나게되면(예를들어붉으락푸르락달아오른직장상사의안색을본다면)그꽃을떠올릴것이다.
_P33,지나칠것을지나치지않는것:사색과자연철학
교부철학자인아우구스티누스는말한다.인간이이무한한행복을찾아낼수있는것은단지영원한것,즉자기동일적인절대적존재로서의신에의해구원받을때뿐이라고.
‘당신이추구하는것은무엇입니까’라는질문을받았을때몇가지답이떠오르겠지만사실그모든것들이시간밖에있는‘영원한것’을추구하고있음을알수있다.
예를들어‘내집마련’이당신이추구하는당면과제라고하자.왜내집을갖고싶을까?가족과함께그집에서평온하게살고싶기때문이다.왜평온하게살고싶은가.그것은행복으로가득채워지기를원하기때문이다.그행복은딱1년동안이라는시한부일까?3년일까,4년일까?아니다,죽을때까지,가능하면‘영원히’다.
_P70,그럼에도영원을가질수있다면
도심에자리잡은빌딩들을떠올려보자.인간이저렇게높은빌딩을만들어냈다.저건물은도구를사용하여새로운도구를만들고,그도구를다시새로운도구로만드는식으로구석기시대의타제석기가조립용크레인으로진보하고발전한결과다.이것은사고나지식이점점향상되어가는과정자체다.
_P151-152,그러나,그래서,결국엔
‘저녀석은부자야,하지만인생은돈이전부가아니지’라는절규도니체의주장에의하면르상티망이다.마음속으로는돈을원하면서막상돈을손에넣지못하니까돈따위는가치가없다고말하는건,니체가보기에약자의분개에불과하다.이처럼인간의내연기관인‘힘에의의지’가르상티망에의해비뚤어지면‘세상이나쁘다,진실은이렇지않을것이다’라는불평이터져나온다.극단적으로말하면이불평이고도로발달한것이그리스도교이고지금까지의철학이었다는결론이된다.
_P177,괜한원한을품은비뚤어진마음
세계는논리로채워져있기때문에세계의한계는논리의한계이기도하다.우리가생각할수없는것은,이야기할수도없다.‘운명은있는걸까’‘진실한사랑이란뭘까’‘하나님은어째서세계를구원해주지않는걸까’‘무엇때문에살아가고있는가’‘정의란무엇일까’‘인간은죽으면어떻게될까’…이러한질문들에대한정해진대답은바로이렇다.
“말할수없는것에관해서는침묵해야만한다.”
_P245-246,당신의질문자체가당찮다
노동자는생각한다.‘자신이만든것이자신의것이되지않는다면,무엇을위해일한단말인가,자신은하나의부품에불과하지않은가’라고.이렇게노동자는자신의노동에서기쁨을찾지못하게되고일할의욕또한점차희박해진다.예를들어자신이구두를만들고자생각했다고하자.노동이란본래자신이내면에갖고있던이미지를마음속으로기대하며자신의외부로드러내는자기표현행위였다.그리고노동은그결과로생긴구두를보며만족하고나아가서는그구두를신는사람이기뻐함으로써자신도역시기쁨을실감한다는,자기실현행위이기도했다.그런데현실을사는우리의노동은어떤가?노동에보람을느끼는것자체가어려워지고있다.
_P273-274,모든노동은자기실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