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 유쾌 발랄 인생 성장기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 유쾌 발랄 인생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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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까지 가장 열심히 한 일은 ‘나이 먹는 일’
본격 나이 탐구 에세이
어느 날 나이를 깨닫고 깜짝 놀랐다. 마음은 아직 십 대 후반의 어느 지점을 헤매고 있는데 몸은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시간의 힘과 시간의 무상함을 무엇보다 나이에서 실감한다. 누구나 일생에서 가장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먹고 있는 나이, 어떻게 하면 체하지 않고 잘 먹을 수 있을까.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는 ‘나이 먹는 일’에 관해 탐구한 유쾌 발랄 생활 에세이다.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극본을 쓴 방송작가 겸 소설가 임선경이 경쾌한 일상과 뭉클한 인생사를 발랄하게 풀었다.

아들은 자기 친구들 눈치를 살짝 보는 것 같더니 빠른 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왜요?” “뭐가?” “뭔데요?” “뭐라니?” 정말 뭐냐 이건? 왜 쳐다보냐 이건가? 내가 길에서 시비 붙는 불량배도 아니고 저랑 나랑 촌수로 따지면 일촌인데 아니, 왜냐니? “야, 그럼 내가 친엄만데 길에서 아들 보고 쌩까냐?” 아들은 “아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기 친구들에게로 다시 돌아갔다.
-「나는 옛사랑과 한집에 산다」에서

중2처럼 격정에 사로잡히고, 그날처럼 예민하고, 사춘기처럼 왕성한 리얼 일상이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에 펼쳐진다. 엄마 껌딱지이던 아들이 동네에서 마주치고도 모른 척하고 지나칠 때, 더는 ‘그날’이 오지 않을 때, 길거리 조사원이 ‘어머님’이라 부를 때, 오십 대에 덜컥 고아가 되었을 때…. 부모도 애들도 모르는 ‘요즘 어른’의 마음과 일상이 솔직담백하게 담겼다. 웃음과 눈물 그리고 폭풍 공감 보장!

장래 희망은 ‘웃긴 할머니’ 마음은 18세 풍랑기
너희에게 중2가 있다면 우리에겐 중년이 있다

중년은 쇠락과 상실의 시기일까. 사회적 의무와 양육 부담, 여성성의 멍에에서 벗어난 자유와 독립의 시기는 아닐까. 작가 임선경은 중년을 “사춘기처럼 예민하게 느끼고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왕성하게 배우고 무한히 감동하고 그러면서 훌쩍 자랄 수도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생리가 멈추고,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건망증은 중증에 치닫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여전히 아름답다. 그래서 수영을 배우고, 귀걸이를 걸기 시작하고, 여행의 재미에 눈을 뜨고, 동화 작가를 꿈꾸며 새롭게 그림을 배운다.

모모가 어릴 때, 대여섯 살쯤인가? 내게 물었다. “엄마는 커서 뭐 될 거야?” “엄마는 커서 엄마가 됐잖아.” 그렇게 대답하면서 앞이 캄캄했다.
-「층계참에서 지르박을」에서

우리 삶은 커서 어른이 됐다거나, 엄마가 됐다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전히 내일을 기대하고 분주히 꿈꾼다.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에는 내일을 믿으며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기타를 등에 메고 복지관에 오는 할아버지, 시원스레 벗어젖히고 깔깔 웃어대며 뽕짝 메들리에 맞춰 아쿠아로빅을 하는 할머니, 그림책 창작자를 꿈꾸며 철조망이나 달걀 따위를 그리고 또 그리는 작가….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를 읽다 보면 나이 듦 속 ‘새롭게 채워지는 내일’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

임선경

저자:임선경
갱년기안면홍조는수줍음으로,가슴두근거림은설렘으로포장중.
재미가있어야의미도있다는소신으로글을쓴다.대학을졸업한후지금까지매우다양한분야에서글밥을먹었다.
TV드라마「신세대보고어른들은몰라요」,「이것이인생이다」,「부부클리닉사랑과전쟁」극본을썼고애니메이션시나리오를쓰고소설과동화,에세이를쓴다.
장편소설로『빽넘버』와『나는마음놓고죽었다』가있다.
MBC창작동화대상과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가장꾸준히한일은‘나이먹는일’

I.늙어갈순있지만젊어갈순없다니
오늘‘그날’이야
긴장을잃으면서얻은것은평화그배우이름이뭐더라
어머님?아주머니?저기요?
이제는정말귀걸이를할때
하나사야해
지성은비탈에서있다
똘똘이물방울에게무슨일이

II.자식과도약간의거리를둔다
나는옛사랑과한집에산다
오십대고아의진짜외로움
스마트해야스마트폰쓰나요
자식과도약간의거리를둔다
사춘기도끝은있더라
인생의핵심콘텐츠는감정

III.발랄하게반환점돌기
층계참에서지르박을
우리집말고내방
그러잖아도이미운동하고있어
곰국이무서워질땐‘달목욕’을
꼭지는다같은꼭지
질문의도의를잊지말자
싱글의여행가방

IV.장래희망은웃긴할머니
이담에뭐가될까
나는카페라이터
길고양이는어디에몸을누일까
숙련은없지만정년도없지
할머니들은참대단해
그러니뻔뻔해져야한다
마지막에가져갈것은기억뿐

출판사 서평

장래희망은‘웃긴할머니’마음은18세풍랑기
너희에게중2가있다면우리에겐중년이있다

중년은쇠락과상실의시기일까.사회적의무와양육부담,여성성의멍에에서벗어난자유와독립의시기는아닐까.작가임선경은중년을“사춘기처럼예민하게느끼고스펀지처럼흡수하고왕성하게배우고무한히감동하고그러면서훌쩍자랄수도있는시기”라고말한다.생리가멈추고,신체기능이떨어지고,건망증은중증에치닫지만,꾸준히성장하고여전히아름답다.그래서수영을배우고,귀걸이를걸기시작하고,여행의재미에눈을뜨고,동화작가를꿈꾸며새롭게그림을배운다.

모모가어릴때,대여섯살쯤인가?내게물었다.“엄마는커서뭐될거야?”“엄마는커서엄마가됐잖아.”그렇게대답하면서앞이캄캄했다.
-「층계참에서지르박을」에서

우리삶은커서어른이됐다거나,엄마가됐다는데에서끝나지않는다.여전히내일을기대하고분주히꿈꾼다.『나이먹고체하면약도없지』에는내일을믿으며오늘을사는사람들의모습이생생하게그려진다.기타를등에메고복지관에오는할아버지,시원스레벗어젖히고깔깔웃어대며뽕짝메들리에맞춰아쿠아로빅을하는할머니,그림책창작자를꿈꾸며철조망이나달걀따위를그리고또그리는작가….『나이먹고체하면약도없지』를읽다보면나이듦속‘새롭게채워지는내일’을만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태어나서지금까지내가가장열심히,꾸준히한일이바로나이먹는일이었다.그런데이제야‘나이먹는일’에대해가만히들여다보고곰곰생각해본다.어른이되는일,사는일에허기가져서처음에는맛도모르고허겁지겁집어먹기바쁘다가이만큼먹으니이제좀느긋해져서일까?내가먹고있는것이대체뭔지요모조모뜯어보고어떻게먹어야체하지않고잘먹을수있을까도생각한다.
-「프롤로그」에서-

나이가든다해도쇠락과비움만이있는것은아니다.새롭게채워지는내일도분명있을것이다.내일을믿으며오늘을산다.연습이란그런것이다.
-「층계참에서지르박을」에서

엄마가아이를다모르는것이당연하다.마찬가지로아이도엄마를다모르겠지.엄마역시쓸쓸하고외로울때도있는섬세한감정의결을가지고있는사람이라는건상상도못할것이다.(중략)세상무엇과도마찬가지로,누구와도마찬가지로이제는자식과도약간의거리를둔다.이제그럴나이가되었다.
-「자식과도약간의거리를둔다」에서

“야!그게울일이야?그게울일이야?뭐그까짓거로울고불고난리를쳐?”제제가정색하고나를바라봤다.“엄마,내가눈물이나와서우는거예요.내가우는데울일인지아닌지를왜엄마가정해줘요?”(중략)감정은평가할수없다.옳은감정,상황에딱맞는적절한감정이라는것은애초에없다.
-「인생의핵심콘텐츠는감정」에서

그래서우리는서로돕는다.돕지않으면이야기진행이안된다.“전에우리거기갔었잖아.거기그…저기가많았잖아.”그러면‘전에’라는게대체언제인지부터따져봐야한다.저번달인지작년봄인지,그러면어디를갔었는지를추측하고같이갔던곳이확정되면거기뭐가많았는지여러명이달려들어추리해봐야한다.누구이름이생각안나도야단법석이다.“그배우누구지?그왜있잖아.저번에거기나왔던그사람.”“누구?”“아니있잖아.그저기랑같이나왔던남자.”“저기는또누구야?”
-「그배우이름이뭐더라」에서

내이후의삶,노년기의삶이어떤모습일지지금다예상할수는없다.하지만나는겨우생긴내방이없어지지않도록애쓸것이다.내방에서나의시간을즐길수있도록재미있고생산적인일을만들것이다.도움없이내힘으로생활할수있도록지금부터몸을돌볼것이다.식구들과는적당히무관심하며적당히우호적인관계를유지할것이다.혼자지낼수있는내방을끝까지갖겠다.그리고그방에서기꺼이외로워하겠다.
-「우리집말고내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