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진실이 부끄러울 때나 만드는 거야.”
세상이 지우려 했던 소녀들, 그러나 끝내 지워지지 않은 이야기
베트남전의 격동이 이어지고 히피들의 반전 시위가 격해지던 1960년대 미국. 여느 십 대 소녀와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남자아이와의 데이트를 꿈꾸고,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부푼 ‘메이린 오하라’는 자유분방하고 활기차지만 ‘문제아’는 아니다. 그러나 주정뱅이 새아버지의 위협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려다가 선한 목자의 집으로 보내지고 만다. 겉으로는 도덕적인 가톨릭 기관을 가장한 그곳에는 불합리한 대우와 굶주림, 가혹한 체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곳에 갇힌 소녀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세탁 노동에 쏟고, 사소한 규칙 위반에도 따귀를 맞으며,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하루하루를 그저 버텨 낸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그곳에 적응하던 소녀들은 맞서 싸우는 걸 포기하지 않는 메이린의 등장으로 점차 달라진다. 동성에게 끌린다는 이유로, 위탁 가정에서 싸움을 벌였다는 이유로,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혹은 어른들이 바라는 만큼 순종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곳으로 보내진 소녀들은 메이린을 중심으로 탈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과연 탈출에 성공하여, 끔찍한 기억으로 물든 선한 목자의 집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제 겁에 질린 어린 소녀가 아니야.”
과거를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 남긴 것은?
소설 속 서사는 크게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는 전반부와 그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미래, 즉 현재를 담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에는 메이린을 비롯한 소녀들이 수녀들의 잔인한 대우에도 굴하지 않고 우정을 쌓는 모습이 주로 나타난다. 그들이 팀을 이뤄 선한 목자의 집 탈출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던 이유 역시 나 자신이 중요한 것 이상으로 서로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선한 목자의 집을 나온 뒤에도 매년 미국 독립기념일에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만나자는 약속까지 주고받으며, 서로의 삶을 응원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상처 입은 영혼의 그림자는 후반부에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선한 목자의 집을 벗어난 소녀들은 자신에게 사라지지 않는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그들은 체벌, 추위, 굶주림 등에 시달리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고통스러워하며, 심지어 같은 아픔을 겪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힘겹게 느껴져서 각자의 삶에서 서로를 지워 나간다. 고통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게 아니라 소녀들의 삶에 끈질기게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뒤에야 과거를 직시하기로 다짐한 메이린과 친구들은 기억을 덮어 두는 대신, 세상에 알리는 데에 동의한다. ‘비밀은 진실이 부끄러울 때나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당은 절대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 앞에서 과거를 밝히는 일은 녹록지 않지만 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은 용기를 낸다. 그들은 고단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이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슬픈 소식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래도 꺾이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의지에 감화된 사람들이 하나둘 손을 보탠다.
그 길에서 메이린은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란 대단한 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정과 연대’를 얻는 것이 아닌가 되새기기도 한다.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소설이 우울해지지 않는 이유기 여기에 있다. 고된 환경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그마한 반항을 마주하면 우리의 곁에도 존재하는 ‘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을 돌아보게 된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란 무엇인가 곱씹어 보게 만드는 이 이야기에 대해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라는 평을 남겼다.
추천사
여성 사이의 유대가 지닌 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단지 지나간 한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경고를 건넨다.
- 조디 피콜트(조디 피코) (『마이 시스터즈 키퍼My Sister's Keeper』 작가)
수십 년간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 온 수잔 위그스의 작품 세계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은 정점에 이른 작품일 것이다. 생존과 우정, 그리고 정의를 그린 가슴 저미는 이야기. 탁월한 소설이다!
- 로버트 두고니 (『샘 헬의 비범한 삶The Extraordinary Life of Sam Hell』 작가)
위대한 작가 수잔 위그스가 여성들의 역사 속으로 대담한 도약을 감행했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가 가득한,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페이지터너 소설.
- 아드리아나 트리지아니 (『The Good Left Undone』 작가)
단순히 살아남는 데 그치지 않고 꺾이지 않는 용기와 희망을 힘으로 삼아 악과 정면으로 맞서는 투쟁을 그려 낸, 마음을 뒤흔드는 작품이다. 꺾이지 않는 용기와 희망이 그들을 지지한다. 수잔 위그스는 등장인물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세심하게 탐구하며, 그들의 성공과 실패, 승리와 배신을 능숙하게 그려 낸다.
- 샤나 아베 (『The Second Mrs. Astor』 작가)
가슴을 저미고…… 마음을 휩쓴다.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