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들

환상들

$17.00
Description
혼자 묻고 답하는 독백은
어떤 시간 속의 나에게로 예약 발송하는 말들이다
모든 것은 시작과 동시에 영원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결 가벼워진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눈에 띄지 않는
모호한 미소. 너의 그 미소.

최유수 작가는 시처럼 잔잔하고 감미로우면서도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에세이로 독립출판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사랑의 몽타주》와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 등 다수의 책으로 독자들의 내면의 환상을 끄집어내고 있는 그가 이번에 《환상들》이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총 6부로 흐르고 있는 이번 책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장면들에 대한 진솔한 생각, 그 속에 퍼져 있는 나에 대한 솔직한 고백 등을 심호흡하듯이 풀어내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할 거리를 주고, 마치 거울처럼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에세이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진한 맛이 나는 최유수 작가의 특유한 발상과 문장들은 이번 책에서 때론 내면을 비추는 시처럼, 때론 농밀한 단상집처럼 잔잔하게 엮어가고 있다. 그의 글을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만 접한 사람은 없을 정도로 최유수 작가의 글은 중독성이 있다. 이번 《환상들》도 내향적으로 정제된 언어들이 우리 삶의 빈 공간에 숨어 있는 외로움을 찰랑이는 감정으로 채워줄 것이다.

저자

최유수

저자:최유수
낯선곳을걷듯이쓴다.어디로가고있는지,무얼원하고있는지도모른채로.내가믿는것이곧세계를구성한다고믿으면서,그러나오직어떤것의가능성에대해서만이야기하면서.비록그것이다환상일지라도.
《사랑의몽타주》,《너는불투명한문》,《눈을감고걷기》,《겨울데자뷔》등을썼다.

목차


추천사
들어가는말

1.내가없는세계
2.영원한비밀이없는게아니라비밀은영원히없네
3.작은죽음
4.함께인혼자와혼자인함께
5.반복동작이몸에익어가듯이
6.미래의유실물센터에서걸려온안내전화

맺는말

출판사 서평

내속마음을털어놓고싶다.
찰랑이는물컵을엎지르듯이.


최유수는참모호하다.어디에서있는지모르겠는산책을계속해나간다.갈곳이어딘지도모르고중얼거린다.그런데사실그는도착을원하지도않는것같다.혼자이고싶지만자꾸만무언가살피고,시선이머문곳에참여하고,그렇게살피다가심연으로들어가고,끝내어떤잠언속에맺힌다.
―유이우(시인)

마음은거기에있다고믿어지는미지의장소에나타난다.하지만우리에겐지도가없다.이렇다할나침반도손전등도없다.열려있는마음들이서로공명하는걸그저느낄수있을뿐이다.어느누구의것도아닌,세계전체의부분으로서.그것은유일한무엇이아니라하나의길목이자징후다.지금이중얼거림은일종의수련이고,순수한용기의재료이자주문이다.
_본문중에서

함께이면서동시에혼자.함께인혼자와혼자인함께.작가는이말장난같은불완전한관계속에서서있다.그리고그속에서끊임없이나라는이름,모습,관계들을투영시키고있다.그마음은지도가없다.독백뿐인세계다.

‘연결’에대해자주생각한다.혼자보내는시간을좋아하는것과는별개로내가그저사람이기때문에,그헛헛함과외로움을즐기다가도다시타인과긴밀하게연결되고싶어지는욕구에대해,그본성에대해.
_본문중에서

무엇으로부터끝없이벗어나려는삶과끝없이연결되려는삶이충돌하며퍼진파편들의모음들이《환상들》이라는책으로탄생했다.작가는잔잔한적막속에서도새하얀꿈틀거림을표출하면서질문을던진다.“거긴어딘가요?뭐가보이나요?아아,영원히대체되지않는환상들.”

책속에서

네가무얼하든무엇이되려고애쓰든다괜찮아.우린순환하는흐름의극히일부일뿐이니까.모든삶과죽음이,시작과끝이,이미가슴께와허리춤을흐르고있어.공기처럼투명한강물!그건그냥느껴지는거야.바쁘게사느라다잊어버린다고해도괜찮아.또언제든잔가지를흔드는바람처럼날아들속삭임일테니.
_본문21쪽중에서

사람이,인생이,저마다너무나제각각이고완전히분리된채로자유로워서,단지그하나의사실로부터소름이끼치는아름다움을느낀다.
_본문26쪽중에서

누구나객체가된다.내가타인을바라보는것처럼타인이나를바라보고있으므로.전복되는것처럼보이지만,실은그냥시선인것이다.
-본문41쪽중에서

섬과호수는오히려나를고립으로부터해방시킨다.울타리를없애버린다.테두리를지워버린다.그림자와페르소나가진흙처럼뒤섞인다.바라보는나와보여지는나는그곳에서하나가된다.
본문124쪽중에서

우리는함께이면서동시에혼자다.함께인혼자와혼자인함께.사랑은불완전한자유와무한한자유를아우른다.실은그저매일조금더나은사랑이고사람이면되는걸.그걸로충분한걸.이제는다잊어버렸지…….사랑은내가사랑하는사람이나를사랑하기로선택하는순간부터,그시작부터명백히실패일수밖에없다.그걸받아들이면나와너의구분은사라진다.내가사랑한너는극적인나자신의투영이고투사이기때문이다.
본문141쪽중에서

백퍼센트란건있을수없어.백퍼센트가아니라면무슨의미가있냐고?사랑을가능케하는건,구십구점구구구구구구구구구퍼센트를향해가는용기뿐이야.이해보다는믿음.이해받을수없음에도불구하고끝없이누군가를이해하려는노력이필요해.그시간,그과정자체에잠재돼있는거야.누구나각자의세계를벗어날수없고,하나의세계는저마다의방식으로견고해.
본문150쪽중에서

정말로잊고싶은것은아무리잊으려해도잊히지않는다.잊으려할수록회상은도리어선명해진다.언제나그랬듯우리가(혹은사랑이)의도하지않아도어떤이야기는남고또어떤이야기는남지않는다.거기에거짓은없다.흩어지지않는진실바깥에남겨진우리만덩그러니있다.혹은이미익숙한결말과슬픔들만.
본문185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