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목소리에귀기울이지말것.”
UCLA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알려주는강박탈출4단계매뉴얼
스스로너무예민한가싶은지점은누구에게나있다.대개우리는각자의강박을가지고살아간다.그런데의지만으로는도무지통제할수없어원치않는데도어떤강렬한생각이멈추지않거나남들은하지않는기이한버릇을일종의의식처럼수행하고있다면이때부터는강박장애로진단되는질병이다.이들은주로상상속재앙을피하고자기이한행동을하는데,가족들의죽음을막기위해샤워를30번하고,비행기사고가일어나지않게하려고청소를13번하는식이다.강박장애환자들은이러한의식을치르는데서기쁨을느끼지못하며오히려부끄러워하고수치스러워한다.
UCLA의과대학정신의학과교수제프리슈워츠는10년동안1000명이넘는강박장애환자를진료했다.강박장애는40명중한명꼴로나타나는의외로흔한질병으로,대부분은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증상이다.손을하루에100번도넘게씻어손에물을묻히기만해도거품이나는남자,플러그를뽑았는지계속해서확인하며결국커피머신과다리미를가방에넣고출근한여자,모든것이오염되었다는생각때문에가족과16년간만나지않고어머니장례식에도가지못한여자,배터리액이새어나올거라는병적인공포로새벽마다교통사고현장을청소하는남자…….일대일상담과집단치료를진행하며4단계자가치료법을이들에게적용한결과,대다수가일상을훨씬더잘꾸려갈수있게되었고마음도편안해졌다는것이다수의성공사례를통해증명되었다.강박장애환자들은자신의뇌를찍은스캔사진을보고(전두엽아래쪽이과열돼있다)강박장애가개인의문제가아니라뇌에서보내는잘못된메시지때문임을알고오히려안도한다.‘문제는내가아니라뇌’라는것을깨닫는데서부터치료는이미시작된다.
불안이하는거짓말을깨부수고마음챙김으로,
4단계자가행동치료법
구체적인방법으로제프리슈워츠는4단계의자가행동치료법을소개한다.
첫번째단계재명명은원치않는생각과충동에정확한이름을붙이는것이다.“이건강박사고고,이건강박행동이야.”이를마음에새기기위해단호하게,반복해서이야기해야한다.이단계의목표는강박사고와강박충동을제어하는것이아니라그생각과충동에대한스스로의반응을제어하는것이다.
두번째단계재귀인은“이생각과충동이왜사라지지않고나를괴롭힐까?”에대한대답이다.답은뇌의기어가뻑뻑해서뇌영역이제대로작동하지않기때문이다.이단계의목표는자꾸만들러붙는생각과충동이말을듣지않는뇌때문임을주의깊게살피고확실히깨닫는것이다.
세번째단계재초점은성가신생각을피해주의를돌림으로써다른행동을하는것이다.단몇분이라도좋다.산책,운동,독서,음악감상,게임,뜨개질무엇이든좋다.어떤성과가있었는지일기를쓰는것도도움이된다.이를통해뇌의망가진기어전환장치를고칠수있으며연습을거듭할수록뇌가더효율적으로작동하기시작한다.
네번째단계재평가는앞의세단계를제대로수행했다면자연스럽게따라오는결과로,강박장애를액면그대로받아들이지않고강박장애가마음을어지럽히는가치없는것에불과하다고강박장애를다시평가하는것이다.강박장애를겪었기때문에더세심하고인정많은사람이되었다,신이나를사랑한다는것을알게되었다등스스로를긍정적으로재평가하게되기도한다.
이치료법은마법의절대공식이아니다.충동에정확한이름을붙인다고바로충동이사라지지는않는다.당장좋아지길바라는지나친기대는치료초기실패에이르는가장큰요인이다.강박사고는절대단기간에사라지지않는다.이치료법의목표는강박사고에대한반응을제어하는것이다.행동반응을조절하기위해새로운지식을활용하고“이건내가아니라강박장애일뿐이야”라고말하는법을배움으로써통제력을얻고뇌를변화시키는것이다.필요할경우적절한약물의도움을받을수도있다.행동을바꾸면,꼼짝않던뇌가작동하기시작할것이다.
강박의늪에서벗어나고싶어하는
모든이들을위한책
가족문제로서의강박장애를다룬6장도눈여겨볼만하다.강박장애는진정한의미에서가족문제다.강박장애를방치하면사람들을점점멀리하게되고고립되는경향이있다.이끔찍한비밀을누구에게도털어놓을수없기때문이다.대부분그영향은고스란히가족들에게전해지곤한다.강박장애환자가족들은가장먼저‘안돼’라고말하기를연습해야한다.강박장애의일부가되어버린가족들은가정의평화를지키기위해강박장애환자가요청하는강박적인행동을대신수행해주거나눈감아주는조장자가되기도한다.저자는강박장애환자가족들에게강박장애를돕지말고,행동치료를도우라고말한다.또한강박장애를진단받지는않았지만,아주심하지는않아도골치아프고짜증나는강박습관이있는이들도이치료법을활용해효과를볼가능성이높다.
제프리슈워츠가이야기하는4단계자가행동치료법은결국나를다스리고통제하여문제가있는뇌를바꾸는작업이다.이때반드시기억해야할점이있다.스스로노력해야한다.약물과의사에만의존해서는아무것도나아지지않는다.자신의선택과행동을분석하고생각을수용하고평가한다음,어떻게할지를결정해야한다.뇌와거리를두고,마음챙김을수련하는것,그과정에서내면의안내자인공정한관찰자와현명한옹호자가우리를이끌어줄것이다.강박을떠나보내고삶의자유를찾고싶은이들이라면이책에서정답을찾아보길바란다.
추천사
종종독자로부터강박장애에시달리고있는데어떻게치료할수있냐고묻는메일을받는다.그러면답장말미에이책을추천해주곤했다.나역시사춘기시절몇몇강박장애증상을겪었는데,혼자치료를해보는과정에서이책의도움을받았다.이젠보도블록의선을밟기도하고,대칭과질서에집착하지않으며,자동차번호판의숫자를더하지도않는다.
강박장애를설명하는‘브레인락Brainlock’개념을처음제시하며정신의학분야에서고전이된이책은강박장애가뇌관련질병이라는사실을명확하게밝히고,자기주도행동요법을그치료법으로제안한다.강박적인생각들에이름을붙이고,치료를위해어디에초점을맞춰야하는지삶의틀안에서평가하게한다.이과정에서‘공정한관찰자’이자‘현명한옹호자’를만나게될것이다.부디많은이가이책을통해삶을황폐하게만드는생각에서벗어나자유로운삶으로나아가길기원한다.
정재승(KAIST뇌인지과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