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 순간 빛을 여행하고 :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가 바라본 일상의 스펙트럼

우리는 매 순간 빛을 여행하고 :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가 바라본 일상의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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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물리학과 만날 때, 우리의 우주는 한층 더 빛난다”
빛의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찬란한 일상의 찰나들,
그리고 제각기 눈부시게 빛날 우리의 우주에 관하여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로 불리는 서민아 교수의 에세이가 출간됐다. 평일에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테라헤르츠 빛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일요일에는 한강을 달리며 바라본 구름의 얼굴을 캔버스에 담는 화가로 생활하는 저자는 이제 자신이 오래도록 품어온 마음속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조차 않는 빛을 향해 가는 과학자로 살아가는 여정, 결코 같은 모습인 적 없는 순간의 빛을 품은 풍경을 그리는 일상, 세상의 무수한 빛이 삶에 던져주는 신비한 메시지와 내밀한 단상들을 담아냈다.

저자는 현대 미술(인상주의)이 시작되는 시기와 현대 물리학이 시작된 시기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과학과 예술은 ‘빛’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즉, 물리학계과 미술계의 흐름을 바꾼 건 모두 빛이었다는 뜻이다. 과학과 예술이라는 길의 한가운데 선 물리학자는 그간 저서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빛이 매혹이 될 때』를 통해 아득히 멀기만 해 보이는 두 세계를 연결함으로써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신작 『우리는 매 순간 빛을 여행하고』는 어린 시절 한 번쯤 과학자를 장래 희망으로 꿈꾸고 자유로운 예술가의 모습을 그려봤을 독자들에게, 한평생 빛의 색채학과 그림이라는 예술을 진심으로 사랑한 이의 투명한 마음을 전한다.

저자

서민아

이화여자대학교물리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물리천문학부에서‘빛과물질의상호작용’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연구원을거쳐,현재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책임연구원및고려대학교융합대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연구주제는테라헤르츠광학과나노과학이다.

전세계미술관을누비고수많은명화를만나며르네상스이후‘물리학’으로부터영감을받은화가들이라는주제로쓴『미술관에간물리학자』가2020년과학창의재단우수과학도서및세종도서로선정된바있다.이후전통회화기법을벗어난인상주의화가들의등장과현대물리학발전의기폭제가모두‘빛’이었다는사실에주목해,과학에서의빛과미술에서의빛을함께탐구해나가는『빛이매혹이될때』를펴냈다.

수림문화재단과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공동으로주최하고,최신과학연구성과를작가들과함께예술작품으로전달하는기획전시의<사용된미래展,2019>,<재난감각展,2020>,<데이터정원展,2022>에참여했다.여러대학과연구소등에서‘과학과예술의융합’을주제로강연을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PART1.그림그리는물리학자입니다
1.물리학도가미대수업에왜왔어요?
2.도서관냄새에중독되다
3.지중해모래알의개수를세어보아요
4.오늘도한강을달리고구름을그린다
5.창속의작은세계
6.꼬리에꼬리를물고한바퀴돌아서다시빛
7.어릴때레고를좋아했나요?
8.과학자와화가가만나면무슨이야기를나눌까?
9.눈에보이지않는빛
10.새로운세계를탐험하는빛
11.좁은틈을지날때

PART2.물리학으로쉘위댄스?
1.신의선물
2.사건의지평선에다녀오다
3.우리를기다려온작품들
4.거울속의나,내가보는나
5.물리학자에게고양이란
6.한줌의흙을옆으로옮기는일
7.정답은나도모르고너도모른다
8.청바지만다시유행하는게아니다
9.말한마디의힘
10.우리는언제나여행중
11.함께반짝이는반딧불이처럼

PART3.우리의우주는함께빛난다
1.뉴턴의사과가아니고뉴턴의무지개
2.캔버스에담긴빛은무슨색일까?
3.검은색그림자의진짜의미
4.하얀사막에서든생각
5.파랑새는없다
6.노란방의비밀
7.봄날피었다가사라지는아지랑이처럼
8.겉과속이다건강해지려면
9.알로록달로록단풍이지는나라
10.보이는것이모두진실은아니다
11.흰눈속에피어있는나를찾아주기를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수업과강연을몇해간진행하면서또틈틈이그림을그리면서,과학과예술이서로좁은스펙트럼을가진반대의개념이아니라‘빛’이라는공통된화두와넓은스펙트럼을가지고서로의영역에걸쳐져있음을깨달았다.
‘과학을그리고’,‘그림을실험’하는이새로운시도로가득한낯선여행에많은사람들이참여해그즐거움을함께누릴수있으면좋겠다.”
_프롤로그중에서

물리학에서빛의스펙트럼은몹시도넓다.방사선,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테라헤르츠파,마이크로파,전파중사람이맨눈으로인지할수있는빛은가시광선뿐이다.저자가이십여년간연구해온주된분야는‘눈에보이지않는빛’인테라헤르츠파로이빛은기존에우리가알고있던모든‘보이는것’들의세계관을전복시킨다.이에매료된저자는사람의눈에보이지않는빛과눈에보이지않는크기의돋보기를합쳐서,결코눈에보이지않았던새로운미시세계를들여다보는실험과연구를지속한다.

분명존재하지만육안으로는볼수없는또하나의우주를들여다보기위해서물리학자는빛과함께여행한다.고작한줌의흙을매일옆으로옮기듯,아주느리게큰산을만들듯꿈을향한일상을쌓아간다.제각기다른직업군이더라도‘꾸준함’과‘성실함’이가장큰힘일수밖에없음을자신의경험을통해인정한다.동시에저자가몸담은물리학이라는학문이얼마나명료하게세상을직관하는힘을지녔는지,얼마나단순하고도우아하게이세계를묘사할수있는언어인지를알려준다.

보이지않는빛을따라걷는모든이들에게건네는
우주의물리학,총천연색의프리즘,이들과꼭닮은회화
우리의세계가무한대로확장되는순간들을해석하는방법

이책은총3부로구성되었다.1부‘그림그리는물리학자입니다’는화가와물리학자라는두가지꿈을가졌던저자의어린시절과학생때의이야기들을풀어내면서물리학자라는직업의세계와오래도록좋아해왔던그림그리는일에대한마음을담았다.“물리학도가미대수업에왜왔어요?”란교수님의질문을받았던대학교드로잉수업첫시간부터세월이흘러자신이쓴논문의내용을직접그려낸손그림이세계유명저널(학술잡지)표지에게재되기까지.과학이라는분야안에서글쓰기와그림그리기라는예술의융합에끊임없이도전하는에피소드들을읽을수있다.

2부‘물리학으로쉘위댄스?’는저자와함께빛을연구하는동료들및삶속에서마주친사람들과함께배우면서성장하는이야기를,3부‘우리의우주는함께빛난다’에서는빛을그린화가들의작품들,일상속빛과마주한이야기,나아가빛과연결된세상에던지는메시지등을이야기한다.저자가동경하는빛그자체에대한아름다운묘사와함께빛으로가득찬세계를사랑하는이의시선이읽는우리에게닿을때,각자의세계또한한층눈부시게확장되기를바라는저자의마음이고스란히전해져올것이다.

책속에서

우리는모두과학자를꿈꾸고예술가의모습을그리며살아간다.빛의과학은이러한막연한우리의꿈을훨씬더현실에가까운곳으로데려다줄수있다.그리고빛의예술,그림은우리의꿈을훨씬더다채롭고풍성하게색칠해줄것이다.차가운과학이분석의잣대를들이대며자연의모든아름다움을해체하고그체온을내리기만하는게아니다.오히려과학은우리의더많은감각을깨워준다.작은호기심에서시작해탐구로이어지는긴여정을과학이안내해주기도한다.그여정에서맛보는새로운즐거움을일깨워주는것도과학이다.
_P.4~5

내가그림이며책들에푹빠져서비현실적인세계에서헤맬때,도서관에서나던오래된종이의냄새를지금도선명하게기억한다.후에낯선나라에서공부하고,출장을갔을때애매하게기차시간이남을때가종종있다.그러면기차역근처아무도서관이고그냥흘러가듯들어가곤했다.마치그도서관냄새에중독된사람처럼.아는글자가하나도없는네덜란드,덴마크의어느시립도서관에서그림이많은인테리어잡지나미술책을읽었다(기보다는그냥보았다는말이맞겠지만).낡은종이에서나던그도서관냄새는여전히다시금무한한자유와선택을할수있었던이십대의나를소환하는듯하다.그러면서나는생각한다.다시돌아갈수있다면나는어떤다른선택을했을까.적어도한가지는확실하다.똑같이그림그리는사람들을흠모하면서흉내내고도서관에서책을읽었을것같다.
_P.24

빛을탐구하는내연구분야를낯선사람에게말할때복잡한설명이어려울때면나는독특한형태의현미경을만드는일을한다고축약하곤한다.그현미경이라는도구의의미가내게는그렇듯소중하다.현미경이라는유리창을통과한빛은낯선물체의이미지를우리의눈으로옮겨주었다.작은유리창속에는새로운우주가들어있다.이작은창을들여다보려고하지않았다면우리는알지못했을것이다.그런우주가세상에있다는사실조차.인류의헌신과노력,그리고무엇보다도가장중요한호기심이그새로운우주를우리에게소개해주었다.그우주를자유롭게유영하는것은,우리가앞선그들로부터받은선물인셈이다.
_P.44

나는이독특한빛을이십년가까이들여다보는중이다.그리고다른눈이보지못하는걸이눈으로볼수있지않을까매일생각하며주변을관찰한다.최근유례없는재난이온세상을멈춰세웠다.눈에도보이지않는작은바이러스로부터온세계가점령당한채속수무책으로당하기를몇년째다.이작은미시세계의자연은상상초월의거대한힘을부려우리를지배했고급기야시간은우리의발목을잡았다.보이지도않는이작은적들과의싸움은도무지끝날기미가보이지않는다.순환하는거대한자연의역사가알려주었고,인류가늘그래왔듯이우리는자연을쉽게이길수없다.우리가할수있는것은오로지,이자연의정체를파악하고정확하게이해하고자노력하는것뿐이다.
_P.67

미술관에서우리로부터해석되기위해서우리를기다려온작품들처럼,우리로부터해석되길기다리고있는데이터를한번더애정하는마음으로들여다볼수있으면좋겠다.다시보면분명히달리보인다.애정을담아서보면분명히더잘보인다.때로는그런단순한믿음이우리에게큰기회를주기도한다.우리가미처살피지못해휴지통으로들어갈뻔했던데이터로부터기존의가설을뒤엎는신기한현상의발견을,새로운과학적사실을전개할큰기회가숨어있었음을놓치지않기를바란다.여러번다시본애정하는영화<쿵푸팬더>에나오는좋아하는대사가있다.“Tomakesomethingspecial,youjusthavetobelieveit’sspecial(특별한것을만들고싶다면,그것이특별하다고믿으면되는거야).”
_P.100

왜물리학자에게가장자연스럽게어울리는동물친구로고양이가떠오를까.바로양자역학을이야기하면서빼놓을수없는그유명한‘슈뢰딩거의고양이’에대한연상작용때문일거다.실제내주변의상당히많은수의연구자들이개보다는고양이를더좋아한다.실제로고양이를키우는사람들뿐만아니라별이유없이본인의프로필사진으로고양이사
진을이용하기도한다.사실슈뢰딩거의고양이는슈뢰딩거가키우는고양이라던가하는친근한이미지의예시가절대아니다.물리학자에르빈슈뢰딩거는아인슈타인과양자역학의확률함수에관한논쟁을벌이는과정에서코펜하겐해석이라고불리는양자역학해석의부자연스러움을지적하기위해고양이를끌어들였다.심지어그의사고실험에등장하는고양이는가엽게도청산가리가들어있는상자에함께갇혀생사를알수없는상태로존재한다.
_P.108~109

뉴턴이알려준‘빛이하는일’을평생의업으로삼으며길을나선나는이제는이빛이보여주는찬란한색채의세계로여러분을초대하고자한다.우리주위를둘러싸고있는,이미알고있었거나혹은알지못했지만,자연스레느끼고있었을색에관한이야기들을다양하게펼쳐내보이고싶다.마치뉴턴이프리즘으로빛의스펙트럼을펼쳐내보인것처럼.매일일상처럼지나치기도하지만들여다보면볼수록신비롭고흥미진진한세상의색과빛에관한이야기를시작하려고한다.그러자니마치색의진짜의미를알아가기위해먼길을나서는여행자가된기분이다.이여행에관심이있는이들이있다면기꺼이나는곁을내어드리고함께가보자고할참이다.
_P.155

어차피어떤선택을하더라도후회하는사람은후회하고만족해하는사람은만족한다.그러니이책을함께읽으며행여독자중에,자신의과거를돌아보는시간이결코더나은선택을하지못한것에대한미련과후회로점철되지않기를바란다.재미있는것은어느나이가되어서도,그나이에서의나름의고민이있다는것이다.우리는언제까지더자라야할지모르는채로계속해서성장통을겪는다.살면서마주하는모든순간과경험은사실모두에게처음이아니던가.처음으로겪는일을능숙하게해내는사람은세상어디에도없을것이다.그저그낯선일을대하는마음에조금의느긋함이,당황하거나일희일비하지않으며견뎌내는유연함이조금씩더늘어가는거겠지.
_P.206~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