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억들의 방 (우리 내면을 완성하는 기억과 뇌과학의 세계)

오래된 기억들의 방 (우리 내면을 완성하는 기억과 뇌과학의 세계)

$19.12
Description
세계적인 신경학자의 기억을 따라 걷는 30년 임상 연구 기록
아주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보자.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는가? 그 사건이 일어났던 시간, 코에 닿았던 냄새, 장소의 풍경과 함께했던 사람……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의 말에 따르면 ‘모든 감각은 그 자체로 기억’이다. 감각 경험은 뇌를 거쳐 기억이 된다. 우리는 첫 기억에 대한 자각을 시작으로 나이 듦에 따라 ‘나’라는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트리니티 칼리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인 신경학자 베로니카 오킨의 첫 대중서 《오래된 기억들의 방》은 우리 내면을 완성하는 기억과 뇌과학의 세계를 깊이 있게 파헤친 가장 최신의 뇌과학 연구서다. 30년 이상 기분과 정신병적 장애를 연구해온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만나며 기억에 대해 완전히 새롭게 이해하게 되면서 기억이 뇌에 남긴 흔적을 하나씩 따라간다. 감각 경험이 뇌에서 기억이 되는 과정에서 조현병, 우울증, 양극성 장애 등의 정신질환이 발현될 경우 기억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그렇게 만들어진 기억이 한 사람의 내면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 저자는 친절한 의사의 얼굴로 신경증을 앓는 이들의 방에 들어가 그들의 내면을 세세히 살피고 다독인다.

이 책은 “글에서 느껴지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의학적 연민이 희귀한 신경질환을 유려한 필체로 풀어낸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받으며, 아마존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출간 이후 《뉴욕타임스》 《옵서버》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다수 언론과 부커상 수상자 존 밴빌에게 추천을 받으며 뇌와 기억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인정받는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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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베로니카오킨

VeronicaO’Keane
아일랜드더블린트리니티칼리지정신건강의학과교수이자신경학자.
우리가살아가는모든순간뇌에서어떤일이일어나는지연구하는데많은시간을쏟았다.정상의경험을이해하는가장좋은방법은비정상연구라는생각을바탕으로30년이상이분야에서경험을쌓았다.특히기분장애와출산전후우울증에관한연구논문을다수발표했으며,정신이상장애는과학이해결해야할의학의마지막영역이라고믿는다.더블린북쪽바닷가근처에살며바다수영을하면서시간을보낸다.이책은오킨의첫번째대중서다.

목차

들어가는말

1부기억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1장깨어나기
2장감각:기억의원재료
3장이해하기
4장해마이야기
5장육감:숨겨진피질
6장장소감각
7장시간과연속성의경험
8장스트레스:기억하기와잊기

2부기억은어떻게우리를형성하는가
9장자기인식:자전적기억의출발
10장생명의나무:수지상분기와솎아내기
11장자아감각
12장성호르몬과노래하는새
13장변화하는삶의서사
14장거짓기억,진짜기억
15장가장오래된기억들

후기|감사의말|주|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올리버색스를흥미롭게읽은사람이라면,
이책을집어들이유는그것만으로충분하다.”
★하지현건국대학교병원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추천!

☆부커상수상자존밴빌추천
☆아마존과학분야베스트셀러
☆하버드대·영국왕립연구소명강의
☆뉴욕타임스·옵서버·퍼블리셔스위클리극찬

“기억이없으면우리는아무것도아니다.”
신경증에얽힌조금특별한기억의흔적을찾아서

기억에대해생각할때많은이가아마프루스트의《잃어버린기억을찾아서》를떠올릴것이다.이책을읽었든안읽었든,마들렌의맛과냄새가어린시절의기억을불러오는방아쇠로작용한다는프루스트효과는널리알려져있다.이책《오래된기억들의방》의저자베로니카오킨역시프루스트로논의를시작한다.냄새가생생한감정적기억의경험을촉발한다는사실을신경학의발전보다먼저프루스트가언급한바로그지점에서시작되는이야기,즉감각경험이뇌에서어떤작용을거쳐기억이되는지,그렇게만들어진기억이어떻게나라는사람을구성하게되는지가바로이책에서탐구하고자하는내용이다.이책의영국판원제는‘TheRagandBoneShop’으로,다소이해가쉽지않은이제목은아일랜드의시인예이츠의시〈서커스동물들의탈주〉의마지막구절에서따온것이다.‘폐품가게’정도로번역할수있는이제목은남겨진기억들이마치누더기처럼아무렇게나쌓인데대한비유로읽을수있다.미국에서는‘ASenseofSelf’라는제목으로조금더자아에초점을맞춰출간되었다.한국어판에서는두가지의미를아우르는동시에,기억들이차곡차곡쌓여각자‘나’라는자아를이루는마음의방을하나씩가지고있다는의미를담았다.


뒤엉킨감각의방
-비정상연구를통해정상을이해하는방법

이책은베로니카오킨의환자였던이디스가겪은산후정신병이야기에서시작된다.자신의아기가바꿔치기됐다는생각에사로잡혀카그라스증후군을겪는이디스를만나게되면서,저자는정신병환자들의청각,후각,시각,촉각의환각이‘진짜’경험임을알게되었다.이디스의기억은독자적실체로존재하고있었고,자신이정신병을앓았음을인지하고지금은병이나아더이상망상에시달리지않았지만,그기억을체험하고있는동안에는‘그기억은진짜였다.’
이처럼다른사람들은볼수없고듣지못하는것을보고듣는다고상상하는것은환각적경험의영역이다.이는감각신호가잘못해석된결과로,입력되는감각이전혀없는데도외부세계에서들어오는듯한소리가들리고,남들의눈에는보이지않는이미지가보이기도한다.감각경험이중요한이유는세계에대한그사람의이해를결정하기때문이다.이디스의사례는그동안저자가기억에대해가지고있던이해를무너뜨렸다.저자는이책에서의과대학에서배울법한지적설명에등을돌리고기억의분류법도무시한채세상의감각경험과내적느낌에만의지해두뇌에서기억이지나가는여정을따라가고자했다.19세기의심리학자윌리엄제임스가“비정상연구는정상을이해하는최고의방법”이라고했듯이,저자는자신이직접만난정신병환자들의사례에서뇌가정상적으로기능하지않을때나타나는뒤엉킴을들여다봄으로써우리가얼마나감각경험의이해에의존하고있는지를들여다본다.삶의트라우마를남기는사건을겪은이들의내면세계의변화과정을살펴보는것은이책을읽는가장좋은방법이다.


기억의뇌과학,감각에서기억으로

1부는감각이어떻게기억이되는가를살피며정신질환이감각과기억형성에미치는영향을탐구한다.기억과경험이어떻게뒤섞여있는지를관찰하는데많은시간을할애한저자는질문을던진다.왜기억이그렇게사실적으로느껴질까?우리감각과인식은그들과어떻게연결되어있을까?기억속에서장소가왜그렇게중요한가?‘진짜’와‘거짓’기억이있을까?기억의과정이정신질환으로인해흐트러지면어떻게될까?이책은그질문들에하나씩답을써내려가는과정이다.
감각없이는기억도없다는사실이지금은상식이지만,이를이해하는데는수백년이걸렸다.17세기과학혁명시기에벌어진윌리엄몰리노와존로크의흥미로운토론은,태어날때부터눈이보이지않았던오직촉각을통해사물을보는법을배운사람이나중에시력을찾게되었을때눈으로보는것만으로구체와입방체를구분할수있는지에대한것이었는데,실험결과만져보지않고는차이를구분하지못했다.태어났을때마음은백지이고,감각경험이쌓여지식과기억을형성한다는사실이이를통해증명되었다.
감각신경세포는두뇌피질로전달돼해석이이루어진다.피질은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으로구역이나뉘어‘지도화되어’있다.이렇게전달된감각이향하는뇌에서가장중요한장소가해마다.해마에서는시간-장소-인물이라는기억구조를형성한다.이구조가흐트러진인물이등장하는대표적인작품이사뮈엘베케트의희곡《고도를기다리며》다.우리가해마의역할을아는것은기억신경학분야에서유명한환자헨리몰레이슨덕분이다.그는어린시절겪은해마손상때문에일어나는간질과발작을통제하기위해1957년좌우해마를모두제거하는수술을받았다.그의피질에는문제가없었고언어나운동기능은멀쩡했지만,수술결과평생극심한기억손실을겪게되었다.이어‘감정적점화플러그’라불리는편도체와시상하부,자율신경계를지나감정피질인뇌섬엽에이르기까지뇌의구석구석이기억형성에어떤역할을하는지를탐구한다.
특히흥미로운부분은기억에서의장소의역할이다.어떤일을기억하냐고물을때우리는보통장소를언급한다.어떤큰사건이일어났을때어디에있었냐고묻기도한다.저자는어린시절존F.케네디가죽던날집에서그소식을들었던스냅숏같은기억을찬찬히회상한다.해마에서가장중요한세포가장소를인식하는세포이고이름도‘장소세포’라는것은의외가아니다.장소가환기한감정기억의마법적공명은우리를어린시절집의오래된기억으로돌아오게하고,과거의어떤거리로보내기도한다.


기억은어떻게나를구성하는가
-트라우마가남긴내면의상처

2부에서는뇌에서만들어진기억이어떻게‘나’라는사람의내면을구성하게되는지를살핀다.청소년기에서노년기까지나이듦에따라나타나는인간두뇌의변화를따라가면서결국뇌의기억형성이자아감각을창조하는데필수라는것을밝힌다.모든것은삶의첫기억,즉자기인식에서시작된다.아기는생후6개월이지나면부모가타인임을인식하고18개월이되면스스로인식한다.자기자신에대한인식은내면을구성하는첫시작이다.하지만조현병환자의경우,바로이주관성의부재가극명하게드러난다.오킨의환자였던해나는망상에시달리며자신의내면에서일어나는일이다른사람의것이라고느꼈고,결국자신에게말을건네는목소리의주인공을살리기위해스스로죽음을선택하는비극에처한다.
트라우마를겪은이들의사례는특히눈여겨볼만하다.트라우마를겪은이들의기억네트워크는스트레스로가득할것이뻔한사악한세계에적응하기위해형성된다.트라우마로남는사건은개인마다다르지만,강렬한감정의반복과이해능력의결여가공통되게나타난다.유년시절의파괴적인기억과정신병적오해의혼란에사로잡혀있던프랜시스는트라우마가어떤식으로자기파괴력을지닌괴물같은자기서사로이어질수있는지에대한통찰을준다.트라우마를겪은이들의두뇌는정신이상의감각이주는혼란으로뒤죽박죽인상태다.비체계적으로통합된감각신호는체계적인기억네트워크를만들지못하고그결과세계에서들어오는신경입력을일관성있게처리하거나혹은서사자체를만들어내지못하는결과를낳는다.


단단하고따뜻한신경학자가들려주는
조금특별한사람들의이야기

이책은단순한과학책이아니다.정신의학,신경학,뇌과학에서한걸음더나아가철학,문학등학문전반을쉴새없이아우르며여러층위에서기억을탐구한다.저자는자신의경험,환자들의사례,이제야과학적으로증명되기시작한것을일찍이내다본위대한사상가들,신경과학의발전보다빠르게기억에대해글을쓴예술가들의경험에뿌리를둔다.그여정에서우리는존버거,올리버색스,마르셀프루스트,사뮈엘베케트,버지니아울프등사상가및작가들의삶과그들의작품을통해기억이인간경험의세계에서무엇을의미하는지,그동안우리가몰랐던기억의비밀을만날수있을것이다.
베로니카오킨을읽은이들은공통적으로오킨에게서신경학자올리버색스를떠올린다.희귀한정신질환을유려한필체로풀어낸신경학자라는공통점은물론이고,글에서드러나는지적인호기심,풍부한문학작품의인용,환자들에대한애정어린시선을보면그들이같은길을향해가고있다는것을알게된다.오킨은때로는단호하고객관적인어조로정신과의사로서의소임을이야기하고,또때로는그들을직접옆에서겪은친구로서연민을담은시선으로환자들의삶을응원하기도한다.기억을탐구하는여정에서사실과학적원리를아는것보다더중요한것은환자들을만나며깨달은삶의진실을밝히는것이다.행복은결국자신과세계사이의편안한평형을이룰때온다는것,우리는모두세상속에각자내면의집을하나씩가져야한다는것,비록그것이세상끝에세워진집일지라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