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15.00
Description
매주 ‘어른의 반성’을 기록해온 MBC 기자 남형석의 첫 ‘어른됨’ 산문집

“이토록 집요하고 또 섬세한 어른 남자의 반성기는 실로 오랜만이다.”
- 이석원, 『보통의 존재』 저자
우리는 어릴 때 꿈꾸었던 어른과 얼마나 멀어져 있을까. 자신이 남달리 대단한 존재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 무엇을 내려놓았고 그럼에도 또 무엇을 탐하려 했을까.

10년 차 MBC 기자이자 휴직 후 춘천의 폐가를 고쳐 ‘첫서재’를 만든 서재지기 남형석이 산문집을 펴냈다. 일주일에 한 번, 어느 플랫폼에서 일요일마다 ‘글배달’을 시작한 지 정확히 2년 만이다. 그는 2년간 100편의 글을 발행하면서 때로는 사회에 물든 자신을 향해 치열한 반성을, 때로는 ‘원래의 나’를 되찾기 위해 정돈한 감각들을 공유해 왔다. 사회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겉’을 좇지 않기로 다짐한 그의 ‘곁’엔 어느새 어른살이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그의 글을 기다리는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 온기를 담아 평범한 어른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어른됨의 순간을 모은 이 책, 『고작 이 정도의 어른』이 탄생했다.

이 책은 정의감 넘치는 기자의 ‘썰’도, 나쁜 어른을 혼내는 훈계 말씀도 아니다. 다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기자의 ‘내가 나답게 살아보자’는 이야기, 다르게 표현하자면 ‘부끄러움의 고백’이다. 당연하다고 믿은 것이 정말 당연한 줄 알았던 서투름을 돌아보고, 이제라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톺아본다. 섣불리 가르치지 않지만 먼저 자신이 ‘고작 이 정도 어른’이라고 고백하며 울림을 준다. 책을 읽고 ‘실은 나도 이 정도 어른이었다’라며 다가올 이들에게, 저자는 말하는 것만 같다.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라지만, 누구든 자기 삶에 솔직해질 수는 있다고. 부족한 것을 돌아보고, 깨달은 것을 기억하며, 함께 어른스럽게 울어보자고.

저자

남형석

신문기자로직장생활을시작해방송기자를거쳐뉴스기획PD로삼십대를마쳤다.그사이<엠빅뉴스><로드맨><앵커로그>등조촐하지만새로운뉴스브랜드를세상에내놓았다.마흔살이되어서는긴휴직계를낸뒤연고도없는춘천으로떠나와서돈이아닌가치들이교환되고쌓이는시한부공유서재<첫서재>를차렸다.오직제살아옴을닮은이공간에서스무달동안실컷읽고쓰며소복하게서투름을앃다가녹은눈처럼현실세계로돌아갈요량이다.산문집『고작이정도의어른』을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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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당연하다는착각
내가잘보여야할사람들
한밤중에온부장의카톡
하루에말이몇번이나끊길까
직장후배한테쓰는반말
잘나가던팀원은왜나쁜팀장이될까
사내단톡방을끊었더니생긴변화
얼마큼벌어야평생먹고살수있을까
당신을질투하지않으려애씁니다
제가뭐라도해드려야할텐데요
잘가소주야,그동안안고마웠어
꽃이되고팠던날들을보내며

2장.어른스럽게울기
‘진짜나’로살지못한이유
당신의외로움은얼마인가요?
화다스리는법을일러준사람
열세살,그때당신을만나지않았더라면
스물셋에내린,사랑의마지막정의
우연히첫사랑을만났다
내더러움을말없이삼켜주던너
취향은결핍을채운다
20년넘도록나를괴롭혀온너에게

3장.자람과모자람
세상에태어나들을첫번째노래
도깨비졸업식
저나무가원래저기있었어?
단골가게에아이를데려가자쫓겨났다
이런초등학교에아이를보내고싶다
“안돼”라는말대신
배부른정규직으로산다는것
직장에닮고싶은상사가있나요?
‘공감무능력자’에서탈출하려면
나이들수록‘이성사람친구’가필요하다
친구어머니장례식장에서만난친구

배웅:돌아보면매번‘너무늦은나이’였다
춘천에서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더부끄럽지않으려고시작한,
사회에‘길들여진’한어른의낯선노력들

직장생활10년차.사회생활에적응해가며새로운일보다익숙한일이더많아질즈음남형석작가는문득자신의모습에서괴리감을느꼈다.사회에잘녹아드는게최선이라고여기며열심히살아왔건만정작스스로행복하지않았던것이다.뭐가문제였을까?익숙함에기대어사는동안원하던세계와멀어져있었고,사회초년생시절꿈꿨던‘어떤기자가되고싶은가’에대한생각도흐려져있었다.그는30대의마지막을보내며생각했다.지금까지는고작이정도의어른으로자랐지만,앞으로다가올날들엔달라지겠다고.
저자는당연하게여겨온것들을하나씩바꿔보기로했다.이책은그어른됨의순간을모은기록이다.매주한편씩,100주간써온그의글엔삶에대한깊은성찰과주변세상을향한통찰력이가득하다.겉을중시한인맥관리를관두고,성공한사람보다지혜로운사람을좇고,남의뒷담화가오가는곳에서벗어나고,자신의감정을업신여기지않으면서저자는자신의삶이넓어졌다고고백한다.
원고를먼저읽어본『보통의존재』이석원작가는“자기계발서의반대말같다.(…)집요하리만치세상과자신의삶을반추하고또반추한다”라고말한다.성공을위한노력보다부끄럽지않은삶을실천하겠다는저자의노력을알수있는대목이다.그래서일까.글을따라읽을수록‘이정도의어른’으로살수있다면괜찮겠다는생각이든다.이책은어린시절꿈꾸던어른은아니지만매일어제보다나아지는어른의모습을그리고,나이듦이매번낯선어른들과함께걸으며위안이되어준다.

진짜나를키운것들을찾아,
더나은어른이되는길을향해서

책의표지에는한사람의뒷모습이그려져있다.작품을그린한지민작가는“뒷모습에서그사람의진심을본다”고말했다.얼굴엔가끔거짓이담기지만뒷모습엔의식하지않은본모습이있다는뜻에서다.1장‘당연하다는착각’에서주로사회인으로서의반성을고백했다면,2장‘어른스럽게울기’에서는표지의그림이의미하는것처럼사회적가면을내려놓은저자가자신의진짜모습을찾아가는과정이여실히담겨있다.사회에서만난모두가믿지않지만실은자신이누구보다내향적인사람이라고말하는그.업무에서인정받거나소위‘인싸(인사이더)’역할을할때면잠시그자극에취하곤했지만,뿌듯함은쉽게증발했다.허탈감은자신의본모습을외면한첫순간부터자라고있었는지도모른다.
저자는뒤늦게‘진짜나’를키운것들이무엇인지찾아나선다.가령울보인자신이왜남앞에서울지않게됐는지,살면서어느순간에가장화가났는지,삶의행로를바꾼순간이언제였는지돌아본다.지금까지정답인줄알고걸어온긴터널에서벗어나기위해서다.그러자그의삶에도큰변화가생겼다.멋져‘보이는’사람이아닌그저자신의모습으로충분했다.미뤄왔던소중한관계에더애쓰고,자신을돌보는사람이되었다.자신을키워준문화와취향이다시눈에들어왔다.더넓어진마음으로새로운일을벌이기도했다.
어쩌면더나은어른이되기위한해답은내삶하나건강하게꾸리는것에서시작하는지도모른다.자신을향해깊어진시선은3장‘자람과모자람’에서남의삶을쉽게판단하지않고,섣불리단절을택하지않으며,조급함때문에자신과타인을해치지않는다정한자세로확장해간다.그렇게진정한나를얻고,조금더깊은사람이된다.책장이마지막에다다를수록읽는이는느끼게된다.이것은단지한사람의분투기가아님을.사회에길들여진모습이아닌자신의본모습을찾는여정은“누구에게나주어진숙제이며결국에다다라야할생의목적지”(p.119)이므로.

추천의글_

(…)이책은꼭자기계발서의반대말같다.저자는자신을위해서엄청난에너지를쏟아붓는데,출세나성공을위해서가아니라조금이라도더나은사람이되기위해진력한다.누군가성공을위해잠까지줄여가며스펙을쌓고스스로를단련하듯,저자는집요하리만치세상과자신의삶을반추하고또반추한다.
어떤나이먹은어른연예인들은여전히특권처럼방송에나와미성숙함을즐기고자랑하며그것이심지어매력이되는세상에서,이토록집요하고또섬세한어른남자의반성기는그자체로가치가충분하지않을까.
그는분명훌륭한어른으로살아갈것이다.‘고작이정도의어른’밖엔되지못했다고자책하는한실은누구보다나은어른이될자질을갖춘것이기에.적어도오늘보다는조금이라도더나은사람이되고싶고더나은삶을살고싶다는,도무지멈추어지지않는열망.
이렇게나치열한삶의궤적을나는정말오랜만에보았다.
-이석원,『보통의존재』저자

본문중에서_

사회적으로괜찮게사는사람처럼보이기위해애쓰는사이진짜나를찾는일에는한없이소홀해져왔다.그괴리의어딘가에서머뭇거리다가생의한시절이저물었다.뒤늦게나마‘길러진’내가아닌원래그대로의내가어떤모습인지궁금해졌다.몸집에맞지않는옷에몸을맞추려낑낑거리기보다,내몸을유심히관찰하고맞춤옷을기워나가듯살고싶어졌다.(…)진짜나를키운것들이무엇인지,하나씩되짚어보고그까닭을좇아나가기로했다.조금늦은것도같지만,여태처럼나에게귀기울이지않은채살아가기엔나로살아가야할날들이앞으로너무많이남아있으니까.결코더나은사회를위해서가아니다.그저더나은나를위해서다._<마중>중에서

마흔을앞두고,그동안당연한명제로여겼던‘인맥관리’를이제는그만두기로했다.더이상인간을쌓거나넓히는대상으로활용하고싶지않다.그저개별로의인간주체와만관계를맺으며살아가려한다.잘나가려는희박한가능성보다는또렷이나의성장에도움이되는것들에시간을집중하고싶다.(…)사람에겐하루일구고밭을갈수있는약간의땅만필요하듯,결국내삶을이루는사람들은주변의몇명,많아야몇십명정도일것이다.명절마다문자를보내고애써식사약속을잡으며아껴야할사람들,그러니까내가‘잘보여야할’사람들은바로그들인것이다._<내가잘보여야할사람들>중에서

“얼마큼돈을벌어야,평생편하게먹고살수있을까?”돈없이는못살겠지만,돈없이못사는사람이되고싶진않다.생산하지않고도편하게먹고살수있게되는순간부터정신은노화되고몸은부패할것같다.직장생활10년을따라다닌저질문은삶을가장했지만,결국죽음의질문이었던것이다._<얼마큼벌어야평생먹고살수있을까>중에서

지금은나하나고칠건없는지제대로돌아보고,크게어긋나지않는방향으로걸어가며살자는마음이더커졌다.그길만이탈하지않기에도생은비좁고아슬아슬하다._<꽃이되고팠던날들을보내며>중에서

잘나가는팀원이면서훗날좋은팀장이될수는없는걸까?결국사람은책임이많아지는자리에오를수록능력치의스위치를바꿔서켜야한다는게,내결론이다.자기확신대신타인에대한신뢰를키우고,자기애보다는공감능력을,자기긍정보다는타인의말에집중해야할때라는걸받아들여야한다.경쟁자들을해치우던날카로운칼끝은뭉뚝해지더라도둥글고품이넓은사람이되어야한다.나를키운,자부심돋는능력치들이팀원들을해칠수도있음을자각해야한다._<잘나가던팀원은왜나쁜팀장이될까>중에서

지난날을모아놓고보니,매해뭘하기엔너무늦었다고푸념만하며살아온것만같았다.‘나이에맞게해야할일이있다’는보편지향의삶에왜그리스스로를욱여넣고살아왔을까.누구도강요하지않았는데말이다.매나이마다해야할일을정해두고,그대로살아내느라정작하고싶은걸포기해버리는패턴이나이테처럼폐곡선을그리고있었다.물론정반대로하고싶은것만하며살았다면그나이대에만해볼수있는것들을놓쳤을수도있겠지만,그런경험도겪어봤어야더삶답지않았을까.결국매번나를멈추게한건늦은나이가아니라,늦었다고생각하는나자신이었다._<돌아보면매번‘너무늦은나이’였다>중에서

나는내아이에게보편의삶부터먼저일러주고싶다.최소한초등학교,중학교라도모두뒤엉켜같은출발선에서야하며,너도예외가아니라고주지하고싶다.그리고다채로운삶의형태와부대끼며진짜세상을피부로두루학습하기를바란다.사람사이에는최대한선을긋지않고사는게좋겠다는,살다보면누구도‘극혐’할필요까진없겠다는진리가자라나는내아이의성장판에스며들었으면한다.나의옛동네와엄마가우리를그렇게내버려두었듯이._<이런초등학교에아이를보내고싶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