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이문열 장편소설

시인 : 이문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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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번역 ㆍ 출간
전설적인 시인 김삿갓의 생애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이문열의 대표 장편소설
삿갓 하나 쓰고 세상을 유랑한 전설적인 시인 김삿갓. 19세기 실재 인물인 김병연(김삿갓)의 특이한 생애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소설화한 『시인』은 이문열에게 ‘위장된 자서전 혹은 고백록’이기도 하다. 이문열은 『영웅시대』가 본질적으로 아버지를 부인하는 감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믿어지는 바로는 김삿갓을 방랑으로 내몬 최초의 동기와 유사한 데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문열은 한번 관심을 가지고 살피기 시작하니 김삿갓의 일생에는 생각보다 훨씬 흥미 있고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설화 속에 감춰진 정치적·사회적 의미들은 때로 이문열에게 전율과도 같은 감동을 주었다.
『시인』은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가담으로 역적으로 몰리게 되면서, 체제 밖으로 밀려난 김삿갓이 서러움과 한을 짊어지고 떠돌며 세상을 조롱하고 이탈자로 방황하다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문열은 김병연에 관한 얼마 안 되는 당대 기록, 그의 작품, 그의 작품과 사람에 대한 구비 전승을 재료로 해서 김병연의 생애를 재구성해냈다. 파격의 언어와 상식의 언저리를 뛰어넘는 상상력, 현재와 과거의 절묘한 혼융, 그리고 이문열 특유의 격조 높은 문장으로 1990년대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출판으로 보면 『시인』은 이문열의 여러 작품 중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과 많은 호평을 거둔 작품이다. 1992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콜롬비아, 스웨덴, 그리스, 스페인, 중국, 독일,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까지 20여 개국에서 번역·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시킨 이문열 문학의 정수이다.

저자

이문열

저자:이문열
1948년서울에서태어나고향인경북영양,밀양,부산등지에서자랐다.서울대학교사범대학에서수학했으며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새하곡」이당선되어등단했다.이후「그해겨울」,「황제를위하여」,「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등여러작품을잇따라발표하면서다양한소재와주제를독보적인문체로풀어내어폭넓은대중적호응을얻었다.특히장편소설『사람의아들』은문단의주목을이끈초기대표작이다.
작품으로장편소설『젊은날의초상』,『영웅시대』,『금시조』,『시인』,『오디세이아서울』,『선택』,『호모엑세쿠탄스』등다수가있고,『이문열중단편전집』(전6권),산문집『사색』,『시대와의불화』,『신들메를고쳐매며』,대하소설『변경』(전12권),『대륙의한』(전5권)등이있으며,평역소설로『삼국지』,『수호지』,『초한지』가있다.
오늘의작가상,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호암예술상등을수상하였으며,2015년은관문화훈장을수상했다.그의작품은현재미국,프랑스,독일등전세계20여개국15개언어로번역,출간되고있다.

목차

최종판서문
-소설『시인』의기구한행로
책머리에
초판서문
시인
작품해설
-어느시인의초상,유종호(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추천의글>

김삿갓이라는저주받은문학인의여정을통해,왜곡된역사와사회속에서던져지는글쓰기의유효성과작가로서의삶에대한깊이있는질문을담은작품『시인』은인생살이속에서만나는짙은안개와폭풍우를헤쳐나가기위한나침반같은소설이다.―《르몽드》

우리문학에서는드물게인간의내면성을깊이응시하고표현하는작가이문열의『시인』은재미있고감동적이며기품있는격조를구현하고있다.작가의주관과해석에공감하든반대하든독자들은시와인간과사회와역사에대해많은것을생각하게된다.(…)고졸한듯자재로운글결과글체,현대경험의과감한대입등을특징으로하는이작품은규격화된평면적‘리얼리즘’을일변비판하면서문학의여러국면과특징들을새롭게인지시켜준다.(…)『시인』은한국인이대체로‘포한(抱恨)선고’받은존재임을재확인시켜주는아주우리것다운우리소설이요,문학이다.―유종호(문학평론가)

<책속으로>

『시인』은내젊은날의마감이자,그문학의첫번째뜻있는결실로은근히내세우기도하는40대초반의전작(全作)소설이다.이제는그연기도불꽃도사라졌지만한때는무슨백열의잉걸불처럼나를단근질하던억압과고뇌를마침내소설적사유와인식으로형상화한,위장된자서전혹은고백록이기도하다._p.5

그러나쉬잊혀지지않을한시인이오직신분상승의의지속에서만태어나고자랐다고하는것은지나친단정일뿐만아니라,그가남긴다양한시를턱없이좁은해석의울타리안에가두어놓을염려마저있다.그가시인의길을가게된데는피로전해진예술가적기질이한몫했을수도있을것이고,하늘이주어보낸특출난재능도적잖이거들었을법하다.그의유년을상처깊게할퀴고간일문의처참한몰락과그때문에받은여러자극들도그가내부에서길러내게된시인과무관하지는않을것이다._pp.68-69

그는떠났다.가정과혈연으로부터,고단하고서글펐던과거와상처입고무너져내린야망으로부터.그러나그는아직도한일탈자였을뿐온전한시인은아니었다.말할것도없이그는자주시를읊었지만여전히그것은사대부의필수교양혹은군자의여기(餘技)로서였고,그정서의주인도시그자체가아니라그때껏그의가슴을불타게하던야망에갈음한울분과한(恨)일뿐이었다._p.137

나는결국이렇게나의시를잃어가고있는게아닌가―떠들썩하게자신을둘러싸고있는사람들로부터떨어져나와홀로자신의시를생각하다가가끔씩그는그런불안에소스라쳤다.거기다가관서지방에서여러해떠돌게되면서그가다시접하게된홍경래에대한또다른방향의지식과정보는그가자신있게연제이기의시를그바탕부터흔들어댔다._p.202

그뒤그의시는어떻게변해갔을까.그의시도그의몸과더불어서서히늙음과죽음을향해다가갔을까.그뒤그가남긴시에관해이렇다할구전(口傳)이나기록이없는것은그쓸쓸한스러짐을그토록해학과기지에넘치고분방과처연함을아울러보여주던그의삶끄트머리에얹기싫어서였을까.그리하여오늘날대부분의사람들이믿는바처럼그의늙은몸은그세번째의변용에서멈춘그의시와더불어어느외롭고고단한길위에서소리없이잦아들고말았던것일까._p.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