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의 불시착

재능의 불시착

$16.80
저자

박소연

서울대국제대학원졸업.경제단체에입사하여후진타오주석,조지부시대통령등이참석한국제행사(APECCEOSummit)와대통령해외순방경제사절단총괄등을맡으며대규모프로젝트를기획하고운용하는방법을배웠다.또한,삼성,LG,현대차등글로벌기업들과협력하여산업정책을발굴하고정책에성공적으로반영시켰다.정부와지자체,국회등과협력하여다양한전국규모의행사들을기획하기도했다...

목차

막내가사라졌다
가슴뛰는일을찾습니다
전설의앤드류선배
재능의불시착
누가육아휴직의권리를가졌는가
호의가계속되면둘리가된다
노령반려견코코
언성히어로즈(UnsungHeroes,보이지않는영웅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지구에서일하는게적성에안맞아요.”“어쩌면나는31세기형인재가아닐까?”
한밤중,건물들의불빛으로반짝이는도시앞에홀로선'외계인같은나'에게보내는여덟편의산뜻한응원

이책은총여덟편의단편으로구성되어있다.기묘한퇴사절차를밟는막내사원의사연(「막내가사라졌다」),‘가슴뛰는일’을찾아나섰다가이상과현실의아찔한거리감속에서길을잃은사람(「가슴뛰는일을찾습니다」),악의없이무능한직장내‘빌런’때문에고통받는사람(「전설의앤드류선배」),취미라해야할지특기라해야할지이름붙이기조차애매한재능을타고난사람(「재능의불시착」),일하면서만나게되는,종종우리를구원해주었던소소한영웅들(「언성히어로즈」)등의이야기가등장한다.

나는아주일부분을좋아하는것뿐이면서안맞는일로가득찬일을직업으로골랐다.그게가장큰실수였다.나에게이직업은지하철에서파는델리만쥬같았던거다.냄새를맡으면참을수없이끌리지만실제로먹게되면예상과다른.간식일때만족스러운음식을삼시세끼먹게되자삶이엉망이되었다.
_「가슴뛰는일을찾습니다」중에서

동시에현시대를살아가는요즘직장인들의핫한키워드들,직장내괴롭힘및갑질(「호의가계속되면둘리가된다」),남성육아휴직자의오만과편견(「누가육아휴직의권리를가졌는가」),반려동물을위한가족돌봄휴가제도활용법(「노령반려견코코」)등의에피소드도함께담았다.높은공감능력을자극하는이야기들로인한약간의현타와,그럼에도불구하고다소짠내나지만건강한위로가동시에말을거는신기한경험을선사한다.결국에는“모두가스스로를지키기위해각자의전투를치르고있다.”고‘일하는나’를인정하게끔만드는여덟편의이야기들.

책속에서

“내일까지두려움에떨사람들이많아보이네요.그러게회사다닐때나상사고선배지,그만두면아무관계도아닐사람들끼리진즉기본매너는지키고살면좀좋아요?지금여기에다니고있으니까껌뻑죽는척해주는거지,나가면알게뭐예요?말도제대로안섞어줄동네아저씨고모르는아줌마지.”
_26p

주말이나야근수당은당연히없었다.대가없는노동으로비용을절감하는구조였기때문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는밝게웃어야했다.세상을더나은곳으로변화시키기위해뜨겁게사는사람들이니까.우리는빛나는청춘이니까.그렇게삼년이지났다.그리고절친인세연은‘그놈의가슴뛰는삶’병때문에내가언젠가과로사로죽을거라고악담같은예언을했다.
_52p

나는아주일부분을좋아하는것뿐이면서안맞는일로가득찬일을직업으로골랐다.그게가장큰실수였다.나에게이직업은지하철에서파는델리만쥬같았던거다.냄새를맡으면참을수없이끌리지만실제로먹게되면예상과다른.간식일때만족스러운음식을삼시세끼먹게되자삶이엉망이되었다.
_73~74p

‘어느정도규모의회사에정규직으로일하는직장인.’이평범함은준이오랫동안노력한결과였다.사실평범한사람이라면평범한생활을하는게숨쉬듯이당연해야하는것아닌가.하지만그생활을쟁취하는것,유지하는것모두준에겐숨이차오르는일이었다.다른사람들은도대체뭘하고살고있을까,어떻게자기를꾸준히먹여살리고있을까.이력서를수정하던준은마음이아득해져서모니터앞에얼굴을묻었다.
_133p

“누구나특별한재능을타고나는건사실이지만,세상이재능에값을치르는방식은공평하지않아요.예를들어,세상에서가장축구를잘하는사람과가장유연한사람이있다고해봅시다.둘다세계1등의재능을가졌지만,수입은비교불가겠죠.이게과연노력의차이때문일까요?(…)결국세상에서비싼값을쳐주는재능을타고나는건운의영향이큽니다.시대도마찬가지죠.아마저같은사람은80년대에태어났으면틀림없이실패자가됐을거예요.몸이허약하고,술은못먹고,사람들과잘어울리지도못하는사람이니까요.웬만한회사는일년도못버티고나왔을겁니다.”
_147~148p

나는아내가힘들어하는건알았지만어쩔수없는일이라고생각했었다.아기가태어났는데당연히힘들지.하지만어쩔수없잖아.다들그렇게살아.나는가장답게더열심히회사에서일하고아내도자기몫을하는거잖아.솔직히나도힘들었다.온종일힘들게일한후퇴근하자마자준우목욕을시키고나면다리가후들거렸다.이제좀쉬나했더니청소하라고잔소리할때면‘그럼나는도대체언제쉬라고!’화가치밀어서소리쳤다.그때아내가나를낯선사람처럼빤히보던기억이난다.
_195~196p

재영은눈물이차오르는걸느끼자짜증이났다.이럴때눈물부터나는건재영의오래된한심한버릇이었다.지금슬프기는커녕빡치기만한데말이다.원장은재영의눈물을보자당황하며얼른휴지를내밀었다.우리재영선생이요즘힘들어서좀예민해진것같다면서,마음이진정되는대로다시들어가라는말을남기고서둘러자리를떴다.재영은‘힘들어서가아니라,예민해서가아니라개소리를들어서억울해서그래요.’라고속으로중얼거리며휴지로눈물을닦았다.
_218p

‘명예훼손과협박에관한내용증명’.
재영은갈색대봉투겉면에다가굵은고딕체,70포인트의큰글씨로출력한종이를꼼꼼하게붙이고는우체국으로갔다.내용증명이란게변호사만보낼수있는대단한건줄알았는데우체국에장당1,300원만내면누구나보낼수있다는사실에놀랐다.
_24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