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없는 세상 (개정판)

인간 없는 세상 (개정판)

$32.00
Description
인간이 사라진 이튿날,
자연은 일제히 집 청소를 시작한다
인류세 이후 새롭게 기록될 지구의 역사
인간인 우리가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광경이 지구 곳곳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몇 년간 ‘하늘색’이 무슨 색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아시아 지역의 하늘이 다시금 청명해졌다. 도시의 진동과 소음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호주에서는 캥거루가 차도를 질주하고, 칠레에서는 퓨마가 도심 한복판을 대낮부터 어슬렁거리고, 웨일스에서는 산양 떼가 시내 상점을 기웃거린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바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급격히 바깥활동을 줄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욱 놀라운 건 이것이, 팬데믹 상황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2020년 현재의 일이라는 점이다. 인류가 그저 활동을 줄이는 것만으로 지구가 무서운 속도로 자기치유를 해나간다는 사실이 분명히 입증된 셈이다.
이번 《인간 없는 세상》 개정판에서 감수를 맡은 최재천 교수도 이러한 풍경들을 나열하면서, “지구는 끄떡없다. (…) 우리가 사라지면 공기와 물이 다시 맑아지며 지구는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점에서 앨런 와이즈먼이 2007년 집필한 《인간 없는 세상》은 인류에게 일종의 계시록과도 같은 책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사라진 후 자연은 바로 다음 날부터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집 청소에 들어간다. 그렇게 불과 이틀 만에 뉴욕 지하철역이 침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도시가 숲으로 변하고 건물이 붕괴되고 농작물이 야생 상태로 돌아가는 등 웬만한 인간의 흔적이 사라지는 데 채 1세기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플라스틱이나 청동 조각품 등은 더 긴 세월을 버티겠지만, 결국 영원히 남는 것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전파 정도라는 것이다.

집요한 현장취재, 서정적인 필치, 경이로운 상상력!
탁월한 감각으로 써내려간 우리 시대 최고의 르포르타주

이 책에 많은 이들이 경탄하는 까닭은, ‘인류가 한꺼번에 사라진다면’이라고 하는 참신한 가정에 기반한 주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다운 작가의 치밀한 글쓰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앨런 와이즈먼은 인류와 함께 사라질 것들은 무엇이고 인류가 지구상에 남길 유산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머나먼 ‘지적 탐험’에 나선다. 그는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의 원시림, 터키와 북키프로스에 있는 유적지들, 체르노빌, 미크로네시아,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과테말라, 멕시코 등에 이르는 기나긴 여행을 통해 직접 마주친 놀라운 풍경들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여기에, 고생물학자ㆍ해양생태학자ㆍ박물관 큐레이터ㆍ지질학자ㆍ다이아몬드 광산업자ㆍ우리나라 비무장지대의 환경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씨실과 날실 삼아 자기만의 통찰력으로 엮어낸다. 이로 인해 여러 매체로부터 자칫 딱딱하고 어려워지기 쉬운 과학 논픽션의 새로운 전범이 되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만을 따로 다룬 13장 때문이다. 비무장지대는 인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황폐화된 자연이, 어떻게 인간 없는 환경에서 순식간에 복원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적의 공간이다. 이념이나 호오好惡, 빈부도 없이,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산양이 돌아다니는 에덴과도 같은 땅이다. 와이즈먼은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비무장지대 방문 경험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화해하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해주었다면서, “그런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준 한국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와이즈먼은 특별한 과장 없이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인간이 지구에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로 인해 나와 후손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수시로 상기하게 된다. 특히 고압전선으로 인해 새들이 1년에 5억 마리씩 희생되고 있다든가, 미세플라스틱을 비롯한 수많은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거의 모든 해양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결국 우리 입속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든가, 수많은 동식물을 죽음으로 이끄는 납이 완전히 씻겨나가는 데 3만 5,000년의 시간이 걸린다든가 하는 내용은 죄책감과 불안감을 가중시키기 충분하다.
이 책이 진짜 계시록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는 이 책을 참회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도로 지능이 발달한 생명체인 우리 인간이 영원히 남길 수 있는 흔적이라곤 고작 방송전파 정도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보다 큰 존재인 지구 앞에서 보다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 없는 세상》은 어쩌면 ‘인간 있는 세상’을 위한 마지막 호소일지 모른다.

저자

앨런와이즈먼

저자:앨런와이즈먼
미국의유명저널리스트이자애리조나대학국제저널리즘교수.<하퍼><뉴욕타임스><애틀랜틱>등의매체에통찰력넘치는글을기고해온그는<로스엔젤레스타임스>의객원편집위원을역임하기도했다.특히<디스커버>2005년2월호에소개,이책의뿌리가된짧은에세이‘인간없는지구’는‘미국최고의과학저술’로선정되었다.이책에서그는한국의비무장지대를비롯하여폴란드-벨라루스국경의원시림,터키와북키프로스의유적지,체르노빌,미크로네시아,아프리카,아마존,북극등전세계를발로누비며마주친놀라운풍경과,각계전문가들과의만남에서얻은지식과지혜를치밀하고도서정적인문체로풀어낸다.
쓴책으로《인구쇼크》《가비오따쓰,세상을다시창조하는마을》등이있다.

역자:이한중
연세대학교경영학과를졸업했으며,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자연과생태,환경과관련된책을주로번역했다.옮긴책으로는《6도의멸종》《울지않는늑대》《기후창조자》《나무와숲의연대기》외다수가있다.

감수: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에코과학부석좌교수이자생명다양성재단대표.생물학에서출발해사회생물학,생태학,진화심리학등학문분야를확장해나가며,국내에처음‘통섭’개념을정착시켰다.국제환경상,올해의여성운동상,대한민국과학기술훈장등을받았고,초대국립생태원장을지냈다.쓰거나옮긴책으로《통섭》《생명이있는것은다아름답다》《개미제국의발견》외다수가있다.

목차

감수의말_‘인간있는세상’이지속되려면
한국어판서문_사람과사람,사람과자연의화해를꿈꾸며
인간없는세상연대기
프롤로그_원숭이에얽힌화두하나

chapter1미지의세상으로의여행
1희미한에덴의향기
2집은허물어지고
3잃어버린인간들의도시
4인간이전의세상
5사라진동물들
6아프리카의역설

chapter2그들이내게알려준것들
7키프로스섬의비극
8카파도키아의지하도시
9떠도는플라스틱
10텍사스석유화학지대
11흙과땅의기억

chapter3인류의유산
12세계불가사의의운명
13한국비무장지대의교훈
14세상모든새들의노래
15방사능유산
16우리가지형에남긴것

chapter4해피엔딩을위하여
17자발적인류멸종운동과포스트휴머니즘
18예술은우리보다길다
19바다,온생명의요람

에필로그_우리의지구,우리의영혼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인간이사라진이튿날,
자연은일제히집청소를시작한다
인류세이후새롭게기록될지구의역사

인간인우리가‘인간없는세상’의모습을상상하기란쉽지않다.그런데최근,이를어렴풋이짐작할수있게해주는광경이지구곳곳에출몰하기시작했다.
몇년간‘하늘색’이무슨색인지조차기억나지않을만큼뿌연미세먼지로가득했던아시아지역의하늘이다시금청명해졌다.도시의진동과소음도눈에띄게감소했다.호주에서는캥거루가차도를질주하고,칠레에서는퓨마가도심한복판을대낮부터어슬렁거리고,웨일스에서는산양떼가시내상점을기웃거린다.
어떻게된일일까.바로인류를위협하는코로나19바이러스로인해사람들이급격히바깥활동을줄이면서나타난현상이다.더욱놀라운건이것이,팬데믹상황이전세계를강타한지불과1년도되지않은2020년현재의일이라는점이다.인류가그저활동을줄이는것만으로지구가무서운속도로자기치유를해나간다는사실이분명히입증된셈이다.
이번《인간없는세상》개정판에서감수를맡은최재천교수도이러한풍경들을나열하면서,“지구는끄떡없다.(…)우리가사라지면공기와물이다시맑아지며지구는훨씬살기좋은곳으로되돌아갈것”이라고단언한다.
그런점에서앨런와이즈먼이2007년집필한《인간없는세상》은인류에게일종의계시록과도같은책이다.그에따르면,인간이사라진후자연은바로다음날부터원래의모습을되찾기위해집청소에들어간다.그렇게불과이틀만에뉴욕지하철역이침수하는것을시작으로,도시가숲으로변하고건물이붕괴되고농작물이야생상태로돌아가는등웬만한인간의흔적이사라지는데채1세기도걸리지않는다고한다.물론플라스틱이나청동조각품등은더긴세월을버티겠지만,결국영원히남는것은라디오와텔레비전방송전파정도라는것이다.


집요한현장취재,서정적인필치,경이로운상상력!
탁월한감각으로써내려간우리시대최고의르포르타주

이책에많은이들이경탄하는까닭은,‘인류가한꺼번에사라진다면’이라고하는참신한가정에기반한주제도그렇지만,무엇보다‘미국최고의과학저술상’을수상한저널리스트다운작가의치밀한글쓰기때문이라할수있다.
앨런와이즈먼은인류와함께사라질것들은무엇이고인류가지구상에남길유산은무엇인지를찾기위해머나먼‘지적탐험’에나선다.그는우리나라의비무장지대,폴란드-벨라루스국경의원시림,터키와북키프로스에있는유적지들,체르노빌,미크로네시아,아프리카,아마존,북극,과테말라,멕시코등에이르는기나긴여행을통해직접마주친놀라운풍경들을섬세한언어로풀어낸다.여기에,고생물학자ㆍ해양생태학자ㆍ박물관큐레이터ㆍ지질학자ㆍ다이아몬드광산업자ㆍ우리나라비무장지대의환경운동가등다양한분야전문가들에게서얻은지식과정보를씨실과날실삼아자기만의통찰력으로엮어낸다.이로인해여러매체로부터자칫딱딱하고어려워지기쉬운과학논픽션의새로운전범이되었다는극찬을받았다.
이책이우리에게더욱특별한이유가있다.바로우리나라의비무장지대만을따로다룬13장때문이다.비무장지대는인간이일으킨전쟁으로인해완전히황폐화된자연이,어떻게인간없는환경에서순식간에복원될수있는지보여주는기적의공간이다.이념이나호오好惡,빈부도없이,반달가슴곰,스라소니,사향노루,고라니,산양이돌아다니는에덴과도같은땅이다.와이즈먼은한국어판서문을통해비무장지대방문경험이“사람과사람그리고사람과자연이화해하게할수있다는신념”을갖게해주었다면서,“그런아름다운꿈을꾸게해준한국에진심으로감사”한다고밝히기도했다.
와이즈먼은특별한과장없이이야기를풀어가지만,책을읽으면읽을수록우리인간이지구에끼치는해악이얼마나심각한지,그로인해나와후손들이얼마나위험한상황에놓여있는지를수시로상기하게된다.특히고압전선으로인해새들이1년에5억마리씩희생되고있다든가,미세플라스틱을비롯한수많은쓰레기들이바다로흘러들어가거의모든해양생물에영향을미치고이것이결국우리입속으로들어올수밖에없는상황이라든가,수많은동식물을죽음으로이끄는납이완전히씻겨나가는데3만5,000년의시간이걸린다든가하는내용은죄책감과불안감을가중시키기충분하다.
이책이진짜계시록이되지않도록하려면,우리는이책을참회록으로삼아야할것이다.고도로지능이발달한생명체인우리인간이영원히남길수있는흔적이라곤고작방송전파정도라는사실을겸허히받아들이고,우리보다큰존재인지구앞에서보다겸손해질필요가있다.그런점에서《인간없는세상》은어쩌면‘인간있는세상’을위한마지막호소일지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