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손가락 사이로

달이 손가락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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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은숙 장편소설『달이 손가락 사이로』. 칼을 맞고 담을 넘어온 조폭인 줄만 알았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였다. 하지만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그의 눈을 본 순간 청은은 심장이 멎어버릴 것만 같았다. 남자의 눈에서 야행성 맹수처럼 푸른 인광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자

전은숙

동트기 전의 하늘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그러나 하늘은 반드시 밝아진다.
동트기 전의 하늘 아래 버티고 있는 모든 연인들이
가장 어두운 하늘을 밀고 날아올랐으면 참 좋겠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출간작/
[죽거나 혹은 사랑하거나]
[심장이 멎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

목차

프롤로그
1 달빛이 손가락 사이로
2 기억 속에 깨어 있는 너를
3 가려진 시간
4 세상이 너 하나로 가득해
5 기억은 같게 쓰여진다
6 개와 늑대
7 우연과 필연 사이
8 조명 아래의 재회
9 너에게 간다
10 시작하는 연인들
11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12 돌풍
13 짐승의 시간
14 언덕 위의 바람
15 동트기 전의 가장 어두운 하늘
16 단 하나의 열정, 단 하나의 사랑

출판사 서평

칼을 맞고 담을 넘어온 조폭인 줄만 알았다.

직직 슬리퍼를 끌고 나가 대문을 열려던 청은은 갑자기 뭔가가 뒷덜미를 낚아채자
발이 앞으로 쭉 미끄러졌다.

작은 얼굴은 겁에 질려 있었다. 아직 어린 티가 역력한 여자애였다.
무혁이 손을 뻗자 흠칫 놀라 그를 피했다.
해치려는 게 아닌데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색색대는 모습에 미안해졌다.

그런 게 아니었다. 그의 피가 묻어 있는 작은 입술에 죄책감이 느껴졌다.
피로 더러워진 입가를 닦아주고 싶었다.

진정하려 눈물이 고인 채 호흡을 가다듬는 그녀의 어깨에 숄을 눌러준 남자가
쿵, 담벼락에 기대더니 스르르 벽을 타고 미끄러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남자였다.
하지만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그의 눈을 본 순간 청은은 심장이 멎어버릴 것만 같았다.
남자의 눈에서 야행성 맹수처럼 푸른 인광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숨이 넘어가기에 칼 맞은 배를 움켜잡고 질질 방 안에 끌어다 스테로이드기를 작은 입에 물려주었다.
오물거리며 입에 흡입기를 야무지게 무는 모습에 무혁은 미소 지었다.

째지는 금속성의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꼬집고 할퀴어오는 여자를 피해 무혁이 몸을 굴렸다.
시팔, 하는 욕설이 들릴 듯 말 듯 무혁의 입에서 나왔다. 정전기처럼 짜릿한 스파크가 몸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성깔부리는 쬐끄만 여자 하나 때문에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뜻하지 못한 감정이었기에 무혁은 자신도 믿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엎치락뒤치락 사방으로 방바닥에 피 칠을 하며 엉망이 되어갔다.

제기랄, 다 죽어가던 여자가 왜 이렇게 힘이 쎄?

평범한 만남은 아니었기에 각오했는데 특급호텔 실장이었다.
그래도 이제 막 대학생이 되어 풋사랑을 하려는 그녀에게는 벅찬 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