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비의 달 (박태일 시집)

옥비의 달 (박태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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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태일 시집 [옥비의 달]. 이육사 시인의 유일한 혈육 이옥비 여사의 삶을 그리고 있는 시편 '옥비의 달'을 포함해 한국 땅 예제에 깃든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담아낸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박태일

저자박태일은경남합천에서태어나1980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등단했다.시집으로『그리운주막』『가을악견산』『약쑥개쑥』,『풀나라』,『달래는몽골말로바다』,연구서로『한국근대시의공간과장소』,『한국근대문학의실증과방법』,『한국지역문학의논리』,『경남·부산지역문학연구1』,산문집으로『몽골에서보낸네철』,『시는달린다』,『새벽빛에서다』를냈다.『허민전집』,『무궁화―근포조순규시조전집』,『소년소설육인집』을비롯한여러책을엮기도했다.2006년한해동안몽골에초빙교수로머물렀다.경남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일하고있다.제24회편운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12월
사랑을보내놓고
동묘저녁
기러기
녹산에서하루
언덕위에성당이
구름마을
새벽빛
두만강건너온레닌
성모병원난간에서서
처서
영락원
꼬질대
오륜동
구덕포

2부
저녁달
욕지목욕탕
산해정
상추론
누부손금
발해를꿈꾸며동해에지다
석기시대
광한루가는길
법화사
문풍지
황강18
황강19
황강20
황강21
황강22
황강23
황강24

3부
안개와함께
가을은달린다
을숙도
시의탑차를타고
고죽을나서며
비둘기운력
해인사
별나라
시인의손
또한잔
어머니의잠
성묘
두딸을앞세우고
소껍데기회
다람재넘으며
청사포이별

4부
우포기별
문산지나며
다대포
겨울정선
목포는항구다
순천만
저세상에당신에게
대보름
여름
옥비의달
이별
비둘기눈물
비내리는품천역
곤달걀
여우비
쿠쿠
마른번개

해설·굴불굴불,생의공간과시간과언어의결_장철환

출판사 서평

떠난이들에대한제례의언어

1980년중앙일보신춘문예로등단해경남지역어에대한애정으로한국시의맛을지켜온박태일시인의신작시집『옥비의달』(문예중앙시선35)이출간되었다.2014년편운문학상을수상한제5시집『달래는몽골말로바다』의뒤를잇는여섯번째시집이다.“언어의생김새와색깔,소리등을예민하게포착”(이승하시인)하고“의성어와의태어의절묘한활용”(권혁웅시인)을선보였다는평을받아온박태일시인은이번시집에서도지역어를십분활용해한국땅예제에깃든아름다움과그리움을담아낸다.특히이번시집은그리운기억에대한제례라고할수있다.「성탄절」의김종길시인,발해항로개척에힘쓰다간장철수대장,민족소설가로불리운표문태소설가등의이름을부르며‘굴불굴불’한생의길을떠난존재들에대한그리움을노래한다.이육사시인의딸인이옥비여사를주인공으로한「옥비의달」이표제작인점도이러한맥락에서비로소의미심장해진다.

굴불굴불,생을주유하는노래들

상추와상치를왔다갔다하는사이
치마를입었다치매를벗었다하는사이
입맛이바뀌고인심이달라졌단뜻인가
아조선흑치마라니청치마라니오늘은
알타리무가치마아욱곁에쪼그려앉았다
―「상추론」부분

박태일시인의언어는한국어의결을살린유려한리듬으로생의굴불굴불한길을따라주유한다.그결을따라읽다보면말놀이에서배어나오는해학과풍경에스며드는슬픔이동시에발생하는기이한순간이찾아온다.이러한박태일시의특징을두고해설을쓴장철환문학평론가는“(시인이)다양한생의공간을주유하면서공간의질서를탐색하는것은”“시적리듬을통해죽음의한계에대응하기위함이다.”라고해설한다.박태일시인의시에나타나는생의무게와이에대한반발력은일찍이“이별과유랑과상실과죽음의비극적사건을중심으로형성되는고독과슬픔의세계”(오형엽평론가)로지칭되어왔는데이번시집은그러한상실의정서에한층더가까워진것이다.

한굽이골바람
한굽이강바람
땅고개지나성채에묻힌할메는
길되고밭되어주무시는가
―「황강21」부분

시인이『풀나라』에서시작해십수해에걸쳐쓰고있는황강연작은특히나죽음과관계깊다.흔히강은슬픔과인생에비유되기때문에더그러할것이다.시인은과거『가을악견산』을통해“죽음은늘턱없이넘치려하는생각이나부풀리고싶은느낌을다독거려주는힘이있다.”고밝혀온바있는데,장철환평론가는이를“죽음과언어표현사이의상관성을보여준다.”고말한다.죽음이라는중력이있기에삶은무게감을지니며,시인은그러한죽음에대한인식을통해감정이과장되지않은순정한리듬을우리에게들려줄수있는것이다.

육사가고난원천
탄신백주년오늘문학관이서고
집안어른에묻혀네살옥비걷는다울며
예순네살옥비웃는다

어디사시느냐물었더니
일본신사
어떤팽팽한인연이놓치듯옥비를
아버지죽음으로몬나라에머물게했을까
―「옥비의달」부분

표제작인「옥비의달」은이육사시인의유일한혈육이옥비여사의삶을그리고있는시편이다.어린옥비의시선과노년의옥비를오가며순국한이육사시인과,아버지를여읜어린딸의기구한운명이애달프게그려진다.네살옥비의눈물과예순네살의옥비의웃음이교차되어그러한정서는더선명하게드러난다.60년이라는시간이흐르는동안삶을짓눌렀던죽음의무게가노년에와서는역전되는것이다.이는어둔밤이되어서야환해지는,떠오르는달같은역설이다.장철환평론가는“박태일시의기저에는죽음과슬픔이라는강력한중력장이내재해있다.”라며“그역설의봉두난발을빗질하는가운데비로소결이고운언어가탄생한다.”고이야기한다.그것이바로박태일의시가결코외양의아름다움에그치지않는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