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전생에레오나르도다빈치였을것이다”-제임스캐머런
영화감독기예르모델토로는20대부터지금까지일기와현장일지를기록해왔다.그는어디를가든항상머릿속에떠오르는아이디어를글과그림으로남기곤했다.‘다크판타지의거장’이라불리며고딕호러를공표한<크림슨피크>의개봉을앞두고있는기예르모델토로가창작비법을담은노트와작업실이자그의컬렉션을모아둔‘블리크하우스’를『기예르모델토로의창작노트』에서공개한다.
<헬보이><판의미로><블레이드2><퍼시픽림>등기예르모델토로의영화를한편이라도본적이있다면이책을펼치는순간놀라움을금치못할것이다.영화속캐릭터들이정교하게스케치되어있으며,소품하나하나까지꼼꼼하게설계하고대사및배경을일일이기록한그의노트는스토리보드이자콘셉트아트라고할수있다.책의서문을쓴<아바타>의감독제임스캐머런은그의노트를레오나르도다빈치의노트에비견하며“둘다당대에는물론이고인류역사상보기드문천재의창작과정을보여준다”(8쪽)라고평했다.또한기예르모는전생에레오나르도다빈치였을거라며“그는거대하고도정교한상상의세계를가진아티스트로서,자연히이시대에가장기술적으로복잡하고문화적으로보편화된캔버스인영화계에몸담게되었을뿐,다른시대에태어났더라면에그템페라나깃펜으로그림을그려지금못지않은막대한영향을미쳤을것”(8쪽)이라고말하기도했다.
판타지대가의머릿속을구경하는경험을선사하는책
델토로의머릿속을들여다보는것같은즐거움을선사하는이책은세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1부에해당하는‘컬렉션’에서는그가어떻게영감을발전시키고자신만의독창적인스토리를개발해왔는지를보여준다.책은먼저기념품과수집품으로가득한‘블리크하우스(BleakHouse)’로독자를안내한다.블리크하우스에는그가어릴적가지고놀던장난감부터존경하는감독히치콕의청동마스크,좋아하는소설가러브크래프트의실물크기조각상을비롯해그의영화에등장하는각종소품들을모아놓았다.블리크하우스는그의두번째집이자그림을그리고글을쓰는작업실이며,에너지를충전하고문득떠오른창의적인착상을자유롭게탐사하는영감의원천이되는공간이다.그외에도‘컬렉션’에서는델토로에게영감을준화가와작가들을소개하고,아이디어를발전시켜나가는방법을설명한다.
독자들이가장궁금해할델토로감독의영화창작과정은2부‘노트북’에서소개하고있다.그는장편데뷔작이자칸영화제비평가상을받은<크로노스>(1993)를준비하기시작할때부터노트를갖고다니며기록을시작했다.그의멘토였던멕시코감독하이메움베르토에르모시요가항상기록해야한다고당부했기때문이다.(유감스럽게도<크로노스>의노트는제임스캐머런과술을마시다잃어버려책에는일부만실렸다.)2부는<크로노스>부터<블레이드2><헬보이><판의미로><퍼시픽림>에이르기까지자신이연출한영화8편을제작할당시쓴일기와영화제작노트에담긴스케치,프로덕션아트등영화의창작과정과제작비화를담은일종의코멘터리라할수있다.그는“나는딕스미스,레이해리하우젠,히치콕같은내우상들이작업과정을공개한덕에영감을얻을수있었다.나또한창작과정을공개해야한다”라며,패기넘치는영화감독들이“자신의열정을온전히집요하게끌어안고,이미지를소중히간직하고수집하며코드로연구하는법을배우길바란다”고말한다.
3부는톰크루즈출연이확정됐으나무산된<광기의산맥>를비롯해‘미완성프로젝트’를소개한다.이책의후기를쓰기도한톰크루즈는“나는<광기의산맥>이무산되었다고는말하지않겠다.영화가제작에착수했다가중도에보류되지만결국에는완성되는일을여러번겪었기때문이다.<광기의산맥>도때가되면자연히성사될것이다.”(262쪽)라고말하며진정한아티스트인델토로감독과꼭함께작업하고싶다는뜻을밝혀.독자들또한‘미완성’프로젝트의‘완성’을기대하게만든다.
거대하고정교한상상의세계를지닌아티스트의창작의비밀!
기예르모델토로는어떻게모든작품에서고유한특징이나타날수있느냐는질문에“나와관련된모든것은일관적입니다.나는여덟편의영화를만든것이아닙니다.나는내모든영화로구성된단한편의영화를만들려고노력중입니다.내게그한편의영화는블리크하우스와도같아요.나는하나씩하나씩방을만들어나가고있으니,관객은그집을한눈에전체적으로인식해야합니다”(135쪽)라고말한다.독자들은이책에서한편의거대한영화를완성해가고있는아티스트의창조과정을지켜보게될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