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집 (조선의 학술과 문화를 평하다 | 양장본 Hardcover)

농암집 (조선의 학술과 문화를 평하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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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창협의 문집『농암집』. 김창협의 사상사·문학사적 성취를 잘 보여 줄 뿐 아니라, 그가 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했던 삶의 굴곡과 역정, 나아가 당시 조선 사회의 정치상·사회상까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주목하지 못하고 있던 대학자·대문호의 삶과 성취,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창협

저자김창협(金昌協,1651~1708)은조선후기의학자이자문장가이다.자는중화(仲和),호는농암(農巖)·삼주(三洲)이며,본관은안동(安東)이다.정치적,학문적으로당대의주류에속하는서울명문가자제였던김창협은20대에이미문장과학문으로이름을얻었고32세에문과전시(殿試)에장원급제하였다.그러나1689년아버지김수항과스승송시열의죽음을맞으면서현실정치로부터등을돌리고처사(處士)의삶을살았다.김창협은퇴계이황과율곡이이의학설을절충한자신의독자적인학설을수립하여조선성리학을심화·발전시킨당대최고의성리학자이다.아울러문학창작과비평면에서도탁월한성취를보인문장가로평가받고있다.

목차

한국고전선집을펴내며4
김창협은누구인가13

제1장학문의길위에서다
어린날의추억,해주25
나의스승정관재28
책선(責善)해주는벗이있어33
시험에떨어진동생에게37
성악설비판41
금강산유람기48
도봉서원에서우암의시에차운하다58

제2장은거를마음먹다
월출산구정봉에오르다63
애틋한마음나눌형제들이있어66
얼음뜨는노래68
환경을탓할것인가환경을바꿀것인가71
험한산골에사는이유75
고을살이는거문고연주와같으니77
고관자제의곤궁한은거82
나귀빌려주어고맙네89
자신의깨달음이없으면93
은거의자세97

제3장의리로세상을논하다
나의수명덜어서라도꽃다운너의생을이어줄수있다면105
솜씨좋은대장장이의자식이가죽옷도잘만든다112
어른이된다는것116
의문없이는학문도없음을왕에게가르치다121
역졸아이녀석의풍류125
시다운시란무엇인가126
변방에서130
약소국의살길132
왕의잘못을지적하다140
한가위달빛아래작은배에누워서150
어리석은뒷집부인의충고152

제4장아버지와스승의죽음을겪다
어느달밝은밤흥에겨워서157
스승을위하는마음과공정한판단159
아버지의묘표를스승에게부탁하다164
마음을잠재우다172
폭포를찾아서178
풍경이되어버린사람,사람으로완성되는풍경183
꼼꼼한『논어』읽기189
좋은문학이란무엇인가198
벼슬할수없는이유208
아버지대신지은동생의묘지명214
절교를선언하다220

제5장학문을논하고문학을평하다
하나뿐인스승으로서내어이자넬잊겠는가227
성정과천기로지은시236
요절한젊은이와외로운노인을위하여240
지(智)와지각(知覺)은어떻게다른가245
조선의문장을평하다250
눈오는밤산사에서의약속255
맑은밤밝은달의즐거움을누리려면259

제6장시련속에서학문을꽃피우다
조선시대여성으로산다는것265
시벗아들을잃다272
둘째딸마저연이어잃다278
퇴계와율곡을넘어서사단과칠정을논하다283
청의지배와중화문명292
슬픔의금강산297
조선의학자를평하다301
화창한봄날병상의와유306
병든몸에쌓이는글빚309

제7장학문과문장으로일가를이루다
졸기317
학문320
문장323

연보328
참고문헌337

출판사 서평

“나는조선의문학을말할때에농암(農巖)과연암(燕巖)을제일류로추대하고자한다.”

1936년에현상윤선생이『삼천리(三千里)』라는잡지에게재한글의일부이다.연암이조선후기를대표하는실학자이자대문호인박지원(朴趾源)의호라는사실은대개알고있지만,그와동등하게거론된농암이누구인지에대해서는상대적으로잘알려져있지않다.그가잘알려지지않은이유는무엇일까?
농암김창협은명문안동김씨가문의자제이자노론의영수송시열의제자로서정치적으로나학문적으로나당대의주류에속한장래가촉망되는인물이었다.그러나당쟁으로인해아버지김수항과스승송시열이형벌을받아죽게되자수십차례계속된관직제수에단한번도응하지않고철저히처사(處士)의삶을살아갔다.
결국김창협의삶을채운것은대부분학문과문학,그리고산수유람이다.특별한이력이나눈에띄는공적이없으니그의삶이우리의주목을끌지못한것도자연스러운일이다.그러나김창협은오늘날우리의인지도와는달리,조선후기부터일제강점기까지조선최고의학자나문인을꼽을때몇손가락안에들던인물이다.

조선후기주자학의가장높은봉우리

조선에서이루어진주희저술에대한주석서는120여종에이르는데,이는중국에서도찾을수없는성과다.경서본연의의미를살리기위해끊임없이시도된주석과해석들은각시대의문제들을반영하여더디지만새로운진전을이룩해갔다.‘주자로학문하기’역시그런관점에서볼때스스로평가절하할일은아니다.김창협은19세기까지도조선에서거의절대적인주류를이루었던주자학에서최고봉에오른대학자이다.김창협은매우정교한사유와치밀한논리,그리고섬세한언어구사를통해서주자학을한단계더심화시켰다고평가된다.그럼에도불구하고근대로오면서주자학이사각지대에놓여있다보니,그안에서최고봉에올라있던김창협의학문도주목을받지못했다.송시열의『주자대전차의(朱子大全箚疑)』에대한질문과김창협자신의견해를담은『주자대전차의문목(朱子大全箚疑問目)』은조선주자학의새로운경지를보여주는명저이다.이제주자학의최고봉으로꼽히는김창협의학문세계를주목해볼때다.

문학사의새로운흐름을만들다

김창협은당대뿐만아니라후대의많은비평가들이숙종대최고문장가로꼽을정도로문장가로서의명성이매우높았다.조선후기대부분의문장선집에김창협의문장이수록되었는데,담박하고정갈한한시작품들도많은이들에게사랑을받았지만,문장가로서의명성은주로한문산문을통해얻은것이었다.김창협은사상적으로썩이채로운작품을쓴일도없고,정통의문체를벗어난파격을추구하지도않았다.학문적으로주자학을고수하고심화한것처럼,문장에서는한문산문의정통이라할수있는당송고문(唐宋古文)을추구했다.김창협의산문은장르의규칙과모범적전형을충실히따르면서도,탁월한수준에올랐다고평가된다.

김창협은박학한문예지식을바탕으로분석적이고전문적인비평작업을행한탁월한비평가이기도하다.김창협의예리한비판력과섬세한감식안은이전의논의와다른새로운문학사적흐름을형성하는데일조하였다.당대의지식과문화수용을선도하고정계주류에서시대의흐름을목도할수있었던김창협은학문적엄정성과문학적감수성을바탕으로조선조최고수준의비평을제출하였다.비단조선뿐만아니라18세기초입동아시아의지적수준이갈수있는한정점을우리는김창협의비평에서볼수있다.

지금의우리가김창협의삶과글을지금다시떠올려야할이유는무엇인가?그답을찾아가는여정은조선후기의사상사와문학사를보는우리의시각을돌아보는일이될수도있기때문이다.김창협의문집『농암집』은그의사상사·문학사적성취를잘보여줄뿐아니라,그가한인간으로서겪어야했던삶의굴곡과역정,나아가당시조선사회의정치상·사회상까지고스란히담아내고있다.우리는이책을통해오랫동안주목하지못하고있던대학자·대문호의삶과성취,그리고그가살았던시대를이해할수있을것이다.

책의구성

이선집은7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김창협에대한후대의평가를모은마지막장을제외한나머지여섯개장은김창협의삶의궤적을따라시기별로구분한것이다.시기별로주요작품을정선(精選)하여번역하고,각작품뒤에작품을짓게된배경등을설명한평설을실어작품이해를도왔다.
1장‘학문의길위에서다’에서는24세까지지은작품들을통해젊은시절김창협의지향과고뇌를엿볼수있다.
2장‘은거를마음먹다’에는25세부터30세까지의작품이수록되어있다.이기간은당쟁으로인해유배길을떠난아버지김수항을따라유배지인전라도영암과강원도철원을수시로오가던시기이다.이시기의작품을통해선비의출처(出處)에대한고민과결단을엿볼수있다.
3장‘의리로세상을논하다’에는31세부터38세까지의작품을담았다.이시기에김창협은문과에장원급제하고성균관전적,홍문관교리,함경북도병마평사,성균관대사성,승정원우승지등의벼슬을역임하며관료로서의역할을수행하였다.이때지은작품을통해당시국정에대한김창협의강한비판의식을살필수있으며,특히왕에게올린글을통해당쟁으로혼란스러웠던조정에서자신의안위를돌보지않고직간하는그의강직한면모를읽을수있다.
4장‘아버지와스승의죽음을겪다’에는39세부터45세까지의작품을모았다.1689년기사환국으로인해아버지김수항과스승송시열이형벌을받아세상을떠난다.이에벼슬할뜻을접고은거를시작한김창협의사유와행적이이시기의작품에고스란히담겨있다.
5장‘학문을논하고문학을평하다’에는46세부터48세까지의작품이수록되어있다.완숙기에접어든김창협의학문과문학세계를엿볼수있으며,그중에서「지(智)와지각(知覺)은어떻게다른가」는이후벌어지는호락논쟁(湖洛論爭)의주요논제를제기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6장‘시련속에서학문을꽃피우다’에는김창협만년의작품들이수록되어있다.김창협의만년은가족의죽음으로점철된시기였다.50세때셋째딸오씨부인이죽은것을시작으로,5년사이에외아들김숭겸,백부김수증,둘째딸이씨부인,어머니나씨부인까지잇달아세상을떠났다.그래서이시기에지은작품에는깊은슬픔이배어있다.그러나그는슬픔에매몰되어있지만은않았다.김창협의만년은자신이평생파고든학문적성과가완성된시기이기도했다.특히51세에완성한「퇴계와율곡을넘어서사단과칠정을논하다」는퇴계이황과율곡이이의학설을절충하여이기(理氣)논변을새로운국면으로끌어올렸다는점에서,중요한의미를지니는작품이다.
7장‘학문과문장으로일가를이루다’에는조선왕조실록과각종문집,필기잡록에수록된김창협의학문과문장에대한평가를모았다.성리학을집대성한주희와같은학문과한문산문의모범으로추앙되는구양수와같은문장을겸비했다는평은김창협이조선후기사상사·문학사에서갖는위상을잘보여준다.
이책의서두에는김창협의삶을요약하여서술한해제를실었고,말미에는연보를첨부하여김창협의삶을좀더상세하게살펴볼수있도록했다.

책속으로추가
☞가상으로설정한손님의입을빌려서말한자신에대한세간의시선은,고생모르고자란서울내기고관자제가이런궁벽한산골생활을견딜수있겠느냐는우려이다.이에대해서김창협은천명을알고받아들이는자세를바탕으로자신의입장을밝혔다.……
-「고관자제의곤궁한은거」중에서

제3장의리로세상을논하다

가련하다저들국화따는사람하나없어 可憐野菊無人採
이슬내린풀숲속에붉은꽃잎쓸쓸하네 丹蘂蕭蕭露草中
오늘에야알아보고머리위에꽂았나니 今日得歸頭上揷
말고삐잡은아이녀석네가풍류를아는구나 風流却在馬前?

☞1684년(34세)8월암행어사로영남지역을잠행하던길에얻은소품같은시이다.길가에흔하게피어아무도눈길주지않는들국화.그버려진아름다움이역졸아이녀석의머리에꽂혀풍류가되었다.순간을포착하여담아낸시선과발상이미소를머금게한다.
-「역졸아이녀석의풍류」중에서

전하께서처음재이를만났을때부터진정으로잘못을반성하고덕을닦아기강을개혁하고정치를바로잡기를그동안교지에하신말씀처럼만하셨더라면,하늘이벌써기뻐하고재이가벌써소멸되었을것이고,옛날은중종과주선왕에견주어도될정도로성대한중흥을이루셨을것입니다.어찌오늘에까지다시재이를근심하여거듭번거롭게교서를내려신들에게도움을요청하실일이있으셨겠습니까.신은여기에서,전하께서이전의재이에대해꼭진심으로두려워할줄아신것이라할수없으며,매년내리신교지도꼭성심에서나왔다고만은할수없음을알겠습니다.

☞본디재이로인한구언에는상소내용을문제삼아서처벌하지않을테니기탄없이직언해달라는전제가깔려있다.그런데내밀하고민감한사안앞에서숙종이분노로인해그원칙을스스로깬것이다.이를바로잡으려는신하들의간언에숙종은오히려더격분하여거친말을쏟아내며끝내받아들이지않았다.……
-「왕의잘못을지적하다」중에서

제4장아버지와스승의죽음을겪다

달밝은밤밝게웃고떠드는소리 月明笑語喧
누각위에우리딸들노니는구나 樓頭兒女游
푸른강은얼음녹아봄날같은데 綠江渙如春
둥실둥실떠가는한쌍의청둥오리 花鴨一雙浮
아이들은주렴걷고바라보느라 卷簾相指似
추운밤누각에서내려올줄모르고 夜寒不下樓
늙은이혼자앉은바로이순간 老子方獨坐
빈배마주하고나직이시를읊노라 微吟對虛舟

☞때론너무나행복한모습이바로뒤에닥쳐올위기를예견케하듯이,딸들의발랄한즐거움과자신의홀로누리는흥이멋들어지게그려진이작품에서불과한두달뒤에불어닥칠광풍과도같은비극적인사건들이연상된다.작가본인은이후전개될일들을알지못했겠지만찰나의아름다움을잘포착해낸작품이다.
-「어느달밝은밤흥에겨워서」중에서

창업(昌業1658~1721)이전에「분매(盆梅)」시를짓고화운시를지어달라고청했는데승낙만하고짓지못한일이있었습니다.이때에말씀드려보았더니선친은즉석에서입으로읊고써서보여주었는데,표현과의사가분명하고시에담은뜻이더욱깊고완곡하였습니다.이처럼사약이내려졌다는소식을듣고부터며칠동안선친은시문을짓고편지를쓰는것과자고먹고말하고웃는일상이모두평소와조금도다름이없었습니다.

☞이편지가절절하게담아낸그기구한상황과함께우리의시선을붙드는것은가족들의동요와선명하게대비되는김수항의의연함이다.정쟁의잘잘못에대한평가는입장에따라다를수있다.다만평상심을잃지않고죽음을맞이하는김수항,그리고자신역시죽음의길을걸어가면서도먼저간동지의묘지명을써주는송시열의모습에서오늘날쉽게만나기힘든거대한인간상을마주하게된다.
-「아버지의묘표를스승에게부탁하다」중에서

제5장학문을논하고문학을평하다

시는성정(性情)의산물이니,오직천기(天機)를깊이체득한사람만이잘지을수있다.도량은좁아터지고식견도어두우면서그저평측과율격을맞추는데급급하여특이한구절을쥐어짜꾸미고다듬는것으로솜씨를과시하면서시인이라자부하는이들에게서어찌참다운시가나올수있겠는가.

☞시는형식적조탁이나전문적수련으로잘지을수있는것이아니고작가의성정을얼마나자연스럽게드러내는가에달려있다는것이김창협시론(詩論)의핵심이다.앞서‘좋은문학이란무엇인가’라는제목으로인용한『잡지』외편에서보았던,성정이발현하고천기가작동하여자연스럽게이루어진시의실례를,김창협은송남수의시에서본것이다.……
-「성정과천기로지은시」중에서

본성은마음이갖추고있는이치이고마음은본성이담겨있는그릇이라하였습니다.인의예지(仁義禮智)는바로본성을말하는것이니그본체는지극히정미하여볼수가없고,‘허령(虛靈)한지각(知覺)’은바로마음을말하는것이니그작용은지극히신묘하여측량할수가없습니다.본성이아니고서는마음에준칙이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