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필재집 (학문의 밭에서 문장을 꽃피우다)

점필재집 (학문의 밭에서 문장을 꽃피우다)

$15.31
Description
김종직은 정몽주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성리학의 정통을 계승한 도학자이자, 김굉필, 정여창 등 사림파의 핵심 인물을 키워내 조선 성리학 발전과 정치 개혁의 초석을 놓은 사림파의 영수, 큰 스승으로 평가받았다. 『점필재집』은 그런 그가 직접 지은 작품들을 모은 문집이다. 시문의 성격에 따라 ‘자연’, ‘교유’, ‘가족’, ‘역사’, ‘애민’이라는 총 5개의 테마를 설정하여 각각의 테마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정선하여 번역했다.
저자

허윤만

평설자허윤만은대학에서한문학과를졸업하였다.한국고전번역원부설고전번역교육원에서한문교육과정을마치고『태조실록』,『승정원일기』,『사필』의번역및집필에참여하였다.한국고전번역원연구원으로재직하고있다.

목차

한국고전선집을펴내며4

김종직은누구인가15

제1장구름구경,대나무구경
진주사람권양구의청풍정시에화답하다33
매포루에올라쌍매당선생의시에차운하다35
동쪽성의참새들37
금강산에올라해돋이를구경하다39
한밤중에양산의징심헌에앉아서본것을기록하다43
서읍령46
여흥에정박하다49
새끼원숭이51
초봄에대궐에서53
고열암에서자다55
추석날천왕봉에서달을보지못하다57
산을내려와서읊다59
쾌청한날제운루에서61
여주의청심루에오르다63
밤에보은사아래에배를대놓고시를써서주지지우선사에게드리다66
창랑정69
충주의공신루를읊은시에차운하다72
한식날어느시골집에서75
8월1일아침에일찍영암을출발하여월출산을지나다78
추석날능성현의봉서루에오르다80
복룡가는도중에83
여름날산수풍경을그린병풍두폭에시를적다85
관어대부88
두류산을유람한기행록94

제2장찾아오는발소리반가웠지
김선원이찾아오다103
허사악이홍겸선에게주려던벼루를빼앗고는시를지어사과하다106
불국사에서김세번과함께이야기하다109
손봉산이부쳐준연아체시에다시화답하다111
나월헌의옥명스님에게주다115
일본산벼루를유극기에게주었는데,그가사례한시에차운하다119
고령부원군신숙주어르신의시를받들어화답하다121
김굉필과곽승화두수재에게답하다124
밀양부사임수창의시집에있는사가재의시에화운하다128
진산군께서서울에서부친시에차운하다132
과거를보러떠나는제자들에게시를써서전송해주다134
김선원에대한만사137
광한루에서김계운과조태허에게화답하다141
추강에게부쳐주다144
김승지에게답하다147
형재선생의시집에대한서문150
윤상선생의시집에대한서문156

제3장산사람은이제누구를의지할꼬
수군이금산으로가다167
목아를애도하다170
보천탄가에서어머니를맞이하다172
생원권처지의시에차운하다175
과거에급제한생질강백진에게시를지어주다178
손자희손이죽었다는소식을듣다182
10월11일에아들곤이세상을떠나,15일에일현에임시로매장하다185
7월22일에아들이태어난기쁨을기록하다190
중용형을전송하다193
죽은아내숙인조씨에대한제문196
조카치에게답하는편지202
『이준록』-선공의사업208
『이준록』-제후(題後)212

제4장옛일슬퍼하며홀로길게읊조리네
탁라가14수221
예안을지나다가우탁을회고하다227
「동도악부」회소곡229
「동도악부」우식곡233
「동도악부」치술령236
「동도악부」달도가239
「동도악부」양산가243
「동도악부」방아타령247
「동도악부」황창랑251
포석정255
계림의옛일을생각하다258
황산261
승려윤료가선산지리도를만들었으므로,그위에절구를쓰다264
태인의연못가에서최치원을생각하다270
탄현에서성충을회고하다272
「송도록」에대한발문275

제5장백성들이야무슨잘못있으랴
동래현의온천287
호랑이사냥에나섰다가중단하다290
가흥참293
아산현에묵다296
낙동강노래299
길가의소나무껍질이다벗겨지다303
비가오지않아걱정하다306
범어역의길가에서본것을기록하다308
장맛비를걱정하다310
비가오자기뻐하다312
차밭315
함양성초소의지붕공사318
성모묘에기우제를드리고돌아오는길에비가내리다320
성쌓는공사322
우물이말라버리다325
쌀을건져내는것을탄식하다327
영천의소루에대한기문330

제6장점필재,그에대한후대의평가
1.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실린졸기(卒記)337
2.조선왕조실록의여러평가342
3.퇴계(退溪)이황(李滉)의평가349
4.『점필재집』후서353
5.신도비명359
6.신도비명후지370
7.점필재선생묘갈문373

연보379
참고문헌390

출판사 서평

출간의의

15세기중후반에서16세기초반으로이어지는조선의정치판도는보통훈구파대사림파의대결구도로정리된다.계유정난공신들을주축으로한훈구파관료들이정권을장악하고국정을농단하자성리학을사상적기반으로한사림파관료들이이에반발하면서격렬한충돌이끊이지않았다.이과정에서몇차례의사화(士禍)가일어나많은사람들이목숨을잃기도했다.성리학적이상사회를이룩하기위해목숨도아끼지않았던사림파지식인들,이들은이후조선의학술과정치를새롭게개편했다.이사림파를논할때빠지지않고첫머리에등장하는인물이바로점필재김종직이다.그는숙부인서초패왕항우에게희생당한어린조카의죽음을안타까워하는내용의「조의제문(弔義帝文)」을지었는데,제자인김일손이이를사초(史草)에실었다가세조의왕위찬탈을비판하기위해지은것이라는지목을받아부관참시(剖棺斬屍)되는화를입는다.

김종직은한마디로정의내리기어려운다채로운면모를지닌인물이다.김종직은정몽주로부터시작된우리나라성리학의정통을계승한도학자이자,김굉필,정여창등사림파의핵심인물을키워내조선성리학발전과정치개혁의초석을놓은사림파의영수,큰스승으로평가받았다.시인·작가로서의출중한능력과중앙·지방을막론하고관료로서쌓은실적도높은평가를받았다.그러나한편으로는학문보다는문장에주로힘썼다거나조정에서요직을두루역임하면서도현실정치의문제점을개선하려는의지를보이지않았다는비판을받기도했다.그가「조의제문」을지은것을두고도한편으로는그의강직한절의를보여주었다는칭송을받기도했지만,다른한편으로는자신에게벼슬을내린임금을에둘러비난한불충(不忠)한짓을저질렀다는비판을받기도하였다.이런상반된평가들을한번에받는김종직의진정한모습은무엇일까?김종직은과연어떤인물이었을까?

한인물에대한평가는복잡한이해관계나관점의차이로인해왜곡되고변형되기도하며,시대의분위기에따라굴곡을겪기도한다.따라서다른사람들의평가만가지고한인물의실제삶을제대로이해하기는어렵다.김종직의삶은다른무엇보다도그가직접지은작품들을모은문집『점필재집』속에가장풍성하고정확하게반영되어있다.우리는『점필재집』을읽음으로써역사기록이나다른사람의평가만봐서는알수없는김종직의삶을다양한각도에서좀더투명하게들여다볼수있다.또그가헤쳐나가야했던시대의복잡하고역동적인사회상을생생하게그려볼수있을것이다.

책의구성

이선집은시문의성격에따라‘자연’,‘교유’,‘가족’,‘역사’,‘애민’이라는총5개의테마를설정하여각각의테마에해당하는작품들을정선(精選)하여번역한것이다.마지막으로6장‘점필재,그에대한후대의평가’에는조선왕조실록에실린졸기(卒記),퇴계이황을비롯한여러사람들의평가,그의신도비명등이수록되어있다.
먼저1장‘구름구경,대나무구경’은자연테마에속한작품들을엮은것이다.눈에보이는자연의모습을읊은시문들로,주로아름다운풍경을보고지은시가많이수록되어있다.그가운데는저자의두류산기행록과이와관련된기행시들도함께수록되어있다.
2장‘찾아오는발소리반가웠지’는교유테마에속한작품들을엮은것이다.저자와긴밀한교유를나누었던선후배문인,친구,제자와주고받은시가주를이룬다.
3장‘산사람은이제누구를의지할꼬’는가족테마에속한작품들을엮은것이다.저자의부모,아내,자식,조카등에대한시문들로,이들의죽음을애도하는성격의글들이많다.
4장‘옛일슬퍼하며홀로길게읊조리네’는역사테마에속한작품을엮은것이다.우리나라의역사및인물등에대해읊은영사시(詠史詩)와그의대표저작이자우리나라악부체문학의효시인「동도악부」7편,그리고발문1편이수록되어있다.
5장‘백성들이야무슨잘못있으랴’는애민테마에속한작품을엮은것이다.저자의애민의식이잘드러나는작품들로,자연재해나가렴주구(苛斂誅求)로고통받는백성들의애환을그린시들과애민사상과관련이있는기문1편이수록되어있다.
이밖에,서두에는해제를실어김종직의삶을요약하여서술하고『점필재집』의간행경위를소개하였다.말미에는김종직의연보를첨부하여김종직의삶을좀더상세하게살펴볼수있도록했다.

*책속으로추가
제3장산사람은이제누구를의지할꼬

늙은할미가사향과주사섞어약지어놓고 調麝硏砂有老姑
마중을나갔는데사랑하는손주를못보다니 迎門不見掌中珠
하늘이내린운수는참으로알기가어렵네 天公薄厚眞難曉
봄에깐병아리도여덟아홉마리는되거늘 春卵??八九雛

☞며느리가친정에서아이를낳고두어달몸조리를한뒤시댁인밀양으로온다는소식을듣고저자와부인조씨는첫손주를볼생각에오매불망기다렸을것이다.1구에나오는‘사향(麝香)’과‘주사(朱砂)’는아이가열이날때쓰는약재인우황포룡환(牛黃抱龍丸)의주요재료이다.행여손자가열병이라도걸리면쓰려고귀한약을미리준비해둘정도로만반의준비를다해놓고있었다.하지만문밖에서맞이한며느리품에는그토록기다리던아이가없었다.그대신생후3개월도안된갓난아이가이달초에세상을떠났다는청천벽력같은소식을듣고말았다.……
-「손자희손이죽었다는소식을듣다」중에서

내가예전에너희여러사촌형제들의이름을지을적에모두‘실사(絲)’변을붙이게한것은바로우리가업을계속이어서영원토록융성하게전하기를기대하는마음에서였다.수(綬),굉(紘)은둘째형님이스스로가르치고있어반드시앞으로성취가있을테지만,나에게는겨우하나있는아들이지금은몹쓸병에걸려서더는가르칠가망이없다.그리고너희형제둘은이미우뚝하게두각을보이지만,학문이넓고심오한데에는아직이르지못한실정이다.보통의선비신세는막면했어도아직훌륭한선비의경지까지는이르지못했다.그러니만일배운것들을끊임없이복습하는일을조금이라도소홀히한다면세월만흘러가버릴것이니앞으로어찌하겠느냐?

☞1479년(성종10)12월에저자의어머니가별세하자,저자는이듬해인1480년3월에고향밀양의고암산(高巖山)분저곡(粉底谷)에있는선공(先公돌아가신아버지)의묘옆자리에어머니를모시고는묘아래에여막을짓고삼년상을치렀다.이때저자는큰조카인김치가와서함께삼년상을치르기를바랐다.큰형김종석이이미세상을떠난후였기에예법(禮法)상고인의큰손자인김치가엄연한상주였기때문이다.그런데김치가피치못할사정으로인해당장거상하기힘들다는뜻을내비치자,저자는이를엄하게꾸짖으면서도한편으로는훈계하려는의도로길게답장을써서보낸것이다.……
-「조카치에게답하는편지」중에서

제4장옛일슬퍼하며홀로길게읊조리네

치술령꼭대기에올라일본을바라보니 ?述嶺頭望日本
하늘에닿은큰물결은끝도없어보이네 粘天鯨海無涯岸
지아비는떠나갈때손만흔들었을뿐 良人去時但搖手
살았는지죽었는지소식마저끊어졌네 生歟死歟音耗斷
소식마저끊어져영영이별하였으니 音耗斷長別離
죽었든살았든만날날이있을까 死生寧有相見時
하늘향해울부짖다망부석이되었으니 呼天便化武昌石
열녀의기개가천년토록하늘을찌르네 烈氣千載干空碧

☞박제상이죽은후눌지왕이그에게대아찬(大阿飡)벼슬을하사하고가족들에게후한포상도내려준것을보면아내를비롯한가족들도그가죽은사실을알고있었을것이다.그런데도아내는끝까지치술령에서죽은남편을기다리다가죽음을맞았다.남편이죽은현실을애써부정하고픈아내의마음을읽을수있는부분이다.……
-「동도악부:치술령」중에서

용계천은비장하게흐르고초목은무성한데 龍溪嗚咽樹扶疎
옛성루가아직도탄현서쪽에남아있네 故壘猶存炭峴西
여기에서황산까지삼십리거리인데 此去黃山三十里
옥중에서글올린성충만가련하구나 可憐成子獄中書

☞성충은죽기직전에의자왕에게글을올려서“만약적군이쳐들어온다면육지에서는탄현에서막고,바다에서는기벌포(伎伐浦)에서막으십시오.”라고하였으나의자왕은이를무시했다.4년뒤인660년,신라와당나라의연합군이각각육지와바다로쳐들어왔는데,흥수(興首)라는충신이이전에성충이남긴말대로탄현에서적을막아야한다고주장했으나,의자왕은또이말을듣지않았다.……
-「탄현에서성충을회고하다」중에서

우리태조께서조선을건국하시고한양에도읍을정하자,몇년되지않아고려왕씨(王氏)들이겹겹이조성한높은건물과깊은연못들이깡그리사라져버렸으니,번화했던거리는가시덤불에묻히고잡초들만무성해진지가어느새80여년이되었다.그리하여고려유민(遺民)중에그당시의어린이들은지금늙어꼬부라졌고장년들은이미죽어무덤옆의나무가한아름이되었으니,또그누가지난날번화했던시절을증명해줄수있겠는가.『시경』에이르기를,“은(殷)나라의거울은멀리있지않았으니,바로하(夏)나라의시대에있었다.”라고하였다.나라의기업을쌓는것은500년세월로도부족하지만그기업이무너지는것은한나절이면넉넉하다.아,고려왕씨의도읍지는바로오늘날의‘은나라의거울’이라고이를만하겠다.

☞은나라는탕왕(湯王)이하나라의폭군걸왕(桀王)을물리치고세운나라인데,은나라도나중에역시주왕(紂王)이라는폭군이나타나결국주(周)나라의무왕(武王)에게멸망하고말았다.이구절은만약은나라가바로전왕조인하나라걸왕의실정(失政)을보고이를거울로삼아경계했더라면주왕같은폭군의출현으로멸망하는일은없었을것이라는뜻이다.즉조선이거울로삼아야할대상역시바로전왕조인고려임을시사해주고있다.……
-「송도록에대한발문」중에서

제5장백성들이야무슨잘못있으랴

도성안의십만호집에 城中十萬戶
우물마다죄다말라버렸으니 井井皆枯?
계집종이짧은두레박줄안고서 赤脚抱短?
아침엔한숨쉬고저녁엔흐느껴우네 朝?仍暮泣
한밤중에한바가지물을훔치고나면 中夜竊勺水
이웃끼리남은물가지고다투는구나 隣里鬪餘瀝
좋겠구나,저부자들은잔치벌이며 ?矣豪家宴
만개의물독도값을따지지않네 萬甕寧論直
내가들으니사평나루에는 吾聞沙平津
강물이말의배에도닿지않는다하네 水不濡馬腹

☞우물이죄다말라충분한물을구할길이없는일반백성들은그저밤낮으로한숨쉬며울뿐이다.그러다가밤중에누군가가남들몰래우물바닥에고인물한바가지를퍼가고나머지이웃들은남은물몇방울이라도어떻게든챙기려고다투는웃지못할광경까지벌어졌다.……
-「우물이말라버리다」중에서

세상의수령중에심지가나약한자는남에게얽매여스스로진작하지못해서관아가낡고헐어도겨우유지만하며세월이나보낼뿐감히손한번놀려보지도못합니다.반면심지가굳센자는자신의지략만뽐내어백성들의노동력을함부로동원해서상부의승인을받았다는구실로끊임없이공사를해대는바람에온고을백성들을매로치듯고통스럽게만듭니다.그런데선생이한일은그렇지않습니다.여력(餘力)을동원해옛것을새롭게만들고가려서어두운것을탁트이게하여터럭만큼도백성들을힘들게하거나예산을낭비하지않았습니다.심지어는영천관아에서일하는사람마저이런공사를했는지도모를정도입니다.지나가는나그네는찌는듯한더위를피할수있게되어일사병걸린이를구호할걱정도덜었으니,이것이이른바어진사람의처사라고하는것입니다

☞이렇듯자그마한공간하나가백성들을널리이롭게하고정사에도큰보탬이되자,이를목격한저자가적잖이감명을받아이렇게기문을짓게된것이다.보통의기문들은다른사람의부탁을받아짓는경우가일반적인데,이작품은저자가자발적으로지은것이라는점이흥미롭다.……
-「영천의소루에대한기문」중에서

제6장점필재,그에대한후대의평가

고려말에정몽주는충효의큰절